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가 쉬지 않고 먹는다. ‘대체 왜?’

15번 염색체 결손…시기에 따른 주증상 변화 보여

김모(여·34)씨는 “아들이 젖먹이 시절부터 젖을 제대로 먹지도 않아서 입이 짧다고 생각했는데 좀 자라서는 배부르게 먹고도 자꾸 먹어대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신생아때까지만 해도 희귀병에 걸렸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는데 네 살이 된 우리아이가 또래에 비해 언어발달, 행동발달이 늦어지면서 끊임없이 먹어대는 모습을 보니 걱정이 돼서 병원에 왔는데 프래더윌리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고 토로했다.
김씨의 자녀처럼 아이의 주증상이 바뀌면서 식조절이 안되고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많이 먹으며 비만에 키가 잘 자라지 않는다면 이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프래더윌리증후군이 뭐지?

프래더윌리증후군 대부분(70~ 100%)은 2세경부터 욕구불만과 관련된 행동장애를 나타낸다. 음식을 찾기위해 뒤지거나 남모르게 많은 양의 음식을 먹거나 계속 먹으려고 하는 병이적인 행동을 보인다.
또 말이나 행동할 때 공격성을 보일 수 있는데 거짓말을 하거나 훔치거나 할퀴거나 찌르거나 하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성을 잘 내거나 정당한 이유없이 감정을 분출하는 행동을 할 수 있으며 수면장애의 양상을 띠기도 한다.

아직 그 원인과 치료법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이 희귀병은 대뇌의 구조 가운데 ‘시상하부’의 기능장애 또는 염색체이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1만명 중 1명 꼴의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신생아기에 힘이 없어 모유나 우유를 잘 먹지 못하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 성장도 늦다. 하지만 근력저하는 대부분 12개월이 되기 전에 회복돼 미처 질환을 발견하지 못한 채 지나는 경우가 많다.

이 질환의 구체적인 증세가 나타나는 시기는 그 이후로 아이가 자라면서 지나치게 음식에 대해 욕심을 부려 비만해지고 체중에 비해 키가 자라지 않아 저신장을 보인다.
이 증후군에 걸린 아이들의 증세 중 의학적으로 가장 심각한 것은 비만인데 그 이유는 비만이 심장병과 당뇨병, 고혈압, 뇌혈관 질환, 수면장애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동기 이후부터 비만이 중요한 문제가 되는데 그 이유는 시상하부의 기능 부전에 의해 식욕의 증가와 포만감 결여가 초래하기 때문이다.
시상하부는 대뇌에서 가장 중요한 구조 중 하나로 성장호르몬, 성선자극 호르몬, 갑상선자극 호르몬, 황체 자극호르몬과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의 조절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프래더윌리증후군 아동들의 비만증은 75%에서 나타나며 1/3에서는 이상체중의 200% 이상 되는 경우도 있으며 25%는 비만하지 않다.
이 병에 걸린 아이들은 특히 대퇴부·복부·둔부의 비만인 경우가 많고 연령이나 체중에 비해 키가 작다.
얼굴 모습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좁은 이마와 아몬드 모양의 눈, 아래로 처진 입술, 얇은 윗입술, 작은 턱에 손·발도 작은 편이다.

또 남자아이의 경우는 음경이나 고환이 작고 여자아이의 경우에는 소음순과 음핵이 작은 게 특징이다. 남녀 모두 사춘기가 늦거나 오지 않을 수도 있으며 태어날 때부터 불임인 경우도 있다.
대부분 지능지수(IQ)가 20∼90으로 낮은 편이며, 환자의 40%는 정상에 가까운 지능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IQ에 상관없이 학습장애를 나타내고 학습 성취도도 떨어진다. 또한 대부분 행동장애나 수면장애를 나타낸다.

