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간첩되는 ‘휴가지 휴테크’

레저형 수익부동산 투자포인트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바캉스 시즌에 맞춰 휴가도 즐기면서 휴양지 주변에 숨어 있는 유망 부동산 상품을 함께 둘러보는 ‘휴(休)테크’가 주목을 받고 있다.

 

비수기 휴양·레저용 주택으로 사용
성수기 임대로 수익 내는 ‘1석2조’

올 여름은 무더위가 일찍 찾아왔다. 주 5일제 정착과 함께 주말 휴식을 위한 세컨드하우스를 찾는 수요자들도 늘어나 레저형 수익부동산이 틈새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름 휴가철
알짜 투자처는?


레저형 수익부동산은 비수기에는 휴양·레저용 주택으로 사용하다가 성수기에 임대를 놓아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본인이 레저용 주택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사용하지 않는 기간에는 임대해 수익을 올리기에 활용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레저형 수익부동산으로는 콘도, 펜션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에는 관광지 중심으로 임대형 아파트나 레저형 오피스텔, 수익형 호텔 등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방 휴양도시나 관광지 안에 있어 콘도나 별장처럼 사용하면서 임대사업도 가능한 레저형 오피스텔은 최근 부산 해운대 일대와 강원도 속초, 제주도 등지에서 선을 보이고 있다. 산과 강, 바다를 끼고 있는 국내 휴양지와 관광지 주변의 소형 아파트들도 틈새 수익형 부동산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 일원과 강원, 부산, 제주 등 인기 관광지 근처의 소형 아파트를 사들여 본인이 사용하기도 하고 휴가철에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단기임대를 놓기도 한다. 아파트라 이용·관리가 수월하고 전원주택이나 펜션 등에 비해서 매입과 양도가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경기도 양평, 가평 일원의 소형 아파트들은 관광지도 가깝고 교통편이나 레저환경이 우수해 인기가 높다. 서울에서 지척인 데다 중소형 아파트를 2억원 이내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로 교통망 확충 등 다양한 개발 호재도 기대할 수 있는 강원도는 춘천, 원주를 비롯해 스키장이 밀집한 평창과 동해안을 따라 해수욕장 인근의 아파트를 눈여겨볼 만하다. 여름철 해양스포츠와 겨울 스키시즌의 수요를 고루 확보할 수 있고 1억원 안팎에서 구입할 수 있는 초소형 아파트도 적지 않다. 부산의 광안리나 해운대 인근의 아파트들도 바다 조망과 가까운 해수욕장이 장점으로 꼽히는데 상대적으로 아파트 분양가가 최근에 많이 올랐다.
휴가를 이용해 관심이 가는 부동산을 살펴보려면 미리 현장에서 확인할 사항들을 체크리스트로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현지 지인 또는 주민이나 중개업소 등을 통해 실제적인 정보와 조언을 구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거리상 직접 관리하기 어려우면 현지에 적당한 관리 업체가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투자 여부를 검토할 때는 휴양지, 관광지로서의 입지와 관광객 수요가 충분해 임대 사업이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 무엇보다 4계절 내내 관광객이 두루두루 많은 곳을 골라야 공실 위험이 적고 임대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콘도·리조트 형태의 호텔인 경우 500만원대 실속형 상품은 물론 수십억원에 이르는 고급형까지, 임대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상품 등이 잇따라 나오면서 실수요는 물론 투자자까지 가세하고 있다.
최근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저렴한 실속형 상품의 등장이다. 대개 풀구좌(2명에게 공급)로 나오는 단독주택형 고급 리조트에서도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다구좌(여러 사람에게 공급) 상품이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
레저와 임대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상품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계약자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문관리업체가 호텔로 운영해 임대수익을 내는 것이다. 요즘 레저형 수익부동산의 또 다른 특징은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으로 해당 콘도·리조트·호텔뿐 아니라 골프장·워터파크(물놀이장) 이용 혜택을 주는 것이다.
레저형 수익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주의해야 사항이 적지 않다. 우선 시행사(개발업체) 능력과 운영 주체를 잘 따져봐야 한다. 시행사의 자금력 등이 떨어지면 공사 자체가 멈출 수 있고, 회원제 분양권의 입회금을 돌려받기도 어렵다. 회원제의 경우 대개 7∼10년 등 기간 만료 후 입회금을 모두 돌려받는다.
리조트·호텔은 특히 관리·운영회사의 능력이 중요하다. 운영 노하우가 없는 회사가 맡으면 운영 수익을 내기 힘들다. 호텔이나 리조트는 짓는 것보다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투자 성패가 갈리기 때문에 완공 후 운영 주체가 어디인지, 믿을 만한지 등을 꼭 따져봐야 한다.


