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금기어로 본 재벌가 비사 -삼표 ‘황태자 금고’

속 보이는 뻔한 승계 시나리오

[일요시사=경제1팀] 김성수 기자 = 재벌가 혼맥, 대박 브랜드 비밀, 망해도 잘사는 부자들, 기업 내부거래 등을 시사지 최초로 연속 기획해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일요시사>가 새 연재를 시작한다. 직원들이 입 밖에 내면 안 되는 ‘금기어’를 통해 기업 성장의 이면에 숨겨진 ‘비사’를 파헤쳐 보기로 했다. 일반인은 잘 모르는, 기업으로선 숨기고픈 비밀, 이번엔 삼표의 ‘황태자 금고’편이다.

요즘 한창 말 많은 삼표그룹. ‘철피아’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그룹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뒷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황태자 금고’얘기다. 베일에 싸인 오너 아들의 회사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증여보다 싸다?
 
형 정문원 전 강원산업 회장을 대신해 부친 고 정인욱 창업주가 별세한 1999년부터 삼표그룹 경영권을 잡은 정도원 회장은 일찌감치 3세 체제 구축에 나섰다. 주인공은 외아들 대현씨. 올해 37세인 대현씨는 경영수업 중이다. 2005년 과장으로 삼표에 입사해 2009년 부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이듬해 상무가 됐다. 현재 전무 직함을 갖고 있다.
 
남은 건 지분이다. 대현씨는 지난해 말 기준 그룹 지주회사 격인 삼표 지분을 12.7%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은 83.63%. 2012년 말까지만 해도 정 회장(99.79%)이 100% 가까이 소유했었다. 대현씨의 지분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지난해다. 대현씨가 소유한 회사들이 삼표에 합병되면서 지분이 생겼다.
 
그 과정은 다소 복잡하다. 대현씨는 골재회사 대원과 물류회사 삼표로지스틱스 등 계열사를 거느렸다. 우선 사실상 개인회사인 삼표로지스틱스를 키웠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서다. 이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대부분의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이 매년 80∼90%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금액은 1000억원대에 달했다.
 
삼표로지스틱스는 계열사에서 거둔 안정된 매출을 기반으로 꾸준히 몸집을 불렸다. 그러다 지난해 대원에 흡수합병 됐고, 대원은 다시 삼표에 흡수합병 됐다. 이렇게 대현씨는 삼표 지분을 갖게 됐다. 앞서 삼표그룹은 삼표를 통해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상태였다. 
 
그룹 측은 “계열사 간 흡수합병과 지주사 전환은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업계에선 경영승계를 대비한 조치란 분석이 나왔다.
 

대현씨로선 갈 길이 멀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그래서인지 또 다시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 그룹 ‘우산’아래에 들어가 있지 않은 대현씨 개인회사는 10여개에 달한다. 
 
계열사 일감으로 몸집 키워 삼표에 합병
회장 외아들 지분↑…나머지도 작업 중?
 
이 중 신대원과 삼표건설을 주목할 만하다.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대현씨가 ‘대권’을 잡을 때까지 버팀목 내지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황태자 금고’로도 불린다.
 
대원은 지난해 11월 삼표에 흡수되면서 신대원을 분할했다. 골재 제조·판매가 주요 사업인 신대원은 대현씨가 지분 77.96%로 최대주주. 그의 누나 지윤·지선씨도 지분(각각 11.02%)이 있다. 100% 오너회사인 신대원은 삼표기초소재(69.29%)를 비롯해 유니콘(50.5%), 홍명산업(69.03%), 당진철도(100%), 양주아스콘(50%), 타워레미콘(24.39%) 등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눈여겨 볼 대목은 매출 구조다. 신대원은 지난해 매출 95억원 가운데 65억원(68%)을 삼표산업(32억), 유니콘(18억원), 삼표(13억원) 등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골재, 채석, 고철, 장비 등을 거래했다.
 
