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가볼 만한 캠핑장 ②경기 연천·포천·김포

청정자연 속 약간의 추위쯤은 오히려 즐겨라

연천군 가장 북쪽 고대산 자락에 위치한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는 28만8000여㎡ 공간에 오토캠핑장과 글램핑, 캐러밴, 콘도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연천베이스볼파크와 고대산 등산로가 인접해 스포츠와 등산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신탄리역이 가까워 연천 시티 투어를 이용하기도 좋다. 포천에 있는 유식물원캠핑장은 식물원, 오토캠핑장, 글램핑, 펜션 단지까지 마련된 복합휴양공간이다. 산자락 곳곳에 단독 캠핑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어 호젓한 캠핑이 가능하다. 잣나무 숲에 자리 잡은 캠핑 사이트가 인상적이다. 김포매화미르마을 캠핑장은 민통선 안에 있다. 멸종 위기 식물인 매화마름 최대 군락지로, 청정한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마을에서 농촌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해 캠핑과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산자락 곳곳에 단독 사이트 구축 가능
피톤치드 가득한 숲에서 힐링 캠핑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는 캠핑장부터 콘도까지 다양한 시설을 갖춘 고급 캠핑 리조트로,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28만8000여㎡ 공간에 콘도를 포함해 오토캠핑, 글램핑, 캐러밴 등 56개 사이트만 운영해 넓고 쾌적한 캠핑 공간이 가장 매력적이다.

클래식 울리는 감성 자극 글램핑

캠핑장에는 가로등에 스피커를 별도로 달아 클래식이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음악이 감성을 자극해서 편안하고 기분 좋게 해줘 설치했다고 한다. 전국 캠핑장을 돌아다니며 끊임없이 벤치마킹한 흔적도 역력하다. 바비큐에 사용한 식기나 화로대를 닦기 위해 개수대와 별도로 마련한 세척장과 세탁기를 비치한 세탁공간이 눈에 띈다.
글램핑 시설은 가장 정성을 들였다. 외부는 파쇄석과 잔디를 함께 사용했고, 내부는 편백으로 만든 침대와 탁자 같은 가구를 들였다. 추위에 대비해 바닥의 전기 패널은 물론, 벽난로와 이너 텐트까지 설치했다. 이너 텐트는 일반 글램핑을 이용할 때보다 내부 온도가 7.5℃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니, 한겨울 캠핑에도 추위 걱정은 없을 듯하다. 글램핑 시설 내부의 또 다른 매력은 오래된 LP판 10여 장과 턴테이블이다. 나나 무스쿠리, 조지 마이클 등 감성을 자극하는 올드팝 레코드를 직접 턴테이블에 올려 들을 수 있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평화열차 DMZ Train 경원선’은 신탄리역에서 연천 시티투어와 연계된다. 연천고대산캠핑 리조트에서 신탄리역까지는 1km로 가깝다. 연천의 주요 관광지인 재인폭포, 전곡선사박물관, 숭의전, 태풍전망대, 연천역 급수탑을 둘러본 뒤 서울로 돌아간다. 연천역 급수탑 아래에서는 율무, 밤, 산나물 등 연천 특산물을 판매하는 반짝 장터도 열린다.