양평·가평 일원
2억에 구입 가능


수익형 호텔에는 관광호텔과 분양형 호텔이 있다. 관광진흥법을 적용받는 관광호텔은 부대시설의 수준 등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공중위생관리법과 건축법 적용 대상인 분양형 호텔은 부대시설에 대한 기준이 없다. 분양형 호텔은 투자자가 직접 운영·관리할 필요가 없고 임대주택처럼 직접 임차인을 구하는 번거로움도 적다. 위탁관리를 맡기기 때문이다.
객실별로 등기분양도 받을 수 있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으로 투자 부담도 적다. 연 수익률 확정 보장을 내건 곳도 많다. 숙박시설의 유형이 다양한 만큼 투자자는 해당 시설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중도금 대출과 연간 이용기간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호텔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크게 객실 점유율과 부대시설 활용으로 나뉜다. 제주의 경우 객실 점유율이 80%를 웃돌기도 한다. 하지만 호텔 매출은 객실 점유율 55%, 부대시설 45% 정도로 엇비슷한 경우가 많다. 객실 점유율을 높이려면 기본적으로 관광객 등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해야 한다. 부대시설에는 연회장·식당·피트니스센터 등이 있다.
업계에서는 부대시설을 운영자가 직접 관리하는지, 아니면 일반에 매각하는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객실 점유율이 다소 낮더라도 부대시설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해야 투자자에게 적정 수익률을 보장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으로 경쟁이 심화될 수도 있다.
제주에서 분양을 했거나 준비 중인 분양형 호텔은 20여 곳에 달한다. 시류에 편승한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체들이 제시하는 수익률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해당 지역의 객실 이용료가 과다 책정됐을 수도 있다.
1년이 지난 뒤 확정수익 보장이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 역시 확인 사항이다. 분양형 호텔은 위탁법인에 모든 임대관리를 맡기고 객실 매출에 따른 수익을 지급받는 형태다. 호텔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운영업체가 성패를 좌우하는 이유다. 투숙객 유치능력이 좋은 위탁업체를 고르는 것이 투자 포인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레저형 수익부동산은 무턱대고 찾아 나서기보다 사전에 지역 개발 재료나 분양 정보 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떠나면 시간과 수고를 줄일 수 있다”며 “실제 현장이나 실물을 보고 확인해 봐야 할 체크리스트를 미리 작성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둘러볼 만한 알짜 투자처들이다.
▲서울 강남 = 지난 4월 서울 시장은 강남구 삼성동 한전부지 이전 지역을 포함해 코엑스와 잠실운동장으로 이어지는 72만㎡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용산국제업무지구보다 넓은 곳으로 국제 전시 컨벤션시설과 공연, 숙박 등이 확충된 복합공간이다. 현재 한전부지 이전을 놓고 현대차그룹과 삼성물산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눈독을 두고 있다. 부지 수주를 위한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곳은 논현동에서 종합운동장까지 5개 역이 신설되는 지하철 9호선 2단계(2015년 3월 개통 예정) 구간이 지나게 된다. 강남구 삼성동과 송파구 잠실동 일대 주택 시장과 상권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다. 다만 개발 초기단계이고, 아파트 가격 수준도 강남권 업무시설과 가까워 비싸다.
삼성동 3.3㎡당 아파트 매매가는 2859만원, 잠실동은 2803만원이다. 따라서 서울시에서 추진한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처럼 토지매입과 공사비용 문제가 커지면 사업 진행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이런 변수를 고려해 한전부지 매각 진행과 착공 진행 여부를 지켜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입을 결정해야 안전하다.
▲인천 송도 = 정부가 부동산 투자이민제도를 경제자유구역 내 분양이 안 된 주택과 투자 금액 기준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도는 법무부 장관이 고시한 지역의 부동산에 일정한 돈을 투자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거주비자를 내주고 5년 뒤에 영주권을 주는 제도를 말한다. 최소투자액 기준은 5억원 이상으로 낮춘다는 방안이다. 최소 투자액 기준이 7억원 이상인 인천 송도, 영종도, 청라 경제자유구역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강원도 = 개발 사업에서 소외됐던 강원도는 2011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가 확정되면서 제2영동고속도로와 원주∼강릉간 복선전철 등 교통 인프라 확충의 물꼬를 텄다. 영동고속도로는 봄이면 벚꽃여행, 여름이면 바다와 산, 가을이면 단풍, 겨울이면 스키를 즐기려는 여행객으로 주말마다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경기도 광주와 원주 구간을 연결하는 제2영동고속도로(2016년 11월 개통 예정)는 이천∼여주∼원주 IC구간의 교통 체증을 해소시켜 줄 예정이다. 2012년부터 공사에 들어간 원주와 강릉 간(122.6km)의 복선전철(KTX고속철도)은 서원주∼횡성∼만종∼둔내∼진부∼평창∼대관령∼강릉까지 총 8개 역이 연결된다. 2017년 개통되면 서울 청량리역에서 강릉까지 1시간30분이면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교통망 확충으로 주목받는 곳은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고 산업단지가 조성된 원주시와 관광지역인 강릉시를 꼽을 수 있다.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평창군은 토지와 전원주택 부지로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토지가격도 올림픽 개최 확정 직전 2010년 대비 최근 5월 말 기준으로 강원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 8.6%를 기록했다. 평창 알펜시아는 투자금액 5억원 이상의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적용해 외국인 투자 유치 기회도 열려 있다. 다만, 동계 올림픽이 끝나면 경기장 운영의 한계로 장기적으로 수요를 끌어당길 만한 요소가 제한적이다.
같은 기간 토지가격 상승률이 평창군보다 낮은 강릉시(6.3%)는 경포대, 정동진과 커피거리로 유명해진 안목항으로 관광객이 점차 늘면서 여름철 반짝 시장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해변에 위치한 펜션과 세컨드하우스 개념으로 전원주택과 아파트 상품이 주목된다. 특히 KTX 강릉역 수혜지역인 교동택지지구는 평창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최근 3년 동안 교동 아파트 매매가격이 19.45% 상승했다. 다만, 가격이 선 반영돼 추가 가격 상승은 2017년 KTX 개통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해운대 = 부산의 관광명소인 해운대구 우동은 초고층주상복합 아파트가 밀집된 고급 주거지역이다. 아파트 가격도 평균 3.3㎡당 매매가 893만원으로 부산에서 가장 높다. 부산 아파트 매매시장은 2013년 4분기 이후 한풀 꺾인 가격이 해소되고, 미분양 적체도 많이 해소돼 5월 말 기준 2962가구가 남았다. 이는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2011년 시점의 미분양 월별 평균 2951가구 수준이다.
분양시장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분양한 민간 아파트 21개 단지 중 3개 단지를 제외하고 18개 단지가 순위 내 청약을 마감했다.

