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펴는 분양시장 ‘어디가 좋을까’

‘돈이 보이는’ 2014 베팅포인트

 최근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로 분양시장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와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의 증가 등 불안 요소가 상존해 있지만 국내 거시경제 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만큼 분양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개선 전망
재건축 단지·신도시 등 청약 열기

올해 아파트 분양 유망 지역은 ▲위례신도시,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GTX 개통 호재가 있는 고양 일산, 동탄2 신도시 ▲신분당선 연장이 추진되고 있는 삼송지구 ▲5호선 연장 추진이 되는 미사지구 ▲지방에서는 대구와 세종시, 혁신도시 등에서 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살아나고 집값 추가하락에 대한 불안요소가 줄면서 김포, 일산, 남양주 별내지구, 송도국제도시 등 미분양 아파트 시장도 관심을 받고 있다.

“혜택만 보고
투자 시 낭패”

아파트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자 침체되었던 상가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아파트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상가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규제가 풀리는 지식산업센터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임대규제폐지가 논의됨에 따라 올 상반기 산업집적화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 개정될 예정. 송파 문정지구, 영등포 문래동 등이 지식산업센터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송파 문정지구의 경우 최첨단 지식산업센터와 신흥 오피스텔촌 조성, 문정 법조단지 등 상주인구 및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어서 상가도 덩달아 인기가 높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강남역 일대, 신흥 오피스텔 촌이 조성되는 당산역 일대, 서울 G밸리 등 직장인 임대수요가 풍부한 대림역 등의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분양시장이 꾸준히 활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80만명의 관광객을 기록한 제주도도 신흥 수익형 분양시장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각종 호재가 있더라도 공급이 일시적으로 이뤄지거나 입지가 취약한 경우, 업체에서 내세우는 혜택만 보고 투자할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올해는 부동산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해보다 커지고 있지만 부동산은 팔 때도 고려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따라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양현장 인근에 진행되고 있는 개발호재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여부와 분양형 호텔의 경우 운영업체의 운영 경험 및 노하우 등이 있는지도 꼭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목되는 분양 현장이다.

l 아파트 l


▲일산 요진 와이시티 = 요진건설산업은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지하철 백석역 근처에 짓고 있는 주상복합 ‘일산 요진 와이시티’의 계약 조건을 변경해 잔여 물량을 분양 중이다. 계약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 중 5%도 은행 대출을 지원하는 조건을 걸었다. 따라서 중도금 60%를 포함해 대출 지원 비율은 65%로 늘어났다. 와이시티는 6만6039㎡ 부지에 공동주택, 업무시설, 판매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이뤄진다.
분양 중인 아파트는 지하 4층〜지상 59층 6개동에 2404가구다. 전용면적은 59〜244㎡로 구성된다. 전용 59㎡는 계약이 완료됐으며 84㎡ 일부 가구와 대형 평형 중 일부가 남아 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1390만원이다. 최고 59층 높이에 한강, 서해안, 북한산 등의 조망이 가능하도록 70% 이상의 가구를 2면이 개방된 형태로 설계했다. 거실의 2면이 개방되면서 조망권 확보와 탁월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 옥상에도 조경 시설을 설치해 녹지면적을 넓혔다.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다목적연회룸, 게스트룸, 도서관, 독서실, 놀이방, 실버룸, 코인세탁실 등의 커뮤니티시설도 들어온다. 각동 1층에는 호텔식 로비와 공부방이 조성된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주거·업무·상업·문화 등을 한번에 모두 이용할 수 있게 구성되는 점이 돋보인다. 입주는 2016년 6월 예정.

