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연말 시상식 '관전포인트'

  • 최현경 mw2871@ilyosisa.co.kr
  • 등록 2013.12.17 10: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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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최후의 왕중왕 누구?

[일요시사=사회팀올 한해의 끝을 장식할 연말 시상식이 돌아왔다. 몇몇 후보들의 이름이 거론되자, 대중도 올해 방영되었던 드라마를 회상하면서 특정 연예인을 지지하거나 수상 후보로 예상하고 있다. 과연 KBS, SBS, MBC 방송사의 금빛 트로피를 거머쥐는 영광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어느덧 찾아온 12월. 방송국에서는 2013년 한해동안 대중들을 울고 웃겼던 스타들의 시상식 준비에 한창이다. 연말 시상식을 열흘 가량 앞두고 방송 3사를 빛낸 별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올 한해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야왕> <그 겨울> <주군의 태양> 등의 흥행으로 드라마 제국의 명예를 거머쥔 SBS에서는 연기 대상의 자리를 두고 주연 배우들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배우 수애다. 수애는 SBS 드라마 <야왕>에서 야망을 위해 자신에게 헌신적인 하류(권상우 분)를 배신하고 악행도 서슴지 않는 ‘주다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 1월 시작한 <야왕>은 살인, 복수, 불륜 등의 소재로 최고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시청률 25.8%로 큰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청순하고 우아한 이미지의 수애가 냉혈한 악녀 역할을 맡아 이미지 변신한 점은 높이 평가됐다.

올해 브라운관 빛낸 연기자·개그맨 
금빛 트로피 거머쥘 영광의 주인공은?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태공실’역을 열연한 배우 공효진도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주군의 태양>은 인색하고 야박한 복합 쇼핑몰 사장 ‘주중원’과 사고 이후 귀신이 보이는 ‘태공실’이 만나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혼령들을 위로하는 로코믹 호러(호러와 로맨틱 코미디가 결합된 장르) 드라마다. 흥행 드라마 제조기인 홍정은, 홍미란 자매 작가의 집필로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은 <주군의 태양>에서 공효진은 순수하면서도 여성스러운 태공실 역을 맡아 ‘공블리(‘사랑스러운 여자 공효진’을 의미하는 말)’ 매력을 다시 한 번 발휘했다. 공효진은 <주군의 태양>에서도 까칠한 남자 소지섭과 달콤한 로맨스를 선보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부러움을 자아내 수목드라마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면서 흥행면이나 연기력면에서 대상감으로 손색이 없다.

배우 송혜교 역시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를 통해 연기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 겨울>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첫사랑에 실패한 남자와 부모의 이혼, 시각 장애로 외로운 삶을 사는 여자가 만나 삶의 희망과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 겨울>에서 시각장애우 ‘오영’역으로 5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송혜교는 깊이 있는 내면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SBS 연기대상은
김혜수 vs 공효진

지난해 남자 배우들이 대상을 거머쥔 MBC(조승우), SBS(손현주)와 달리 유일하게 여자배우에게 상이 돌아간 KBS는 올해도 많은 여자 배우들이 후보자로 물망에 올랐다. 그 중 돋보이는 배우는 김혜수와 이보영이다.

김혜수는 KBS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124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못하는 일이 거의 없는 똑부러진 성격의 계약직 ‘미스 김’을 열연했다. 빨간 내복을 입고 김연아 피겨 스케이트 선수의 ‘죽음의 무도’를 패러디 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연기로 시청자들의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 최고의 캐릭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배우 이보영 또한 지난해부터 방영된 드라마 KBS <내 딸 서영이>에서 선과 악을 구분 지을 수 없는 캐릭터 ‘서영’을 맡아 애절한 눈물 연기를 선보이는 등 복잡하면서도 세심한 감정표현으로 극을 이끌었다.

많은 여배우들 사이에서 유일한 남자 배우 주원 역시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뮤지컬 배우 출신답게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차가운 성격의 ‘구마준’ 역을 맡아 탄탄한 연기실력을 입증한 주원은 KBS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을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올해 출연한 KBS 드라마 <굿 닥터>에서는 서번트 신드롬을 앓는 순수한 레지던트 박시온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을 받으며 많은 여성들을 ‘주원앓이’하게 만들었다. 주원의 자연스러운 자폐 연기로 흥행한 <굿 닥터>는 20%의 시청률을 넘어 동시간대의 월화드라마 중 1위를 차지해 2013년 KBS 최고의 드라마가 됐다.

