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2014년 신작 열전

  • 최현경 mw2871@ilyosisa.co.kr
  • 등록 2014.01.06 11: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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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스크린·브라운관 ‘후끈후끈’

[일요시사=사회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가 밝았다. 방송계와 영화계에서도 신작으로 새해를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여줄 따뜻한 가족 드라마부터 중년 여성의 격정적인 사랑,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까지 올해 상반기 많은 이들을 울고 웃길 신작들을 소개한다.




2011년 배우 조여정, 최여진, 최송현이 동갑내기 친구로 출연한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는 30대 미혼 여성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달 1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이 그 인기를 이어간다.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는 홈쇼핑 회사에서 일하는 32살의 홈쇼핑 패션MD 신주연이 주인공이다. 경력 9년의 홈쇼핑 뉴브랜드 팀장인 신주연은 약육강식의 현실에 자신의 부드러운 천성을 숨기고 억척스러우면서도 계산적인 사람이 된 인물로,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26살의 주원을 만나면서 현실적이고 솔직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김소연과 KBS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극중 인물 여울의 호위무사 ‘곤’역을 맡은 배우 성준이 극중 신주연과 주안 역으로 주연을 맡았다. 얼마전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감성 연기 배우 알렉스가 김소연의 헤어진 전 남자친구로 등장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김소연·성준 주연
<로맨스가 필요해>

KBS 드라마 <예쁜 남자> 후속작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이하 <감격시대>) 역시 올해 가장 기대되는 드라마 중 하나다. 배우 김현중, 임수향, 진세연 등 차세대 연기자들을 필두로 김갑수, 김성오, 박철민 등의 명품 조연들이 출연한다. <감격시대>는 1930년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중일 낭만주먹들이 펼치는 사랑, 의리, 우정의 판타지를 그린 로맨틱 느와르(세상을 사람들의 탐욕이나 잔인성이 가득한 암울한 곳으로 묘사하는 기법) 드라마다.

2010년 MBC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에서 꽃미남 백승조 역을 맡은 김현중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는 순정의리파 ‘신정태’ 역을 맡았다. 뇌쇄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데쿠치 가야’ 역의 임수향과 훗날 유명한 가수로 성장하는 정태바라기 ‘김옥련’ 역의 진세연도 출연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많은 시청자들을 ‘응사앓이’하게 만든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지난달 28일 종영했다. <응답하라 1994>의 빈자리는 tvN 드라마 <응급남녀>가 채운다. <응급남녀>는 6년 전 이혼했던 원수같은 부부 오진희와 오창민이 병원 응급실에서 늦깍이 인턴으로 다시 만나면서 겪게 되는 사건들과 이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털털하고 화끈한 모습을 보여준 배우 송지효와 SBS 드라마 <상속자들> MBC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카리스마 연기를 선보인 배우 최진혁이 각각 오진희 역과 오창민 역에 캐스팅됐다. 이들은 사사건건 부딪힐 극중 모습과 달리 실제 촬영장에서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이필모, 최여진 등 개성이 강한 조연배우들과 지난해 섹시이미지로 남성들의 마음을 빼앗은 방송인 클라라가 극중 미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인턴 한아름 역으로 캐스팅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응급남녀>는 이달 24일 전파를 탈 예정이다.

2월에는 10부작으로 제작된 OCN 드라마 <귀신보는 형사 처용>(이하 <처용>)이 방영을 앞두고 있다. <처용>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 강력계 형사인 윤처용이 과거 사고 때문에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윤처용 역에는 KBS 드라마 <직장의 신>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 등에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던 배우 오지호가 맡았다.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 강력계 형사 윤처용은 2008년 불의의 사고로 파트너를 잃고 경찰생활을 그만 두지만, 7년 만에 복귀한다. 경찰서로 돌아온 처용은 7년 전 자신이 사고현장에서 구해준 여고생 하선우와 기억을 잃은 여고생 귀신 한나영을 만나 불가사의한 사건들을 해결해나간다. 배우 오지은과 여자 가수 그룹 시크릿의 전효성이 각각 하선우와 한나영 역을 맡았다. 특히 한나영 역의 전효성은 첫 드라마 출연에 “한나영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어서 끌릴 수 밖에 없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첫 방송 예정이었던 <처용>은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10회 모두 방송 이전에 사전 제작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올해 2월로 방영시기가 미뤄졌다.   

TV·영화 볼거리 풍성…벌써부터 기대만발
가족·감동 스토리에 눈뜨고 못볼 막장도

배우 겸 남자 가수 그룹 FT아일랜드의 이홍기와 모델 출신 연기자 양진성 등 젊은 배우들의 출연과 독특한 소재로 관심이 모아진 TV조선 드라마 <백년의 신부> 역시 2월 방영을 앞두고 있다.