이 병에 걸린 아이의 약 75%가 15번 염색체의 이상이 있는데 이는 15번 염색체를 부모로부터 골고루 받지 못하고 어머니한테서만 받았거나, 어머니와 아버지 염색체로부터 골고루 받았는데 아버지 염색체 15번 부위에 이상이 생긴 경우이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김덕희 교수는 “염색체 결손으로 프래더윌리증후군이 생겼지만 왜 생겼는지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고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다”며 “식이요법 혹은 경우에 따라 식욕이 절제가 되지 않는 경우 위절제술을 사용키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의들은 “프래더윌리증후군에 속한 아이의 경우 비만을 조절하지 못해 대체로 고혈압, 심혈관 장애,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2형 당뇨병)등 비만의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확한 진단이 중요

프래더윌리증후군는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15번 염색체의 결실이 가장 흔하지만 15번 염색체의 결실은 프래더윌리 증후군이 아닌 경우에도 볼 수 있어 진단시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분자 유전학 진단법이 개발됨에 따라 95% 이상의 프래더윌리 환자에서 정확한 검사가 가능케 됐으며 진단에 소요되는 시간도 많이 짧아지게 됐다.

치료면에서도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고 성선기능 저하증과 저신장, 비만에 대한 증상 치료를 하게 된다. 또 비만에 대한 합병증이 생긴 경우 더 심해지지 않도록 적절한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서 체중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환아의 식사량을 조절함으로써 비만을 치료할 수도 있지만 최근 비만치료를 위해 성장 호르몬을 사용하기도 한다. 성장 호르몬 사용 후 체내 지방이 감소해 체중이 줄고 키가 크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져 이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성장 호르몬 사용 전에는 호르몬 검사를 하고 소아 내분비전문의와 상담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선기능저하증에는 성선자극 호르몬이나 남성호르몬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과 채종희 교수는 “프래더윌리증후군이 있는 아이는 출생시부터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근력저하로 수유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성장과정에서 갑자기 비만해지면서 저신장을 보이는 경우, 말도 어눌하게 하는 등 정신지체 증상 혹은 전반적인 발달장애 증상을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 교수는 “시기에 따라 주증상이 바뀌는 것도 특징인데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소아신경과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프래더윌리증후군이 맞다면 전문의가 지시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기에 맞는 연계치료를 시행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또 이 치료를 하는데 있어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진동규 교수는 “부모는 환자의 나이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각각의 문제점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며 “예컨대 1세 미만에는 사래가 걸려 흡인성 폐렴이 생기지 않도록 영양공급을 잘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 교수는 “학동기에는 과도한 칼로리 섭취로 비만이 심해지지 않도록 철저히 영양교육을 받고 식이조절과 적절한 운동을 하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이 증후군의 근본적인 문제인 비만이 생기지 않도록 어렸을 때부터 식이 조절과 운동을 철저하게 집에서 관리해야 비만 합병증으로 생기는 당뇨, 이상지질혈증,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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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 ‘북풍 공작’ 수사 시나리오

