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2014년 신작 열전

  • 최현경 mw2871@ilyosisa.co.kr
  • 등록 2014.01.06 11: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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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스크린·브라운관 ‘후끈후끈’

[일요시사=사회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가 밝았다. 방송계와 영화계에서도 신작으로 새해를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여줄 따뜻한 가족 드라마부터 중년 여성의 격정적인 사랑,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까지 올해 상반기 많은 이들을 울고 웃길 신작들을 소개한다.




2011년 배우 조여정, 최여진, 최송현이 동갑내기 친구로 출연한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는 30대 미혼 여성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달 1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이 그 인기를 이어간다.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는 홈쇼핑 회사에서 일하는 32살의 홈쇼핑 패션MD 신주연이 주인공이다. 경력 9년의 홈쇼핑 뉴브랜드 팀장인 신주연은 약육강식의 현실에 자신의 부드러운 천성을 숨기고 억척스러우면서도 계산적인 사람이 된 인물로,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26살의 주원을 만나면서 현실적이고 솔직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김소연과 KBS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극중 인물 여울의 호위무사 ‘곤’역을 맡은 배우 성준이 극중 신주연과 주안 역으로 주연을 맡았다. 얼마전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감성 연기 배우 알렉스가 김소연의 헤어진 전 남자친구로 등장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김소연·성준 주연
<로맨스가 필요해>

KBS 드라마 <예쁜 남자> 후속작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이하 <감격시대>) 역시 올해 가장 기대되는 드라마 중 하나다. 배우 김현중, 임수향, 진세연 등 차세대 연기자들을 필두로 김갑수, 김성오, 박철민 등의 명품 조연들이 출연한다. <감격시대>는 1930년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중일 낭만주먹들이 펼치는 사랑, 의리, 우정의 판타지를 그린 로맨틱 느와르(세상을 사람들의 탐욕이나 잔인성이 가득한 암울한 곳으로 묘사하는 기법) 드라마다.

2010년 MBC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에서 꽃미남 백승조 역을 맡은 김현중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는 순정의리파 ‘신정태’ 역을 맡았다. 뇌쇄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데쿠치 가야’ 역의 임수향과 훗날 유명한 가수로 성장하는 정태바라기 ‘김옥련’ 역의 진세연도 출연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많은 시청자들을 ‘응사앓이’하게 만든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지난달 28일 종영했다. <응답하라 1994>의 빈자리는 tvN 드라마 <응급남녀>가 채운다. <응급남녀>는 6년 전 이혼했던 원수같은 부부 오진희와 오창민이 병원 응급실에서 늦깍이 인턴으로 다시 만나면서 겪게 되는 사건들과 이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털털하고 화끈한 모습을 보여준 배우 송지효와 SBS 드라마 <상속자들> MBC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카리스마 연기를 선보인 배우 최진혁이 각각 오진희 역과 오창민 역에 캐스팅됐다. 이들은 사사건건 부딪힐 극중 모습과 달리 실제 촬영장에서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이필모, 최여진 등 개성이 강한 조연배우들과 지난해 섹시이미지로 남성들의 마음을 빼앗은 방송인 클라라가 극중 미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인턴 한아름 역으로 캐스팅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응급남녀>는 이달 24일 전파를 탈 예정이다.

2월에는 10부작으로 제작된 OCN 드라마 <귀신보는 형사 처용>(이하 <처용>)이 방영을 앞두고 있다. <처용>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 강력계 형사인 윤처용이 과거 사고 때문에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윤처용 역에는 KBS 드라마 <직장의 신>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 등에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던 배우 오지호가 맡았다.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 강력계 형사 윤처용은 2008년 불의의 사고로 파트너를 잃고 경찰생활을 그만 두지만, 7년 만에 복귀한다. 경찰서로 돌아온 처용은 7년 전 자신이 사고현장에서 구해준 여고생 하선우와 기억을 잃은 여고생 귀신 한나영을 만나 불가사의한 사건들을 해결해나간다. 배우 오지은과 여자 가수 그룹 시크릿의 전효성이 각각 하선우와 한나영 역을 맡았다. 특히 한나영 역의 전효성은 첫 드라마 출연에 “한나영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어서 끌릴 수 밖에 없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첫 방송 예정이었던 <처용>은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10회 모두 방송 이전에 사전 제작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올해 2월로 방영시기가 미뤄졌다.   

TV·영화 볼거리 풍성…벌써부터 기대만발
가족·감동 스토리에 눈뜨고 못볼 막장도

배우 겸 남자 가수 그룹 FT아일랜드의 이홍기와 모델 출신 연기자 양진성 등 젊은 배우들의 출연과 독특한 소재로 관심이 모아진 TV조선 드라마 <백년의 신부> 역시 2월 방영을 앞두고 있다.