분할 설립되고 2달 만에 올린 매출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엔 수백억원대로 늘 것으로 관측된다. 당연히 내부거래가 그만큼 많아질 게 뻔하다. 계열사들을 등에 업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덩치도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현재 신대원의 총자본은 282억원, 총자산은 680억원이다.
 

신대원 자회사들도 만만치 않다. 삼표기초소재도 안정적인 계열사 지원 덕분에 급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9년 설립 이후 2010년 228억원, 2011년 544억원, 2012년 880억원, 지난해 953억원 등 매년 매출이 늘었다. 계열사 일감 때문에 가능했다. 이 기간 내부거래 금액도 78억원(매출의 34%), 233억원(43%), 421억원(48%), 457억원(48%)으로 불어났다.
 
사정은 삼표건설도 마찬가지다. 대현씨가 최대주주(69.99%)로 있는 삼표건설은 지난해 역시 대현씨가 대주주였던 네비엔을 흡수합병하는 등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삼표건설의 매출은 2012년과 지난해 각각 433억원, 499억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반면 같은 기간 내부거래액은 76억원(18%)에서 178억원(36%)으로 확 늘었다.
 
재계 관계자는 “대현씨가 소유한 회사들의 움직임은 삼표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무관치 않다”고 단언했다. 이어 “삼표로지스틱스와 같이 내부거래로 덩치를 키운 뒤 삼표에 합병하는 방식으로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증여 대신 2∼3번만 합병이 반복되면 결국 그룹 경영권은 대현씨에게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든든한 자금줄
 
또 다른 관계자도 대현씨가 자신의 회사를 활용해 그룹 경영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향후 승계에 핵심고리가 될 대현씨의 회사들은 든든한 자금줄으로도 활용될 것”이라며 “계열사 지원으로 매출을 올리고 이를 토대로 배당을 받는 식으로 일종의 금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삼표일가 화려한 혼맥
 
삼표그룹은 화려한 혼맥으로 유명하다. 정도원 회장의 외아들 대현씨는 2011년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3남)의 장녀 윤희씨와 결혼했다.
 
