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수출 성공 이끈 주역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

뚝심 있는 도전, 한국 원전 역사 빛냈다


최근 멀리 중동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전력공사가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예상되는 경제적 기대가치만 400억 달러(약 47조원)에 달하는 이번 성과에 업계는 수주를 성공으로 이끈 주역들에 대한 칭찬을 쏟아놓고 있다.

이들 중 최대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한 사람이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이다. 그동안 UAE 원전수주의 실무전반을 총괄 지휘하며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그는 이번 성과로 다시 한 번 입지를 다지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전, 400억 달러 UAE 원전 해외건설 수주 성공
공사 취임 1년4개월 만에 초대형 프로젝트 결실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의 가슴 벅찬 감격이 기억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적 리더십과 온 국민의 성원으로 이제 그때 못 이룬 우승의 꿈을 이룬 듯합니다.” 지난 2009년 12월27일 UAE로부터 원자력발전 사업을 따낸 후 밝힌 김쌍수 한전 사장의 소감이다. 최종 계약 체결 직후 전해진 김 사장의 목소리에는 벅찬 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이번 사업 수주에 대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한국의 원전 기술이 이번 입찰과정을 통해서 세계무대에 우뚝 서게 됐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김 사장이 이렇듯 자신감을 드러낸 데는 그만큼 이번 사업 수주가 한전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기대 가치 4백억 달러
정부예산 6분의 1 수준

실제 한전이 수주한 이번 UAE 원전 사업은 중동지역 초대형 원전 건설 프로젝트다. 이번 계약으로 한전은 앞으로 UAE에 2017년 완공 예정인 첫 원전 1400MW급 신형경수로 APR1400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모두 4기의 원전을 건설하게 된다. 건설 사업에 필요한 인원만 11만여 명에 달한다. 거대한 원전 건설 규모에 맞게 한전이 이번 사업을 통해 얻게 될 경제적 가치도 크다.

우선 UAE로부터 받게 되는 초기 건설 계약금은 약 200억 달러다. 이는 국내 NF소나타 약 100만 대 또는 초대형 비행기 에어버스 A380 약 60대,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 180척을 수출한 효과와 맞먹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다. 한전은 이번 사업을 통해 원전 준공 이후에도 향후 60년 동안 원전 운영 및 유지보수 책임까지 맡았다.

한전은 이로써 UAE 원전운영사의 발전소 운전, 주요기기 교체 등 운영지원에 참여해 약 200억 달러의 추가적인 재원확보가 가능하게 됐다. 결국 이번 사업을 통해 한전이 얻게 될 경제적 가치는 총 40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는 한화로 약 47조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 292조원의 6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공사 지하에 ‘워룸’ 개설
입찰경쟁 위한 릴레이회의

이번 원전사업 수주는 경제가치뿐 아니라 한국 원전사업의 미래가치도 부여했다. 실제 한전의 UAE 원전 해외건설 수주는 한국 원자력발전 30년 역사 만에 이뤄진 첫 해외 원전수출 사업이다. 이는 세계에서도 미국,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에 이어 5번째 원전수출국으로 기록되는 것으로 원전수출 시장의 포문을 여는 계기가 됐다.

또한 이번 원전사업 수주는 프랑스와 미국, 일본 등 쟁쟁한 선진국들을 제치고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국가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입찰에 참여했던 프랑스는 지난 수십 년간 업계에서 명성을 이어 온 원전 최대 수출국이다. 업계 일각에선 한국과 프랑스를 두고 처음부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할 정도였다.

하지만 한전은 협상 마지막까지 최대 라이벌이었던 프랑스를 상대로 이번 사업을 따내는 데 성공하면서 국내 원전기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입증시켰다.
한전의 이 같은 성과는 단기간의 노력에 의한 결과는 아니다. 정부와 한전, 관계 기업, 업계 전문가 등 수많은 인력들이 1년여에 걸친 치열한 준비를 거친 끝에 이뤄낸 산물이다.

