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에 이어 대표적인 섹시 가수로 손꼽히던 가수 아이비. 아이비가 2년8개월간의 아픔을 씻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아이비는 솔직했다. 힘든 시간을 겪은 덕분인지 편안해진 모습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웃음도 털털해졌고 눈매도 한층 깊어졌다. 인터뷰 내내 그의 대답과 표정에서 드러난 반듯함은 그에 대한 빗나간 시선마저도 관용하듯 당당했다.
‘박은혜’로 살지 ‘아이비’로 살지 고민…노래에 목말라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컴백…친근하게 다가서고 싶어
순식간의 추락이었다. 2007년 ‘유혹의 소나타’로 각종 음악시상식을 석권하며 최고란 찬사를 받던 아이비. 그러나 단 한 번의 불미스런 사건으로 인해 그의 이력엔 씻을 수 없는 멍이 들었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씁쓸하게 무대를 떠나야 했다.
처음엔 바쁠 땐 느끼지 못했던 자유로움에 마냥 좋았다. 하지만 항상 도전하는 것에 익숙하다가 갑자기 쉬게 되니 목적 없이 사는 것이 힘들었다. 이유도 없이 우울해지고 짜증만 났다.
아이비표 섹시는 ‘자신감’
“정말 인생의 갈림길이었어요. 평범한 박은혜로 살지, 가수 아이비로 살지 고민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스캔들로만 기억되기는 싫었죠. 무대에 서는 것, 노래하는 것이 너무 그리웠어요. 그 마음을 접을 수 없어 한 번 더 도전해보자고 결심했어요.”
2년8개월이란 제법 긴 시간이 지나고서야 찾아온 복귀 기회. 노래에 목말라 있던 갈증이 누구보다 더했던 아이비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행복하다.
“어쩌면 두 번 다시는 무대에 설 수 없던 상황에서 이렇게 노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행복해요. 다행히 별일 없이 지나갔고 좋게 다 해결되어 내가 참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3년 동안 많이 바뀐 것 같지만 활동하니까 너무 신나고 마음도 편하고 매일매일이 즐거워요. 저 행복해 보이지 않나요?”
수많은 사람들이 가수 아이비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섹시함’이다. 노출이 심한 것도 안무가 과한 것도 아닌데 아이비라는 이름엔 ‘섹시’라는 단어가 바늘과 실처럼 따라다닌다. ‘아이비표 섹시함’은 과연 뭘까.
“자신감이죠. 노출이나 외모 같은 외적인 섹시함보다는 무대에서 자신감 있게 느낌을 살리는 모습에서 섹시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사실 아이비는 처음부터 섹시 가수가 되려던 것은 아니었다. 4년이란 연습생 시절 동안 3년 정도를 발라드만 연습했다. 나중에서야 황금비율을 갖춘 그의 몸매에 댄스 제안이 들어왔고 그때부터 댄스 연습을 시작했다. 지금은 현란한 웨이브를 보여주는 아이비지만 처음 댄스를 배울 때는 뻣뻣함의 극치였다고.
몸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고 결국 섹시 가수로 거듭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효리에 이어 대표적인 섹시 가수로 손꼽히던 아이비가 본의 아니게 공백기를 갖자 손담비가 섹시 가수 타이틀을 빼앗아(?) 가 버렸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주변에서 이효리 선배와 많이 비교했어요. 원치 않는 비교에 솔직히 심적 부담도 많았어요. TV에 나오는 손담비를 보며 컴백에 대한 자극을 받기도 했어요. 하지만 서로 가지고 있는 재능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이미지와 색깔이 다르기에 무리한 비교는 맞지 않다고 봐요.”
아이비가 선보인 곡은 일렉트로닉 하우스풍의 댄스곡 ‘터치 미’. 군 제대한 가수 싸이가 곡을 써줘 화제가 됐다. 전보다 과감해진 율동과 퍼포먼스는 왕년의 아이비를 연상케 했다.
“안무 연습을 하다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어요. 매일 까지고 넘어지고 구르고 멍을 달고 살았죠. 하지만 괜찮아요. 노래를 할 수 있는 무대를 기다려왔으니까요. 1등을 하는 게 목표가 아니에요. 스타가 되기보다는 무대에 서는 것이 즐거워요. 그래서 재밌어요.”
“무대에 서면 행복”
아이비는 컴백을 하면서 전과는 다른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과거에는 무대 위의 모습 외에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자제하고 사생활은 철저히 베일 속에 감춰뒀던 그가 엠넷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이비 백>으로 돌아온 것.
“풀어야할 숙제가 많아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자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돌아왔어요. 무대에서의 모습 외에 인간 박은혜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없어 오히려 더 (스캔들 당시) 실망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결국 리얼리티도 음악의 연장선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솔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아이비가 되는 게 목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