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서울아산병원 ‘재벌 씨받이’ 스캔들

74세 회장님 정자와 39세 내연녀 난자로…

[일요시사=경제1팀] 김성수 기자 = 국내 '빅5'병원으로 꼽히는 서울아산병원이 믿기 힘든 기막힌 구설에 올랐다. 이른바 '재벌 씨받이'스캔들에 휘말려서다. '계모'로 유명한 영풍제지 회장 부부에게 불륜 시절 불법시술로 아이를 갖게 해줬다는 것이다. 영풍일가와 서울아산병원이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다.

영풍제지란 회사가 있다. 종이를 만든다. 상장사긴 하지만 그리 유명하지 않았다. 오너나 경영진도 생소했다. 그랬던 영풍제지가 갑자기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은 '계모'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무진 회장이 두 아들(택섭-택노) 대신 후처인 노미정 부회장에게 회사를 넘기면서 크게 화제가 됐다.

두 아들 밀어내려고?

특히 이들의 나이가 이슈였다. 이 회장은 올해 80세(1934년생), 노 부회장은 45세(1969년생)로 35세나 차이가 난다. 노 부회장은 각각 57세(1957년생), 54세(1960년생)인 택섭·택노 형제보다 약 10세가량 어리다. 2011년 이 회장과 부부가 된 노 부회장은 2년 만에 회사 2인자에 올랐고, 2인자에 오른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여성 부호 명단에 포함되는 등 국내 내로라하는 재벌가 여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 회장의 선택은 이례적이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터. 업계에선 평생 어렵게 키운 연매출 1000억원대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새로 얻은 ‘세컨드’에게 맡긴 이유와 배경이 분명히 있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계모가 전략적으로 이 회장의 자녀들을 회사 밖으로 밀어냈다는 등 설왕설래가 이어졌지만 정확한 팩트는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일요시사>는 이 회장의 본처 소생인 두 아들 외에 노 부회장이 낳은 '서자'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었다. 의심은 틀리지 않았다. 취재 결과 이 회장은 노 부회장과 사이에서 아들과 딸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다소 충격적인 비하인드 스토리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의 '막장드라마'를 연상시킨다.


2008년께 일이다. 이 회장은 지인의 소개로 노 부회장을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자주 만났고, 어느새 한 이불을 덮는 사이가 됐다. 노 부회장이 이 회장의 '애첩'이 된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택섭·택노 형제의 생모인 이모씨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었다.

그런 그가 떡 버티고 있던 '안방'을 노려서일까. 노 부회장은 이 회장의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했다. 용한 방법을 총동원할 정도로 자녀 낳기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결과는 매번 실패. 이 회장이 고령(당시 74세)인데다 정관수술까지 받은 상태여서 자연 임신이 불가능했다.
 

노 부회장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인공수정, 체외수정(시험관 아기 시술) 등의 의학적 방법을 동원하기로 했다. 노 부회장이 찾아간 곳이 바로 서울아산병원 불임클리닉 센터다. 노 부회장은 이 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김모씨로부터 아이를 낳기 위한 시술을 받기 시작했다. 김씨는 불임 연구 외길을 걸어온 국내 최고의 체외수정 권위자로 유명하다.

김씨는 이 회장의 정자를 채취해 노 부회장의 난자와 체외수정 시킨 뒤 체내에 이식하는 시술을 했다. 노 부회장은 수차례 시도 끝에 해를 넘기지 않고 임신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듬해 7월 쌍둥이 남매를 출산했다. 이달로 남매는 5세가 됐다.

영풍제지 계모 인공수정으로 쌍둥이 출산
본처 동의없이…산부인과 의사 불법 시술

문제는 노 부회장이 받은 시술이 불법 논란이 있다는 점이다. 시술 당시 법적으로 이 회장의 부인은 이씨였다. 이 회장과 노 부회장이 불륜이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도 이 회장은 자신의 정자를 제공했고, 노 부회장은 인공수정 시술을 받았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하 생명윤리법)에 따르면 인공수정 등은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술할 수 없다. 이씨는 동의는커녕 전혀 몰랐다고 한다. 이 회장과 노 부회장, 그리고 의사 김씨가 법을 어긴 셈이다.


이 회장의 장남 택섭씨는 지난해 3월 생명윤리법 위반 혐의로 이들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그는 "노 부회장이 아버지(이 회장)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한 뒤 불법적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까지 받아 쌍둥이 자녀를 낳았다"며 "노 부회장이 쌍둥이 자녀를 앞세워 우리 형제를 경영에서 배제시킨 뒤 회사를 손아귀에 넣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뒤늦게 남편의 불륜과 출산 사실을 알게 된 이씨는 큰 충격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씨는 2010년이 돼서야 노 부회장과 배다른 남매의 존재를 알았다. 이후 수면제를 다량 복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러 번 자살을 시도하다 그해 5월 자택에서 목을 매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 회장과 노 부회장은 이씨가 세상을 떠나고 1년 뒤인 2011년 6월 혼인신고를 했다. 쌍둥이 남매도 이 회장의 호적에 올랐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부인의 동의 없이 내연녀에게 인공수정 시술을 해 준 혐의로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인 김씨를 기소했고, 법원은 최근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 동부지방법원 형사 6단독(이완형 판사)은 지난달 18일 생명윤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판결했다. 김씨는 "(이 회장과 노 부회장이) 실제 부부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두 사람의 나이 차이가 35세인 점 ▲진료기록부에 두 사람의 관계가 '사실혼'으로 기재된 점 ▲앞서 다른 병원에선 노 부회장이 미혼이란 이유로 인공수정 시술을 거부당한 점 ▲시술 전 협진한 비뇨기과에서 노 부회장을 '(이 회장의) 여자친구'로 명시한 점 등을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정자 또는 난자 제공자의 배우자로부터 서면동의를 얻을 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실제 부부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풍제지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일축했다. 오너일가와 관련해서도 "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병원과 무관한 사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병원 관계자는 "당사자가 억울한 부분이 있어서 항소를 진행하고 있다"며 "의사 개인의 실수니 병원 이름만 안 나가게 해 달라"고 했다.

충격받은 본처 자살

이 사건은 '영남제분 사모님'사건과 오버랩 된다. 재벌이 등장하고, 불법적으로 이들을 도운 의사가 등장해서다. 영남제분 사모님은 청부살인을 하고도 호화 병원생활을 했는데, 의사가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준 사실이 드러나 큰 파문이 일었다.

당초 별일 아닌 듯 대응했던 세브란스병원 측은 결국 공식 사과했다. 서울아산병원으로선 남의 일이 아닐 수도 있다.

 

<kimss@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