내란 특검 ‘북풍 공작’ 수사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이 가장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는 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외환 혐의’다.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 수뇌부가 북한과의 전쟁을 유도하려 했는지를 밝혀내는 게 핵심이다. 일부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특검은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낸 게 윤 전 대통령의 지시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게 ‘V(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라고 들었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이 확보한 군 장교 녹취록의 일부 내용이다. 조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 수뇌부가 북한과의 전쟁을 유도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조 특검팀은 이 녹취록 외에도 외환 혐의 입증이 가능한 다수의 물적 증거를 확보한 상황이다. 잃어버린 무인기 조 특검팀은 지난해 10월과 12월 소형 정찰 드론 2대가 사라졌다는 국방부 감사관실 조사 보고서를 확보했다. 조 특검팀이 확보한 국방부 감사관실 보고서는 지난달 말 작성됐다. 드론작전사령부가 지난해 10월15일과 12월19일 각각 백령도와 속초 대대에서 소형 정찰 드론 기체 2대를 잃어버려 찾지 못했다며 그 사유를 ‘원인 미상’이라고 기록한 게 핵심이다. 드론 소실 시점은 같은 해 10월 북한 외무성이 한국 무인기가 삐라(대북 전단)를 살포했다고 발표한 시기(10월 3·9·10일)와 11월 초 북한 함경남도 차호 잠수함 기지로 드론을 보냈다는 군 내부 제보 시점과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부승찬 의원실은 “차호 잠수함 기지까지 (드론을) 간신히 보낼 수 있었다”며 “매뉴얼 제원상 (최대 항속거리가) 500㎞지만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군 현역 장교 증언을 확보했다. 보고서에서 국방부 산하 국립과학연구소가 드론사에 무상 증여한 소형 정찰 드론 중 고장나거나 소실된 것은 총 8대다. 이 중 2대는 2023년 10월 ‘원인 미상 엔진 정지’ ‘공기 속도 센서 결함’ 등으로 고장 사유가 기록돼있다. 지난해 1월과 6월, 10월 무인기 파손 역시 구체적인 사유가 적혀있다. 11월7일 난기류와 강풍 때문에 추락한 드론은 속초·양양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0월15일, 12월19일 잃어버린 드론은 회수하지 못했고 사유 역시 ‘원인 미상’ 처리됐다. 군수품관리법에 따라 무인기가 소실되면 그 이유 등을 정확히 기록해 국방부에 신고해야 한다. 특검팀은 드론 2기 소실 경위와 사후 조사가 부실한 이유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국방부 감사관실은 평양·연천 등에서 발견된 드론과 동일 기종을 지난 1월22일 전수조사했다. 백령도는 북한이 지난해 10월19일 평양에서 ‘추락한 드론’의 동체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륙 지점이라고 발표한 곳이다. 윤 “평양에 무인기 보내라” 지시 의혹 특검 “V가 북 반응 좋아해” 녹취 확보 국방부는 드론사 예하 김포·백령도·연천·속초 가운데 백령도 대대는 방문 조사를 하지 않고 유선 조사만 했다고 한다. 장부에 기록된 내용과 재고 상황이 정확한지 현장에서 실물을 확인한 다른 부대와 달리 백령도는 보고받은 사진을 바탕으로 조사했다. 특검팀은 드론사 관계자를 소환해 ‘북풍 몰이’ 목적으로 평양 등에 드론을 보냈는지 여부와 소실 배경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위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앞서 ‘평양 드론 침투’ 의혹과 관련 “김용대 사령관이 V(윤 전 대통령) 지시다. 국방부와 합참 모르게 해야 된다(고 했다)” “삐라(전단) 살포도 해야 하고, 불안감 조성을 위해 일부러 (드론을) 노출할 필요가 있었다”는 내용의 현역 장교 녹취록을 확보했다. 녹취록엔 당시 북한의 위협적 반응에 “VIP와 장관이 박수치며 좋아했다. 너무 좋아해서 사령관이 ‘또 하라’고 그랬다” “11월에도 무인기를 추가로 보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녹취록에는 “(무인기를) 의도적으로 (북한에) 노출할 생각이 있었지만 떨어뜨릴 생각은 없었다”면서도 “(무인기가 개조되면서) 기체 불안정성 때문에 추락에 대한 가능성은 항상 품고 있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 “비행 자체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기체 성능 자체가 안 되어서 손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도 했다. 군 측은 지금까지 평양 드론 침투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또 군은 작전에 사용된 드론 추락을 염려하기도 했다. 본래 설계와 다르게 자체 개조됐기 때문이라는 게 부 의원실의 판단이다. 외환 혐의 규명 필요 부 의원실이 지난 5월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제출받은 ‘북 전단 무인기 비교 분석’ 자료는, 북한에 떨어진 무인기와 연구소가 드론작전사령부에 납품한 무인기와 유사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충격 방지를 위한 ‘랜딩폼’ 부품이 빠지고 전단 살포를 위한 전단통이 개조돼 붙어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애초 전단 살포 목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무인기 구조를 변경하면서 기체가 불안정해져, 전단 살포 시 추락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무인기는 소음이 너무 커서 군사작전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외환 혐의는 지금까지 검경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조사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특검팀은 지난 1일 국방과학연구소 항공기술연구원 정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만큼 드론사 간부들이 줄소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검팀은 드론 평양 침투 외에도 외환 행위 고소·고발 사건과 북한의 공격을 유도해 전쟁 또는 무력충돌을 야기하려고 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 결국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통해 꼬리가 잡힌 ‘북풍 공작’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경찰이 노 전 사령관의 주거지에서 압수한 수첩에는 비상계엄 당시 ‘수거(체포)’해야 할 명단이 적혔고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하거나 아예 북에서 나포 직전 격침 시키는 방안” 등이 담겼다. 