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장윤정 수수께끼

  • 최현경 mw2871@ilyosisa.co.kr
  • 등록 2013.12.16 14: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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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친까지…진흙탕 폭로전

[일요시사=사회팀한때 '부모에게 가장 효도할 것 같은 여자 연예인' 1위였던 가수 장윤정이 천하의 ‘패륜녀’로 낙인찍혔다. 데뷔 이후 “온 가족이 다 함께 살 수 있는 집을 짓기 위해 돈을 모았다” “부모님의 한을 풀어드리는 날까지 악착같이 열심히 살자고 생각했다” 등의 발언과 예의바른 행동으로 최고의 효녀, 며느리감으로 손꼽히는 장윤정에게 가족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가수 장윤정의 임신 소식이 알려졌다. 많은 이들의 축하의 물결 속에서 장윤정을 “천하의 패륜녀, 나쁜 x”이라며 비난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어머니, 육씨였다. 지난 4월 불거지기 시작한 장윤정과 그의 어머니, 동생의 싸움은 결국 임신한 딸에게 욕설까지 하게 만들었다. 

욕하는 엄마

1999년 제20회 MBC <강변가요제>에서 ‘내 안의 넌’으로 대상을 수상한 장윤정은 2004년 타이틀 곡 ‘어머나’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장윤정의 등장은 그동안 기성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트로트를 젊은층도 공유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가요계에 젊은 트로트 바람을 일으킨 장윤정은 ‘짠짜라’ ‘꽃’ ‘첫사랑’ 등의 히트곡으로 각종 연말시상식에서 신인상, 본상 등을 수상하면서 트로트계의 공주로 등극했다. 2009년에는 SBS 예능 프로그램인 <골드미스>에 함께 출연한 개그맨 노홍철과의 교제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방송에서 애정을 과시하던 그들은 특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이듬해인 2010년 결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도경완이 진행하는 KBS <아침마당>에 장윤정이 출연한 것을 계기로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이 만난 지 5개월 만에 결혼발표를 해 화제가 됐다. 결혼 전부터 예비신랑과 알콩달콩한 사랑을 보여준 예비 신부 장윤정에게 큰 시련이 닥쳤다. SBS <힐링캠프>에서 제작진과의 사전 인터뷰가 도화선이 됐다.

지난 5월 <힐링캠프>에 출연한 장윤정이 제작진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부모님의 이혼, 남동생의 사업으로 인한 재산 탕진 등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유출되면서 증권가 소식지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해당 방송 제작진이 사과를 하면서 일단락됐지만, <힐링캠프>에 출연한 장윤정이 “번 돈을 모두 잃고 현재 억대 빚이 있는 것이 맞다. 데뷔 후에 가족에게 잘하고 싶어 버는 돈을 모두 부모님에게 드렸다. 하지만 나에게 억대 빚이 있다는 사실을 부모님의 이혼 소송 중에야 알았다. 아마도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셨던 것 같다”며 항간에 떠도는 가족사를 인정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기 시작했다. 방송 이후, 그의 어머니 육흥복씨와 남동생 장경영씨는 종편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장윤정의 주장을 반박했다.


지난 5월 <힐링캠프> 발단…가족없는 결혼
욕설·비방 난무…과거 연애사까지 들먹여

장윤정은 가족들과의 불화 속에서 모친과 남동생 없이 결혼식을 올렸고, 결혼 후에도 싸움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 지난 10월 장윤정 전 팬클럽 회장인 송 모씨가 육씨 감금시도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장윤정을 고소한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참고인 조사를 받던 육씨가 “장윤정이 중국인을 시켜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장윤정과 가족 간의 싸움이 대중의 관심에서 서서히 멀어질 때쯤 육씨가 작성한 욕설 편지가 공개되면서 장윤정의 가족사를 둘러싼 논란의 불씨가 재점화됐다.

지난 7일 경기도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진-장윤정 콘서트’에서 가수 남진이 임신 축하 메시지를 전하면서 장윤정의 임신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장윤정의 소속사 인우프로덕션의 한 관계자가 지난 10월 병원을 찾아 임신사실을 확인했고, 내년 6월에 출산할 예정이라고 밝히자 장윤정의 임신을 축하하는 누리꾼들의 축하 메시지가 잇따랐다.

