늦가을 가볼 만한 캠핑장 ③강원 평창

계곡 속 섬에서 누리는 캠핑의 즐거움

텐트와 타프를 설치하면 그곳이 어디든 내 집이 되지만, 강원도 평창에서 캠핑은 해발 700m의 청정한 기운까지 누릴 수 있어 특별하다. 초록색 침엽수가 섬을 이룬 계곡 속의 캠핑장 두 곳을 소개한다. 흥정계곡에 자리한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은 잣나무와 낙엽송 아래 캠핑 사이트가 있다. 주말이면 사이트가 꽉 차지만, 캠핑이 생활이 된 마니아들이 즐겨 찾아 평온한 분위기를 만든다. 너른 계곡에서는 낚시를 할 수 있고, 캠핑장 대표가 운영하는 잣나무농장에서 숲을 걷고 농작물을 수확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다. 금당계곡에 자리한 솔섬오토캠핑장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추천한다. 얕은 계곡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고, 저녁 시간에는 애니메이션 영화도 상영한다.

평창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과 솔섬 오토캠핑장
캠핑장 감싸고 흐르는 흥정계곡 청정기운 누려

새가 둥지를 틀 듯 옹기종기 자리 잡은 캠핑 사이트마다 울창한 숲을 통과한 햇살과 바람이 부드럽게 감싼다. 계곡 속의 섬에 자리한 캠핑장 두 곳을 소개한다. 평창군 봉평면과 용평면의 여러 마을을 적시며 흐르는 흥정계곡에는 붓꽃이 많이 피어 ‘붓꽃섬’이라 불리기도 하는 9만9000여 ㎡ 규모의 섬이 있다. 수령 50년이 넘는 소나무와 잣나무가 자라는 섬 전체가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이다. 캠핑 마니아들에게 잘 알려진 곳으로, 성수기나 연휴에는 몇 달 전 예약이 필수일 정도다.

청정한 기운 도는 나만의 별장

캠퍼들이 몰려든다고 해서 갑갑하고 시끄러운 오토캠핑장을 상상하지 말자. 각 사이트는 텐트와 타프, 자동차가 여유롭게 들어가며, 동시에 120여 동이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여름철 성수기를 제외하면 100동으로 입장을 제한해 쾌적하고 여유로운 캠핑이 가능하다.
작은 다리를 건너 캠핑장으로 들어서면 잣나무와 낙엽송이 울창한 숲이 반긴다. 사이트가 네모반듯하게 구획되지 않고 나무 사이에 자연스럽게 조성되어, 숲과 어우러진 캠핑장의 낭만이 물씬 풍긴다. 너른 계곡을 따라 조성된 사이트, 숲 한가운데 자리한 사이트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신나게 뛰어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라면 캠핑장 바깥 구역의 잔디 사이트도 좋다. 

‘나만의 별장 갖기’는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의 모토다. 캠핑장을 내 집처럼, 별장처럼 이용하자는 것이다. 캠핑장 이용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2박 3일을 원칙으로 한다. 하룻밤 머물고 떠나면 캠핑의 즐거움을 완벽하게 누리기 힘들다는 것이 이곳 대표의 지론이다. 펜션도 함께 있어 간단한 캠핑 체험도 가능하다.
캠핑장을 감싸고 흐르는 흥정계곡은 맑고 깨끗하며 수량이 풍부해, 송어는 물론 열목어까지 서식한다. 낚시는 캠핑장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 물이 얕은 곳에서는 아이들도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밤낚시를 즐기거나, 매운탕으로 아침 식사를 즐기는 캠퍼도 많다. 캠핑장 초입의 밭에서 자라는 고추와 배추는 마음껏 따 먹어도 좋다. 모두 공짜다.


숲 체험과 농작물 수확 체험은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의 가장 큰 자랑이다. 어린이와 어르신을 동반한 가족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잣나무농장을 방문해 피톤치드 향을 맡으며 숲길을 걷는 시간으로, 임학 박사 학위를 받은 캠핑장 대표의 재미난 설명까지 곁들여진다. 가을이면 떨어진 잣송이를 줍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잣송이를 줍지 못해도 서운해 말자. 숲 체험을 끝내고 가족마다 일곱 송이씩 선물로 받는다.

수령 50년 넘는 소나무와 잣나무 자라는 섬
떨어진 잣송이 줍고…감자밭서 감자 캐기 체험

숲 체험 후 잣나무농장 초입에 자리한 감자밭에서 감자 캐기 체험도 펼쳐진다. 수년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농법으로 키운 감자다. 캠핑을 마치고 돌아가는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체험을 놓치지 말자.
태기산(1261m)과 흥정산(1277m)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드는 금당계곡에 한적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솔섬오토캠핑장이 자리 잡고 있다. 수령 100년이 넘는 적송들이 자라는 산속의 섬에서 계곡물 소리를 음악 삼아 머무는 매력적인 캠핑장으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추천한다.

