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고정’ 브라운관은 지금…

  • 최현경 mw2871@ilyosisa.co.kr
  • 등록 2014.01.02 10: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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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매덩어리 아빠들 전성시대

[일요시사=사회팀올해 아이들과 예능계로 뛰어든 연예인 아빠들. 이제는 배우라는 수식어보다 ‘ㅇㅇ아빠’라는 호칭이 더 익숙할 정도다. 과거 TV에서 보이던 호랑이같이 엄한 아버지 대신 ‘딸 바보’ ‘아들 바보’가 되어 미혼 여성들의 결혼욕구를 유발하는 매력적인 아빠들이 있다.




2013년 육아 예능 프로그램이 새로운 예능 트랜드로 등장했다. 아이도 아이지만,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아빠들도 그 인기에 한 몫 더했다. 육아예능의 원조인 SBS 예능 <붕어빵>을 비롯해 MBC 예능 <아빠! 어디가?> KBS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까지 시청자들은 아빠들의 깨알같은 멘트와 행동에 푹 빠져버렸다.


친구같은 아빠

지난해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바람둥이 이정록 역을 맡은 배우 이종혁은 <아빠!어디가?>에 출연하면서 시크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줬다. 호기심 많은 아들 이준수의 “왜?”라는 거듭되는 질문에 무뚝뚝하게 “몰라~”라고 대답하는가 하면 행여 다칠까 아이와 붙어 다니는 다른 아빠들과 달리 방목형 교육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아빠! 어디가?>에서는 뉴질랜드로 떠난 아빠들과 아이들이 홈스테이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이 날 이종혁이 준수를 싱크대에서 세수시키는 방송이 나가자 네티즌들은 “나라망신이다. 매너 좀 챙겨라” “세수도 안한 얼굴로 밥상머리에 앉아 가지고”라며 비난했다. 이어지는 비난에 그는 “죄송합니다. 밥은 먹었어요”라며 쿨하게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다.

같은 프로에 출연 중인 가수 윤민수는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아이들로부터 ‘최고의 삼촌’으로 꼽히고 있다. 윤민수의 매력은 매회 방송마다 드러나고 있다. 울고 있는 송종국의 딸 송지아를 달래는 섬세함을 보여주는가 하면, 자칭 ‘모리스’에서 따온 ‘모리스 앤 뿌빠뽕가리’ ‘모리스가 만든 닭카밥스’ 등 평범하지 않은 요리실력을 뽐내 아들 윤후의 미각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아들 윤후를 비롯해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아이들과의 눈높이 교육을 보여준 윤민수는 한 웨딩업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혼 여성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아빠상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방송 3사 육아 예능 프로그램 인기
미혼 여성들의 결혼욕구 유발 매력

윤민수를 최대 라이벌로 꼽은 방송인 김성주 역시 허당 매력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김성주는 <아빠! 어디가?>의 첫 회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줘야 한다. 강제로 끌고 가는 건 잘못된 것이다”라고 말해 가장 이상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기대됐다. 그러나 첫 방송부터 자신의 육아철학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 가장 현실적인 아빠의 모습을 보여줬다. 한때 MBC 아나운서였던 그는 추운 겨울날 원터치 텐트를 준비해 아들을 울리는가 하면, 그 다음 캠핑여행에서는 과한 캠핑용품으로 진땀을 빼는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짜파구리로 인기를 끌었던 그는 지난 5월 아이들이 뽑는 인기투표에서 0표를 받아 굴욕을 당했으나, 이후 홍일점인 지아로부터 같이 저녁먹고 싶은 삼촌으로 뽑혀 과거의 굴욕 참패를 만회했다.

