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명품도시 야망

지방에서 뺨 맞고 수원에서 분발 중(?)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가 이목을 끌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수원아이파크시티 분양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직접 마이크를 잡을 정도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좀처럼 매스컴에 등장하지 않는 정 회장이기에 재계는 그가 공들인 수원 분양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집중하는 분위기다. 일단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높은 청약률을 자랑하며 대박을 외치지만 업계는 아직 샴페인을 터트리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과거 현산이 명품아파트를 자신하며 대대적으로 홍보를 펼쳐왔던 지방 사업이 사업철수를 결정하는 등 비보가 전해지는 탓이다. 최근엔 수원사업 지역 인근의 비행장 소음이 도마에 오르면서 정 회장의 초특급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다. 지난달 18일, 정 회장은 분양을 앞둔 수원 아이파크시티를 알리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해 현산이 ‘명품브랜드’를 자신하며 내놓은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홍보를 위해 기자간담회를 연 지 1년8개월 만이다.

토지구입부터 분양까지 직접 공들인 수원아이파크… 사업비 3조원
전초기지 격인 지방 사업 성적표 나빠… 울산 ‘좌초’·부산 ‘미분양’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세계적인 건축가 벤 판 베르켈과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조경설계가인 로드베이크 발리옹과 함께 부지내의 하천을 복원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아파트 입면을 개발하는 등 차별화된 친환경 디자인 도시를 조성한 수원 아이파크시티에 대해 자랑했다.

뚜껑 열린 수원 아이파크시티
청약률 2.74:1 분위기 ‘후끈’

수원 아이파크시티는 현산이 회사의 브랜드를 걸고 추진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현산은 이를 위해 토지 구입부터 자금 조달·시공과 분양까지 모두 맡아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222-1 일대 100만㎡의 부지에 전국 최초 민간주도형 도시개발 방식으로 진행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땅값으로만 7000억원이 들었고 사업비가 3조원에 이른다.
 
2006년부터 사업을 추진해 온 현산은 2012년까지 공동주택, 단독주택 등 총 6594가구의 주거시설과 더불어 테마쇼핑몰, 복합상업시설, 공공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이 축적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유닛 완성도가 100%에 가깝다”며 “압구정 현대, 삼성동 아이파크, 해운대 아이파크 등 현대산업개발 고급 주거단지의 맥을 잇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수원에 조성될 것”이라며 성공을 자신했다.

상반기 실적 저하 만회 위해 사활 걸어
수원 청약률 ‘호조세’ 대박 외침은 일러


이 같은 기업 수장의 관심에 힘입어 수원 아이파크시티 모델하우스에는 오픈 첫날인 지난 4일 1만5000여 명을 시작으로 일주일간 7만여 명의 관람객들이 찾아와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람객의 뜨거운 관심은 신규분양 시장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청약으로까지 이어져 호조세를 보였다. 지난 9일부터 3일간 실시된 청약은 평균 2.74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마감됐다.

수원 아이파크시티가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면서 이번 사업에 사활을 건 정 회장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정 회장은 모델하우스 오픈을 한 달 앞두고부터는 매주 현장에 내려가 공사 진행상황에서부터 유니트 내부의 인테리어까지 꼼꼼히 챙길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전해진다.

그가 이렇게까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업계는 현산의  회사 자금 사정을 이유로 든다. 주택건설이 주력인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상반기 분양이 없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상반기에는 경기침체로 아파트를 팔아 봐야 팔리지도 않는데 무리하게 추진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내실 있는 경영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실을 강조하며 안정적인 선택을 강조했다는 현산의 상반기 영업실적은 꽤 실망스런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산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4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9%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1.9% 감소한 256억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책에 힘입은 결과 현대건설, GS건설 등 경쟁 건설사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현산의 이 같은 실적은 더욱 저평가된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상반기 분양 실적 ‘제로’
외형확장·사업 다각화 숙제

현산에 대한 증권가의 평도 좋지 않다. 현대증권은 “2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고, 유진투자증권도 “실적 부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도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투자를 현재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현산의 부진함에 대해 “주택사업과 국내 사업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해외 시장 진출 등 사업다각화와 실적향상을 위한 대책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산업개발의 희망이 되고 있는 수원 아이파크시티는 정 회장에게 매우 중요한 사업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 막 뚜껑을 연 수원프로젝트를 두고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전에 일각에선 이미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이는 과거 현산이 서울 삼성동 현대아이파크의 신화를 이을 야심작으로 소개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던 지방 사업들이 최근 잇따라 좋지 못한 결과를 내놓고 있는 데 기인한다.

