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살아보고 살지 결정하세요”

분양전환 임대아파트 인기 비결

일단 살아보고 나중에 분양 받을지를 결정하는 임대아파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르는 전셋값이 버겁긴 하지만, 당장 집을 사는 건 더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받는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를 조명한다.

 

목돈 모을 때까지…내집마련 징검다리 역할
일반 아파트 비해 청약 경쟁률 크게 웃돌아

 

최근 예비 입주자를 모집한 경기도 수원의 10년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는 신청자가 폭주해 인터넷 접수가 한 때 중단됐다. 전용 85㎡의 경우 인근 아파트 전세 가격보다 1억원가량 저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세가 계속 오르는 데다 집값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해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같은 지역이라도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일반 분양아파트를 크게 웃돈다. 지난 4월 경기도 수원에서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의 청약률은 4.5대 1, 경기도 시흥에서는 2.9대 1을 기록했다. 모두 일반 아파트 청약률보다 2배가량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울산도시공사가 지난 7월27일 청약접수를 받은 청량 율리 10년 공공임대 아파트는 52가구 모집에 381명이 몰려 평균 7.32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화성 동탄2신도시, 시흥 목감지구, 부천 옥길지구, 의정부 민락2지구, 구리 갈매지구 등 올해 들어 수도권에서 분양한 LH의 임대아파트는 모두 2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신청자 폭주
접수 중단도


지난 4월 강원도 춘천에서 공급된 10년 분양전환 임대아파트 ‘춘천 호반베르디움 에코’는 159가구 공급에 271명이 청약해 3순위에서만 최고 4.7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세종시에서 분양된 ‘한양수자인 와이즈시티’(2170가구)는 순위 내 청약을 마치지 못했지만 4순위에만 4000여명 청약자가 몰렸다.
목돈을 모을 때까지 주거비를 아낄 수 있는 전셋집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가운데 내집마련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민간 건설사 공급물량 중에는 월 임대료 없이 순수전세형으로 공급되는 물건도 있어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에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분양 전환 임대아파트는 5년 또는 10년 동안 임대로 살다가 기간 만료 후 임차인이 우선분양을 받을 수 있는 공급 형태로 임대로 살아보고 추후 구매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거주할 수 있고 임대기간 동안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의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집값 하락에 대한 걱정도 없어 장기적으로 내집 마련 계획을 세우는 수요자들에게 적합하다는 평가다. 이러한 임대아파트 중 5년 또는 10년의 임대 기간 동안 임차인이 월세나 전세로 살다가 기간이 만료된 후 분양으로 전환하는 단지를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라고 한다.
민간기업이 건설한 아파트는 최초 입주 후 임대기간의 절반, 5년 임대의 경우 2년6개월만 지나면 임대사업자가 임차인과 협의하에 분양이 가능하다. 현재 거주 중인 무주택 임차인에게 우선권이 주어지고 남는 물량에 한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분양하는 방식이다.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무주택자들이 목돈을 들이지 않고 살 곳을 구해 종자돈을 모으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집을 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취득세, 재산세 등의 세부담과 금융비용 부담이 없다. 예를 들어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의 3억원짜리 전용 84㎡ 아파트를 살 경우 취득세로 매매가의 1.1%인 330만원, 재산세로 1년 40만7500원씩 5년간 207만7500원을 내야 한다. 금리 4%로 주택담보대출 1억3000만원을 끼고 샀다고 가정하면 추가로 5년간 대출이자 2600만원을 내야 하지만 이 모든 금액이 임차로 살 경우 절약되는 효과가 있다.
하반기에는 LH 외에 호반, 중흥, 우남, EG건설 등 민간 건설사들도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를 잇달아 선보인다. 민간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달고 내놓는 단지가 늘면서 전용 67㎡형에 4베이를 적용하는 등 단지 품질도 과거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평가가 많다.
민간 건설사가 임대아파트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파트 용지를 조성원가의 70% 수준으로 싸게 살 수 있고, 국민주택기금에서 낮은 금리로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약을 위해서는 청약통장이 있어야 하고 가구주 및 가구원 전원이 무주택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LH 등 공공기관에서 공급하는 단지는 여기에 소득조건 등이 추가된다.

