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같은 스포츠 기간에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품목이 있다. 그중에 가장 이색적인 품목은 '콘돔'이다. 지난 19일 개막한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콘돔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 5000개 씩 비치되는 콘돔이 모자를 정도. 하지만 콘돔 무료 배포를 두고 말들이 많다. 에이즈 예방이라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지만 방탕 그 자체인 선수촌을 더 깊은 수렁으로 몰고 있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19일 개막한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콘돔 열풍’이 불고 있다. 메이저 스포츠 대회라면 빠지지 않는 콘돔은 이번 대회 10만개가 준비됐지만 폭발적인 수요에 추가 배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래도 모자라?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아시아선수촌에서는 하루 비치분 5000개의 콘돔이 소비되고 있다. 조직위는 선수촌 내 편의시설인 거주자서비스센터에 콘돔을 비치해 놓고 입촌자들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조직위 측은 "한국에이즈퇴치연맹 등의 후원으로 10월3일까지 총 10만개의 콘돔을 선수촌에서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2002부산아시안게임 당시 부산시가 배포한 양을 훌쩍 뛰어넘는다. 부산시는 7만5000개의 콘돔을 배포한 바 있다.
폭발적 콘돔 소비에 대해 각 대회 조직위나 선수촌 측은 입촌자들 상당수가 콘돔을 기념품이나 수집품으로 챙겨가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젊은 남녀가 밀집해 있는 선수촌 특성상 성생활이 빈번할 것으로 예상하기 쉽지만 실제로 콘돔은 피임 용도보다 기념품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선수촌 관계자는 "대회 엠블럼이 찍혀 있는 대회 콘돔은 기념품으로서 가치도 높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에는 2008 베이징올림픽 대회 콘돔 5000여개가 경매시장에 나오기도 했다. 조직위 역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콘돔 무료 배포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에이즈 예방이라는 조직위의 입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누리꾼이 있는가 하면 콘돔 무료 배포는 가뜩이나 문란하다는 선수촌의 오명을 더 깊게 한다고 주장하는 누리꾼도 있다.
아이디 zest****은 '인천아시안게임에 콘돔이 왜 필요하며, 또 왜 공짜로 나눠줘야 하나'는 한 누리꾼의 질문에 "반드시 그것을 사용하라고 배포하는 것은 아니고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일에 대한 예방 차원에서 지급하는 것입니다. 혈기 왕성한 젊은 남녀들이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만나면 충분히 즉흥적으로 빠질 수 있기에 예방차원이라는 것이죠"라고 답변했다.
이 누리꾼은 또 "어디에선가는 분명이 그것이 쓰여질 것이 확실합니다. 세상엔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있고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남녀 선수단 가운데서도 그런 것을 원하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선수가 있을테니 말이죠. 모든 선수들이 다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나중에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예방주사를 놓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선수촌 하루 5000개 콘돔 배포
"선수들 방탕생활 부추겨" 지적
조직위 "피임용 아닌 기념용"
아이디 fjdis****은 자신의 블로그에 "혈기왕성한 선수들이 모여서 생활하는 선수촌에다가 몸매까지 멋지다보니 성행위는 자유로운 현상이라고 한다. 물론 대회 기간 동안 스트레스와 긴장, 불안에 시달리다 보니 이를 해소할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할 듯도 하다. 하지만 대회 출전 선수의 70~75%가 자유시간에 즐길 뿐이다. 그 외의 선수들까지 오해를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누리꾼들 대부분은 '콘돔 무료 배포는 가뜩이나 문란한 선수촌이 더 문란해지도록 부채질하는 꼴'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아이디 sife****은 카페를 통해 "인천아시안게임은 콘돔게임이 될 모양이다.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세계의 청년들이 모였으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쳐도,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에 쓰여질 콘돔이 10만개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선수촌의 밤이 두렵지 아니한가?"라고 전했다.
아이디 koda****은 자신의 블로그에 그간 세계 스포츠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인터뷰를 인용해 선수촌안의 문란한 성생활을 지적했다. koda****은 "미국 여자 축구스타 호프 솔로는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 자신이 볼 때 선수촌 내에서 엄청난 섹스가 이뤄진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건물 안에서뿐만 아니라 야외 잔디밭에서도 선수들이 음탕한 행위를 하는 것을 수없이 목격했다고 한다. 영국 비치발리볼 선수는 '올림픽은 인생에 있어 최고의 순간이다' '평소에 하지 못한 것을 해 볼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고 적었다.
이 누리꾼은 이어 "베이징대회부터 두 번째 올림픽에 참가하는 수영선수는 베이징 때 16세로 가장 어린 축에 들었지만 2012년 런던대회에서는 20세가 됐는데 당시 그 선수는 '그 때 저는 너무 어렸습니다. 하지만 전 20세가 되었고, 이제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브라질선수단 팀 닥터는 건강한 젊은이들이 섹스하는 게 무슨 문제냐며 선수촌 성행위를 옹호했다"고 전했다.
"중단" 요구도
아이디 gof****은 "시드니 올림픽이 끝나고 LA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일반 승객들은 모두 앞으로 앉았고 선수들은 뒤쪽에 앉히는 일이 있었다. 화장실에서까지 무슨 일이 있었다고 한다"며 "선수촌에 뿌려지는 콘돔을 봐야만 하는 아직 어린 선수들은 무슨 죄며, 상대적으로 성에 대해 폐쇄적인 동양 선수들은 무슨 죄냐. 성행위 자체를 금지시켜야 할 상황에 성행위를 조장하는 콘돔 무료 배포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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