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거, 월드컵…그래도 불씨는 살았다

2014년 상반기 결산 & 하반기 전망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의 여파로 냉각됐다. 각종 규제 철폐 등 활성화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의 불씨를 살려놓았는데, 이 방안의 발표로 지방보다는 수도권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섰다. 무엇보다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하락세가 결정타라는 반응이다. 여기에 세월호 여파와 지방선거, 월드컵 등으로 신규 주택시장이 5월과 6월 들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26대책 여파로 냉각
큰 변화없이 회복 전망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2·26 대책 발표 후 3개월(2014년 2월27〜5월26일)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1.4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5대 광역시는 0.52%로, 지방중소도시가 0.11%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발표 직전 3개월과 비교해 보면 수도권 주택시장이 2·26 대책 이후 얼마나 침체된지 알 수 있다. 발표 직전 수도권 아파트 3개월(2013년 11월 말〜2014년 2월 말)간 매매가는 0.40% 상승했다.

5월 들어 위축
침체기 들어서

이 기간 중 박근혜 정부는 주택시장 거래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양도세 중과 폐지,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재건축 재개발 조합원 2주택 분양 허용 등 주택시장 규제완화를 공격적으로 펼쳤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말 양도소득세 취득세 한시적 면제가 종료됐음에도 연초에 매매가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서울 재건축시장이 움직이면서 강남권에서 강북, 도심권 등으로 매수세가 확산됐다.
하지만 2·26 대책 발표 후 매수자의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매매시장은 급격히 냉각됐다. 발표 후 3개월 간 수도권 세부 지역 변동률은 서울 -1.07%, 경기 -1.00%, 인천 -1.10%, 신도시 -1.90% 등 수도권 전역에서 하락했다. 강남구 등 강남3구는 -1.40%로 하락폭이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수도권 주택시장이 2·26 대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집값이 비싼 수도권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전월세 임대소득을 기대했던 다주택자들이 매수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기존 3주택 이상자에만 과세됐던 전세금 과세를 2주택 이상으로 강화했고, 2주택자도 2016년부터 과세키로 하면서 심리적 부담이 커졌다.
2·28 대책 이후 수익형부동산 시장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세금부담과 소득 노출을 우려해 도시형생활주택, 다가구, 오피스텔 등 임대형 주거시설을 기피하는 것과 달리 이번 대책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상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상가가 2·26 대책의 ‘풍선효과’를 얻고 있는 셈이다.
