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 ②무사도의 실체

무사도, 군국주의자들의 대국민 정신세뇌

올해는 광복 69주년이 되는 해다. 내년이면 벌써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지만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요원하기만 하다. 게다가 고노담화를 부정하고,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등 일본의 역사인식은 과거보다 오히려 퇴보하고 있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일본의 자랑인 ‘사무라이 정신’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 있다. 일요시사가 화제의 책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를 연재한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사무라이들에 의해 통치돼 왔다. 사무라이는 군인이면서 행정도 담당한 관료이기도 했다. 유신세력은, ‘사농공상’의 신분제도를 없애고 사무라이 자체도 없애버렸다. 사무라이만이 지닐 수 있었던 칼을 회수하고, 사무라이들만 가질 수 있었던 성(姓)을 평민도 가질 수 있게 개방했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도록 제도를 고친 것이다.

사무라이 타파

메이지유신세력은 사무라이 계층만 없애 버린 것이 아니라, 에도막부를 비난하면서 덩달아 막부를 통치하던 사무라이도 비하했다. 수백년을 내려오던 제도를 뜯어 고치는 대개혁이었으므로, 기존 세력들의 반발도 컸고 저항도 거셌다. 곳곳에서 사무라이들의 반란이 일어났다. 반발이 크고 저항이 센 만큼 유신세력의 압박과 비난도 컸다.

“사무라이들이 못났기 때문에, 정치를 잘못했기 때문에, 미국 및 유럽의 여러 나라들과 굴욕스런 통상 조약을 맺었고, 그래서 자신들이 에도 막부를 물리치고 쇼군도 없애고 영주도 없애고 사무라이도 없애는 등 새로운 정치 제도를 만들었다”는 식의 비난을 한 것이다. 당연히 당시 일본 사회는 사무라이를 타파하고 개혁해야 할 구시대의 상징으로 취급했다.

무릇 정치란 그런 것이다. 새로 권력을 잡은 세력은 언제나 민심을 얻기 위하여 예전 세력을 비난하고 격하시키는 것이다. 유신 이후 국가 전반에 개방과 개혁이 진행되고 서구화가 유행하면서 서구식 교육이 보급되고, 서양의 선진 문명을 배우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서양 문명을 배우기 위하여 많은 지도급 인사와 유학생들로 이루어진 대규모 방문단이 1871년 유럽과 미국으로 떠나는 등 당시 일본 사회는 서양 문화와 서구 사상에 대한 동경이 사회 전반에 팽배되어 있었다. 청·일전쟁(1894~1895)에서 이긴 일본은 자신감을 되찾으며, 서양 열강과 맺은 굴욕스런 통상 조약을 개정하는 데 성공한다.

그동안 서양 열강들에 대해 갖고 있던 열등감으로부터 자신감도 회복한다. 그러면서 서양의 사상보다 일본의 ‘고유한 가치관’을 갖자는 기류가 사회 전반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유사 이래 선망의 대상이던 중국이 아편전쟁으로 영국의 대포 앞에 힘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서양 기술을 도입하여 군사력 증강에 힘썼고, 이제 그 대국과의 전쟁에서 이겼다는 것은 일본인들에게 있어서도 놀라움이었다.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을 분석하면서 무국(武國)론이 제기되었다. 일본이 오랫동안 무사들의 나라였기 때문에 문(유교)을 숭상하던 중국을 이길 수 있었다는 이론이 제기되면서 무사도라는 글자가 일본 사회에 다시 대두하게 된다. <BUSHIDO -The Soul of Japan>이라는 책이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된 것도 이때(1899년)였다.

이 책의 출판을 계기로 ‘무사도(武士道 : 사무라이 정신)’라는 개념이 일본 역사에 있어 처음으로 등장하게 된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무사도라는 개념은 이 책 이전의 어느 일본 문헌에서도 나타나지 않는다.

