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가볼 만한 캠핑장 ③강원 평창

계곡 속 섬에서 누리는 캠핑의 즐거움

텐트와 타프를 설치하면 그곳이 어디든 내 집이 되지만, 강원도 평창에서 캠핑은 해발 700m의 청정한 기운까지 누릴 수 있어 특별하다. 초록색 침엽수가 섬을 이룬 계곡 속의 캠핑장 두 곳을 소개한다. 흥정계곡에 자리한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은 잣나무와 낙엽송 아래 캠핑 사이트가 있다. 주말이면 사이트가 꽉 차지만, 캠핑이 생활이 된 마니아들이 즐겨 찾아 평온한 분위기를 만든다. 너른 계곡에서는 낚시를 할 수 있고, 캠핑장 대표가 운영하는 잣나무농장에서 숲을 걷고 농작물을 수확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다. 금당계곡에 자리한 솔섬오토캠핑장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추천한다. 얕은 계곡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고, 저녁 시간에는 애니메이션 영화도 상영한다.

평창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과 솔섬 오토캠핑장
캠핑장 감싸고 흐르는 흥정계곡 청정기운 누려

새가 둥지를 틀 듯 옹기종기 자리 잡은 캠핑 사이트마다 울창한 숲을 통과한 햇살과 바람이 부드럽게 감싼다. 계곡 속의 섬에 자리한 캠핑장 두 곳을 소개한다. 평창군 봉평면과 용평면의 여러 마을을 적시며 흐르는 흥정계곡에는 붓꽃이 많이 피어 ‘붓꽃섬’이라 불리기도 하는 9만9000여 ㎡ 규모의 섬이 있다. 수령 50년이 넘는 소나무와 잣나무가 자라는 섬 전체가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이다. 캠핑 마니아들에게 잘 알려진 곳으로, 성수기나 연휴에는 몇 달 전 예약이 필수일 정도다.

청정한 기운 도는 나만의 별장

캠퍼들이 몰려든다고 해서 갑갑하고 시끄러운 오토캠핑장을 상상하지 말자. 각 사이트는 텐트와 타프, 자동차가 여유롭게 들어가며, 동시에 120여 동이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여름철 성수기를 제외하면 100동으로 입장을 제한해 쾌적하고 여유로운 캠핑이 가능하다.
작은 다리를 건너 캠핑장으로 들어서면 잣나무와 낙엽송이 울창한 숲이 반긴다. 사이트가 네모반듯하게 구획되지 않고 나무 사이에 자연스럽게 조성되어, 숲과 어우러진 캠핑장의 낭만이 물씬 풍긴다. 너른 계곡을 따라 조성된 사이트, 숲 한가운데 자리한 사이트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신나게 뛰어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라면 캠핑장 바깥 구역의 잔디 사이트도 좋다. 

‘나만의 별장 갖기’는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의 모토다. 캠핑장을 내 집처럼, 별장처럼 이용하자는 것이다. 캠핑장 이용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2박 3일을 원칙으로 한다. 하룻밤 머물고 떠나면 캠핑의 즐거움을 완벽하게 누리기 힘들다는 것이 이곳 대표의 지론이다. 펜션도 함께 있어 간단한 캠핑 체험도 가능하다.
캠핑장을 감싸고 흐르는 흥정계곡은 맑고 깨끗하며 수량이 풍부해, 송어는 물론 열목어까지 서식한다. 낚시는 캠핑장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 물이 얕은 곳에서는 아이들도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밤낚시를 즐기거나, 매운탕으로 아침 식사를 즐기는 캠퍼도 많다. 캠핑장 초입의 밭에서 자라는 고추와 배추는 마음껏 따 먹어도 좋다. 모두 공짜다.


숲 체험과 농작물 수확 체험은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의 가장 큰 자랑이다. 어린이와 어르신을 동반한 가족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잣나무농장을 방문해 피톤치드 향을 맡으며 숲길을 걷는 시간으로, 임학 박사 학위를 받은 캠핑장 대표의 재미난 설명까지 곁들여진다. 가을이면 떨어진 잣송이를 줍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잣송이를 줍지 못해도 서운해 말자. 숲 체험을 끝내고 가족마다 일곱 송이씩 선물로 받는다.

수령 50년 넘는 소나무와 잣나무 자라는 섬
떨어진 잣송이 줍고…감자밭서 감자 캐기 체험

숲 체험 후 잣나무농장 초입에 자리한 감자밭에서 감자 캐기 체험도 펼쳐진다. 수년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농법으로 키운 감자다. 캠핑을 마치고 돌아가는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체험을 놓치지 말자.
태기산(1261m)과 흥정산(1277m)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드는 금당계곡에 한적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솔섬오토캠핑장이 자리 잡고 있다. 수령 100년이 넘는 적송들이 자라는 산속의 섬에서 계곡물 소리를 음악 삼아 머무는 매력적인 캠핑장으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추천한다.