3월 수도권 경매 낙찰가율에 따르면 오피스텔 낙찰가율은 64.6%로 지난달(73%)보다 8.4%포인트 하락한 데 비해 상가 낙찰가율은 65.3%로 2월(62%)보다 3.3%포인트 상승했고 경매 응찰자도 평균 3명에서 3.9명으로 늘었다. 전월세 과세조치가 발표된 후 경매시장에서 오피스텔보다 상가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다가구주택 3월 낙찰가율도 64.9%로 전달 대비 8.6%포인트 떨어졌고, 아파트(84.2%), 연립·다세대(74.6%)가 각각 0.3%포인트, 0.8%포인트 소폭 상승한 데 비하면 상가 낙찰가율은 3.3%포인트나 올라 상가에 대한 투자수요를 실감케 했다. 실제 오피스텔 수익률은 공급과잉으로 계속 하락 중이다.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10년 8월 6.0% 이후 올해 2월에는 5.6%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오피스텔은 올해 지난해의 1.5배 수준인 4만1312실이 입주예정이어서 수익률 저하가 예상된다.
반면 상가 및 지식산업센터 등 일부 수익형부동산은 풍선효과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천만원에서 최고 1억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등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트럴 애비뉴 상가의 경우 지난 2월 대비 3월의 문의는 3배, 계약률은 2배가량 증가했다. 입지가 양호한 상가는 최대 1억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송파 문정지구 문정 법조프라자 1층 상가는 거래가격이 3000만〜4000만원 상당 웃돌고 있다. 인근 지식산업센터에도 투자자들이 몰렸다.
2014년 상반기 수도권 분양시장은 강남과 동탄2, 위례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뜨거웠다. 특히 강남권과 위례신도시는 2013년부터 호조세를 보이며 올해 상반기 분양물량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방은 작년 상반기 청약성적이 우수했던 대구, 부산, 경남이 올 상반기에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대구는 2013년 상반기 7.29대1이었던 경쟁률이 16.21대1로 크게 솟구쳤다. 부산시장도 저렴한 분양가와 입지적 장점이 청약시장을 후끈 달궜다. 이밖에 ▲전북 전주완주혁신도시 ▲광주 전남혁신도시 ▲경남 양산물금지구 등 혁신도시 및 택지지구 내 공급된 단지들은 높은 청약률로 수요자들에게 사랑 받았다.
상반기 분양물량은 전국 14만1584가구로 작년 상반기(10만1914가구) 대비 약 39%가량 증가했다. 이 중 수도권은 6만278가구로 2013년 상반기(4만703가구)에 비해 물량이 증가했다. 서울에서는 ‘아크로힐스논현’(368가구) ‘역삼자이’(408가구)를 비롯해 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3658가구) 강서 ‘마곡힐스테이트’(603가구) 등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을 중심으로 총 1만7237가구가 분양됐다. 경기에서는 총 3만8513가구가 공급돼 수도권 전체 물량의 약 64%를 차지했다. 동탄2신도시 5414가구, 미사강변도시 3086가구 등 작년 청약성적이 양호했던 남동권 신도시 및 택지지구에 공급이 집중 공급됐다.
지방은 2013년 상반기(6만1211가구)보다 33% 증가한 8만1306가구가 공급됐다. 대구(1만2097가구), 부산(1만599가구), 경상(1만6985가구), 울산(994가구) 등 영남권에서만 총 4만585가구로 물량이 집중됐다. 부산은 중국과 일본 등 해외투자가 증가했다. 대구는 작년 상반기 수성구 일대를 중심으로 한 외부투자수요의 증가, 지하철3호선 개통예정 호재로 신규 분양시장이 약진을 이어가면서 공급량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도시별 공급물량은 ▲전남(9845가구) ▲충남(7004가구) ▲광주(6637가구) ▲충북(4942가구) ▲대전(3891가구) ▲세종(3726가구) ▲ 전북(2695가구) ▲강원(1981가구) 순으로 공급됐다.
상반기 전국 청약경쟁률은 4.63대1로 작년 상반기(2.69대1)보다 크게 상승했다. 전국 청약경쟁률의 상승은 대구(16.21대1), 전북(12.41대1), 부산(8.65대1) 등 지방 청약 단지들이 청약 불패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수도권은 1.48대1의 경쟁률로 전년동기 대비(3.64대1) 낮아졌다.