재벌 2세의 사랑
<백년의 신부>


<백년의 신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가인 태양그룹의 장자에게 시집오는 첫 번째 신부는 죽는다는 저주와 이를 둘러싼 계략과 음모 속에서 찾은 진실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멜로 드라마다. 극중 까칠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서툰 재벌 2세 최강주와 엉뚱 발랄녀 나두림 역에 각각 이홍기와 양진성이 캐스팅됐다. 지난해 12월 경남 남해에서 첫 촬영을 시작한 <백년의 신부>는 남자 주인공인 이홍기가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귀가하던 중 빙판길에서 넘어져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으면서 드라마 촬영이 잠시 중단됐다. 이에 제작진은 “드라마 방영이 2월이기 때문에 촬영 스케줄과 첫 방송 일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드라마 제작을 맡은 아우라미디어 고대화 대표 프로듀서는 “(백년의 신부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드라마인 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벌써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선구매 의뢰가 잇따르고 있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캐스팅 라인도 매우 만족하며 각계의 관심에 좋은 드라마로 열심히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12년 4월 종영한 JTBC 드라마 <아내의 자격>에서 치과의사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 주부 ‘윤서래’ 역으로 열연했던 배우 김희애가 2년 만에 JTBC 드라마 <밀회>(가제)로 돌아왔다. 3월 방영 예정인 격정 멜로 드라마 <밀회(가제)>는 2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배우 김희애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는 우아함과 세련미를 갖춘 서한예술재단 기획실장인 40대 중년 여성 ‘오혜원’이 20대 피아노 천재 이선재를 만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과정을 그린다. 청초한 이미지의 김희애가 이번엔 젊은 남성과의 격정적인 멜로를 어떤 방식으로 소화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희애는 억척스러운 엄마로 출연한 영화 <우아한 거짓말>로 스크린계도 공략할 예정이다. <우아한 거짓말>은 소설가 김려령의 소설 ‘우아한 거짓말’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 14살 소녀 천지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희애를 비롯해 영화 <설국열차>에서 ‘요나’ 역을 맡아 성숙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고아성과 명품아역배우 김향기, 김유정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 <우아한 거짓말>은 2014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거친 남자의 사랑
<남자가 사랑할때>

<남자가 사랑할때>을 비롯한 올해 상반기 영화계에는 대한민국의 연기파 배우들이 선전한다. 배우 황정민과 한혜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는 친구의 사채업체에서 일하면서 교도소를 제 집처럼 들락거리는 대책 없고 거친 양아치 한태일이 큰 빚을 지고 자신의 아버지를 병간호하는 호정을 만나면서 난생 처음으로 사랑에 눈을 뜨게 되는 이야기다. 극중 한태일 역을 맡은 황정민은 사랑을 서툴게 표현하면서도 진한 눈물을 흘리는 상남자를 연기한다. <남자가 사랑할때>은 관람객 460만 여명을 모은 영화 <신세계>의 제작진과 황정민이 다시 만나면서 또 하나의 흥행작을 예고하고 있다. 당차고 씩씩한 ‘호정’역에는 대한민국 힐링녀 한혜진이 맡아 황정민과 호흡을 맞춘다. 얼마 전 예고편 영상에서 황정민의 오열연기로 기대감을 한층 높인 <남자가 사랑할때>은 1월 22일 개봉한다.

휴먼 코미디 영화 <수상한 그녀>는 올해 1월 개봉작 중 가장 기대되는 코믹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수상한 그녀>는 74세의 욕쟁이 할머니 ‘오말순’이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 ‘청춘 사진관’에 다녀온 후 스무살 꽃처녀의 나이로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오말순 역에는 실제 극중 인물과 나이가 같은 배우 나문희와 영화 <써니>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으로 연기력을 입증받은 배우 심은경이 맡았다. 영화 <써니>에서 어리숙한 전학생 나미 역으로 감칠맛나는 욕 연기를 선보인 심은경은 극중 스무살로 돌아간 오말순으로 분해 배우 박인환과 러브라인을 그리며 70대 할머니다운 걸음걸이와 구수한 말투를 소화했다.