 

“종자돈 모으는
기반으로 선택”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 때 분양가는 보통 입주자와 시공사에서 각각 감정평가사를 구해 산술평균하는 식으로 정해진다. 5년 후 감정가로 분양전환한다는 것은 결국 5년 후 시세를 반영해 분양을 받는 셈이다. 감정가라는 것은 주변시세를 참조해 반영되는 만큼 계약자는 감정가로 나오는 분양가 대비 내부 인테리어, 커뮤니티 시설 등의 품질을 주변단지와 꼼꼼하게 따져서 계약해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인기가 높은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는 임대 기간의 절반 이상만 거주하면 내 집으로 분양받을 수 있지만 분양 가격을 놓고 분양주체와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해 발한 석미모닝파크 = 석미건설㈜은 강원도 동해시 발한동에 임대아파트를 공급한다. 동해시 발한동 351-20번지 일대에 건립 중인 동해 ‘발한 석미모닝파크’는 지상 15층 5개동에 전용면적 40.33∼
84.81㎡ 규모 298가구로 구성된다.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5개 타입의 평면으로 구성됐고, 내진설계로 안전성을 확보했다. 합리적인 단지 설계로 채광 및 통풍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 주방, 드레스룸, 발코니, 세탁실 등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주부들의 동선을 최소화했다.
동해시 쇄운동에 이어 공급되는 동해 발한 석미모닝파크는 동해시 중심도로인 7번국도와 인접해 있고, 망상IC와 가까워 동해고속도로 진출입이 쉽다. 동해중앙시장, 대형마트, 묵호건강증진센터, 시외버스터미널, 묵호역 등 생활편의시설이 가깝다. 도보 통학이 가능한 창호초교, 묵호초교, 묵호여중을 비롯해 인근에 동호초, 묵호중, 동해중, 동해상고 등 우수한 교육여건을 갖추고 있다.
민간건설 공공임대아파트로 공급되는 석미모닝파크는 준공시점을 기준으로 5년 후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 입주는 2015년 8월 예정. 견본주택은 9월18일 오픈할 예정이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고 발코니새시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석미모닝파크 분양 관계자는 “동해시 북부지역인 발한동에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는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라면서 “민간건설 공공임대아파트로 공급되기 때문에 5년간 이사 걱정 없이 내 집처럼 거주할 수 있고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임대기간 취득·재산세 등 세제 혜택
하반기 민간 건설사들도 잇달아 분양

 

추후 분양가로
갈등 빚을 수도

▲용인 역북 우남퍼스트빌 = 중견주택업체인 우남건설은 경기 용인시 역북동 용인시청 인근에서 ‘용인 역북 우남퍼스트빌’모델하우스를 열고 임대분양에 나선다. 역북지구와 인접한 이 단지는 914가구(전용 67∼84㎡) 규모다. 내 집처럼 거주하다가 임대기간의 절반(5년)이 지나면 분양 전환이 가능한 10년 임대아파트다.
용인경전철 김량장역이 현장에서 500m 안에 있고, 영동고속도로 용인IC, 국도 45번 등도 가깝다. 서울과 인근 동백, 기흥, 수원, 동탄, 분당 등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또 주변에 용인시청과 용인세브란스 병원, 용인초·중·고등학교가 있다.
임대아파트지만 평면을 차별화했다. 4베이(방·거실·방·방 전면향 배치)는 물론 가구독립 평면 등 분양아파트에 적용되는 설계로 임대 아파트 평면의 질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면적이 넓지 않은 전용 67㎡A타입의 경우 방 3칸과 거실이 전면으로 배치되는 4베이로 꾸몄다. 84㎡B 타입은 4베이와 3면이 개방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해 일조권은 물론 채광과 환기를 좋게 했다.
우남퍼스트빌 분양 관계자는 “용인시청 인근에 분양 홍보관을 마련해 운영해 본 결과 퇴직자와 신혼부부 등 다양한 층에서 문의를 해오고 있다”며 “대단지 임대아파트인 데다 평면을 차별화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시흥시 배곧신도시는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중심으로 교육·의료·산학클러스터의 자족도시로 개발된다. EG건설은 배곧신도시 B3블록에 ‘시흥 배곧신도시 EGThe1’을 11월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59㎡, 총 880가구 규모다.
중흥건설은 전남 순천 신대B2-1에서 ‘중흥S클래스’를 12월 분양 예정이다. 전용 59~84㎡ 1490가구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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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