대현씨는 윤희씨의 오빠 구본혁 LS니꼬동제련 상무와 친구 사이로, 두 사람은 어린시절부터 알고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친분으로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의 두 딸도 모두 재계에서 내로라하는 ‘있는 집’으로 시집갔다. 장녀 지선씨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외아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차녀 지윤씨는 고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남 박성빈 사운드파이프코리아 대표와 결혼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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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방부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해소하지 못한 건을 발본색원하려 했다. 특별수사본부 외에도 TF팀을 꾸렸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상규명 핵심 기관인 정보사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의혹의 상당수가 근거가 빈약해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인사도 문제다. 내란에 연루된 핵심 기관임에도 인적 쇄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본부에 조사관들이 상주까지 했는데 밝혀진 게 없다.” 한 정보사령부 영관급 장교의 말이다. 정보사를 둘러싼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와 헌법존중 TF(테스크포스)만으론 어림도 없다는 지적이 거세다. 제보와 투서 내란 특별검사팀의 후신인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정보사에는 대북공작 전문가들인 휴민트(HUMINT·인간정보·820)가 있다. 휴민트 부대인 HID(북파공작부대)와 이들을 지휘하는 100여단이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들은 대북공작 실행 부대로 전략·기획은 특수사업처가 담당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사 특수처는 최근 특수·대외·훈련평가 등 3개의 부서를 특수·대외로 개편했다. 신임 정보사령관에는 1988년 이진백 사령관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비육사 출신인 조선대학교 학군장교(ROTC)출신 박민영 육군정보학교장이 임명됐다. 참모장은 육사 출신 한모 준장, 정보단장은 하모 준장(3사)이 맡게 됐다. 100여단장이던 육사 출신 정모 준장은 제2작전사령부로 전보됐다. 국방부는 당분간 100여단장 자리를 공석 상태로 놔두기로 했다. 휴민트 조직이 12·3 내란에 깊숙하게 연루된 만큼 특수본의 수사가 끝난 이후 진급 심사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보사는 검찰과 경찰, 내란 특검팀 수사에 의해 부서명이 노출돼 기밀이 새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홍도 격화되고 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에 제보와 투서가 빗발치고 있는 점이 정보사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한 군 관계자는 “‘진급 시즌’ 때문이라고 해도 의혹에 그치는 제보가 많다. 중요한 내용도 있지만 타 부서의 간부를 언급하며 ‘문제가 있어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약물 공작’ 문건 본거지 특수처 압수수색 패스 논란의 인물들 되레 진급 “장군 인사로도 거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을 통해 드러난 ‘약물 공작 문건’ 이후에는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문건 작성자인 이모 대령(현 속초 HID 부대장)과 군무원 외에도 당시 특수처장이던 A 대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 조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확보한 해당 문건은 정보사 특수처 산하 대외 담당실에 존안돼있었다. 문건 작성 및 책임자인 A 대령과 이 대령 모두 특검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다만 특검팀의 수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 경찰 관계자는 “특수처 간부 중 일부는 수사에 협조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로 작성하게 됐다는 것 외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노상원 전 사령관과의 연결고리가 의심됐으나 정황을 포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는 관련 의혹을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실제 담당 조사관들은 정보사 안양 본부에 상주하면서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물 공작 문건 외에도 지난해 2월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준장)이 국회에서 증언했던 ‘2016 계획(가칭)’도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준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으로 있을 때 당시 노상원의 지시가 일반적이지 않았다”며 “대북 중요 임무를 6개월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불합리한 지시가 많았지만 특히 요원들을 폭사시키라던 지시가 생각난다. 노상원은 요원들에게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 보낸 뒤 임무를 끝내면 폭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 계획은 노상원 전 사령관이 취임 이후 자신의 비서실장과 특수처장, 사업단장을 해임한 이후 모의됐다. 일반적 공작처럼 북한 내 쿠데타를 야기하거나 우회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실제 수십명의 공작관들이 강제로 동원돼 노 전 사령관의 비상식적 계획을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상원 폭사 지시 ‘2016 계획’도 조사 바짝 붙었는데 빈손…진상규명 어려울 듯 한 국방부 관계자는 “TF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했던 건 사실”이라며 “차후 어디서 수사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복수의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2016 계획’이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한 이후에도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소실됐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 전 사령관은 2016 계획 외에도 대북공작 관련 보고서를 ‘특수’가 아닌 ‘일반’ 문서로 만들도록 지시했고 제한된 공간에 보관한 후 통제했다고 한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안양 본부에 가서 보고하는 절차에서 노상원이 직접 100여단을 방문해 보고를 받았다. 시스템이 이상하게 바뀌었는데 문상호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반 문서로 분류한 대북공작 문건들은 김용현에게 따로 보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노상원은 사실상 수년간 김용현에게 휴민트들이 작성한 첩보를 갖다 바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 정보기관 간 갈등도 폭발 직전이다. 또 다른 군 정보기관인 777사령부에 대한 ‘인사 차별’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777사령부에 소속된 시긴트(SIGINT·신호정보·820) 전문가들은 휴민트와 같은 820 정보병과다. 다만 ‘인간’과 ‘신호’로 구별될 정도로 업무 자체가 전혀 다르다. 정보사는 관행대로 육군 소장이 신임 정보사령관을 맡게 됐지만 777사령부는 공군 준장으로 격하 보직된 데 이어 지휘관의 군종까지 뒤집히는 전례 없는 조치가 단행됐다. 777사령부는 정보사와 다르게 내란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바 없다. 인사만 놓고 보면 두 군 정보기관 간 인사에 차이가 있다는 건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주먹구구 인사 국방부 인사를 담당하던 한 소식통은 “777 입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인사”라며 “정보사 육사 출신들의 진급이 대거 배제됐다고 해도 외형적으로만 그럴듯해 보이지 속사정은 다르다. 실질적 지휘 체계는 뒤바뀌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적 쇄신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TF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했다. 16일 조사를 마무리한 TF는 조만간 결과를 검토해 다음 달 13일까지 승진 취소 및 징계성 전보 등 인사 조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적어도 이날까지는 군 정보기관 내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