실제 정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로 분양초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는 1년6개월이 넘는 현재까지 분양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모델하우스 측에 따르면 현재 잔여물량은 총 1361세대 가운데 10% 정도에 이른다. 41평형, 47평형, 48평형, 49평형, 52평형, 60평형 등 대형평수와 100평 이상의 초대형 평형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해운대 아이파크의 최고 상징이자 현대아이파크의 자존심과 같은 슈퍼펜트하우스 423.4㎡(128평형) 역시 분양에 실패했다. 이 슈퍼펜트하우스는 3.3㎡당 4300만원으로 분양가격만 55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울산·부산 지역사업 ‘좌초’
랜드마크 건설 홍보 무색

업계에 따르면 장기간 이어지는 미분양 행진에 정 회장은 직접 분양마감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부사장급 간부가 아예 부산 현지로 이사해 고객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물량을 소진하는 데는 역부족인 상황으로 업계는 부산의 랜드마크를 꿈꿨던 해운대 아이파크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산은 최근 울산 지역 대규모 분양 사업마저 포기를 선언했다. 현산은 당초 울산시 남구 신정동에 내년 9월 완공을 예정으로 총 886세대 규모의 ‘울산 문수로 2차 아이파크’를 건립 중이었다. 울산 문수로 2차 아이파크는 분양 초기 ‘동경과 꿈의 아파트’ ‘세상이 존경하는 자리’ 등으로 소개되며 계약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산은 언론을 통해 연일 최고의 청약률 기록, 경기불황에 이례적인 분양 성공 등 대대적인 홍보멘트로 기대감을 조성했다.

지역 언론은 “울산 문수로 2차 아이파크가 순위 내 청약에서 총 1051명이 접수해 평균 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울산지역에서 모집 가구 수를 넘어서는 청약률을 보이기는 극히 이례적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며 앞 다퉈 보도했다. 분양현장 관계자들도 “3.3㎥당 1600만원으로 울산 지역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하는 현대 문수로 2차 아이파크는 경기불황 속에서도 43%의 초기 계약률을 기록했다.

회장님 적극 홍보로‘체면치레’
전투비행장소음문제 관건


현대아이파크의 파워를 보여준 결과”라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처음의 열기와 달리 현산은 지난해 12월 이후 이 아파트의 건축 공사를 거의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분양률 저조와 시행사의 자금난으로 더 이상 사업을 진행 할 수 없게 된 탓이다. 실제 이 아파트는 알려진 바와 달리 전체 880여 세대 가운데 90여 세대만이 계약해 분양률이 10%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부동산 한 관계자는 “현산이 당시 지역의 랜드마크, 명품아파트 등을 운운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실상은 터무니없는 고분양가로 계약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현산 한 관계자는 “시행사인 현진예건이 금융거래상 신용문제가 발생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에 대한 기한의 이익상실로 정상적 사업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기에 부득이하게 계약을 해지했다”고 해명했다. 현산은 올 연말까지 현장사무실 등도 순차적으로 모두 철거할 방침이다.

결국 해당 아파트 건설현장은 재사업이 추진될 때까지 앙상한 철골구조만 남겨진 채 장기간 표류하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존 문수로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은 “아이파크라는 브랜드만 믿고 계약했는데 모든 책임을 시행사에게만 떠맡길 수 있는 것이냐”며 억울함을 호소하며 단체행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초기 기대를 모았던 현산의 지역 분양사업이 연일 도마에 오르면서 업계는 화제를 몰고 있는 정 회장의 수원 아이파크시티 사업 역시 거품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직접 팔을 걷어 부치고 홍보를 펼친 만큼 청약 성공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실제 계약까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라며 “최근 뒤늦게 청약자들 사이에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인근 수원 전투비행장의 소음 문제가 어떻게 작용할지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몽규 회장은 누구?

1962년 1월 출생
1980년 2월 서울 용산고등학교 졸업
1985년 2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 졸업
1988년 2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1988년 11월 현대자동차(주) 입사
1990년 2월 현대자동차(주) 이사 - 부품개발본부 담당
1991년 1월 현대자동차(주) 상무이사
1992년 3월 현대자동차(주) 전무이사
1993년 1월 현대자동차(주) 부사장 - 기획실, 자재본부 담당
1996년 1월~1998년12월 현대자동차(주) 회장
1997년 2월~1999년 1월 제5대 한국자동차공업협회 회장
1998년 7월 전국경제인연합회 한영 재계회의 한국위원장
1999년 ~현재 현대산업개발(주) 회장
2000년 3월 제33차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한국 대표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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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