재벌 2세의 사랑
<백년의 신부>


<백년의 신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가인 태양그룹의 장자에게 시집오는 첫 번째 신부는 죽는다는 저주와 이를 둘러싼 계략과 음모 속에서 찾은 진실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멜로 드라마다. 극중 까칠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서툰 재벌 2세 최강주와 엉뚱 발랄녀 나두림 역에 각각 이홍기와 양진성이 캐스팅됐다. 지난해 12월 경남 남해에서 첫 촬영을 시작한 <백년의 신부>는 남자 주인공인 이홍기가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귀가하던 중 빙판길에서 넘어져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으면서 드라마 촬영이 잠시 중단됐다. 이에 제작진은 “드라마 방영이 2월이기 때문에 촬영 스케줄과 첫 방송 일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드라마 제작을 맡은 아우라미디어 고대화 대표 프로듀서는 “(백년의 신부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드라마인 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벌써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선구매 의뢰가 잇따르고 있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캐스팅 라인도 매우 만족하며 각계의 관심에 좋은 드라마로 열심히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12년 4월 종영한 JTBC 드라마 <아내의 자격>에서 치과의사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 주부 ‘윤서래’ 역으로 열연했던 배우 김희애가 2년 만에 JTBC 드라마 <밀회>(가제)로 돌아왔다. 3월 방영 예정인 격정 멜로 드라마 <밀회(가제)>는 2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배우 김희애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는 우아함과 세련미를 갖춘 서한예술재단 기획실장인 40대 중년 여성 ‘오혜원’이 20대 피아노 천재 이선재를 만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과정을 그린다. 청초한 이미지의 김희애가 이번엔 젊은 남성과의 격정적인 멜로를 어떤 방식으로 소화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희애는 억척스러운 엄마로 출연한 영화 <우아한 거짓말>로 스크린계도 공략할 예정이다. <우아한 거짓말>은 소설가 김려령의 소설 ‘우아한 거짓말’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 14살 소녀 천지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희애를 비롯해 영화 <설국열차>에서 ‘요나’ 역을 맡아 성숙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고아성과 명품아역배우 김향기, 김유정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 <우아한 거짓말>은 2014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거친 남자의 사랑
<남자가 사랑할때>

<남자가 사랑할때>을 비롯한 올해 상반기 영화계에는 대한민국의 연기파 배우들이 선전한다. 배우 황정민과 한혜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는 친구의 사채업체에서 일하면서 교도소를 제 집처럼 들락거리는 대책 없고 거친 양아치 한태일이 큰 빚을 지고 자신의 아버지를 병간호하는 호정을 만나면서 난생 처음으로 사랑에 눈을 뜨게 되는 이야기다. 극중 한태일 역을 맡은 황정민은 사랑을 서툴게 표현하면서도 진한 눈물을 흘리는 상남자를 연기한다. <남자가 사랑할때>은 관람객 460만 여명을 모은 영화 <신세계>의 제작진과 황정민이 다시 만나면서 또 하나의 흥행작을 예고하고 있다. 당차고 씩씩한 ‘호정’역에는 대한민국 힐링녀 한혜진이 맡아 황정민과 호흡을 맞춘다. 얼마 전 예고편 영상에서 황정민의 오열연기로 기대감을 한층 높인 <남자가 사랑할때>은 1월 22일 개봉한다.

휴먼 코미디 영화 <수상한 그녀>는 올해 1월 개봉작 중 가장 기대되는 코믹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수상한 그녀>는 74세의 욕쟁이 할머니 ‘오말순’이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 ‘청춘 사진관’에 다녀온 후 스무살 꽃처녀의 나이로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오말순 역에는 실제 극중 인물과 나이가 같은 배우 나문희와 영화 <써니>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으로 연기력을 입증받은 배우 심은경이 맡았다. 영화 <써니>에서 어리숙한 전학생 나미 역으로 감칠맛나는 욕 연기를 선보인 심은경은 극중 스무살로 돌아간 오말순으로 분해 배우 박인환과 러브라인을 그리며 70대 할머니다운 걸음걸이와 구수한 말투를 소화했다.