상가·지식산업센터 웃고
오피스·다가구주택 울고


위례, 동탄2…
신도시는 치열

다만 수도권 중 서울 강남권, 위례, 동탄2신도시 등에 공급된 단지들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했다. 지방에서는 대구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16.21대1로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북구 ‘오페라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는 평균 76.86대1의 경쟁률로 상반기 분양물량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외 침산화성파크드림(38.48대1), 범어화산샬레(37.90대1) 등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2014년 상반기 오피스텔 시장은 지속적인 공급물량의 증가와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방안의 영향으로 수익성 하락이 지속됐다. 2014년 상반기 입주물량(1만4549실)은 작년 동기(1만4486실)와 유사하지만 분양물량은 2만4448실로 작년 동기(1만5358실) 대비 59% 증가했다. 공급물량 증가세 속 상반기 오피스텔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국 기준 -0.07%를 나타냈다. 월세가격은 새학기 임차수요 영향으로 2014년 1분기 동안 하락세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지만 4월 들어 하락하며 -0.02%의 변동률을 보였다.
2014년 하반기에는 1만3681실이 늘어난 2만8230실이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이 같은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상반기에 분양한 오피스텔은 총 2만4448실로 전기 대비 약 3% 증가했다. 분양 물량의 약 62%가 수도권(1만5078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서울 1만1712실, 경기 3300실, 인천 66실이 분양됐고 지방은 대구(2437실), 부산(2231실), 전남(1666실), 광주(1241실) 등의 순으로 분양됐다.
서울은 강서구 마곡지구와 용산구에 분양물량이 쏠렸다. 강서구 마곡지구에서는 마곡디엠시티(1031실), 동익미라벨마곡(911실) 등의 대규모 물량이 분양됐고 용산은 래미안용산 전면3구역(782실), 용산푸르지오써밋(650실) 등의 분양 물량이 공급됐다. 전기 대비 분양물량이 2.6배 이상 증가한 대구는 수성구 범어동, 북구 침산동·칠성동 등에 공급이 몰렸다. 부산은 해운대구에서 타워마브러스해운대(616실), 해운대투모로우(540실) 등 중형 단지의 오피스텔이 분양되면서 물량이 증가했다.
전국 입주물량은 전기 대비 약 25% 감소한 1만4549실로 서울(4105실), 경기(4239실), 부산(2873실) 등의 지역에서 입주물량이 집중됐다. 전기 대비 입주물량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감소했으나 부산, 광주, 충남, 세종 등의 지역은 입주물량이 증가했다. 충남, 세종시는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수요로 인해 입주 물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공급의 증가와 임대수익률 하락 추세로 오피스텔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매매가격은 0.07%의 하락세를 보였다.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방안이 발표되면서 신규 투자자들의 수요가 감소한 것도 매매가격 하락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0.20%) 대비 월세가격 하락폭은 줄었지만 지속적인 공급 증가로 인한 치열한 임대경쟁 속에서 월세가격 변동률은 -0.02%로 나타났다.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지난 2007년 상반기(6.86%)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수익률 하락세 속에 2014년 상반기 임대수익률은 전기 대비 0.01%포인트 하락한 5.78%로 나타났다. 오피스텔 및 도시형생활주택의 신규 공급이 증가하고 있고, 정부 임대차선진화방안 발표 이후 관망세를 유지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나 임대수익률 하락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서울(5.34%), 경기(5.78%)를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기보다 하락했고 ▲광주(7.72%) ▲대전(7.66%)은 소폭 상승했다.
6·4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2014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2·26 대책의 국회통과 여부에 따라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가격과 거래량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거나 조금씩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시장이 회복세를 찾기 위해서는 정부의 2·26 대책에 대해서는 조세 기준 완화와 과세 유예기간 연장이 필요해 보인다. 위축된 주택시장은 6월 들어 조정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고 여름 비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월 성수기에 접어들면 물가상승률 정도의 회복세를 보일 수 있지만 2·26 대책의 보완이 없으면 관망세는 지속될 수 있다.

활기 되찾을까
회복 기대감↑

리모델링의 경우 수직증축 혜택을 볼 수 있는 지역이 많지 않고, 수혜단지는 이미 가격이 올라 생각보다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사업 속도가 붙지 않고 있어 수직증축 영향력이 현재까지는 미미해 올 하반기 뚜렷하게 상승효과를 보긴 힘들다. 내년 정도에 사업 속도가 붙으면 분당, 평촌, 강남구 일부 지역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수직증축으로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3.3㎡당 분양가가 1600만원 이상 돼야 한다. 분당 및 서울에서도 가격이 평균 이상이어야 하므로 효과가 제한적이다.
재건축 시장 활성화에 따른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도 크지 않다. 2·26 대책이 걸림돌이 돼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규제완화 효과가 적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재건축 시장이 일부 하락세를 보여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재건축 시장 기대치가 수직증축 시장보다 조금 더 높다. 재건축은 과세 방안에 따른 투자 위축이 있지만 개포, 반포 등 저층 재건축과 강남권 중층아파트 수혜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은 인기 있는 재건축 아파트 분양이 끝난 후에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중 아파트 인기지역 상가와 규제가 완화되는 지식산업센터의 인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식산업센터는 역세권의 접근성 여부에 따라 분양률의 변수는 있겠다.
올해 전국적으로 13조원 이상의 토지 보상금이 풀릴 전망이라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보상금이 침체된 토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4년 하반기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상반기 대비 약 12% 정도 증가한 15만9257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수도권은 총 8만9576가구가 공급될 예정. 서울은 성동구 텐즈힐(왕십리뉴타운3구역) 2097가구, 서대문구 북아현e편한세상(북아현1-3구역) 1910가구 등 강북권 재개발 물량이 주를 이룰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시흥 은계지구(5651가구), 동탄2신도시(2871가구), 송도국제도시(2590가구), 위례신도시(2374가구) 등에서 공급이 이뤄진다. 지방은 상반기 대비 14% 감소한 6만968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경남(1만5974가구) ▲부산(1만3413가구) ▲세종시(1만261가구) 순으로 분양 예정 물량이 많다.
하반기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총 2만8230실로 상반기 대비 1만3681실이 증가할 예정이다. 지난 2004년 상반기(4만8975실)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입주 대기 중이라 오피스텔의 임대 경쟁은 당분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분양된 3만여실에 2014년 상반기 분양 물량(2만4448실)까지 더해져 당분간의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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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