같은 날 장윤정의 안티 블로그인 ‘콩 한 자루’에는 어머니 육씨의 편지가 게재됐다. “천하의 패륜녀 장윤정 보거라”라고 시작한 글에는 “이젠 나도 널 안 봐. 허니 끝까지 가보려면 가보자. 이 나쁜 X아. 세상을 그리 살지 마. 나도 이제 안 참는다… 효녀 이미지로 몰고 가려고? 너도 꼭… 너랑 똑같은 딸 낳아 널 정신병원과 중국사람 시켜 죽이란 말을 꼭 듣길 바란다” 등 수위 높은 욕설과 비난이 난무했다. 자신의 욕설 편지에 ‘임신한 딸을 향한 어머니의 행동으로 옳지 못하다’는 누리꾼들의 비난에 육씨는 “장윤정이 임신 사실을 밝히기 전에 쓴 편지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임신 사실을 인지한 이후인 지난 8일에는 ‘패륜녀 남편 도경완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장문의 글에는 “도경완 씨 말을 들은 것이 정확하게 2012년 11월 25일. 도경완 씨가 진행하고 있는 KBS <아침마당> ‘가족이 부른다’라는 (코너에 장윤정이) 초대가수로 다녀와서 하는 말이 ‘엄마 쟤가(도경완 씨) 날 좋아한대’라는 말을 전하면서 도경완이란 이름을 알게 됐네”라며 “장윤정은 그때 당시 결혼을 약속한 사람과 부모님과 동기간까지도 보고 그럴 때였기에 도경완 씨를 눈여겨 볼 수가 없는 상황이었지요”라고 적혀있었다. 뿐만 아니라 도경완을 만나기 전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었다며 과거 연애사를 폭로하기도 했다.

말없는 딸

그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장윤정 측은 소속사를 통해 “욕설 편지글이 게재된 블로그 운영자에 대해 우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며 “편지글은 어머니 육 씨가 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주 중으로 편지글을 게재한 블로그 운영자를 먼저 고소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장윤정 역시 어머니 육씨의 편지글을 읽고 당황스러운 상태다. 현재 임신한 장윤정이 최대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미디어와의 접촉을 피하게 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족 간의 윤리가 무너진 세태를 반영하는 듯한 장윤정의 가족싸움에 대중들은 씁쓸함을 감추질 못했다. 이번 사태가 장윤정과 가족 간의 더 큰 문제로 비화되지 않고 원만히 해결되길 모두가 바라고 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장윤정과 가족들 과거엔…

“동생 건들지 마” “누나는 영웅”

비난과 의심으로 얼룩진 장윤정과 가족 간의 싸움에 과거 행복했던 모습들이 주목을 받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장윤정의 동생 장경영은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출신 축구선수였다. 연습생이던 장경영은 2006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 7순위로 인천 유나이티드에 정식 입단했다. 

당시 ‘K-리그 대상 시상식’에 초대가수로 참석한 장윤정은 “축구 선수는 부상을 안 당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들었어요. K리그 선수 여러분! 제 동생 뛸 때 다리 걸지 말아 주세요”라고 말해 동생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장윤정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윤정씨는 가수가 되기 전 동생의 경기를 보기 위해 축구장을 매일 따라 다녀 전문 용어까지 확실히 알고 있다. 지금도 축구 경기를 함께 보다보면 해설을 해줄 정도의 전문가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생 장경영 또한 과거 자신의 미니홈피에 ‘누나란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해 누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도 했다. 글에는 “‘스타 장윤정’이기 전에 나에게 누나란 일단 영웅이다. 뭐든 맘만 먹으면 일등을 했다. 남자로 태어났으면 말 그대로 장군감이었을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이어 “실패란 걸 몰랐던 누나가 사회에 첫 걸음을 잘못 디뎌 20살 이후 5년간을 떨어질 곳이 없는 곳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이렇게 성공만 알았던 누나가 실패란 걸 맛보고 다시 세상과 조심스레 부딪히고 있다”며 누나를 격려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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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