한전 지하에 ‘워룸’ 만들고 7개월간 진두지휘   
1200조원대 세계 원전 수출 시장 포문 열어


특히 한전의 수장인 김 사장의 노력은 남달랐다. 김 사장은 지난 2008년 취임 직후부터 원전수출 성공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그동안 충분한 기술력이 있음에도 해외 원전 수출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경쟁국과의 입찰 경쟁에서 매번 고배를 마셔야 했던 지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는 지난 수개월간 전쟁과 같은 사업수주 입찰 경쟁의 최전선에서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지난해 5월에는 UAE 원자력발전소 수주 업무를 위한 별도의 수주사령부도 설치했다. 김 사장의 아이디어로 마련된 이 사령부의 이름은 ‘워룸(War Room)’이다. 전쟁에 임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라는 김 사장의 메시지가 담긴 것이다. 한전 본사 지하 2층에 마련된 445㎡ 규모의 이곳 워룸에는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10여 개의 컨소시엄 사업자 80여 명이 함께했다. 그동안 각 기업에 흩어져 있던 실무진이 한곳에 모인 것이다.

이들은 이후 7개월간 지하 워룸에서 철저한 보안 속에 매일같이 협상 전략을 논의했다. 입찰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프랑스와 미국 등 강대국들의 공세가 거칠어지자 이들은 휴가도 반납한 채 워룸 한편에 마련된 10여 개의 야전침대에서 번갈아 잠을 청하며 대책을 강구하기도 했다.

LG전자 ‘혁신 전도자’
또 한 번 리더십 발휘

워룸까지 만들며 원전 수주에 열을 올린 김 사장과 실무진들의 열정은 공사 발주자인 UAE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세계 전문가로 구성된 UAE측 75명의 실사단은 현장을 찾아 워룸을 보고는 한국의 열정적인 모습에 대단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김 사장의 원전 수주를 위한 총력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난해 7월말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UAE로 날아갔을 뿐 아니라 10월 국내 공기업의 연중 최대 행사인 국정감사를 앞두고도 UAE를 방문했다.

지난해 10월에 들어 입찰 경쟁이 한국과 프랑스의 경쟁으로 좁혀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입찰전략에 대한 최종 점검을 위한 움직임이었던 것이다. 결국 지난 1여 년간 총력을 기울여 온 김 사장의 뚝심 있는 도전은 한국 원자력발전 30년 역사 만에 첫 원전수출이라는 뜻 깊은 기록을 낳았다. 사실 김 사장의 이번 원전수주는 수백억 규모의 경제적 가치 이외에 그 스스로에게도 의미 있는 성과다.

지난 2008년 8월, 전 LG전자 고문이었던 그는 공모를 통해 22:1의 경쟁률을 뚫고 한전 사장에 취임했다. LG전자 재직 당시 ‘혁신 전도사’로 불릴 정도로 창의적인 경영 능력을 발휘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 그는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1969년 당시 럭키금성에 입사한 후 금성사 공장장, LG전자 사장, LG 부회장 등을 거치며 업계에서 LG가전의 신화를 만들어 왔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당시 김 사장의 취임 소식에 한전 일부에선 김 사장의 경영능력이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에서도 통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김 사장이 전자사업에서는 토박이일지 모르나 전력업계에 대해서는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 최대의 약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일각의 부정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취임 후 특유의 추진력으로 이번 원전사업 수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것이다.

이에 업계에선 이번 성과에 대해 김 사장의 리더십이 한전에서도 다시 한 번 통했다고 입을 모은다. 민간기업 경영인에서 공기업 사장으로 변신한 그가 취임 1년 4개월 만에 값진 성과를 기록하며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김 사장의 원전수출 의지는 앞으로도 계속 될 전망이다. 그는 이번 UAE 원전 수주를 계기로 향후 1200조원대의 세계 원전시장을 선점하는 원전수출 최강국으로 부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다짐이다.

실제 한전은 오는 2010년까지 세계 원전시장에서 10기의 원전을 추가로 수주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특히 터키와 중국, 요르단 등을 원전 최우선 수출국가로 정한 한전이 이들과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해 3월 요르단을 방문해 요르단 국왕을 접견하고 원전 수주를 위한 협조를 구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엔 타너 일디즈 터키 에너지부 장관이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김 사장 등 원전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업계는 UAE에 이은 원전수출 두 번째 국가로 터키가 선정될 지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김쌍수 사장 프로필>

1945년 경북 김천 태생
1969년 한양대 공대 졸업
1969년 금성사 입사
1984년 LG전자 냉장고 공장장
1993년 상무이사
1996년 리빙시스템 사업본부장(상무)
1998년 부사장
2000년 디지털 어플라이언스(DA) 사업본부장
2001년 사장 승진
2003년 대표이사 부회장
2008년 현 KEPCO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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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