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양책’ 서민은 안중에 없었다

9·1대책 대해부

정부가 또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에 내놓은 9·1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재건축 규제 완화’다. 주택 재건축이 가능한 연한의 상한선(40년→30년)이 낮아졌고, 주거환경이 나빠도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했다. 하지만 이로 인한 혜택은 재건축 단지가 집중된 강남과 목동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는 건물을 다시 짓는 것을 허용하면서 불필요한 자원낭비가 커질 것이란 지적이 많다.

 

주택 재건축 연한 40년→30년 완화
강남 목동 등 일부 지역 국한 전망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주택시장 활력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는 서민 주거안정을 강화하기 위해 임대주택 단기공급을 확대하고, 임대시장에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임대 8만 공급 

우선 국토부는 가을 이사철에 맞춰 이번달과 다음달 중 매입·전세 임대주택 1만2000가구를 공급한다. 9월 이후 입주예정인 공공건설주택 2만5000가구 중 6000가구 가량은 입주시기를 1∼2개월 앞당길 방침이다. 미분양 주택은 전세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대출보증 지원도 강화한다. 업체별 건설자금 대환대출 보증한도를 기존 1000억∼4000억원에서 2000억∼5000억원으로 늘린다. 미분양 리츠를 통해서도 임대주택을 계속 공급한다.
임대시장에 민간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공공임대 리츠와 함께 민간제안 리츠, 수급조절 리츠를 통해 2017년까지 8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공공임대주택 리츠를 통해 올해부터 2017년까지 10년 장기임대 주택 착공 물량을 기존 2만6000가구에서 5만가구까지 확대한다. 민간이 제안한 임대주택 사업에도 기금이 심사를 통해 선별 투자한다. 2017년까지 2만가구를 공급하고 올해 최대 2000가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수급조절 리츠는 매각할 공공택지 중 공급과잉 우려가 있는 지역 택지를 리츠로 임대사업하는 방식이다. 수급조절위원회가 대상지역, 임대조건, 분양전환시기 등을 결정한다.
주택기금 출자하고, LH가 출자를 하거나 매입확약을 통해 신용보강에 나선다. 임대주택리츠에 일반 국민이 개인 투자할 수 있도록 공공임대리츠 3호에 500억원 규모 전담 자산유동화증권(Prime ABS) 공모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이 50% 이상 출자하는 임대주택 리츠가 주택을 취득하는 취득세·재산세를 감면한다. 내년 말 감면 종료하려던 것을 유지한다. 리츠가 임대주택 용으로 집을 매입할 때 60㎡ 이하 주택은 취득세가 면제되고 60∼85㎡는 30% 감면된다. 재산세는 60㎡ 이하가 50% 감면, 60∼85㎡는 25% 감면된다.
준공공임대 기금 지원대상 범위를 넓혀 민간 임대사업자 육성에도 나선다. 기존에는 신규 분양주택을 매입해 준공공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최대 5가구까지만 기금대출(연이자 2.7%, 수도권 1억원·지방 7000만원 한도)을 허용했다. 앞으로는 10가구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무주택 서민이 다수 거주 중인 다가구주택도 준공공임대로 등록할 수 있도록 면적제한(85㎡ 이하)을 폐지한다. 다가구주택 대부분이 85㎡를 초과하는 점을 고려했다. 다가구주택을 준공공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세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우선 85㎡ 이하 민영주택에 대한 가점제를 오는 2017년 1월부터 지자체장(시군구청장)이 현행 가점제 비율 40% 이내에서 자율 운영토록 할 계획이다. 현재 민영주택 중 85㎡ 초과는 100% 추첨제이나, 85㎡ 이하는 40% 가점제를 적용하고 있다. 지역별로 상이한 수급 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자율권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청약가점제도 손본다. 무주택자에게 가점(최대 32점)을 부여하는 점을 감안해,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중복 차별(1가구당 5∼10점 감점)을 폐지한다. 청약가점제는 민영주택 공급 시 동일 순위 내(1, 2순위) 경쟁이 있을 경우 무주택기간(32점), 부양가족수(35점), 입주자저축 가입기간(17점) 등을 점수화해 다득점자(85점 만점)에게 공급하는 제도다.