솔섬오토캠핑장의 출발은 10여 년 전, 오토캠핑이라는 단어가 낯설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범한 사유지였던 솔섬에 우연히 오토캠핑족들이 머물면서 캠핑장으로 가꿔지기 시작한 것이다.
섬 안의 제1캠핑장과 산자락의 제2오토캠핑장까지 캠핑 사이트 150여 동이 조성되었고, 펜션 단지가 마련되어 유아나 어르신도 안락한 숙소에 머물며 캠핑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크고 작은 솟대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캠핑장 곳곳은 해가 지고 조명이 들어오면 낭만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제1캠핑장과 제2오토캠핑장을 연결하는 구름다리를 비롯해 계곡 주변을 밝힌 조명이 운치를 더한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캠퍼를 위한 배려도 돋보인다. 뛰어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트램펄린을 설치하고, 저녁 시간엔 애니메이션 영화를 상영한다.

나룻배 아래 헤엄치는 물고기

캠핑장의 중심이 되는 계곡은 여름철 아이들의 신나는 물놀이장으로 변신한다. 나룻배를 타고 헤엄치는 물고기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이곳에서 누리는 즐거움이다. 수심이 얕고 떠내려갈 염려가 없어 어린이도 혼자 노를 저어볼 수 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캠핑장으로 오가며 노는 동안 부부는 차 한잔 마시며 여유를 즐겨도 좋겠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1박2일 여행 코스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첫째 날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도착, 사이트 구축하고 캠핑 즐기기
둘째 날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잣나무 숲 체험→무이예술관→귀가
· 솔섬오토캠핑장
첫째 날 : 솔섬오토캠핑장 도착, 사이트 구축하고 캠핑 즐기기
둘째 날 : 캠핑장 철수→이효석문화마을→귀가

2박3일 여행 코스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첫째 날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도착, 사이트 구축하고 캠핑 즐기기
둘째 날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잣나무 숲 체험→무이예술관→허브나라→캠핑장으로 돌아와 캠핑 즐기기
셋째 날 : 캠핑장 철수→이효석문화마을→귀가
· 솔섬오토캠핑장
첫째 날 : 솔섬오토캠핑장 도착, 사이트 구축하고 캠핑 즐기기
둘째 날 : 이효석문화마을→무이예술관→허브나라→캠핑장으로 돌아와 캠핑 즐기기
셋째 날 : 캠핑장 철수→귀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www.irispension.co.kr
· 솔섬오토캠핑장 http://solsum.com

문의 전화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070-4639-6315
· 솔섬오토캠핑장 033)333-1001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장평 :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시외버스 하루 30회(06:22~20:05) 운행, 약 2시간 소요.
· 장평버스정류장에서 장평·무이예술관 농어촌버스 승차, 원길2리 정류장 하차, 도보 약 240m 거리에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 장평버스정류장에서 장평·유포 농어촌버스 승차, 유포범우연수원 정류장 하차, 약 770m 거리에 솔섬오토캠핑장.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자가운전 정보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 영동고속도로 면온 IC→태기삼거리에서 장평·봉평 방면 우회전→경강로 따라 약 2.6km 이동 후 봉평 방면 좌회전→봉평북로 따라 약 2.4km 이동,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이정표 보고 좌회전→약 360m 진행,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 솔섬오토캠핑장 : 영동고속도로 장평 IC에서 봉평·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 방향 우측 도로→백옥포·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 방면으로 좌회전→태기로 따라 약 11km 이동→솔섬오토캠핑장 이정표 보고 좌회전→솔섬오토캠핑장

숙박 정보
· 베리온리조트 : 봉평면 평온길, 033)335-8001, www.berion.co.kr (굿스테이)
· 평창현대빌리지 : 봉평면 진조1길, 033)334-7775, www.hyundaivillage.com (굿스테이)
· 아트인아일랜드캠핑장 : 봉평면 봉평북로, 070-4639-6315, www.irispension.co.kr
· 솔섬오토캠핑장 : 봉평면 수림대길, 033)333-1001, http://solsum.com

식당 정보
· 미가연 : 메밀싹막국수, 봉평면 기풍로, 033)335-8805
· 가벼슬 : 곤드레밥, 봉평면 이효석길, 033)336-0609
· 현대막국수 : 메밀막국수, 봉평면 동이장터길, 033)335-0314
· 평창한우마을 : 한우구이, 대화면 대화3길, 033)334-8300, www.pchw.co.kr

주변 볼거리
이효석문화마을, 무이예술관, 허브나라, 태기산, 대관령 양떼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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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