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아우디 공장' 책임 공방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12.17 09: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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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한가운데 대형 정비공장이?

[일요시사=사회팀] 서민들이 살게 될 서초구 내곡지구 한가운데 세계적인 외제차 전시장이 들어선다. 얼핏 보면 주민들에게 이로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정비공장이 딸린 전시장에서 대량의 유해물질이 발생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 더구나 정비공장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이들이 입학할 초등학교가 건립되고 있어 입주예정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한 40대 남성이 서울 서초구청 앞에 피켓을 들고 섰다. 두 아이의 아빠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던 박모씨. 그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학교 옆인데…

박씨가 서초구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게 된 사연은 앞서 복수 언론에 소개된 바 있다. '내곡지구 입주자 협의회'(이하 협의회) 모임 100여명은 지난달 25일 서초구청 앞에서 대규모 기자회견을 열고 "서초구는 내곡지구에 건립 예정인 아우디 정비공장에 대한 건축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씨 역시 내곡지구 입주예정자로 아우디 정비공장 건설을 강력히 반대하는 인물이다. 그는 기자에게 "어떻게 학교 바로 옆에 자동차 정비공장이 들어설 수 있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서초구청장과 면담했지만 법적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고개를 떨궜다. 문제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외제차 업체 아우디의 공식 딜러인 위본모터스는 지난 10월11일 '아우디 센터 강남' 착공식을 서울 서초구 내곡동 368번지에서 열었다.


관련 보도 및 기자가 직접 확인한 공사허가 현황에 따르면 해당 센터는 지하 4층/지상 3층(대지 3618㎡, 연면적 1만9440.5㎡) 규모로 건립되는 대형 건축물이다. 완공 예정일은 내년 10월 31일이며 시공사는 위본건설㈜, 설계사무소는 ㈜이로건축사사무소다.

위본모터스 측은 이 건물 지상 1층에 신차 전시장을 만들고, 3층에는 중고차 전시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차량 425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 공간도 확보할 방침이다.

하지만 문제는 해당 센터 안에서 차량 수리 등 정비 업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에 있다. 협의회 측은 "판금·도금 등 차량 수리 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인 방향족화합물(BTX) 등이 생성·배출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아우디 정비공장(센터) 옆에는 서울 서초구 소재 모 초등학교가 이전할 계획이다. 협의회가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이 초등학교와 정비공장 간의 직선거리는 50m도 되지 않는다.

기자가 실제로 방문해서 확인한 결과 초등학교와 정비공장 간의 거리는 도보로 1분도 걸리지 않을 만큼 가까웠다. 또 정비공장 바로 건너편에는 건립 예정인 내곡지구 3단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즉 초등학교와 정비공장, 주거단지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ㄴ자로 마주보는 상황인 것. 그러나 주거지역으로 분류된 마을 한복판에 발암물질 발생 가능성이 다분한 대규모 정비공장이 들어서는 일은 없다. 현재 내곡지구는 2종 주거지역으로 특정돼있다.

하지만 서초구청은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먼저 협의회 측의 주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아우디 정비공장 부지는 원래 대형 건축물이 들어설 수 없는 경관녹지였다. 하지만 종교부지로 토지 용도가 바뀐 뒤 다시 주차장 부지로 쓰임이 변경됐다. 그러자 위본모터스는 주차장 용지로 변경된 내곡동 368번지 일대를 기준 시가보다 싸게 매입했다. 협의회 측은 "토지용도 변경을 주도한 건 SH공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H공사는 '아우디 센터 강남' 건립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토지용도 변경이 위법사항은 아니며 위본모터스 측에 건축 허가를 내준 서초구청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관련 보도 및 SH공사 관계자의 해명을 종합한 허가 과정은 다음과 같다.

내곡지구 입주자들 건축허가 취소 요구
SH-구청 서로 '네 탓만'…법정싸움 예고

내곡지구 사업시행자인 SH공사는 관련 특례법에 따라 해당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여 초등학교 건립비용을 마련하고자 했다. 통상 주차장 부지로 용도가 변경되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사례가 있다. 따라서 SH공사는 정비공장이 아닌 기타 상업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해 12월 토지 용도를 변경했다.

이에 위본모터스는 지난 5월 공개 입찰을 통해 땅을 매입한 뒤 다시 관련 법령에 따라 올 9월 건축 허가를 서초구청에 신청했다. 그리고 서초구청 측은 위본모터스의 건축 신청을 받아들였다.

현행법을 살펴보면 주차장 용도로 허가가 난 토지의 70%는 반드시 주차장으로 이용해야 한다. 단 나머지 30%에 한해 부대시설을 지을 수 있다. 땅 주인 위본모터스는 이 30%에 '아우디 센터 강남'을 건립 중이다. 때문에 서초구청은 "위본모터스가 정해진 30% 안에서 공사를 하고 있으므로 제재할 방도가 없다"고 발뺌한다.