청약제도 개편

또 청약시 무주택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소형·저가주택 기준을 전용 60㎡ 이하·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에서 전용 60㎡ 이하·공시가격 1억3000만원(지방은 8000만원) 이하로 완화했다. 무주택 세대주로 제한하고 있는 국민주택 청약자격을 완화해 세대주 여부와 관계없이 1가구 1주택인 경우 청약을 허용한다. 여기에 1, 2순위로 나누어져 있는 청약자격을 1순위로 통합하고, 국민주택에 적용하는 6개 순차를 2개 순차로 통합해 입주자 선정절차를 단순화된다. 청약예금 예치금 칸막이도 줄어든다.

택지개발 제한

예치금액 이하의 주택은 자유롭게 청약이 가능하고, 예치금 변경 시 청약규모 변경도 즉시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청약종합저축 등 4종류로 나뉘어 있는 청약통장은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통합된다. 지난 2009년 청약종합저축이 출시돼 민간과 공공 주택 중 청약 물량을 선택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청약 예금 등 다른 상품들이 존재해 혼란이 가중됐다. 공급주택 유형을 기존 국민주택, 민간건설중형국민주택, 민영주택 3개에서 민간건설중형국민주택을 폐지해 2개로 통합된다.
정부가 주택 공급량 조절에 나선다. 대규모 택지 개발 관련법을 폐지하고 대규모 공공택지도 3년간 지정하지 않는다. 이와 함께 건설사 착공 의무기간은 5년으로 연장하고 민간 택지 공급시기도 조절해 시장 전반에 중장기적으로 공급을 줄일 방침이다.

세입자 융자 완화

국토교통부는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년간 대규모 공공택지를 지정하지 않는 내용의 주택 공급방식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으로 택지개발촉진법은 폐지된다. 도시 외곽지역 신규 대규모 택지개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이 법안을 폐지하고 공공주택법과 도시개발법을 통해 중소형 택지개발을 유도한다는 목적이다.
이와 함께 LH는 2017년까지 3년간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을 중단한다. 올 1월 기준 LH 보유택지는 124만가구 규모다. 주택법에서 규정하는 사업 계획 승인 이후 착공 의무기간은 3년에서 5년으로 연장된다. 기존에는 사업계획승인 이후 3년 내 착공하게 하고 소유권 분쟁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연장이 가능했다. 앞으로는 기존 사업승인 물량을 포함해 모두 3년에서 5년으로 연장된다.
LH 분양물량 중 일부는 후분양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후분양은 시공 후 분양하는 것이다. 올해 2개 지구 2000가구를 시범사업지로 선정해 공정률 40%에 이르면 후분양을 실시한다. 내년에는 3개 지구 3000세대를 선정해 공정률 60%에 이르면 후분양을 실시한다. 이 시범사업 결과를 평가해 LH 후분양 확대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LH 토지은행을 통해 민간 택지 공급시기도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수도권에서 2조원(2만가구 내외) 규모 택지를 비축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매각시기를 조정하게 된다.

재건축 기준 완화

 