KBS 연기대상은
주원 vs 김혜수

지난해 MBC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열연한 배우 안재욱이 무관에 그쳐 논란을 일으킨 MBC는 여느 때보다 올해 대상 선정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력한 <MBC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배우 박원숙, 한지혜, 고현정이다.

박원숙은 MBC 드라마 <백년의 유산>에서 ‘방영자’ 역을 맡아 며느리에게 악행을 저지르는 악독하면서도 코믹한 시어머니를 연기했다. 막장 시집살이 논란으로 대한민국 며느리들로부터 눈총을 받았지만 연기력만큼은 인정받았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황금무지개>에서도 악한 회장 ‘강정심’으로 출연 중인 박원숙은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배우 한지혜 또한 유력한 대상 후보이다. 그동안 청순가련 여주인공역만 맡아오던 한지혜는 MBC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서 쌍둥이 자매인 ‘몽희’  ‘유나’ 역을 오가는 1인 2역에 도전해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9월 한 예능 방송에 출연한 한지혜는 “사실 대상을 받지 않아도 상관없다. 대상을 꿈꾸면서 그에 걸맞는 노력을 했다. 나는 이미 노력에 대해 충분히 값진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만족스럽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MBC 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일본 NTV <여왕의 교실>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까탈스럽고 차가운 성격의 여교사가 초등학교 담임 선선생님으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드라마다.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지만 김향기, 김새론, 서신애 등 명품 아역배우들과 마여진 선생역을 맡은 고현정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주옥같은 어록을 남겨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냉혹한 현실에 거침없는 독설을 던지는 마선생 역의 고현정은 눈썹 하나까지도 연기했다는 평을 받아 <MBC 연기대상> 후보에 올랐다.




이외에도 최근 MBC 드라마 <기황후>로 급부상한 배우 하지원,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의 배우 문근영, MBC 드라마 <투윅스>의 이준기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연기력과 시청률 등 다양한 기준으로 많은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는 연기대상과 달리 연예대상은 다소 낮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경쟁률 낮은 방송 3사 연예대상은?
김준호 이경규 유재석 김수로 거론

그 중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로 즐거운 2013년을 보낸 KBS는 <KBS 연예대상> 후보로 개그맨 김준호, 강호동, 개그우먼 이영자가 거론되고 있다. 그 중 개그맨 김준호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1996년 SBS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준호는 올해 KBS <개그콘서트> ‘뿜엔터테인먼트’에서 시구를 탐내는 노년 연기자로 분해 “~자나”라는 유행어를 만들었다. 또 KBS <인간의 조건>에서는 매회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달하면서도 후배 개그맨들을 챙기는 선배 개그맨으로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KBS <1박 2일>까지 출연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가장 유력하다는 평이다.

지난해 세금 탈세로 물의를 일으킨 후 1년여 만에 방송에 복귀한 강호동도 <KBS 연예대상> 후보에 올랐다. 강호동은 KBS 첫 복귀 프로그램으로 독서 예능 KBS <달빛 프린스>을 선택했으나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조기 종영해 잠시 주춤하는 듯 했다. 그러나 KBS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전직 운동선수답게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면서 명MC로 부활했다. 

또 다른 후보자인 개그우먼 이영자는 올해 방송 3사 중에서 유일하게 여자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영자는 KBS <안녕하세요>에서 홍일점 MC로 함께 출연 중인 신동엽, 정찬우, 김태균의 놀림에도 굴하지 않고 다양한 상황극에 적극적으로 임해 방청객들과 시청자들로 하여금 웃음을 이끌어내고 있다. 연예인 출연진들의 어머니들과 함께하는 KBS <맘마미아>에서는 구수하면서도 친근감 있는 진행으로 흥미를 유발하고 있어 지난해 <KBS 연예대상> 쇼·오락 MC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BS 연예대상은
김병만 vs 이경규

SBS는 올해 새롭게 선보인 <화신> <땡큐> <맨발의 친구들> 등의 예능프로그램들이 줄줄히 폐지되면서 메인급 프로그램들의 MC가 대상후보로 지목받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김병만, 이경규, 유재석이다. 올해 SBS 연예대상을 노리고 있는 세 명 모두 단골 대상후보로 2013년 SBS 예능을 이끌었다.

