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소리 나는 분양가… 핫플레이스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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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에 부동산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부 분양 현장에선 과열 현상까지 벌어지는 상황. 상가 시장의 ‘핫플레이스’는 어딜까. 최근 분양하고 있는 상가들의 분양가를 알아봤다.

비싸야 팔려?…고분양가 상가들 속출
일부 현장에선 과열 현상까지 벌어져

얼마 전 강남대로에 위치한 구 뉴욕제과 빌딩이 한 자산가에게 매각됐다. 매매가는 총 1050억원. 3.3㎡당 가격은 약 5억1700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부지에 상가 건물을 지어 분양한다면 3.3㎡당 분양가는 얼마일까. 아마도 1층 기준으로 최소 4억〜5억원은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한다.
최근 상가시장의 핫플레이스 중 한 곳인 세종시 상가가 3.3㎡당 1억2000만원을 보이면서 상가 분양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방 최대 상권으로 꼽히는 세종시 상권이라고 하지만 과열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서울 성동구 상왕십리동 왕십리 뉴타운 2구역 단지 내 상가 ‘텐즈힐몰’은 일부 1층 분양가를 3.3㎡당 800만원대에 분양 중이다. 1층 기준 전체 평균 분양가가 3.3㎡당 1920만원선이다. 세종시 단지 내 상가가 왕십리 텐즈힐 몰에 비하면 무려 6.25배 비싼 셈이다.

행복도시 상가분양
낙찰률 최고 451%

행복도시 단지 내 상가분양 낙찰률은 최고 451%까지 치솟는 등 가격 거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상가 분양가 상승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행복도시 정주여건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에 따르면 행정중심복합도시 1-1생활권과 1-3생활권 공공분양아파트 단지 내 상가 15개에 대한 공개경쟁 입찰 결과 평균 낙찰률 271%로 전량 낙찰됐다.
1-1생활권 M10블록의 경우 전용면적 31㎡ 6개 상가가 약 1억9000만원 안팎의 예정 가격이 제시됐으나 낙찰가는 모두 4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예정가 4억2900만원이 제시된 전용면적 64㎡ 1개 상가의 낙찰가는 11억원을 넘어섰다. 1-3생활권 M1블록 전용면적 31㎡ 8개 상가의 예정가격은 2억2000만원 안팎이었지만, 낙찰가는 5억원 이상 최고 11억원에 이르렀다.
특히 105호의 경우 예정가격 2억4843만원이 제시됐으나, 11억2052만원에 낙찰돼 최고낙찰률 451%를 기록했다. 상가 입점 시기는 1-1생활권 M10블록이 내년 1월, 1-3생활권 M1블록이 내년 8월로 예정돼 있다. 이번에 공급된 단지 내 상가 중 최고낙찰가를 기록한 상가를 보면 전용면적 3.3㎡당 가격이 1억2000만원에 육박했다. 이 정도면 전국 최고수준으로 실물경기는 싸늘한데 상가입찰에 과도한 경쟁이 벌어져 거품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지난 2011년 6월 분양된 첫마을아파트 단지 내 상가 분양 결과와 이번 결과를 비교하면 얼마나 과잉경쟁이 심화됐는지 알 수 있다. 당시 첫마을 A-1·2블록 단지 내 상가 23개 분양에서 예정가 총액은 81억5512만원이었지만, 낙찰가 총액은 2배에 가까운 162억6232만원이었다.
A-12블록 한 점포의 경우 예정가격 3억6805만원의 251%인 9억2400만원에 낙찰됐지만, 낙찰자가 계약을 포기한 후 재입찰에 들어가는 해프닝 끝에 4억5050만원에 새 주인을 만나기도 했다. 어쨌든 평균 낙찰률은 200%를 넘기지 않은 199.4% 수준이었다. 이 정도 수치를 두고도 부동산 업계는 과잉 경쟁이 부른 진풍경으로 향후 물가상승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보이고 있다. 

서초동 강남대목타워와 지웰타워 등은 1층 국내 최고가로 분양에 나섰지만, 최초 분양가 대비 각각 20, 24% 할인을 해 겨우 분양을 마칠 수 있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3.3㎡당 분양가가 최고 2억5000만원로 분양을 시작했는데, 당시 강남대목타워의 1층 분양가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선보인 상가 분양가 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서초동 1303번지 일대에 12층 규모다.
부산 서면 한울트라움 아파트 32평형의 분양가가 2억5000만원임을 감안하면 비교가 쉽게 될 것이다. 분양면적 305㎡형 상가를 매입하려면 총 230억7250만원이 필요한 셈이다. 분양면적 180㎡형 상가 기준으로 2층 분양가는 65억6520만원(3.3㎡당 1억2157만원)이며, 3층은 49억2390만원(9118만원), 4층은 32억8260만원(6078만원) 등이다. 이처럼 상가분양 가격이 3.3㎡당 최고 2억5000만원로 책정한 것은 강남대로변에 신규 분양하는 상가가 드문 데다, 개통된 9호선 때문에 상권이 새롭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3㎡당 2억원에 육박하는 국내 최고가 분양가격으로 관심을 모은 강남 교보타워 인근의 강남대로변(서초구 서초동, 강남역 상권) 상가 건물들은 대부분 미분양 신세로 전락했다. 이들 상가는 분양 계약자가 대부분 나타나지 않은 모든 상가를 임대로 돌리거나 분양 가격을 할인하는 몸값 낮추기 방식으로 활로를 찾아 나서야 했다.
강남 교보타워 인근인 강남대로변(서초구 서초동, 강남역 상권) ‘서초W타워’(1〜16층) 등 상가 건물은 분양 개시 6개월 동안 대부분의 상가가 계약자를 찾지 못했다. 급기야 서초W타워는 분양 예정이던 상가를 모두 임대로 전환했다. 바로세움3 상가의 경우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3㎡당 2억원
대부분 미분양

