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2014년 신작 열전

  • 최현경 mw2871@ilyosisa.co.kr
  • 등록 2014.01.06 11: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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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스크린·브라운관 ‘후끈후끈’

[일요시사=사회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가 밝았다. 방송계와 영화계에서도 신작으로 새해를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여줄 따뜻한 가족 드라마부터 중년 여성의 격정적인 사랑,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까지 올해 상반기 많은 이들을 울고 웃길 신작들을 소개한다.




2011년 배우 조여정, 최여진, 최송현이 동갑내기 친구로 출연한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는 30대 미혼 여성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달 1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이 그 인기를 이어간다.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는 홈쇼핑 회사에서 일하는 32살의 홈쇼핑 패션MD 신주연이 주인공이다. 경력 9년의 홈쇼핑 뉴브랜드 팀장인 신주연은 약육강식의 현실에 자신의 부드러운 천성을 숨기고 억척스러우면서도 계산적인 사람이 된 인물로,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26살의 주원을 만나면서 현실적이고 솔직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김소연과 KBS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극중 인물 여울의 호위무사 ‘곤’역을 맡은 배우 성준이 극중 신주연과 주안 역으로 주연을 맡았다. 얼마전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감성 연기 배우 알렉스가 김소연의 헤어진 전 남자친구로 등장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김소연·성준 주연
<로맨스가 필요해>

KBS 드라마 <예쁜 남자> 후속작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이하 <감격시대>) 역시 올해 가장 기대되는 드라마 중 하나다. 배우 김현중, 임수향, 진세연 등 차세대 연기자들을 필두로 김갑수, 김성오, 박철민 등의 명품 조연들이 출연한다. <감격시대>는 1930년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중일 낭만주먹들이 펼치는 사랑, 의리, 우정의 판타지를 그린 로맨틱 느와르(세상을 사람들의 탐욕이나 잔인성이 가득한 암울한 곳으로 묘사하는 기법) 드라마다.

2010년 MBC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에서 꽃미남 백승조 역을 맡은 김현중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는 순정의리파 ‘신정태’ 역을 맡았다. 뇌쇄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데쿠치 가야’ 역의 임수향과 훗날 유명한 가수로 성장하는 정태바라기 ‘김옥련’ 역의 진세연도 출연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많은 시청자들을 ‘응사앓이’하게 만든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지난달 28일 종영했다. <응답하라 1994>의 빈자리는 tvN 드라마 <응급남녀>가 채운다. <응급남녀>는 6년 전 이혼했던 원수같은 부부 오진희와 오창민이 병원 응급실에서 늦깍이 인턴으로 다시 만나면서 겪게 되는 사건들과 이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털털하고 화끈한 모습을 보여준 배우 송지효와 SBS 드라마 <상속자들> MBC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카리스마 연기를 선보인 배우 최진혁이 각각 오진희 역과 오창민 역에 캐스팅됐다. 이들은 사사건건 부딪힐 극중 모습과 달리 실제 촬영장에서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이필모, 최여진 등 개성이 강한 조연배우들과 지난해 섹시이미지로 남성들의 마음을 빼앗은 방송인 클라라가 극중 미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인턴 한아름 역으로 캐스팅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응급남녀>는 이달 24일 전파를 탈 예정이다.

2월에는 10부작으로 제작된 OCN 드라마 <귀신보는 형사 처용>(이하 <처용>)이 방영을 앞두고 있다. <처용>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 강력계 형사인 윤처용이 과거 사고 때문에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윤처용 역에는 KBS 드라마 <직장의 신>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 등에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던 배우 오지호가 맡았다.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 강력계 형사 윤처용은 2008년 불의의 사고로 파트너를 잃고 경찰생활을 그만 두지만, 7년 만에 복귀한다. 경찰서로 돌아온 처용은 7년 전 자신이 사고현장에서 구해준 여고생 하선우와 기억을 잃은 여고생 귀신 한나영을 만나 불가사의한 사건들을 해결해나간다. 배우 오지은과 여자 가수 그룹 시크릿의 전효성이 각각 하선우와 한나영 역을 맡았다. 특히 한나영 역의 전효성은 첫 드라마 출연에 “한나영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어서 끌릴 수 밖에 없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첫 방송 예정이었던 <처용>은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10회 모두 방송 이전에 사전 제작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올해 2월로 방영시기가 미뤄졌다.   

TV·영화 볼거리 풍성…벌써부터 기대만발
가족·감동 스토리에 눈뜨고 못볼 막장도

배우 겸 남자 가수 그룹 FT아일랜드의 이홍기와 모델 출신 연기자 양진성 등 젊은 배우들의 출연과 독특한 소재로 관심이 모아진 TV조선 드라마 <백년의 신부> 역시 2월 방영을 앞두고 있다.