무사도가 탄생한 것은 우연이었다
사무라이, 한 때는 타파해야 할 대상


이 책 이전에 ‘무사도’와 비슷한 내용이 포함된 대표적 문헌으로 미야모토 무사시(1584~1645)의 <오륜서(고린노쇼)>와 1716년에 출간된 야마모토 쓰네토모의 <하가쿠레기가키> 등이 있으며, 일부 학자는 이 책보다 몇 십 년 앞선 에도 막부 말기에 이미 무사도의 개념이 나타났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 무사도도 시대별로 구분하여 고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논리도 다양하고, 견해도 분분하지만, 틀림없는 것은 오늘날 일본 사회에 통용되고 있는 싸움꾼 무사들에게 윤리적·도덕적 규범이 있었다는 무사도 개념은 이 책을 계기로 등장하였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무사도라는 글자는 매우 드물게 등장했고, 그 뜻 역시 시대에 따라 변하였지만, 중요한 사실은 옛 문헌에 나오는 무사도와 니토베 이나조의 무사도는 글자 모양만 우연히 같을 뿐 그 뜻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이전 문헌에 나오는 무사도라는 글자는 전투전문가, 무사로서의 용감한 행동, 병법, 용병술, 죽음을 각오하는 무사의 마음, 무사의 규범 등을 뜻하는 단순한 하나의 글자였지 개념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었다. 무사도 또는 무도라는 글자가 최초로 등장하는 문헌은 전국시대가 끝날 무렵인 1585년의 <고요군칸>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책에서 무사도와 무도는 같은 글자로 사용되었고, 그 뜻은 무사다운 용감한 행동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그 후 그 뜻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하였다. 그러나 ‘니토베 이나조’의 무사도는 그동안 사용되었던 무사도라는 글자의 뜻이 변화한 것이 아니라 이미 있었던 뜻과는 전혀 관련 없는 새로운 무사도라는 개념으로 탄생한 것이다.

‘니토베 이나조’는 이전의 일본 고전에서 무사도라는 글자가 사용된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뜻을 전혀 모른 채 무사도라는 글자를 스스로 만들어 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전에 나오는 무사도라는 글자와 그의 무사도 글자는 모양만 일치할 뿐 뜻은 전혀 다른 글자가 된 것이다.

그는 무사도라는 글자가 문헌상에 사용된 선례가 있다는 것을 무려 30여년이 지나서야 알았다고 한다. 모양만 일치할 뿐 그 뜻은 전혀 다른 별개의 글자이므로 ‘니토베 이나조’ 이전에는 무사도라는 개념뿐 아니라 글자도 없었다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하겠다.

그리고 이 중요한 개념이 등장하는 동기가 의외라 할 정도로 우습다. 저자 ‘니토베 이나조(新渡戶稻造, 1862~1933)’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미국과 유럽에 유학까지 한 신지식인이었다. 당시의 일본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독실한 기독교 신자에 미국 여성과 결혼까지 한 서구 문화에 상당히 익숙한 일본인이었다. 유학을 하고 돌아와 일본 북부 지방의 삿포로 농업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한 교육자이기도 했으며, 나중에는 국제연맹 사무차장까지 지낸 근대 일본의 국제적 지식인이었다.

무사도의 탄생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5000엔권 화폐에 그의 초상이 실릴 정도로 일본인으로부터 추앙받는 역사적 인물이기도 한 사람이다. 그는 유학 시절 유럽의 교수로부터 “일본은 학교에서 종교를 가르치지 않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학생들에게 도덕적 규범을 가르치며 일본의 도덕적 가치관은 무엇인가?” 하는 당혹스런(?)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한 답변이 궁색해 자존심이 상했던 그는 며칠을 생각해 보니, 그것은 무사도였다라는 것을 겨우 생각하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학교에서 특별히 도덕적 규범에 대하여 교육을 받은 것은 없지만 자신의 마음속에 들어 있던 도덕적 관념은 그가 어려서 듣던 무사들의 무용담 속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