동안 배우 박보영 역시 맛깔나는 욕쟁이 일진으로 영화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보영이 출연하는 영화 <피끓는 청춘>는 1982년 충청도를 배경으로 한 청춘들의 농촌 로맨스다. 영화는 충청도를 접수한 일진 영숙, 홍성공고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 홍성공고 싸움짱 광식의 삼각관계에 서울에서 전학온 ‘소희’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피끓는 청춘>은 차세대 배우들의 대거 등장과 연기 변신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KBS 드라마 <학교2013>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에서 활약해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은 배우 이종석은 여학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홍성공고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 역을 맡았다. 상대 배우로는 영화 <늑대소년> 등에서 청순한 소녀 역을 맡은 배우 박보영이 출연한다. 그동안의 영화와 상반되는 극중 인물 일진 ‘영숙’으로 출연하는 박보영은 “동네 노는 언니 역할인데 연기 변신보다는 숨겨왔던 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맡은 역할이 역할이라서 사투리로 욕을 해야 했는데 욕을 혼자 있을 때만 가끔 하더라도 촬영 때 많은 스태프 분들 앞에서 대놓고 하려니 민망하더라”며 출연소감을 밝혔다.

코믹바람이 부는 영화계의 1월에 반해 2월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북한의 지하종교 현실과 인권문제를 다룬 영화다. 코믹 전문 배우 김인권은 죽은 아내를 지키지 못해 죄의식을 가진 주철호로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지하교회 교인이라는 죄로 끌려간 수용소에서 아내의 사망을 겪은 철호는 2년 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교인들과의 탈북을 결심하지만 정치범 1범으로 의심받으면서 탈북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영화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돼 현실성을 더했다.

명품 배우들 귀환 돋보여
차세대 배우들 연기 변신

가제 ‘사도’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신이 보낸 사람>은 투자와 제작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크라우드 펀드(‘대중들로부터 자금을 모은다’는 의미로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으로 제작비를 마련하는가하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영화 개봉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있다. 이에 주연배우 김인권도 출연료 없이 재능 기부 형식으로 영화출연을 결정했다. 대중의 지지와 성원으로 제작된 <신이 보낸 사람>은 오는 2월 상영 예정이다.

감동적인 실화
<또 하나의 약속>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2007년 한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23살의 황유미 씨의 실화를 담았다. 2003년 고등학교 졸업 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 취직한 황유미 씨는 입사한 지 2년 만에 급성 백혈병의 진단을 받고 20개월 만에 사망했다. <또 하나의 약속>은 딸의 죽음 이후, 산재인정 판결을 받기 위해 대기업과 힘겨운 법정싸움을 벌이는 아버지 황상구 씨와 이를 돕는 노무사 이종란 씨의 이야기다. 극중 인물 ‘황상구’와 ‘이종란’ 역은 배우 박철민과 김규리가 맡았다. ‘황유미’ 역을 맡은 배우 박희정은 삭발까지 감행해 영화의 진정성을 더했다. 투자자의 섭외가 쉽지 않았던 영화는 제작두레 방식으로 시작됐다. 국내외에서 1만 명이 넘는 모금 후원자들과 개인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수억원의 영화 제작비가 마련됐다.

2월 6일에 개봉을 앞둔 <또 하나의 약속>은 지난해 12월 4000명의 관객을 모은 서울 시사회를 시작으로 대전, 대구 등을 거쳐 3만 전국 릴레이 시사회를 실행 중이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2014년 영화계 기대주는?

작년엔 정유미, 올해는 이주승

KT&G가 지난해 영화계를 빛낸 배우와 올해 가장 기대되는 신인 기대주를 선정했다.


2013년 최고의 국내 배우에는 영화 <우리 선희>에 출연한 배우 정유미, 영화 <더 테러 라이브>의 하정우가 선정됐다. 반면 올해 가장 기대되는 영화 배우를 선정하는 ‘2014 뉴 아이콘(NEW ICON)’으로는 영화 <셔틀곡>에서 ‘민재’ 역의 배우 이주승을 꼽았다. 

<셔틀콕>은 사고로 부모를 잃은 후, 부모의 유산을 갖고 잠적한 의붓 누나를 찾아나선 의붓 형제 민호, 은호의 이야기다. 부산국제영화제의 화제작 <셔틀콕>은 이주승에게 지난달 열린 2013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겨줬다. 이주승은 영화 <청계천의 개>에서 조연으로 데뷔해 영화 <간증> <U.F.O> 등에 출연하면서 연기력을 쌓았다.

한편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외국 배우로는 영화 <러스트 앤 본>의 마리옹 꼬띠아르와 영화 <쇼를 사랑한 남자>의 마이클 더글라스가 꼽혔고, 올해 기대주로는 <인 사이드 르윈>의 오스카 아이삭이 선정됐다. 선정된 배우들의 출연 작품은 서울 홍대 KT&G상상마당 시네마에서 매일 3편 이상 상영한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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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