l 상가 l

▲하남 수산물복합단지 = 경기 하남시 풍산동 245-3번지 일대에 대규모 수산물 복합상가인 ‘하남 수산물복합단지’가 오는 3월 입점을 앞두고 임대계약이 속속 진행 중이다. 전체 분양률은 60% 이상, 1층 비중이 높아 매출이 전체 70% 정도 된다고 한다. 분양 관계자는 1층 92개 점포는 사실상 임대분양이 마감돼 상인들이 입주를 원해도 점포수가 없어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단지는 대지면적 1만8156㎡ 연면적 2만7273㎡ 부지에 지상 3〜4층 5개 단지, 건물 15개 동으로 건립되며, 206개 점포와 28세대의 공동주택으로 구성된다. 전국 최대 규모의 최신시설의 수산물 특화 복합단지로, 한 곳에서 모든 것(먹을거리·공연·문화)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복합몰이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경부고속도고, 외곽순환도로, 올림픽도로 등 탁월한 교통인프라와 서울 접근성으로 수산물 도소매를 위한 최적의 교통여건을 보유하고 있다. 배후 세대 또한 풍부하다. 고덕지구·풍산지구·강일지구 약 3만6000여가구, 하남지식산업센터(약 6000여명 상주) 등 및 하남 미사보금자리·고덕강일 보금자리 약 4만7000여가구, 강동 첨단업무단지 등이 조성되면 4만여명의 추가 수요가 예상된다.
점포 호실당 분양가는 3.3㎡당 1층 2300만〜2700만원 대이며, 2층 800만〜1000만원, 3층 700만〜800만원으로 전용률이 타 상가 대비 68〜85%선으로 높다. 공동주택은 3.3㎡당 750만〜810만원 선이며, 전용률 74%선이다. 시행은 아시아신탁, 시공은 고덕종합건설, 위탁은 리파인씨앤디에서 맡았다. 계약금 10%, 중도금 20%, 잔금 70%(대출가능, 금리는 신용도에 따라 차등적용) 계약조건이다. 임대수익률은 6.5〜9%대로 대출을 받을 시 9% 정도로 책정됐다. 입점은 2014년 3월 예정.


▲강남역 센트럴애비뉴 = 대우건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강남역 센트럴애비뉴’ 상가를 분양 중이다. 대형 오피스텔인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시티의 단지 내 상가로, 지하 2층〜지상 3층 총 110개 점포로 구성된다. 강남역 일대 건물 중 상업시설 점포수로는 최대 규모다. 상가 연면적은 1만3000㎡에 달한다. 지하철 신분당선과 환승이 가능한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약 34m 떨어져 있다. 강남역의 유동인구를 끌어들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또 주변이 테헤란로 일대 오피스빌딩가, 삼성타운 같은 사무실 밀집지역이어서 배후 고정수요가 풍부해 프랜차이즈나 식음료 사업도 유망하다.
총 728실(분양완료)에 달하는 오피스텔 입주민도 든든한 고정 수요다. 상가는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에 자주 적용되는 공간구조분석 기법을 토대로 유동인구가 상가 안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4개 면이 개방된 스트리트형으로 조성돼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들이기 유리한 구조다. 강남역 센트럴애비뉴 상가 분양사업부 윤성혁 이사는 “상가의 4개 면이 모두 외부에 개방된 스트리트형으로 설계돼 소비자의 발길이 안 닿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방문객에게 편리한 쇼핑여건을 제공하기 위해 동선 배치에도 신경을 썼다. 누드엘리베이터(1개소), 에스컬레이터(5개소), 계단실(3개소) 등을 설치해 이동이 편리하다. 일부 층엔 데크를 조성해 휴식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지하 2층에는 상가 방문자를 위한 전용 휴게실이 설치된다. 입점은 2015년 3월 예정.


▲문정 법조프라자 = 서울 송파구 문정동 택지개발사업지구 3-2BL에 ‘문정 법조프라자’가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934㎡에 연면적 7860㎡ 규모로, 지하 3층부터 지상 최고 10층 1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3.3㎡당 분양가는 상가가 990만〜4400만원선, 오피스는 890만〜1000만원선이다. 편의점, 문구점, 약국, 안경점, 제과점, 커피전문점, 전문식당, 은행, 병의원, 변호사·법무사·세무사 사무실 등이 권장업종이다. 계약조건은 계약금 15%, 중도금 45%, 잔금 40%다.
서울 동부지방법원·동부지방검찰청사 정문 앞에 위치해 변호사·법무사 및 종사자·민원인 등 유동인구가 끊이질 않은 입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8호선 문정역으로 향하는 동선상에 있기 때문에 유동인구 흡수에도 용이하다. 주변지역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위례신사선과 더불어 KTX 수서역이 개통될 경우 교통 프리미엄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행은 고운개발, 시공은 성산종합건설이 맡았고, 아시아신탁에서 자금을 관리한다. 주차는 50대가 가능하다. 입점 예정일은 2015년 9월.

