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⑥로또명당 리스트

  • 최현경 mw2871@ilyosisa.co.kr
  • 등록 2013.12.30 1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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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을 ‘뻥’ 튀겨주는 대박 가게들

[일요시사=사회팀]다가오는 새해에도 ‘대박’의 희망은 놓을 수가 없다. 종이 한 장으로 인생역전의 꿈을 꾸는 사람들의 필수 코스가 있다. 이른바 ‘로또 명당’이다. 구매자가 많을수록 당첨자가 나올 확률이 높은 당연한 사실을 알면서도 혹시나 특별한 기운을 얻을 수 있을까 하고 찾는 이들로 로또 명당 앞은 연일 붐빈다. 전국의 6000개가 넘는 로또 판매점들 사이에서 똥 꿈, 조상 꿈 등 각종 꿈들을 ‘대박 꿈’으로 바꾸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전국 곳곳의 로또 명당들을 소개한다.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40분, 사람들이 TV 앞으로 모인다. 2002년 12월부터 시작해 지난 22일 577회를 맞이한 로또 복권의 1등 당첨자는 총 3384명이다. 이들이 로또복권 당첨금으로 받은 금액만 총 7조870억2920만337원에 이른다.

대한민국의 식지 않는 로또 열풍에 ‘로또 명당’으로 불리는 일부 로또 판매점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로또 복권으로 대박을 노리는 사람은 물론, 로또 명당을 구경하기 위해 전국각지에서 찾아온 사람들도 있다.

독보적인 수치로 로또복권의 1등 당첨자를 배출한 일부 로또 명당들은 연간 100억원 이상의 로또 복권을 판매하기도 한다. 판매 수익의 5.5%는 로또 판매점 주인의 몫으로 돌아간다. 때문에 수억원 대의 연봉(?)을 얻는 로또 명당 주인들 또한 1등 당첨자를 배출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일부 로또 명당 주인은 1등 당첨자가 나오는 날 특별한 꿈을 꾸는가 하면 기념패를 달아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도 한다. 

부동의 1위
부일카서비스

우리나라에서 로또 복권 1등 당첨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로또 판매점은 부산 동구 범일동에 위치한 부일카서비스다. 가게를 찾는 이들을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문 앞의 ‘이번엔 당신입니다’라는 문구다. 일찍부터 마니아들 사이에서 로또 명당으로 소문나있는 부일카서비스는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멀리 사는 사람들을 위해 우편택배나 퀵 서비스로도 복권을 판매하기도 한다.


부일카서비스가 위치한 지역이 용의 꼬리에 해당해 많은 1등 당첨자가 배출될 것이라고 한 역술가의 예언 덕분일까. 로또 복권 전문사이트인 ‘마이고 로또’에 따르면 부일카서비스는 지난 5월18일 제546회 추첨에서 마지막으로 1등 당첨자를 배출한 것을 포함해 총 27명의 1등을 배출한 전국 최고의 로또 명당이다.

이제는 부산의 필수 관광코스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로또를 사가기도 한다. 부일카서비스는 1등 배출점 2순위인 ‘스파’보다 훨씬 많은 당첨자를 배출하면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96억원 이상의 로또를 판매한 부일카서비스는 수수료만 4억원 이상을 얻었다.

전국 최고 부산 범일동 ‘부일카서비스’ 
1등 27명…1주 판매수익 수억원에 달해

부산에 부일카서비스가 있다면 서울에는 ‘스파’가 있다. 부일카서비스와 함께 국내 최고의 명당이라 평가받는 로또 전문점 스파는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해있다. ‘마이고 로또’ 사이트에 따르면 스파는 총 20명의 1등 당첨자를 배출했고, 한 주 매출만 2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지난해 스파의 로또 판매액은 168억 이상으로 가게의 몫으로 돌아가는 수수료만 8억이 넘는다. 스파 주인 김씨의 말에 따르면 개점 이후 첫 6개월 동안 벌어들인 수입은 적었다고 한다. 이를 고심하던 김씨는 전국 로또 판매점 중 최초로 간판을 걸고, 직접 신문사를 돌아다니면서 가게 홍보물을 배포했다. 




그렇게 개점한 지 1년 만인 2003년 11월 15일 제50회차 추첨에서 첫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 이후 제61회, 제116회, 제165회, 제199회 등 연이어 1등 당첨자를 배출하면서 로또 마니아들 사이에서 명당으로 입소문을 탔다. 2010년 6월19일 제394회차에는 106억원의 1등 당첨자를 배출하면서 로또 명당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하루 6000명 이상의 로또 복권 구매 고객이 찾아 편의점을 접고 로또전문점으로 전향했다. 지난 5월 제546회차 이후 1등 당첨자가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던 스파에서는 지난 7일(제575회)과 14일(576회)에 연이어 1등 당첨자를 배출하면서 다시 화제를 모았다.