솔섬오토캠핑장의 출발은 10여 년 전, 오토캠핑이라는 단어가 낯설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범한 사유지였던 솔섬에 우연히 오토캠핑족들이 머물면서 캠핑장으로 가꿔지기 시작한 것이다.
섬 안의 제1캠핑장과 산자락의 제2오토캠핑장까지 캠핑 사이트 150여 동이 조성되었고, 펜션 단지가 마련되어 유아나 어르신도 안락한 숙소에 머물며 캠핑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크고 작은 솟대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캠핑장 곳곳은 해가 지고 조명이 들어오면 낭만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제1캠핑장과 제2오토캠핑장을 연결하는 구름다리를 비롯해 계곡 주변을 밝힌 조명이 운치를 더한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캠퍼를 위한 배려도 돋보인다. 뛰어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트램펄린을 설치하고, 저녁 시간엔 애니메이션 영화를 상영한다.

나룻배 아래 헤엄치는 물고기

캠핑장의 중심이 되는 계곡은 여름철 아이들의 신나는 물놀이장으로 변신한다. 나룻배를 타고 헤엄치는 물고기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이곳에서 누리는 즐거움이다. 수심이 얕고 떠내려갈 염려가 없어 어린이도 혼자 노를 저어볼 수 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캠핑장으로 오가며 노는 동안 부부는 차 한잔 마시며 여유를 즐겨도 좋겠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1박2일 여행 코스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첫째 날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도착, 사이트 구축하고 캠핑 즐기기
둘째 날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잣나무 숲 체험→무이예술관→귀가
· 솔섬오토캠핑장
첫째 날 : 솔섬오토캠핑장 도착, 사이트 구축하고 캠핑 즐기기
둘째 날 : 캠핑장 철수→이효석문화마을→귀가

2박3일 여행 코스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첫째 날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도착, 사이트 구축하고 캠핑 즐기기
둘째 날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잣나무 숲 체험→무이예술관→허브나라→캠핑장으로 돌아와 캠핑 즐기기
셋째 날 : 캠핑장 철수→이효석문화마을→귀가
· 솔섬오토캠핑장
첫째 날 : 솔섬오토캠핑장 도착, 사이트 구축하고 캠핑 즐기기
둘째 날 : 이효석문화마을→무이예술관→허브나라→캠핑장으로 돌아와 캠핑 즐기기
셋째 날 : 캠핑장 철수→귀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www.irispension.co.kr
· 솔섬오토캠핑장 http://solsum.com

문의 전화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070-4639-6315
· 솔섬오토캠핑장 033)333-1001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장평 :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시외버스 하루 30회(06:22~20:05) 운행, 약 2시간 소요.
· 장평버스정류장에서 장평·무이예술관 농어촌버스 승차, 원길2리 정류장 하차, 도보 약 240m 거리에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 장평버스정류장에서 장평·유포 농어촌버스 승차, 유포범우연수원 정류장 하차, 약 770m 거리에 솔섬오토캠핑장.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자가운전 정보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 영동고속도로 면온 IC→태기삼거리에서 장평·봉평 방면 우회전→경강로 따라 약 2.6km 이동 후 봉평 방면 좌회전→봉평북로 따라 약 2.4km 이동,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이정표 보고 좌회전→약 360m 진행,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 솔섬오토캠핑장 : 영동고속도로 장평 IC에서 봉평·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 방향 우측 도로→백옥포·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 방면으로 좌회전→태기로 따라 약 11km 이동→솔섬오토캠핑장 이정표 보고 좌회전→솔섬오토캠핑장

숙박 정보
· 베리온리조트 : 봉평면 평온길, 033)335-8001, www.berion.co.kr (굿스테이)
· 평창현대빌리지 : 봉평면 진조1길, 033)334-7775, www.hyundaivillage.com (굿스테이)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 봉평면 봉평북로, 070-4639-6315, www.irispension.co.kr
· 솔섬오토캠핑장 : 봉평면 수림대길, 033)333-1001, http://solsum.com

식당 정보
· 미가연 : 메밀싹막국수, 봉평면 기풍로, 033)335-8805
· 가벼슬 : 곤드레밥, 봉평면 이효석길, 033)336-0609
· 현대막국수 : 메밀막국수, 봉평면 동이장터길, 033)335-0314
· 평창한우마을 : 한우구이, 대화면 대화3길, 033)334-8300, www.pchw.co.kr

주변 볼거리
이효석문화마을, 무이예술관, 허브나라, 태기산, 대관령 양떼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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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