회복세 아파트 따라 상가도 꿈틀
빗장 풀리는 지식산업센터 주목

l 오피스텔 l

▲당산역 태영 데시앙루브 = 태영건설은 ‘당산역 태영 데시앙루브’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지하 5층〜지상 15층 1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23〜28㎡ 4개 타입(23㎡ 28실, 24㎡ 42실, 25㎡ 28실, 28㎡ 252실)으로 총 350실 규모다. 지하철 2호선과 9호선이 교차하는 당산역이 도보로 3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오피스텔 한가운데 중정 마당을 설치해 입주민의 사생활 보호에 신경 썼고 자연채광과 통행, 개방감을 높였다. 주민편의시설로 옥상정원과 피트니스 센터를 갖췄다. 1층 필로티를 7m로 높게 설계하고 외관을 검은색으로 마감해 모던하게 디자인 한 것도 눈에 띈다.
준공을 득해 바로 입주가 가능하다. 당산역을 이용해 목동, 영등포, 여의도 일대로 진입하기 편리한 곳으로 도로상으로는 올림픽대로, 서부간선도로, 경인고속도로와 인접하고, 다수의 광역버스 및 시내버스 노선이 위치하여 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당산역 NC레디이스, 롯데계열의 창고형 할인마트 VIC마켓 등 젊은층을 겨냥한 대규모 상권도 밀집해 있다. 영등포역 인근으로 타임스퀘어, 신세계백화점, CGV 등 시설을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일일 유동인구 약 10만명에 상주인구 약 10만여명을 갖춘 여의도역에서 한 정거장인 3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대림역 포스큐 = 서울 2호선, 7호선 환승역인 대림역 역세권에 ‘대림역 포스큐’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분양 중이다. 이 오피스텔은 대림역 일대에서는 2년여 만에 신규 공급되는 상품으로 2년 전보다 가격은 낮췄으면서도 상품 경쟁력은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하 4층, 지상 20층, 1개동, 전체 464실 규모로 오피스텔 289실과 도시형 생활주택 175가구, 전용면적 19.01〜21.25㎡ 4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이중 A타입이 354가구로 가장 많다.
포스큐가 들어설 구로구 일대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 G밸리가 조성,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향후 ‘G밸리 2020프로젝트 비전’에 따라 첨단기업비율은 93%까지 높아지고, 25만명의 고용인구가 발생할 전망이다. 산업단지라 하면 자칫 ‘삭막함’을 연상할 수 있지만 도로명 주소에서도 알 수 있듯 공원과 인접한 쾌적한 입지를 자랑한다. 도로를 따라 길게 이어진 거리공원과 바로 마주하고 있는 데다,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도림천도 도보 1〜2분 거리다. 추운 날씨에도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띌 정도로 지역민들의 이용도가 높다.
분양가는 주력 평형인 A타입 기준으로 1억2300만〜1억2900만원대(VAT 포함)로 책정됐다. 지난 2011년 9월 대림역 일대에서 마지막으로 공급됐던 오피스텔의 같은 면적대 분양가보다 700만원가량 낮은 금액이다. 인근 임대료 시세는 현재 보증금 1000만원, 월 50만〜60만원 수준이다. 계약금 10%, 중도금 50% 무이자 융자 조건이다. 생보부동산신탁이 시행을, 포스코플랜텍이 시공을 맡았다. 모델하우스는 지하철 1·2호선 환승역 신도림역 2번 출구 테크노마트 맞은편에 마련돼 있다.

