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이 아름다운 도시 5선 ②경북 경주

걸으면서 즐기는 한여름 신라의 달밤

경주는 그윽한 야경을 즐기며 낭만적인 여름밤을 보내기 좋은 도시다. 어둠이 내린 월성지구와 대릉원지구의 고분이 달빛과 조명 아래 한층 부드러운 곡선을 드러내고, 경주 야경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첨성대, 월정교,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 등 천년고도의 유적이 멋진 경관 조명 아래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일몰 후 조명이 들어오는 8시 전후에 세 곳 모두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천년고도의 유적, 조명 아래 화려한 자태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의 은은한 기품

문무대왕릉이 있는 경주 동해권에서는 통일신라 삼층석탑의 시원(始原)이 된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의 기품 어린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야경여행을 마친 뒤에는 보문관광단지의 마사지숍에서 피로를 풀거나, 동대사거리 막창골목에서 출출한 속을 달랜다. 

 

경주 야경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월성지구다. 월성지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경주역사유적지구 다섯 곳 중 한 곳으로 신라 궁궐이 있던 월성,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가 태어난 계림, 내물왕릉, 첨성대, 신라 왕궁의 별궁 터인 동궁과 월지를 아우른다. 월성지구의 유적은 모두 걸어서 다닐 수 있을 만큼 가깝고, 복원 중인 월정교와 교동최씨고택이 자리한 교촌마을이 지척에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경주 하이라이트
월성지구 관광

본격적인 야경여행에 나서기 전, 교촌마을부터 들르자. 교촌은 682년(신문왕2) 최초의 국립대학인 국학이 세워진 곳으로, 원효대사와 요석공주가 사랑을 나눈 요석궁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400년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경주 최부자 가문의 고택(중요민속문화재 제27호)을 중심으로 전통 한옥이 복원되어 신라 속 조선의 문화를 만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유리공방, 천연염색 체험장, 국악 체험장, 전통찻집, 한식당 등 관광객을 위한 문화체험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췄고, 매달 첫째 토요일에는 저잣거리에서 60분간 흥겨운 공연도 펼쳐진다. 최씨고택 관람 마감은 오후 6시다.

 


월정교, 첨성대, 동궁과 월지에 조명이 들어오는 시각은 일몰 직후인 8시 무렵이니 그 전에 주변에서 저녁식사를 해결하면 좋다. 여행자들 사이에 입소문 난 식당이 첨성대 맞은편에 모여 있다. 콩국수전문점 ‘경주원조콩국’에서는 진하고 고소한 콩국수, 따뜻한 콩국, 해물 비지전을 맛볼 수 있고, 게장전문점 ‘서산돌’은 간장돌게장과 양념돌게장이 함께 나오는 게장백반이 맛있다. 게딱지 속장을 모아 참기름과 깨소금에 비빈 어린이용 게알 비빔밥도 준비된다. 칼칼한 맷돌순두부찌개, 고명이 화려한 진주냉면도 여름철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다. 차량으로 10여분 거리의 숲 머리 음식단지로 가면 숯불갈비, 토종닭 요리, 한정식, 맷돌순두부, 매운탕 등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야경여행은 첨성대, 월정교, 동궁과 월지에 경관 조명이 들어오는 8시 전후에 시작한다. 교촌마을 앞 남천을 가로지르는 월정교는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이라 올라갈 수는 없지만, 가까이서 바라보는 야경이 황홀하다. 교각 상면이 누각 형태로 된 누교(樓橋)였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낮에도 잔잔한 물에 비친 누각이 대단히 아름답다.
교촌마을 향교 옆으로 계림을 지나면 첨성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신라 27대 선덕여왕 때 왕궁 앞에 세운 첨성대(국보 제31호)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로 알려졌다. 야경으로 이름난 명소답게 관람객이 몰린다.