하지만 기자와 만난 협의회 측 관계자는 분통을 터뜨렸다. 1년 전만 하더라도 경관녹지였던 곳이 어떻게 계약자도 모르는 사이에 주차장 부지로 변경됐냐는 것이다. 이들은 사전예약 과정에서 차량 정비센터에 대한 어떠한 고지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협의회 측 관계자 역시 "서초구청은 구민의 주거환경·교통환경·교육환경 등 공익적인 목적을 고려해 위본모터스의 건축허가 신청을 반려했어야 했음에도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협의회와 서초구청의 각기 다른 입장은 서로 평행선을 긋고 있다.

결국 '강남 아우디 센터'를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의 갈등은 법정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협의회 측은 서초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협의회 측은 "입주자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변호사도 선임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현 추세대로라면 건물이 예정보다 빨리 완공될 가능성이 높다"며 "판례에 따라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된 건축물은 허물 수 없다는 맹점을 이용하려는 것 같다"고 의문을 표했다. 실제로 신축공사 건설 현장의 포클레인은 주말도 없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행정소송 준비

서울시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한 전직 공무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다음과 같은 의견을 내놨다.


그는 "해당 토지는 일반 2종으로 자동차와 관련한 사업을 시행할 수 없게 하는 것이 맞다"며 "자동차 관련 시설을 짓는 것은 허가지만 사업을 할 때는 관할 지자체에 위본모터스가 신고 절차를 밟아야 할 텐데 자세한 부분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서초구청 입장은?

"법적 문제 없어"모두 SH공사 탓?

'강남 아우디 센터' 신축 공사와 관련한 갈등에 대해 서초구청은 "법적 문제가 없으므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SH공사가 그 땅을 주차장 용지로 먼저 바꾼 것이 잘못이지 않느냐"며 "건축허가는 법적 요건만 맞으면 무조건 허가가 나가게 돼 있다"고 복수 언론을 통해 말했다.