재벌 2세의 사랑
<백년의 신부>


<백년의 신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가인 태양그룹의 장자에게 시집오는 첫 번째 신부는 죽는다는 저주와 이를 둘러싼 계략과 음모 속에서 찾은 진실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멜로 드라마다. 극중 까칠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서툰 재벌 2세 최강주와 엉뚱 발랄녀 나두림 역에 각각 이홍기와 양진성이 캐스팅됐다. 지난해 12월 경남 남해에서 첫 촬영을 시작한 <백년의 신부>는 남자 주인공인 이홍기가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귀가하던 중 빙판길에서 넘어져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으면서 드라마 촬영이 잠시 중단됐다. 이에 제작진은 “드라마 방영이 2월이기 때문에 촬영 스케줄과 첫 방송 일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드라마 제작을 맡은 아우라미디어 고대화 대표 프로듀서는 “(백년의 신부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드라마인 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벌써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선구매 의뢰가 잇따르고 있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캐스팅 라인도 매우 만족하며 각계의 관심에 좋은 드라마로 열심히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12년 4월 종영한 JTBC 드라마 <아내의 자격>에서 치과의사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 주부 ‘윤서래’ 역으로 열연했던 배우 김희애가 2년 만에 JTBC 드라마 <밀회>(가제)로 돌아왔다. 3월 방영 예정인 격정 멜로 드라마 <밀회(가제)>는 2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배우 김희애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는 우아함과 세련미를 갖춘 서한예술재단 기획실장인 40대 중년 여성 ‘오혜원’이 20대 피아노 천재 이선재를 만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과정을 그린다. 청초한 이미지의 김희애가 이번엔 젊은 남성과의 격정적인 멜로를 어떤 방식으로 소화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희애는 억척스러운 엄마로 출연한 영화 <우아한 거짓말>로 스크린계도 공략할 예정이다. <우아한 거짓말>은 소설가 김려령의 소설 ‘우아한 거짓말’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 14살 소녀 천지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희애를 비롯해 영화 <설국열차>에서 ‘요나’ 역을 맡아 성숙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고아성과 명품아역배우 김향기, 김유정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 <우아한 거짓말>은 2014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거친 남자의 사랑
<남자가 사랑할때>

<남자가 사랑할때>을 비롯한 올해 상반기 영화계에는 대한민국의 연기파 배우들이 선전한다. 배우 황정민과 한혜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는 친구의 사채업체에서 일하면서 교도소를 제 집처럼 들락거리는 대책 없고 거친 양아치 한태일이 큰 빚을 지고 자신의 아버지를 병간호하는 호정을 만나면서 난생 처음으로 사랑에 눈을 뜨게 되는 이야기다. 극중 한태일 역을 맡은 황정민은 사랑을 서툴게 표현하면서도 진한 눈물을 흘리는 상남자를 연기한다. <남자가 사랑할때>은 관람객 460만 여명을 모은 영화 <신세계>의 제작진과 황정민이 다시 만나면서 또 하나의 흥행작을 예고하고 있다. 당차고 씩씩한 ‘호정’역에는 대한민국 힐링녀 한혜진이 맡아 황정민과 호흡을 맞춘다. 얼마 전 예고편 영상에서 황정민의 오열연기로 기대감을 한층 높인 <남자가 사랑할때>은 1월 22일 개봉한다.

휴먼 코미디 영화 <수상한 그녀>는 올해 1월 개봉작 중 가장 기대되는 코믹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수상한 그녀>는 74세의 욕쟁이 할머니 ‘오말순’이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 ‘청춘 사진관’에 다녀온 후 스무살 꽃처녀의 나이로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오말순 역에는 실제 극중 인물과 나이가 같은 배우 나문희와 영화 <써니>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으로 연기력을 입증받은 배우 심은경이 맡았다. 영화 <써니>에서 어리숙한 전학생 나미 역으로 감칠맛나는 욕 연기를 선보인 심은경은 극중 스무살로 돌아간 오말순으로 분해 배우 박인환과 러브라인을 그리며 70대 할머니다운 걸음걸이와 구수한 말투를 소화했다.