잠실 트리지움(구 잠실3단지) 단지 내 상가는 분양 전부터 3.3㎡당 1억3000만원으로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던 레이크팰리스(구 잠실4단지)보다 우월한 입지여건과 1000여 세대에 이르는 배후단지 수요로 관심을 끌었다. 실제 트리지움 단지 내 상가는 2009년 잠실 재건축 단지 2만4479세대의 입주가 완료되는 시점에 인구가 크게 늘어나는 데다 각 단지 내 상가에 비해 신천역과 가까워 상권혜택을 가장 크게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예상대로 지상 1층 3.3㎡당 분양가는 최고 1억5000만으로 역대 최고의 분양가를 기록했다. 또 지하철 신천역과 바로 연결되는 지하 1층 점포는 최고 4500만원에 달했다. 결국 몇 년 후 트리지움 상가는 공매로 넘어가 최초 분양가 대비 3분의1 토막이 나는 신세가 됐다.
서울 강북지역에서도 3.3㎡당 분양가가 1억원(1층 기준)을 넘어선 상가가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뉴진원개발이 은평뉴타운 주변에서 분양 중인 복합상가 ‘와이타운’의 1층 분양가는 3.3㎡당 1억원으로 책정됐다. 지하 2층〜지상 12층에 31개 점포로 구성된 이 상가는 2·3층 점포의 분양가도 3000만〜3500만원이다. 이전까지 강북지역에서 최고가에 분양됐던 상가는 지난해 서대문구 대현동 ‘메르체’테마상가로 3.3㎡당 9426만원이었다.
그렇다면 서울 강남과 명동을 누른 전국에서 가장 비싼 상업용 건물(상가)은 어딜까.
국세청이 최근 ‘전국에서 가장 비싼 상업용 건물’로 발표한 곳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1번 출구 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는 ‘호반메트로큐브’다. 지하 1층〜지상 10층 규모인 이 건물의 내년도 상가 기준시가는 1㎡당 평균 1964만8000원. 이는 3.3㎡당 6495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세종시 상가 3.3㎡당 1억2000만원
최대 거품지 강남역 주변은 초토화

 

3.3㎡당 1층 최고 분양가는 1억3000만원이다. 이 건물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상가로 꼽힌 이유는 수도권 최고 관심지역인 판교신도시에 있는데다, 전용률도 다른 상가에 비해 크게 높은 96.8%에 달하는 점 때문이다. 호반메트로큐브는 ▲지하 1층 기계실과 관리실 ▲지상 1층 상가와 자전거 주차장 ▲2〜7층 자동차 주차장 ▲8〜10층 오피스텔 등으로 이뤄졌다.
상가 내 분양가가 가장 비싼 점포는 코너에 위치한 휴대전화 직영점으로 100㎡(이하 전용면적)에 26억원이다. 최근엔 한 보험회사가 29.41㎡를 약 7억원에 분양받았다. 31개 점포로 구성된 1층의 공실률은 20% 수준. 현재 미계약 점포 가운데 38㎡의 경우 15억원에 분양가가 책정돼 있다.
몇 달 전부터는 미계약 상가에 대해 분양가를 10〜20% 정도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임대료가 가장 비싼 점포는 보증금 1억원에 월 9000만원 수준으로 코너에 위치해 있다. 가장 임대료가 싼 점포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 180만원으로 대로변 뒤편에 있다.
주변 상가들도 분양가격이 비싼 편이다. 복합상업시설(알파돔시티) 부지를 사이에 두고 대로변에 있는 상가의 경우 45㎡에 18억〜19억원 수준이다. 상가매매 호가 상승은 2015년 완공을 앞둔 판교 테크노밸리가 한몫한다는 게 지역 부동산 중개업계 설명이다.
테크노밸리는 66만여㎡ 부지에 3000여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현재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국내 게임업체들과 안철수 연구소, 메디포스트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60% 수준인 테크노밸리 입주가 더 이뤄지면 상가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와이타운 대박
트리지움 굴욕

최근 정부의 전월세 과세로 상가시장의 분위기가 다소 과열 양상을 띠면서 분양가도 동반상승하는 분위기를 주의해야 한다. 특히 신규 신도시와 택지지구 내의 상가 분양가격이 고공행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입지와 가격을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상가분양이 한창인 서울 마곡지구 내 A상가의 경우 3.3㎡당 평균 분양가가 3800만원선에 달하고 같은 건물 내에서도 위치가 뛰어난 곳은 4600만원에 이른다. 서울 지하철 5호선 발산역 인근에서 공급 중인 상가의 3.3㎡당 분양가 역시 3800만〜4500만원으로 높게 형성돼 있다.
아파트 분양의 경우 ‘착한 가격’이 트렌드로 정착되는 모습이지만, 상가는 고분양가 정책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가격이 너무 비싼 경우가 많다. 그래서 투자비 대비 수익률을 꼼꼼히 분석한 뒤 분양을 받아야 한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기보다는 가용할 수 있는 자금 규모를 바탕으로 투자할 상가의 종류를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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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