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치팀] 이민기 기자 = 새누리당 지도부가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평가를 엇갈리게 내놔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에 공모했으나, 최근까지 임명장을 받지 못했던 나 전 의원을 이번 7·30재보선 동작을 후보로 전략공천 한 것을 두고 나오는 얘기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어불성설(語不成說)식 행태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즉 중구에선 당협위원장 임명도 해주지 않더니 동작을 재보선판이 만만치 않자 특급대우를 하며 전략공천장을 쥐어 줬다는 것이다. 더욱이 나 전 의원은 동작을 출마를 극구 사양했었다.
어불성설 새누리
이완구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스페셜올림픽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나 전 의원(스페셜올림픽 위원장)에게 동작을 출마를 권유했다.
출마할 생각이 없다는 나 전 의원을 당 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이완구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모시러 왔다”고 표현하며 설득에 나섰던 것이다.
중구당협 주지 않더니 “모시러 왔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 사랑을 받는 나 전 의원을 모시러 달려왔다”며 “나라를 위해 좀 더 큰 뜻으로 일해 달라, 당을 위해 일해 달라고 간곡한 말한다. 받아 달라”고 나 전 의원의 출마를 간청했다. 그는 “나 전 의원의 정치적 비중이나 국민적 관심, 당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 제가 직접 왔다”고도 말했다.
나 전 의원이 정치적 거물임을 인정하면서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으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동작을에 출사표를 던져 달라는 요청으로 들린다.
이에 앞서 나 전 의원은 중구를 떠날 수 없다며 출마 제의를 수차례 고사했다. 나 전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한 뒤 18대 총선 땐 중구에서 당선됐고,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최고위원도 두 번이나 역임했다.
주목되는 것은 새누리당이 그동안 나 전 의원에게 중구 당협위원장직 조차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11월 중구 당협위원장을 공모했고, 이에 나 전 의원과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나란히 공모했다. 지도부는 이에 대해 결론을 내지 않았다.
이중잣대 ‘묻지마 공천’ 따로 없다
당 안팎에선 이를 두고 나 전 의원이 친이계이기 때문에 당협을 맡지 못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시각이 대두됐다.
2월초 지 전 대변인으로 임명이 기울었다는 설이 나돌자 나 전 의원 지지자들이 여의도 당사에 몰려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당 지도부가 나 전 의원을 홀대하다가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동작을 선거판이 여의치 않자 삼고초려(三顧草廬)해 공천을 준 모양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재미있는 일이다. 당협위원장은 안 되고, 전략공천은 되고 ‘묻지마 공천’이 따로 없다”며 “새누리당 지도부가 객관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판단을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홀대하다 전략공천
새누리당이 나 전 의원의 거취를 놓고 이중잣대를 적용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새누리당이 향후 공천문제 등과 관련해 거대 집권여당다운 판단을 해야 한다는 ‘쓴 소리’가 심상치 않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