부일카서비스보다 1등 당첨자 수는 적지만 60번 이상의 2등 당첨자를 배출한 스파는 로또 판매량과 수익만큼은 전국 1위다.

물, 버드나무 덕분
천하명당 복권방


매일신문에 의하면, 과거 한 풍수지리학자는 스파를 “중랑천이 암궁수(뒤쪽에서 안아주는 보이지 않는 물)가 되어 (스파를) 에워싸고 있으며 수락산 산맥이 끝나는 지점에 위치한 최고의 명당”이라고 평했다. 이어 “암궁수가 감싸안는 자리는 굉장히 귀하며 판매점이 네거리 모서리에 위치해 도로까지 암궁수 역할을 한다”며 “편의점으로 운영되는 가게 내부 인테리어도 풍수지리적으로 잘 배치돼 있어 돈이 몰리는 형상”이라고 덧붙였다.
스파의 명성을 듣고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신비한 기운을 내뿜는 관광지(?)가 되기도 한다.

스파 주인 김씨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본인도 로또를 하냐”는 질문에 대해 “(로또 판매점) 운영 초기에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꿈에 나오셔서 복권 4장을 구입한 적이 있다. 그런데 희한하게 나는 안 되고 우리 편의점에서 거액의 1등 당첨자가 나왔다. 그 이후로도 아버지가 3∼4번 꿈에 나오셨는데 그 때마다 나는 꽝이었고, 신기하게도 우리 집에서 1등 당첨자가 나오더라”고 말했다. 이제는 로또 복권 1등 당첨자를 배출하는 것이 일상생활같다는 김씨는 더 이상 특별한 꿈을 꾸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각각 27번과 20번의 1등 당첨자를 배출한 부동의 1, 2위 부일카서비스와 스파를 제외한 전국의 타 로또 명당들은 대부분이 8번 이하의 비슷한 수치의 1등 당첨자를 배출하고 있다.

혹시 특별한 기운?
연일 줄서는 진풍경

부일카서비스와 스파를 뒤이은 로또 명당으로는 로또휴게실, 제이복권방, 까치복권방, 당산의 한 가판점 등이 있다.

경남 양산시 평산동 31-5에 위치한 ‘GS25 편의점 양산문성점’도 유명한 로또 판매점 중 하나다. 8번의 1등 당첨자를 배출한 GS25 양산문성점은 한 번에 다섯 명의 1등 당첨자를 내 화제가 됐다. 2009년 3월7일에 방송된 제327회차에는 총 12명의 1등 당첨자가 나왔다. 이 중 5명은 GS25 양산문성점에서 배출됐는데 추후 로또 복권 공식 수탁사업자인 나눔로또 측에 의해 1명의 남성 당첨자 A씨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로또 복권은 보통 한 장에 다섯 개의 게임을 할 수 있는데 327회의 1등 주인공인 A씨는 한 장의 티켓에 6, 12, 13 17, 32, 44의 숫자를 다섯 게임에 동일하게 입력했고, 모두 1등에 당첨되면서 5번의 기록을 한 번에 세웠다. 당시 1등 당첨금은 1인당 약 8억8200만원으로 A씨는 이의 다섯 배인 44억원 이상의 당첨금을 받았다. 

이에 GS25 양산 문성점 주인인 박씨는 “3년 전 점포를 인수했는데 1등 당첨이 3차례나 나와 손님들에게 행운을 줄 수 있어 기쁘다”며 “점포 인수 전에도 2등 당첨은 여러 번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GS25 양산 문성점은 앞선 제301회와 제283회에서 1등 당첨자를 배출한 적이 있어 로또 명당으로 등극했다.

관광지로 부상한
부산의 ‘스파’

충남 홍성군 홍성읍 오관리에 위치한 로또 명당 ‘천하명당 복권방’은 2002년 12월 개점해 2003년 11월 제48회를 시작으로 제63회, 제68회, 제107회, 제132회, 제242회, 제258회, 제561회차에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

천하명당 복권방은 ‘물 사건’이 있을 때마다 로또 복권의 1등 당첨자가 나온다는 특이한 징크스가 있다. 주인 박씨의 말에 따르면 첫 당첨자를 배출한 제48회에는 정원에 있는 지하수 배관 꼭지가 갑자기 터졌다.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당첨자가 나올 때마다 보일러 배관, 화장실 배관이 터졌고 제242회차에는 보일러실에 있는 기름 탱크에서 기름이 새어나왔다고.




박씨는 로또 명당의 비결로 정원에 있는 버드나무를 베어버린 것을 이유로 들기도 했다. 과거 한 풍수가가 “집안에 집보다 큰 나무가 있는 것은 좋지 않다”라고 말하자 박씨는 버드나무를 베어버렸고, 그 이후 1등 당첨자가 나왔다고 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후로도 천하명당 복권방은 인기를 누렸다. 천하명당 복권방이 충남의 로또 명당으로 알려지면서 서해안 관광 필수코스로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가하면 계좌이체로 값을 지불하고 로또복권을 배송받는 사람들도 있다.