지난 9월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큰 인기를 끈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지난 11월 정규 편성되면서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합류했다. 2009년 배우 강혜정과 결혼한 타블로는 아내의 말 한마디에도 금세 수긍해버리는 ‘순둥이 아빠’였다. 딸 하루에게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며 애정도 테스트를 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무대 위 카리스마 넘치는 힙합전사보다는 장난끼 넘치는 귀여운 아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단연 최고 아빠는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이다. 한 체험학습 커뮤니티에서 실시한 ‘학부모가 뽑은 친구같은 아빠’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추성훈은 젤리가 먹고 싶다는 딸 사랑이의 말에 돌연 뛰쳐나가 마트에서 젤리를 사올 정도로 ‘딸바보’다. 그는 나이가 들어서 딸이 자신을 싫어하게 될까봐 무섭다는 발언으로 최고의 ‘딸바보’임을 증명했다.

배우 장현성도 반전 매력을 보여준 아빠들 중 한 명이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화이>에서 친절한 아빠 진성 역을 맡은 장현석은 실제로도 두 아들의 멋진 아빠다. 아이들에게 ‘패션꽝’다운 옷을 선물하는가 하면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만든 계란빵에 ‘인생의 큰 자부심’까지 운운하는 그의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다.

자상함으로 자식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 아빠들이 있는가하면 냉철함으로 자식을 대하는 아빠들도 있다.

개그맨 염경환은 자신을 쏙 빼닮은 아들 염은률과 SBS <붕어빵>에 출연 중이다. 아들 염은률이 자신의 사생활(?)을 폭로할 때마다 아웅다웅하는 모습은 부자라기보다 친구같다. 아들과 티격태격하는 와중에도 며느릿감을 직접 고르겠다고 선언하거나 공짜 여행을 가기 위해 식스팩을 만드는 엉뚱함이 그의 매력이다.


솔직한 아빠

배우 김응수는 악역 전문배우답게 화끈하고 솔직한 아빠다. 그는 배우가 꿈인 딸 김은서의 외모에 대해 “우리 은서 얼굴이 좀 달린다”는 냉혹한 발언을 했다. 속상했다는 딸의 말에 “배우를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것 같다.냉정하게 조언해준 것 뿐이다. 김태희나 한가인에 비하면 조금 부족하지 않니?”라며 또 한 번 지적하는 냉정함을 보여줬다. 딸에게 “똑바로 말해”라며 버럭하던 김응수는 부인에게만큼은 귀여운 질투까지 보여주는 남편이었다. 딸 은서는 “엄마가 모임에서 다른 남자와 잠시만 이야기해도 ‘저 사람 누구야? 처음 본 사람과 말을 왜 이렇게 잘해?라고 추궁한다”며 “(아빠가) 핑계를 만들어 (엄마에게) 계속 전화한다”고 폭로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연예계 기러기 아빠들

“돈보다 외로움이 크다”

지난 23일 배우 이성재는 SBS 예능 <힐링캠프>에 출연해 기러기 아빠가 된 사연을 고백했다. 그는 “큰 딸이 중학교에 올라간 다음에 학교를 적응하지 못했다”며 “연예인 딸이라 센 척을 하려고 한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친구도 잘못 사귀게 되고 폭행사건에도 연루돼 학부모 재판에 소환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딸의 방황이 계속되자 그는 딸들을 유학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 날 두 딸의 영상편지에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이 방송돼, 시청자들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이성재처럼 연예계에 가족들을 유학보내고 외롭게 지내는 기러기 아빠들이 많다.

개그맨 이상운도 7년째 기러기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한 방송에 출연해 잔액 4368원의 통장을 공개한 그는 생활고보다 외로움이 더 힘들다고 고백했다.

자신을 기러기 아빠 중 대선배라고 표현한 개그맨 정명재 또한 17년차 기러기 아빠다. 12년째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반지하 방에서 거주 중인 그는 SBS <좋은 아침>에 출연해 “아침에 햇빛을 보는 게 소원이다”며 어려운 상황을 고백했다. 이어 “IMF 이후 가족들을 만나러 가지 못하다가 6년 만에 미국에 간 적이 있다. 나는 반가워서 달려갔는데 딸 여울이는 날 피하더라. 6년이란 세월 동안 서먹해졌던 거다. 그땐 정말 많이 울었다”며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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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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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