김포 민통선 안 매화미르마을캠핑장 인기 만점
청정자연 숨 쉬는 멸종위기 매화마름 최대군락지

포천 종현산 자락에 위치한 유식물원캠핑장은 허브가든과 잣나무 숲이 매력적인 곳이다. 오토캠핑장뿐 아니라 글램핑시설, 펜션단지를 갖췄다. 식물원과 캠핑장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잘 어울린다. 자연 속 놀이공간이자, 놀이하며 자연을 배우는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유식물원캠핑장은 입구부터 산 정상 전망대까지 걸어서 한 시간이 걸릴 정도로 규모가 크다. 입구의 평지 오토캠핑장을 제외하면 캠핑 사이트가 식물원 전체에 고르게 조성되었다. 다른 텐트에 방해받지 않고 호젓한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단독형 사이트로 조성한 것도 인상적이다. 특히 잣나무 숲에 조성된 캠핑 사이트는 추천할 만하다. 울창한 잣나무 숲에 나무 데크를 설치해 사이트를 꾸몄다. 햇빛에 노출될 염려도 없고, 피톤치드 가득한 숲에서 힐링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캠핑장이 식물원에 있으니 즐길 것도 많다. 아이들과 함께 숲 속을 거닐며 전망대까지 산책을 즐길 수 있고 작은 계곡과 나무 사이에 해먹을 걸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레일 썰매는 산비탈에 설치한 레일에 썰매를 끼워 타는 사계절 썰매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다.

사이트를 따로 구획하지 않아 텐트와 타프를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고, 예약을 통해 선착순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서두르면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것도 유식물원캠핑장의 매력이다.
명성산 아래 위치한 산정호수는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는 3.5km 순환 산책로가 있다. 명성산을 중심으로 망봉산과 망무봉이 호수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최근 궁예와 관련된 전설을 스토리보드로 만들어 산책로 곳곳에 세우고, 호수 제방 입구에는 말을 탄 궁예의 동상도 설치했다. 산정호수와 명성산의 풍경이 아름다운 수변 데크, 적송과 단풍 군락지, 상동 조각공원을 거쳐 원위치까지 오붓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은 농촌전통테마마을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캠핑장이 민통선 안에 있어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므로 신분증 지참은 필수다.

김포매화미르마을은 멸종 위기 식물인 매화마름의 최대 군락지이자, 용이 승천했다고 전해지는 용못이 있어 용의 순우리말인 미르를 붙인 이름이다. 용못에는 신기하게도 끊임없이 물이 솟아난다. 용못에서 나는 물로 66만1000㎡가 넘는 경작지를 농사짓는다니 놀랍다. 용못 주변으로 잔디가 깔린 오토캠핑장이 아담하게 자리 잡았다. 마을 창고를 리모델링한 체험장 2층에는 숙박시설(4실)도 이용할 수 있다.

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은 청정지역에 있어 한가로운 농촌 풍경 속에서 호젓한 캠핑이 가능하다. 토요일 오후에는 캠핑객을 대상으로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트랙터에 연결된 미르열차를 타고 마을의 너른 들판도 달리고, 매화마름 군락지와 북한 땅을 마주 보는 철책 인근까지 갈 수 있다. 철책 너머로 보이는 곳이 북한 땅이라는 마을 위원장의 설명에 모두 놀라는 눈치다. 북한 땅을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보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모양이다. 

농촌 풍경 속 호젓한 캠핑


농촌 체험프로그램도 있다. 가을철 캠핑의 별미인 고구마를 캐는 체험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호미질이 진지하다. 마을 위원장은 호미질이 서툰 가족을 위해 고구마 원줄기를 찾아주느라 바쁘고, 땅속에서 딸려 나오는 고구마를 찾은 아이들은 연신 싱글벙글한다. 