 

월성지구 야경여행은 동궁과 월지(사적 제18호)에서 마무리한다. 동궁은 태자가 살던 신라 왕궁의 별궁, 월지는 동궁 안에 있는 연못이다. 그동안 안압지 혹은 임해전지로 불리다가 2011년 경주 동궁과 월지로 명칭이 바뀌었고, 연못과 건물 세 채가 복원되었다. 동서 200m, 남북 180m, 둘레 1000m로 크지 않은 연못인데 가장자리에 굴곡이 많아 어느 곳에서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월성지구에서 차량으로 50분 거리에 위치한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국보 제112호)도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감은사는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룬 문무왕이 왜적을 막고자 경주로 통하는 동해 어귀에 짓기 시작한 사찰로, 아들인 신문왕 때(682년) 완공됐다. 지금은 금당 터와 탑 두 기만 남았지만, 1300여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두 탑에는 장중한 기백과 기품이 서려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경주 최부자

천년고도의 유적을 따라가는 야경여행을 마친 뒤에는 마사지로 피로를 풀거나, 막창으로 출출한 속을 달래면 좋다. 보문관광단지에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태국식·중국식 마사지 업소가 많다. 코모도호텔 옆에 지난해 오픈한 ‘중국전통마사지’는 깔끔하고 쾌적한 시설로 가족이나 커플 여행객에게 인기다. 발 마사지, 두피 마사지, 전신 마사지 등을 받을 수 있다.

야식이 생각나면 시내에서 가까운 동대사거리 근처 막창골목을 찾자. 노릇노릇하게 구운 막창에 장을 듬뿍 찍어 먹다 보면 둘이서 기본 3인분에 1인분 추가는 필수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교촌마을→월정교 야경→첨성대 야경→동궁과 월지 야경→동대사거리 막창골목이나 보문관광단지 마사지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교촌마을→월정교 야경→첨성대 야경→동궁과 월지 야경→동대사거리 막창골목
· 둘째 날 : 대릉원 일원→보문관광단지 마사지→문무대왕릉(대왕암)→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야경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경주문화관광   http://guide.gyeongju.go.kr
·  경주愛(경주시 공식 블로그)   http://gyeongju_e.blog.me
·  경주교촌마을   www.gyochon.or.kr


문의 전화

·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054)779-6078
· 경주역 관광안내소 054)772-3843


대중교통 정보
기차>
· 서울역-신경주역 : KTX 하루 21회(05:30~22:00) 운행, 약 2시간 10분 소요.
· 서울역-경주역 : (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 KTX, 동대구역에서 무궁화호 환승), 하루 13회(서울역 06:00~19:10) 운행, 환승 시간 포함 3시간 30분~4시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 서울-경주 :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7회(06:10~23:55) 운행, 약 4시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2회(07:00~24:00) 운행, 약 4시간 소요.
* 문의 :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www.exterminal.co.kr
· 코버스  www.kobus.co.kr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 경주고속버스터미널  054)741-4000
· 경주시외버스터미널  1666-5599, www.gyeongjuterminal.co.kr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경주 IC→서라벌대로→오릉사거리에서 오릉·경주경찰서 방면 좌회전→포석로→황남초교 사거리에서 대릉원 방면 우회전→첨성로→첨성대


숙박 정보
· 스위스로젠호텔경주 : 경주시 보문로, 054)748-4848, www.swissrosen.co.kr (베니키아)
· 경주디와이관광호텔 : 경주시 태종로699번길, 054)701-0090, www.hotelthedy.com
· 락희원 민박&게스트하우스 : 경주시 포석로1050번길, 054)745-6295, www.luckywon.kr


식당 정보
· 전통맷돌순두부 : 맷돌순두부찌개·파전, 경주시 숲머리길, 054)743-0111
· 경주원조콩국 : 따뜻한콩국·콩국수, 경주시 첨성로, 054)743-9644
· 서산돌 : 게장백반·암게정식, 경주시 첨성로, 054)774-5369, http://cityfood.co.kr/h9/susandol
· 대구반야월막창 경주동대점 : 돼지막창·매운뼈없는닭발, 경주시 공영주택길, 054)776-9282
· 흥부막창 : 돼지막창·생삼겹살, 경주시 공영주택길, 054)748-1415


축제와 행사 정보
·봉황대 뮤직스퀘어(야간 상설 공연) : 2014년 9월까지 금요일 오후 8시, 경주 봉황대 특설 무대, 054)748-7721(경주문화재단)


주변 볼거리
월성, 계림, 내물왕릉, 대릉원, 국립경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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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