또 수첩에는 북한과의 접촉 방법도 “비공식 방법, 무엇을 내어줄 것인가, 접촉 시 보안 대책은?”이라고 구체적으로 적혔다.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 풍선 원점 타격’으로 전쟁 상황을 연출해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1월 국회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10월 정도로 기억하는데 김용현 전 장관이 ‘북한 오물 풍선 상황이 발생하면 원점을 강력하게 타격하겠다. 합동참모본부 지통실(지휘통제실)에 직접 내려가서 지휘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급박한 계획 변경 비상계엄 선포 뒤 노 전 사령관이 지휘하는 수사2단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직원 조사 임무를 맡기로 했던 김봉규 정보사 대령도 지난해 11월2일 경기 안산시의 한 카페에서 노씨가 “비상계엄 관련해서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고 “언론에 특별한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말, 당시 해외 출장 중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게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 하루 전날을 콕 집어 조기 귀국을 종용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두 인물의 검찰 수사 기록을 보면 계엄 9일 전이던 지난해 11월24일 일요일,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때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에게 자신이 곧 해외 출장을 간다는 사실을 알렸다. 문 전 사령관은 같은 해 11월25일부터 29일까지 대만 출장이 예정돼있던 상태였다. 그런데 노 전 사령관이 흥분하면서 화를 냈다. 그는 문 전 사령관에게 “이 중요한 시기에 무슨 해외 출장을 가느냐”며 “출장을 당장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문 전 사령관은 황당해하며 “이미 약속된 일”이라고 맞섰다. 그러자 노 전 사령관은 “늦어도 수요일 밤까지는 귀국하라”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수요일 밤’은 11월27일이다. 하루 뒤인 28일은 북한이 33번째 오물 풍선을 부양한 날이었다.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실제 귀국 비행기표를 11월27일 수요일로 변경했다. 하지만 기상 악화 등의 변수가 생기며 이날 귀국하지 못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북한 오물 풍선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무렵, 정보사 대령들에게 ‘오물 풍선 원점 타격’ 필요성을 언급한 사실도 확인된다. 김 대령은 검찰 조사에서 “노상원 전 사령관도 오물 풍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며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내면 우리가 원점을 타격해야 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방첩사, 비상계엄 당일까지 위기감 고조 합참, 북 원점 타격·대응 김 지시 거부 지난해 11월 초, 노 전 사령관은 김 대령과 문 전 사령관을 안산 상록수역으로 불러 앞서 지시한 인원 선발이 다 됐는지를 확인했다. 그는 이때도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날리면 우리가 원점을 타격하고 지원 세력을 타격할 수 있어서 너희가 임무 수행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이 같은 계획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도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북한의 32번째 오물 풍선 부양이 있기 하루 전인 지난해 11월17일 지상작전사령부에 “오물 풍선이 군사분계선을 넘을 시 경고 사격을 하고, 북한이 화기 도발을 하면 지체 없이 원점을 타격하도록 대응 계획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 공수처는 박모 방첩사 대령의 진술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이재학 방첩사 대령의 검찰 진술에도 “상황이 위중하니 부대에 위치해 있으라”는 얘기를 사령부로부터 들었다. 그는 “그전까지 북한 오물 풍선이 30여회 정도 떴는데, 그날따라 이상했다. 오물 풍선이 국지전으로 확대될 수 있어서 사령관이 상황을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지난달 군사 재판에서 북한 오물 풍선 대응과 연결된 ‘국지전 시나리오’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3일 법원에 출석해 “그때 상황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12월 1~2일쯤 사령관 되는 군인들이 가장 걱정한 건 북한 쓰레기 풍선이었다”며 “방첩사령관으로서 쓰레기 풍선에서 삐라가 떨어지는데 그걸 수거해 분석하는 게 방첩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군들은 북한 오물 풍선 때문에 뭔 일 터지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이 태반이었고, 걱정스러워서 (장군들과) 통화를 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러나 당시 합참은 김 전 장관이 내린 경고 사격 지시에 소극적인 입장이었고, 오히려 다른 방식을 김 전 장관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내부의 이 같은 기류는 합참에 파견된 박 대령을 통해 여 전 사령관에게 보고됐다. 국지전 도발했다 반면 여 전 사령관은 북한 오물 풍선 대응 지침을 전파하는 방식으로 방첩사 내부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12·3 내란 사태 당일에는 “적 오물 풍선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라며 주요 간부들에게 준비 태세 확립을 강조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