타방송사에서 ‘달인’의 캐릭터로 대활약한 데 비해 무관으로 그쳐 아쉬움을 남긴 개그맨 김병만은 지난해 SBS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정글의 법칙>에 출연해 야생에서의 빠른 적응력과 생존본능으로 ‘병만 족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김병만은 위험천만한 환경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면서도 위험이 도사리는 정글에서의 긴장감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오지탐험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진정한 버라이어티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김병만의 노력에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병만은 지난해 유력한 대상 후보라는 주변인들의 말에 “사람인지라 혹시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경규 또한 김병만과 쌍벽을 이루는 대상 후보감이다. 이경규는 SBS <힐링캠프>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MC로 후보자들 중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지난해 “3시간 앉아 있는데 최우수상 받으려고 앉아 있는 것 같냐” “대상 받으면 더 말하겠다” 등의 발언으로 대상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지만 토크쇼 부문 최우수상에 그쳤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돌직구 질문을 하는 등의 노련한 진행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이경규에게 올해만큼은 수상의 영광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MC라는 타이틀에 맞게 <런닝맨>으로 2년 연속 대상을 받은 유재석도 무시할 수 없는 대상 후보다. SBS의 간판급 인기 예능 프로그램으로 성장한 <런닝맨>은 올해에도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해 재미를 줬다. 특히 MC 유재석의 유쾌하면서도 배려심 있는 진행으로 게스트들의 재능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KBS 연예대상은
김준호 vs 이영자

올해 MBC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가 단연 돋보였다. 토요일의 터줏대감 <무한도전>과 일밤의 두 코너인 <아빠! 어디 가?> <진짜 사나이>가 일요일 예능까지 석권하면서 올해 MBC 예능은 풍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개그맨 박명수의 대상 수상 논란으로 고민이 많은 MBC는 특정 MC가 없는 프로그램들의 흥행에 대상 선정이 더 어려워졌다. 그 중 <진짜 사나이>의 김수로와 류수영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대상감은 아니라는 여론이 많아 단체 수상이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 MBC 측 관계자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MBC는 연예대상의 대상 후보군을 따로 뽑아놓지 않는다”며 “그 해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팀과 활약해준 모든 예능인 개인이 대상 후보이다”라고 말해 프로그램 수상이나 단체수상 쪽으로 힘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MBC는 2011년 대상을 개인이 아닌 <나는 가수다>에 ‘올해 프로그램상’을 준 바 있다. 이에 <MBC 연예대상> 후보로 <아빠! 어디 가>와 <진짜 사나이>가 경쟁구도를 그리고 있다.

매년 공정성 등의 논란으로 비난을 피하지 못한 방송사들의 연말 시상식. 올해는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대상을 받는 영광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수상 노린 스타들의 말말말

“‘온몸상’ 받고 싶어요”

연말 시상식을 열흘 정도 앞두고 수상을 향한 연예인들의 발언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개그맨 박명수는 올 <MBC 연예대상>을 향한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일 <무한도전>에서 고3수험생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던 중 박명수가 갑자기 “내가 2013 연예 대상 수상자다”라고 말했다. 이에 “2012년이다”라고 정정하는 멤버들을 향해 박명수는 “올해 또 (받을지 누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어 “제가 올해에는 안 될까요?”라는 박명수의 질문에 김태호 PD가 “안 되겠죠. 작년에도 논란 많았는데” 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예능 <진짜 사나이>에 출연해 올해 많은 인기를 얻은 방송인 샘 해밍턴 또한 <MBC 연예대상> 신인상을 노리고 있다. SBS <좋은 아침>에 출연한 샘은 “연말 시상식, 욕심 나지 않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형식이 때문에 힘들어졌다. 윤후도 만만치 않다”며 경쟁자를 의식하기도 했다. 샘이 견제했던 윤후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대상 후보감으로 예상되기도 했으나 이에 MBC <아빠! 어디가?>의 제작진은 “출연 아이들의 순수함을 위해 신인상 수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상을 향한 욕심은 예능인뿐만이 아니었다. SBS 아침드라마 <두 여자의 방>에 출연중인 배우 서갑숙과 김청은 <SBS 연기대상> ‘신인상’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김청이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고 싶다”고 말하자 서갑숙은 이에 동조하며 “안 되면 온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에게 주는 상 ‘온몸상’이라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악역 ‘민준국’을 연기한 배우 정웅인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수상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DJ 정선희가 “죄송한데, 상 타세요?”라고 묻자, 정웅인은 “손현주 선배가 SBS <추적자>로 상 받았을 때 기분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말 연기대상 전까지 민준국 이상의 악역이 없어야 되는데 상반기에 드라마 <야왕> 수애 씨가 있었다”며 배우 수애를 견제하는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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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