동안 배우 박보영 역시 맛깔나는 욕쟁이 일진으로 영화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보영이 출연하는 영화 <피끓는 청춘>는 1982년 충청도를 배경으로 한 청춘들의 농촌 로맨스다. 영화는 충청도를 접수한 일진 영숙, 홍성공고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 홍성공고 싸움짱 광식의 삼각관계에 서울에서 전학온 ‘소희’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피끓는 청춘>은 차세대 배우들의 대거 등장과 연기 변신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KBS 드라마 <학교2013>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에서 활약해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은 배우 이종석은 여학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홍성공고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 역을 맡았다. 상대 배우로는 영화 <늑대소년> 등에서 청순한 소녀 역을 맡은 배우 박보영이 출연한다. 그동안의 영화와 상반되는 극중 인물 일진 ‘영숙’으로 출연하는 박보영은 “동네 노는 언니 역할인데 연기 변신보다는 숨겨왔던 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맡은 역할이 역할이라서 사투리로 욕을 해야 했는데 욕을 혼자 있을 때만 가끔 하더라도 촬영 때 많은 스태프 분들 앞에서 대놓고 하려니 민망하더라”며 출연소감을 밝혔다.

코믹바람이 부는 영화계의 1월에 반해 2월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북한의 지하종교 현실과 인권문제를 다룬 영화다. 코믹 전문 배우 김인권은 죽은 아내를 지키지 못해 죄의식을 가진 주철호로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지하교회 교인이라는 죄로 끌려간 수용소에서 아내의 사망을 겪은 철호는 2년 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교인들과의 탈북을 결심하지만 정치범 1범으로 의심받으면서 탈북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영화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돼 현실성을 더했다.

명품 배우들 귀환 돋보여
차세대 배우들 연기 변신

가제 ‘사도’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신이 보낸 사람>은 투자와 제작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크라우드 펀드(‘대중들로부터 자금을 모은다’는 의미로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으로 제작비를 마련하는가하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영화 개봉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있다. 이에 주연배우 김인권도 출연료 없이 재능 기부 형식으로 영화출연을 결정했다. 대중의 지지와 성원으로 제작된 <신이 보낸 사람>은 오는 2월 상영 예정이다.

감동적인 실화
<또 하나의 약속>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2007년 한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23살의 황유미 씨의 실화를 담았다. 2003년 고등학교 졸업 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 취직한 황유미 씨는 입사한 지 2년 만에 급성 백혈병의 진단을 받고 20개월 만에 사망했다. <또 하나의 약속>은 딸의 죽음 이후, 산재인정 판결을 받기 위해 대기업과 힘겨운 법정싸움을 벌이는 아버지 황상구 씨와 이를 돕는 노무사 이종란 씨의 이야기다. 극중 인물 ‘황상구’와 ‘이종란’ 역은 배우 박철민과 김규리가 맡았다. ‘황유미’ 역을 맡은 배우 박희정은 삭발까지 감행해 영화의 진정성을 더했다. 투자자의 섭외가 쉽지 않았던 영화는 제작두레 방식으로 시작됐다. 국내외에서 1만 명이 넘는 모금 후원자들과 개인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수억원의 영화 제작비가 마련됐다.

2월 6일에 개봉을 앞둔 <또 하나의 약속>은 지난해 12월 4000명의 관객을 모은 서울 시사회를 시작으로 대전, 대구 등을 거쳐 3만 전국 릴레이 시사회를 실행 중이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2014년 영화계 기대주는?

작년엔 정유미, 올해는 이주승

KT&G가 지난해 영화계를 빛낸 배우와 올해 가장 기대되는 신인 기대주를 선정했다.


2013년 최고의 국내 배우에는 영화 <우리 선희>에 출연한 배우 정유미, 영화 <더 테러 라이브>의 하정우가 선정됐다. 반면 올해 가장 기대되는 영화 배우를 선정하는 ‘2014 뉴 아이콘(NEW ICON)’으로는 영화 <셔틀곡>에서 ‘민재’ 역의 배우 이주승을 꼽았다. 

<셔틀콕>은 사고로 부모를 잃은 후, 부모의 유산을 갖고 잠적한 의붓 누나를 찾아나선 의붓 형제 민호, 은호의 이야기다. 부산국제영화제의 화제작 <셔틀콕>은 이주승에게 지난달 열린 2013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겨줬다. 이주승은 영화 <청계천의 개>에서 조연으로 데뷔해 영화 <간증> <U.F.O> 등에 출연하면서 연기력을 쌓았다.

한편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외국 배우로는 영화 <러스트 앤 본>의 마리옹 꼬띠아르와 영화 <쇼를 사랑한 남자>의 마이클 더글라스가 꼽혔고, 올해 기대주로는 <인 사이드 르윈>의 오스카 아이삭이 선정됐다. 선정된 배우들의 출연 작품은 서울 홍대 KT&G상상마당 시네마에서 매일 3편 이상 상영한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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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