최고의 입지
저렴한 가격


▲JK라마다 앙코르 제주호텔 = 성형외과로 유명한 JK메디컬그룹의 JK는 제주도 제주시 연동 270-2번지 외 3필지에 수익형 호텔인 ‘JK 라마다 앙코르 제주호텔’을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1060㎡, 연면적 1만284㎡, 지하 3층〜지상 12층 규모로 총 225실이 공급된다. 모두 소형으로 구성돼 있어 투자 부담이 적고 환금성이 높다. 해당 사업지는 ‘제주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신제주 연동에 위치해 숙박시설로서 입지여건이 우수하다. 사업지에 삼무공원이 접해 있어 쾌적성이 뛰어나다. 인근에 더호텔, 로얄호텔, 그랜드호텔 등 숙박시설 밀집지역으로 다수 요식업체, 편의점과 바오젠거리(도보 5분거리), 신라면세점, 용두암(10분거리), 만장굴(15분거리), 성산일출봉(30분거리) 등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갖추고 있어 관광지로서 최고의 입지라 할 수 있다.
북으로는 바다와 공항조망이, 남으로는 삼무공원, 한라산 조망이 가능한 제주호텔은 오피스텔로 분양 후 레지던스로 용도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정식 호텔로 허가를 받아 분양을 한다. 실투자금 6000만〜7000만원대로 투자가 가능하다. 계약금 10%,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과 각종 부대시설이 갖춰진다. 제이케이에서 시행을, 일광 E&C에서 시공을, 코리아신탁에서 자금을 관리한다. 7호선 논현역 3번 출구에 견본주택을 오픈했다. 준공은 2016년 2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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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에 시비가 붙었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던 문제는 이제 결론만 남은 상태다. ‘모로 가도 수익만 내면 된다’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 5-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소송만 ▲손해배상 청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등 3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진행 중인 듯한 사업의 이면에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일요시사> 1539호 ‘<단독> 1조4000억원 세운5구역 재개발 복마전’(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0331) 기사 참조). 꼬리에 꼬리 사법 리스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원 7672㎡ 부지에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주로 참여 중인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PFV)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태영건설이 시공권과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GS건설이 인수했다. 대신자산운용이 업무시설에 대한 선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선매입 가격은 3.3㎡당 3500만원가량으로 계약금으로만 7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사업은 철거 단계로 예정대로 2030년에 개발이 끝나면 연면적 13만㎡가 넘는 최상급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문제는 몇 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사법 리스크’다. 검찰, 경찰에 고발된 몇몇 사건은 종결됐지만 일부는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송사에 휘말린 이들이 현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아무런 지분이 없는 ‘외부인’이라는 사실이다. 사업 초창기 기틀을 닦은 이른바 ‘개국공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의 송사에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는 시행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연루돼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자금 조달 역할로 합류했다. 부동산 매매, 분양 등을 하는 업체 대표 염모씨와 부동산 개발 관리 등을 하는 업체 공동대표 오모씨, 권모씨 등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 매입 자금이 부족해지자 이지스자산운용을 끌어들였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사업에 합류할 무렵 인허가 문제 등이) 어느 정도 진행돼있었고 저희가 투자하기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투자해 진행하면 안정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씨가 대표로 있는 연합와이앤제이(이하 연합)와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1월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은 50대 50으로 맞췄다. 여기에 연합은 오씨, 권씨, 최씨, 박 전 이사 등과 따로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 구조는 연합 50%, 오씨 30%, 권씨 10%, 최씨 7%, 박 전 이사 3% 등으로 구성됐다. 2030년 13만㎡ 업무복합시설 법정 공방 최소 3건 진행 중 2019년 6월 연합, 이지스자산운용, 국민은행(이지스펀드의 신탁사), 생보부동산신탁(현 교보자산신탁) 등은 주주협약서를 작성하고 ㈜세운5구역 PFV를 설립했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가 정식으로 구성된 것이다. 당시 지분 구조는 연합 47.1%, 이지스자산운용(17.2%)+이지스펀드(29.9%) 47.1%, 생보부동산신탁 5.8% 등이다. 대표이사는 염씨가 맡기로 했고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각 2명씩 이사를 추천해 총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연합 측에서는 염 대표와 박 전 이사가 이사로 참여했다. 이 구성은 박 전 이사가 2020년 8월14일 이사직을 사임할 때까지 유지됐다. 이후 염 대표가 이지스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빠져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염 대표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오간 돈, 이지스자산운용이 오씨와 권씨, 최씨 등에게 준 돈을 두고 불거졌다. 염 대표가 받은 378억원, 오씨 등 3명 등이 받은 94억원 등 약 480억원을 둘러싸고 소유권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세운5구역 PFV, 이지스자산운용은 돈을 지급한 주체라 송사에 연루돼있다. 이 소송은 당시 사업의 지분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시작됐기에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소송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동안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던 이사회 관련 소송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것. 