김포와 강화도를 이어주는 초지대교 인근에는 대명항이 있다. 선주가 직접 운영하는 수산물 직판장에서는 수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대명항의 명물 왕새우튀김도 지나치지 말자. 미국에서 건조되어 52년 동안 바다를 지키다 퇴역한 운봉함을 활용한 김포함상공원은 대명항과 이웃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사적 292호로 지정된 김포 덕포진도 가깝다. 강화해협의 물길을 지키기 위해 설치된 덕포진 포대와 고려 때 임금을 태우고 바다를 건너다 억울하게 죽은 손돌의 묘가 남아 있다.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 연천 : 전곡선사박물관→태풍전망대→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 캠핑
· 포천 : 허브아일랜드→유식물원캠핑장 캠핑
· 김포 : 문수산성 트레킹→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 캠핑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연천 경순왕릉→연천 호로고루→연천 당포성→태풍전망대→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
둘째 날 :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고대산 산행→전곡선사박물관
첫째 날 : 포천아트밸리→산정호수→유식물원캠핑장
둘째 날 : 유식물원캠핑장→허브아일랜드
첫째 날 : 대명항→김포함상공원→김포 덕포진→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
둘째 날 : 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애기봉전망대→문수산성트레킹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연천군 문화관광 http://www.iyc21.net/_yc/tour/a06_b01_c01.asp
·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 www.godaesanresort.co.kr
· 전곡선사박물관 http://jgpm.ggcf.kr
· 포천시 문화관광 http://tour.pcs21.net
· 유식물원캠핑장 www.yoogarden.com
· 허브아일랜드 www.herbisland.co.kr
· 김포매화미르마을 http://mir.go2vil.org/index.html
· 김포함상공원 http://gimpo-hamsang.co.kr/
· 김포시 문화관광 http://tour.gimpo.go.kr

문의 전화
· 연천군청 문화관광체육과 031)839-2061
·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 031)834-6300
· 포천시청 관광사업과 031)538-2069
· 유식물원캠핑장 031)536-9922
· 김포시청 문화예술과 031)980-2743
· 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 010-9916-9007
· 김포덕포진 031)980-2965
· 김포함상공원 031)987-4097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서울-연천 : 지하철 1호선 동두천역까지 이동, 환승센터에서 39-2번 버스 15분 간격(05:30~21:10) 운행, 60분 소요.
기차> 동두천역-신탄리역 : 하루 11회(05:45~22:15) 운행, 50분 소요.
버스> 서울-포천 :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0~30분 간격(06:00~21:40) 운행, 약 1시간 30분 소요.
서울-김포 : 여의도환승센터에서 8600번 버스이용, 북변환승센터에서 하차, 20분 간격(04:20~23:20) 운행. 약 40분 소요.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정보
·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 : 동부간선도로 이용→도봉역 방면 좌회전→도봉역사거리에서 의정부 방면 3번 국도로 우회전→신탄리역에서 건널목 건너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
· 유식물원캠핑장 : 동부간선도로 의정부 방면→금신교차로에서 포천 방면 43번 국도 우회전→포천 읍내 한내사거리에서 전곡 방면 좌회전→하심곡사거리에서 연천 방면 좌회전→청산별미에서 우회전→유식물원캠핑장
· 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 : 올림픽대로 김포공항 방면→강화 방면 48번 국도→갈산사거리에서 애기봉 방면 우회전→용강로→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

숙박 정보
·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 : 연천군 신서면 고대산길, 031)834-6300, www.godaesanresort.co.kr
· 유식물원캠핑장 : 포천시 신북면 간자동길, 031)536-9922, www.yoogarden.com
· 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 : 김포시 월곶면 용강로437번길, 010-9916-9007, http://mir.go2vil.org/index.html
· 조선왕가 : 연천군 연천읍 현문로, 031)834-8383, www.royalresidence.kr
· 허브아일랜드 체험펜션 : 포천시 신북면 청신로947번길(허브아일랜드 내), 1644-1997, www.herbisland.co.kr
· 호텔5.0 : 김포시 대곶면 약암로, 031)984-1050, www.hotel50.co.kr

식당 정보
· 약수식당 : 순두부보리밥, 연천군 신서면 연신로, 031)834-8331
· 청산별미 : 버섯샤브샤브정식, 포천시 신북면 청신로, 031)536-5362, www.청산별미.kr
· 고가 : 한정식, 김포시 고촌읍 풍굴로92번길, 031)986-5458∼9

주변 볼거리
· 김포 : 평화누리길(염하강 철책길), 대명항, 애기봉, 문수산성, 장릉
· 연천 : 재인폭포, 1·21무장공비침투로, 상승OP, 제1땅굴, 연천숭의전지
· 포천 : 포천아트밸리, 산사원, 한가원, 비둘기낭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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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