서민 주거비를 줄이기 위해 집값이 대출금보다 낮아져도 집값 내에서만 대출금을 상환하도록 유한책임대출 제도를 도입하고 디딤돌 대출 금리도 낮춘다. 최근 전세가격이 올라 전세금 반환보증 한도도 증액하고, 공공임대주택 거주자가 보증금을 높여 월세를 줄일 수 있는 한도도 커진다. 9·1부동산대책엔 무주택 서민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도 포함해 발표했다.
주택기금 유한책임 대출 도입과 디딤돌 대출 금리 인하, 디딤돌 대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무주택 서민이 주택기금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유한책임대출 제도를 시범적으로 적용한다. 집값이 하락해도 해당 담보 주택만으로 상환의무를 제한하는 것이다. 집값이 대출금보다 낮아져도 해당 집값까지만 상환하면 된다.
대출자의 다른 자산에는 압류 등 행위를 실행할 수 없게 된다. 주택기금 대출은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수익공유형 모기지, 손익공유형 모기지 등이 있다. 디딤돌 대출 금리도 인하된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계속해서 낮아져(6월 기준 3.58%) 일부 구간은 이미 디딤돌 대출 금리가 더 높아진 곳이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디딤돌 대출금리 2.8∼3.6%를 0.2%P 낮추도록 했다.
청약저축에 2년 이상 가입했을 경우 0.1%P, 4년 이상은 0.2%P 금리를 낮춘다. 디딤돌 대출 LTV·DTI도 조정된다. 현재 디딤돌 대출은 DTI 40% 내에서 LTV 70%까지, DTI 40∼100%는 LTV 60%를 적용했다. 앞으로는 DTI 60% 이하일 경우 LTV는 70%까지 완화된다. 다만 DTI 60∼80%는 LTV 60%를 2년간 적용한다.
LH 임대주택 거주자는 전월세간 전환이 쉽도록 보증금 전환 상한선(50%)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완화한다. 보증금 2000만원, 월세 20만원 임대주택은 보증금을 4000만원으로 늘리면 월세를 10만원까지 낮출 수 있었다. 공공임대 보증금은 LH 부채로 잡힌다. 보증금이 늘면 LH 부채 비율이 증가해 전환 상한선을 50%로 제한했다. 상한선을 정해두지 않으면 공공임대주택 월세 수익이 줄어 주택기금에 납부해야 할 원리금 조달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불필요한 자원낭비 커질 것”지적

 

재건축 연한이 최장 30년으로 완화된다. 현재 최장 40년으로 정해진 서울시 재건축 연한은 30년으로 10년 단축된다. 재건축 연한 완화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도 대폭 늘어나게 된다. 서울에서 재건축 대상이 될 1987년부터 1991년에 준공된 아파트는 24만8000가구에 이른다. 강남3구의 재건축 대상아파트도 3만7000가구로 늘어나게 된다. 서울 이외 지역도 21만1000가구가 새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포함된다.
당초 국토부는 재건축 연한 완하에 소극적이었다. 연한이 넘었어도 사업성이 없어 사업이 지지부진한 곳이 많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점차 살아나고 있고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이 속속 진행되면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또 재건축 연한 도래 후 구조안전에 큰 문제가 없더라도 생활에 불편이 크면 주거환경 평가비중을 강화(15%→40%)해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재정비했다.
연한 도래와 관계없이 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우에는 구조 안전성 사유만으로 재건축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주차장, 배관 외에도 층간소음, 에너지효율, 노약자 생활개선 등도 반영된다. 안전진단 기준완화는 재건축 연한을 충족해도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재건축이 가능한데, 실제로 안전진단 통과가 쉽지 않았던 중층단지에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층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연한은 충족하지만 구조가 튼튼해서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단지들이 다수 존재했다.
재건축 주택건설 규모 제한도 완화된다. 현재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재건축 시 85㎡ 이하 주택을 가구수 기준 60% 이상과 전체 연면적 대비 50% 이상 건설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 규제는 각 조합이 초소형 주택을 대거 분양해 분양 가구수를 늘리기 위한 편법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한 것이었다. 이번에 정부는 가구수 기준은 유지하되 면적 제한은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기부채납 요구 제동 

재건축·재개발 등 주택 재정비사업의 공공관리제도는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는다. 공공관리제는 지자체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조합에 전문가를 보내 사업을 관리하고 사업 추진비를 대출하는 제도다.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조합장 선거까지 관리한다. 시공사들이 조합장과 결탁해 조합원 분담금이나 일반분양가를 올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서울시가 2010년 조례를 통해 의무화했다.
정부는 주택사업시 지자체의 과도한 부담 요구를 합리적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우선 기부채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부채납 관련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재정비 등 주택사업 추진시 지자체가 과도하게 기부채납을 요구하고 용적률 인센티브 기준은 없어 사업추진에 장애가 돼 왔다. 해당 지침에는 지자체장이 기부채납을 요구할 수 있는 적정한도(총사업비의 일정비율 이내로 제한) 등을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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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