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의리의 정치인’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

"지금까지의 시련은 고향에 봉사하기 위한 여정"

[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김세현(56)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이 지난 5일 부산 해운대·기장갑 7·30재·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해운대·기장갑은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6·4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지역으로 김 전 사무총장이 출사표를 던진 이후 거물급 여권인사들의 출마 선언이 잇달아 나오며 서울 동작을과 함께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새누리당의 유력 차기 당권주자인 서청원 의원의 핵심 측근으로 6·4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가장 먼저 해운대·기장갑 출마를 공식화한 김 전 사무총장을 지난 10일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은 정치권에서 '의리의 정치인'으로 통한다. 2006년 청산회가 첫 깃발을 드는 행사를 도우며 '친박(친박근혜) 맏형' 서청원 의원과 인연을 맺게 된 그는 이후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현재까지 서 의원과의 의리를 지키고 있다.

김 전 총장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가 공천학살을 당하자 서 의원이 이들을 이끌고 탈당해 '친박연대'를 만들어 불과 일주일 만에 14석을 얻는 파란을 일으켰을 때에도, 이후 서 의원이 공천헌금 문제로 옥고를 치렀을 때도 그의 곁을 지켰다.

최근에는 6·4지방선거를 준비하며 새누리당 중앙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서 의원과 함께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100여 지역을 누비며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선전에 기여한 그는 "국가 개조에 앞서 정치인부터 개조해야 한다는 것이 '진짜 민심'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자신이 알게 된 민심의 소리를 현실정치에서 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김 전 총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 5일 부산 해운대·기장갑 7·30재보선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 부산 해운대는 제가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뿐만 아니라 임진왜란(1592년) 때 왜적과 맞서 싸웠던 조상(충렬공 김희수)이 이곳에 뿌리를 내린 이래 400여년 동안 저희 집안이 머물고 있는 울타리이기도 하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해운대·기장을에 친박연대 후보로 나서 2위(31.7%)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엿봤다.


19대 총선을 앞두고는 당시 친박연대 사무총장으로 새누리당과의 합당을 이룬 후 새누리당 소속으로 다시 도전장을 던졌지만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공천을 받지 못했다. 교사에서 정치인이 되기로 결심한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이 고향에 봉사를 하기 위한 여정이라 생각한다. 이번 재보선은 그 여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봉사를 시작할 기회라 여겼기에 출사표를 던졌다.

- 지난 총선에서 억울한 누명을 썼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 공천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 돈봉투를 돌렸다는 음해를 받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지난 2012년 구정 직전 모 인터넷매체 기자 2명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저희 선거사무실 소속이 아닌 한 분이 저도 모르게 이들에게 서류봉투에 저의 자서전과 돈봉투를 담아 전달했다는 것이었다. 정말 몰랐고, 당황스러웠다.

결국 선관위 조사에서 △돈봉투를 전달한 이와 수개월간 통화를 한 내역이 없다는 점 △전달된 봉투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조사에서 지문이 발견되지 않은 점 △돈봉투를 받았다고 신고한 인터넷매체 기자들이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는 점 등이 드러나 '사실 무근'임이 드러났다. 그러나 사실이 밝혀졌을 때는 이미 공천이 끝난 후였다.

- 이번 공천심사에서도 당시 상황을 또 다시 문제 삼을 수도 있는데?
▲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진심을 담아 충분히 설명할 것이다. 아이가 길을 가다 넘어지면 대부분의 어른들은 일으켜 세워준다. 지난 총선에서 저는 누군가의 악의적 방해로 정치적으로 크기도 전에 억울하게 넘어졌다. 이미 진실이 드러난 만큼 이번에는 제가 일어설 수 있도록 손을 잡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국가개조 앞서 정치인부터 개조해야"
"지역주민, 과거와 다른 리더십 원해"
"만나는 모든 사람 진심으로 대할 것"

- 해운대·기장갑은 지난 6·4지방선거(오거돈 야권단일후보 49.81% 획득)에서 확인된 것처럼 최근 야권의 지지세가 높아지고 있는 지역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해운대는 전반적으로 지역민들의 생활수준, 지적수준이 서울 강남 못지않게 높은 곳이다. 오피니언 리더들이 많은 이곳 주민들은 정치인들에게 4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여야가 싸우지 말 것 △민생을 챙길 것 △높은 도덕성 △제대로 된 일을 할 것 등이다.
 

이 지역은 오랜 기간 새누리당이 주도해왔지만 지역 주민들의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면이 있어 반대급부로 야권 지지세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는 다른 리더십, 진심으로 정치를 할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역민들이 원하고 있는 것이다.


-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공천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만만찮은 경쟁자들(현기환·이종혁·안경률 전 의원, 배덕광 전 해운대구청장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 현 전 의원은 추후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복당하기는 했지만 현영희 전 의원의 공천헌금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으며 당에서 제명된 바 있다. 안 전 의원, 이 전 의원은 지난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 탈락한 바 있다.

배 전 구청장은 자서전에는 찢어지게 가난한 삶을 살았다는데 현재 58억2000만원의, 사업가도 모으기 힘든 재산을 모은 것을 납득하지 못하는 지역 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앞서 언급한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적임자는 제가 아닌가 싶다.

- 해운대·기장갑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
▲ 요즘 시쳇말로 부산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해운대는 마천루가 들어서며 외형적으로 굉장히 발전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정작 해운대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던 이들이 아닌 외지인들이 많다. 해운대가 고향인 사람들에 대한 내실 있는 성장·발전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실제 지역민들의 행복지수, 삶의 질은 외형적 성장만큼 올라가지 않았다. 현안과 해결책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조만간 별도의 자리를 통해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선조 때부터 400년 이상 부산을 지켜온 토박이인 저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이 있다면. 
▲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청원 의원과 함께 전국 곳곳을 다니며 '국가 개조에 앞서 정치인부터 개조해야 한다'는 것이 진짜 민심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 끊임없이 손실을 따지며 사람을 대하는 흔히 보는 정치인이 되지 않을 것이다. 머리보다 가슴으로 하는 것이 진짜 정치라고 생각한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다양한 목소리들을 들을 것이다. 또 듣기만 하지 않고, 어려운 일을 겪는 이들이 있다면 같은 마음으로 그분들의 편에 설 것이다. 따뜻한 시선으로 저의 행보를 지켜봐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carpediem@ilyosisa.co.kr>

 

<김세현 프로필>

▲ 충암고 교사
▲ 육군학사장교 총동문회 회장
▲ 한나라당 청년자원봉사단 총단장
▲ 친박연대 사무총장
▲ 18대 대선 새누리당 직능총괄본부 시·도 상황실장
▲ 한국건설경영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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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