필수 관광코스로 
전국 각지서 찾아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청주 버스터미널 근처에 위치한 ‘대박찬스 복권방’도 손꼽히는 로또 명당 중 하나다. 평균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로또 복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로또 복권 전문사이트인 ‘마이고 로또’에 의하면 대박찬스 복권방은 지난해 12월1일 제522회 추첨식에서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 이후 제15회, 제30회, 제104회, 제129회, 제285회, 제522회에서 연달아 당첨자를 배출하면서 전국에 있는 사람들의 방문하게끔 만들었다.

대박찬스 복권방에는 첫 당첨자가 나온 제15회 추첨식과 관련해 재밌는 에피소드가 전해지고 있다. 처음으로 1등 당첨자를 배출한 제15회차 추첨식에서는 3, 4, 16, 30, 31, 37의 번호 조합으로 한 부부가 당첨금 170억을 받았다. 부부에게 큰 돈을 안겨준 장본인은 그들의 어린 딸이었다. 로또 번호가 적힌 쪽지를 딸아이에게 고르게 한 뒤, 그 번호를 입력해 당첨금을 얻은 것이다.

딸아이가 170억을
대박찬스 복권방

청주의 로또 명당 주인 이씨는 “처음 가게를 시작할 때 세가 많이 나가더라도 유동인구가 많고 터가 좋은 곳으로 골라서 시작한 것이 이렇게 전국적인 로또 명당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성공비결을 밝혔다. 이어 “올해는 아직까지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7번째 1등 당첨자가 나와 전국 최고의 로또 명당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로또복권 1등, 2등을 배출한 로또 명당 등에 대한 기타 정보는 ‘나눔로또 홈페이지’(http://www.nlotto.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대박 판매점 주인 꿈은?

“용과 호랑이, 표범이…”

로또 명당을 찾는 이들에게 ‘신’같은 존재로 여겨지는 로또 판매점 주인들, 이 중에서도 꿈을 통해 로또복권 1등 당첨자를 점지해주는 로또 명당 주인이 있다.

대구시 서구 평리동에 위치한 ‘세진전자통신’은 제50회에 첫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 이후로도 몇 번의 1등 당첨자와 수십 명의 2등 당첨자가 나와 로또 명당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세진전자통신을 더 유명하게 만든 건 사장 전재운 씨다.

전씨는 꿈을 통해 총 세 번의 1등과 9번의 2등을 배출했다. 그의 기억에 남는 꿈은 첫 1등을 배출하기 전 꾼 꿈이다. 화요일에 용 다섯 마리가 자욱한 안개를 뚫고 나타나 전씨의 몸을 휘감는 꿈을 꾼 그는 수요일, 목요일을 연달아 꿈을 꿨다.

호랑이와 표범이 자신을 덮치는 꿈을 꾼 다음 날 안개가 걷힌 뒤 하늘에서 떨어진 낙엽이 돈으로 바뀌어 수북히 쌓인 꿈을 꿨고, 일주일 뒤 그의 가게에서 1등 당첨자가 나왔다. 전씨는 “가게에 물난리가 나는 꿈 등을 꾸고 나면 1등 혹은 2등이 터졌다. 특히 꿈에서 특정 대상을 보면 관련된 숫자가 어김없이 당첨 번호로 등장했다”며 “꿈 속에서 38선을 본 뒤 추첨한 로또 복권에서 38번 이하 숫자만 당첨번호로 등장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로또에 당첨되면?
“빚부터 갚겠다”

복권과 관련된 이색 설문조사가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는 직장인 882명을 대상으로 복권 구매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체 응답자 중 69.8%에 해당하는 직장인 615명은 평소에도 복권을 구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복권 구매 개수로는 1개(58%), 2개(21.4%), 5개(12.5%), 3개(6.2%), 4개(1.8%)등 순이었다. 주로 구매하는 복권으로는 다른 복권보다 상대적으로 당첨금이 많은 로또 복권이 1위로 44%를 차지했다. 이어 연금복권(42.8%), 스포츠토토(9.8%), 즉석복권(2.1%), 인터넷복권(0.2%)이 뒤를 이었다.

당첨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26.9%가 ‘저축이나 부동산·주식 투자를 하겠다’가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대출금 상환 및 빚 탕감(26.5%), 창업이나 개인사업 자금(16%), 가족 분배(8.5%), 불우이웃 돕기·기부자금(7.3%), 쇼핑·유흥비(6.4%), 해외 이민 자금(5.2%) 순으로 응답했다. 이 밖에 복권 1등에 당첨된 상황에서 현재 직장생활을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612명(69.4%)이 ‘그만 두겠다’고 답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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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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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