동안 배우 박보영 역시 맛깔나는 욕쟁이 일진으로 영화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보영이 출연하는 영화 <피끓는 청춘>는 1982년 충청도를 배경으로 한 청춘들의 농촌 로맨스다. 영화는 충청도를 접수한 일진 영숙, 홍성공고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 홍성공고 싸움짱 광식의 삼각관계에 서울에서 전학온 ‘소희’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피끓는 청춘>은 차세대 배우들의 대거 등장과 연기 변신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KBS 드라마 <학교2013>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에서 활약해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은 배우 이종석은 여학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홍성공고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 역을 맡았다. 상대 배우로는 영화 <늑대소년> 등에서 청순한 소녀 역을 맡은 배우 박보영이 출연한다. 그동안의 영화와 상반되는 극중 인물 일진 ‘영숙’으로 출연하는 박보영은 “동네 노는 언니 역할인데 연기 변신보다는 숨겨왔던 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맡은 역할이 역할이라서 사투리로 욕을 해야 했는데 욕을 혼자 있을 때만 가끔 하더라도 촬영 때 많은 스태프 분들 앞에서 대놓고 하려니 민망하더라”며 출연소감을 밝혔다.

코믹바람이 부는 영화계의 1월에 반해 2월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북한의 지하종교 현실과 인권문제를 다룬 영화다. 코믹 전문 배우 김인권은 죽은 아내를 지키지 못해 죄의식을 가진 주철호로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지하교회 교인이라는 죄로 끌려간 수용소에서 아내의 사망을 겪은 철호는 2년 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교인들과의 탈북을 결심하지만 정치범 1범으로 의심받으면서 탈북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영화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돼 현실성을 더했다.

명품 배우들 귀환 돋보여
차세대 배우들 연기 변신

가제 ‘사도’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신이 보낸 사람>은 투자와 제작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크라우드 펀드(‘대중들로부터 자금을 모은다’는 의미로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으로 제작비를 마련하는가하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영화 개봉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있다. 이에 주연배우 김인권도 출연료 없이 재능 기부 형식으로 영화출연을 결정했다. 대중의 지지와 성원으로 제작된 <신이 보낸 사람>은 오는 2월 상영 예정이다.

감동적인 실화
<또 하나의 약속>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2007년 한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23살의 황유미 씨의 실화를 담았다. 2003년 고등학교 졸업 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 취직한 황유미 씨는 입사한 지 2년 만에 급성 백혈병의 진단을 받고 20개월 만에 사망했다. <또 하나의 약속>은 딸의 죽음 이후, 산재인정 판결을 받기 위해 대기업과 힘겨운 법정싸움을 벌이는 아버지 황상구 씨와 이를 돕는 노무사 이종란 씨의 이야기다. 극중 인물 ‘황상구’와 ‘이종란’ 역은 배우 박철민과 김규리가 맡았다. ‘황유미’ 역을 맡은 배우 박희정은 삭발까지 감행해 영화의 진정성을 더했다. 투자자의 섭외가 쉽지 않았던 영화는 제작두레 방식으로 시작됐다. 국내외에서 1만 명이 넘는 모금 후원자들과 개인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수억원의 영화 제작비가 마련됐다.

2월 6일에 개봉을 앞둔 <또 하나의 약속>은 지난해 12월 4000명의 관객을 모은 서울 시사회를 시작으로 대전, 대구 등을 거쳐 3만 전국 릴레이 시사회를 실행 중이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2014년 영화계 기대주는?

작년엔 정유미, 올해는 이주승

KT&G가 지난해 영화계를 빛낸 배우와 올해 가장 기대되는 신인 기대주를 선정했다.


2013년 최고의 국내 배우에는 영화 <우리 선희>에 출연한 배우 정유미, 영화 <더 테러 라이브>의 하정우가 선정됐다. 반면 올해 가장 기대되는 영화 배우를 선정하는 ‘2014 뉴 아이콘(NEW ICON)’으로는 영화 <셔틀곡>에서 ‘민재’ 역의 배우 이주승을 꼽았다. 

<셔틀콕>은 사고로 부모를 잃은 후, 부모의 유산을 갖고 잠적한 의붓 누나를 찾아나선 의붓 형제 민호, 은호의 이야기다. 부산국제영화제의 화제작 <셔틀콕>은 이주승에게 지난달 열린 2013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겨줬다. 이주승은 영화 <청계천의 개>에서 조연으로 데뷔해 영화 <간증> <U.F.O> 등에 출연하면서 연기력을 쌓았다.

한편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외국 배우로는 영화 <러스트 앤 본>의 마리옹 꼬띠아르와 영화 <쇼를 사랑한 남자>의 마이클 더글라스가 꼽혔고, 올해 기대주로는 <인 사이드 르윈>의 오스카 아이삭이 선정됐다. 선정된 배우들의 출연 작품은 서울 홍대 KT&G상상마당 시네마에서 매일 3편 이상 상영한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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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