또 "SH공사가 토지 용도를 변경할 때 구에 최종 결정 공문만 보내고 의견 수렴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초구청 측은 이해 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주민들을 설득시킨다는 방침이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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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 여사에게 공적 사안마다 조언해 주는 무속 인물 7~8명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건진법사, 천공 등이 아닌 명리학자 류모씨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도 김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과 관련해 여러 차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했으나 컨트롤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이 사주를 보거나 점을 보는 건 욕먹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부인이 공적 사안에 대해 무속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실과 윤석열 캠프 출신 복수의 여권 인사들은 과거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에 대해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지금은 다르다. 터질 게 터졌다며 한숨부터 나오고 있다. 위기 상황 의지 지속 서울 강남구 광평로 한 빌딩서 H 학술원을 운영하는 류모 원장은 대구·경북 지역서 활동해 왔다. 대중 강연과 지역 일간지 기고, 언론사와 보수 유튜버 등에도 출연해 정치인들의 사주풀이 등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등을 예측해 정치권에서는 나름 알려진 인물이다. 류 원장에게 먼저 연락을 취한 건 김 여사다. 류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주를 예측하면서 본인의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초대하게 된 것이다. 류 원장은 김 여사와 5번 이상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은 김 여사가 류 원장에게 자동으로 삭제되는 타이머가 설정된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질문하면 이에 답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류 원장은 지난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빚던 갈등에 대해 김 여사에게 “천운이 좋으니까 살아난다”고 답했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직후에 대선에 출마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여사가 이준석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하길래 ‘하극상을 벌일 사람’이지만 슬슬 달래서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류 원장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12월에는 김 여사가 ‘저 감옥 가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은둔하면 된다. 당신도 많이 깨달아야 한다. 제발 좀 나서지 마라. 위기인 것은 분명하나 아직 기운이 좋아 (감옥에)가지는 않는다고 충고했다”고 했다. 윤 당선 예측하자 아크로비스타로 류 초대 정치적 위기마다 5번 텔레그램 상담 진행 당시 김 여사에게는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지난해 11월27일 <서울의소리> 보도를 통해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됐고, 보름 뒤인 12월14일에는 <뉴스타파>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가 직접 증권사 직원과 통화해 주문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류 원장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실제로 김 여사는 이후 153일 동안 공식 활동을 자제했다. 류 원장은 “나 말고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분야별로 7~8명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여권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일반 사람들이 강남이나 종로서 사주나 전생운을 보듯이 김 여사도 가볍게 보는 거라고 여겨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줄 알았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며 “터질 게 터지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일을 김 여사가 개입해 ‘누구한테 들었는데 그건 이렇게 해야 한다더라’라고 말하는 과정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대통령실 직원 이력서를 김 여사가 본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력서를 봤다면 조처해야 하는 문제고 무당을 통해 그 이력서의 인물이 어떤지 평가한다는 풍문까지 있다”며 “영부인이 설마 인사에 개입했겠느냐며 넘겼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합리적 의심이 가시질 않는다”고 말했다. 류 원장 이전 무속 논란의 진앙지는 건진법사 전모씨라고 할 수 있다. 전씨는 윤석열 캠프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전씨의 딸은 지난 2013년부터 코바나컨텐츠 행사를 담당했고 2년 뒤 한 화장품회사의 대표를 역임했다. 중국 진출을 염두에 뒀던 이 회사는 한한령과 코로나19 등 상황 악화로 2017년을 전후로 사업을 철수했다. 미국유학생 출신인 전씨의 처남 김모씨는 네트워크본부 활동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본인과 가족이 함께 대선 캠프서 일한다는 것은 캠프 내 실세의 지시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무속의 진앙지 전씨의 무속 활동에는 산 채로 소가죽을 찢는 행사로 물의를 빚은 지난 2018년 수륙대제 및 국태민안 대동굿 등불교 축제가 있다. 이 행사에 대한 항의 게시물을 보면 대한불교종정협의회, 한국불교일광조계종과 함께 연민복지재단과 전씨의 딸이 대표로 있는 화장품 회사가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했다. 전씨 외에도 김모 교수와 대통령실에 들어간 지인 자녀·친인척들이 차례차례 논란이 됐다. 황 회장 아들 황모씨(시민사회수석실 5급 행정관)에 이어 같은 지역 전기공사업자 우모씨의 아들(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 현재 퇴사)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 윤 대통령 외가 쪽 6촌의 대통령실 근무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 외가 6촌으로 삼성 출신인 최모씨는 선대위 회계팀장을 지냈고 대통령 부속실 선임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씨의 제자로 지난 대선 당시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다 ‘김건희 목덜미 영상’으로 알려진 역술인 심모 박사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서 등장한다. 그는 이 기자와의 연락서 자신이 황씨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대선 전 불거진 네트워크본부 논란으로 인해 축출됐다. 전씨는 서울 용산구의 한 모처서 지난 2022년 6월까지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들과 자주 소통해 왔으나 이후 강남서 늦은 저녁에만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 중 이른바 ‘MB 라인’으로 분류되는 정치권 관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낙원동 쪽에 MB 청와대 인사들이 사무실을 차렸다. 인수위 네트워크 본부 출신 40여명이 들어가 있을 때부터 알려진 얘기”라며 “김 여사와 연락이 끊기면서 ‘MB 라인’ 인사들과만 소통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 원장 외에도… 김 여사와 전씨의 사이가 틀어진 이유는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의 읍소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YS계로 알려진 N씨가 전씨와 같이 활동하면서 이권과 인사청탁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소위 ‘지라시’로 돈 데 이어 정치권에서는 전씨와 N씨의 불화설까지 들렸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인사는 “서울 한 건설사에서 마련한 땅 임대료를 두고 둘이 싸웠다. 특히 지방선거 시즌 강남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인사가 두 사람을 믿고 경쟁하다가 제3자가 공천을 받았다는 뒷말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전씨의 영향력이 가라앉자 ‘MB계’ 국민의힘 중진들이 N씨에게 줄을 섰다는 얘기는 2년 전에 언급됐다. 특히 그가 특정 지역 인맥을 활용해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른바 ‘왕따’가 된 전씨는 지난해까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세무조사나 인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전씨로부터 청탁을 받았단 고위 공직자의 이름까지 떠돌았다. 전씨가 고위 공무원을 상대로 한 중견기업 세무조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은 전씨 외에도 김 여사에게 조언하는 무속인이 더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굿당의 당주이자 70대 할머니인 A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 여사는 A씨로부터 자신과 어머니이자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구속 위기에 있을 때 여러 차례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약 10년 전부터 김 여사와 알고 지냈다. 소위 ‘무정 스님’으로 알려진 심모씨와도 밀접한 관계가 형성된 인물이다. 심씨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결혼을 주선한 장본인이며 윤 대통령에게 ‘검사’ 직업까지 지정해준 멘토였다. 원주 굿당 당주 ‘영빨’로 김 측근 관리? 측근 주장 대부분 이권 개입·청탁 의혹 연루 심씨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개인 일정표가 공개되면서다. 지난 2011년 8월 등이 포함된 일정표에 심씨는 ‘무정 스님’이란 호칭으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는 “2년 전 캠프서 전씨 말고도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이권을 차지하려던 인물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때 A씨가 김 여사에게 ‘걔는 영빨이 부족해서 안 된다’며 여러 차례 물갈이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인사도 “어머니인 최씨가 2021년 7월에 구속되기 전 김 여사가 명태균씨를 비롯한 A씨로부터 조언을 여러 번 구했다. 어떻게 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등 상당히 많이 의지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명씨가 최근까지 김 여사와 소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위 ‘영빨’로 김 여사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명씨의 지인은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서 “지금 당선인(윤 대통령)이 아예, 진짜, 완전히 광화문 그쪽으로 (이전)할 모양인가 보네”라고 물었고 명씨는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청와대 이전을 위한 대통령 집무실 후보로 광화문 정부청사를 거론한 바 있는데, 명씨 본인이 김 여사에게 대통령 집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조언했다는 주장이다. 명씨는 지인과의 대화서 김 여사에게 ‘무속적인 조언’을 했다고 밝히기도 한다. 명씨는 “내가(김 여사에게)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 들어왔는데”라고 했다. 명씨는 “내가 3월9일이라서 당선된다고 그랬다.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되고),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감으로 승부수? 명씨는 또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 기운이 좋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해당 대화서 명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광화문 사무실 15층서 청와대를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