세운5구역 PFV 4명의 이사 가운데 1명이었던 박 전 이사는 2023년 9월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6월20일부터 2020년 8월14일까지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기간 세운5구역 PFV가 진행했다고 알려진 이사회는 16번이다. 480억원 두고 초기 멤버 갈등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는 상근 직원이 없고 등기임원의 보수도 없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이사회는 업무 집행의 법률적 효력과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어쩌면 회사 그 자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사회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진행됐으니 그 결의 내용은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운5구역 PFV는 명목상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였던 만큼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실질적인 경영 주체(이지스자산운용), 총괄 관계자가 책임져야 한다. 리모컨을 누른 사람(이지스자산운용)이 문제지, 리모컨(세운5구역 PFV)이 잘못이 아닌 것과 같다”며 “14개월 동안 이사로 재직하다가 정기총회도 거치지 않고 중도 사퇴한 건 더 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릴 것 같아서였다”고 털어놨다. 박 전 이사는 이사회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고 서류 작업을 통해 조작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있다. 어디에도 서면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문구는 없다. 대표이사였던 염씨가 이사회를 소집 통지하는 과정에서 보낸 공문에도 정확하게 기재돼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91조(이사회의 결의방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 다만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 수단에 의해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가 입수한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 주식회사 이사회 소집통지’ 공문에 따르면 2020년 3월27일 오전 11시 이지스자산운용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방법’ 부분에 ‘직접 참석 or 컨퍼런스 콜’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방어 근거 무너지나 박 전 이사는 해당 이사회에 참석한 적 없지만, 자신의 막도장을 이용해 의결이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당일 다른 곳에 있던 적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전 이사는 “2019년 3차 이사회 이사록을 보면 그해 10월31일 재적 이사 전원 출석으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으로 기재돼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지인들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1시간가량 차이 나는 곳에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사회 결의는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이사는 이 내용을 가지고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염 대표 등을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전 이사가 재직 당시 이사회 소집이나 의사록 작성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불송치 처분했다. 박 전 이사는 “사후에 통보식으로 이사회 의결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이사회 자체의 절차적 하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은 물론 염 대표, 이지스자산운용 모두 물리적 행위 자체가 없었던, 그래서 의결 자체가 무효인 이사회를 무기로 각종 고소·고발건을 방어해 왔다”며 “이사회에서 특별 결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본인들이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서 등에 기재돼있는데도 그조차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가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룬 이사회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맺은 공동사업약정서에 따르면 ‘승인된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자본적 지출’은 이사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특별 결의사항은 재적 이사 전원의 동의로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원 절차적 하자 인정하면 사업 자체 흔들릴 가능성도 연합 등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값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염 대표와 오씨 등이 재개발 구역의 땅을 사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시행사가 직접 원주민에게 토지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그사이에 특수관계인을 끼워 넣어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의 근거 중 하나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땅값은 사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재개발사업에서는 토지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에 따라 하는 것이지, 정확한 시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너무 비싸게 샀다면 의사결정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의사회 결의는 무조건 다 있었고 더 큰 의사결정은 주주총회를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의 주장대로 이사회의 절차적 하자가 인정돼 그 존재 자체가 무효가 된다면 결의 내용 역시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 관련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세운5구역 PFV 이사의 발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4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그가 같은 이사였던 박 전 이사를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 온·오프라인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박 전 이사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전 이사는 “내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런데 서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다. 만나기는커녕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세운5구역 PFV 측은 그제야 대면 결의는 없었다고 인정하면서 서면 결의도 인정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서면으로 이사회 결의를 한다고 말하면 조합장이 당장 쫓겨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스자산운영 측은 “해당 건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며 향후 법적 과정에서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1심 판결 곧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경험이 풍부한 한 관계자는 “SPC가 설립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문제가 불거진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주무 관청의 인허가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