▲제주도 = 제주도는 올레길 걷기 여행 열풍과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혁신도시 개발호재로 부동산 투자 관심이 높아졌다. 제주도에서 소외 받았던 해안가 토지는 펜션, 카페 부지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가격도 오르고 있다. 자금여력을 갖추고 제주도에 이주계획까지 고려한다며 해일, 파도 위험이 없고 관광객이 몰리는 길목에 위치한 해안가 토지를 물색하며 제주 올레길을 즐겨보자.

 

콘도·펜션서
수익형 호텔로


제주도는 중국인 여행객까지 급격히 증가하자 숙박 시설부족으로 게스트하우스, 펜션, 서비스레지던스 등의 수익형부동산이 각광받고 있다. 펜션과 게스트하우스를 지을 수 있는 토지는 투자금액이 크다 보니 소액으로 투자 가능한 서비스레지던스 성격인 ‘분양형 호텔’상품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공중위생관리법의 숙박업에 따라 공급되는 분양형 호텔은 분양가 1억∼2억원 안팎에서 개별 호실을 분양 받아 개별 등기 후 운영회사에 맡겨 수익을 받는 상품이다. 오피스텔 등과 같은 수익형부동산처럼 장기 거주하는 임차인을 모집하는 것이 아니므로 공실률을 낮춘 투숙객 관리 운영능력이 중요하다.
숙박 운영능력을 갖춘 시행사인지 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수익률은 투자를 모집하기 위해서 1년 동안 확정수익률을 제공하나 위탁계약이 완료된 이후는 변동되므로 실질 수익률을 점검해야 한다. 제주도는 인허가 승인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므로 입주시점에는 숙박시설 물량 증가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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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