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입과 몸이 즐거운 건강여행 ②경북 울진

온천수에 몸이 녹고 대게 살에 마음이 동하네

여행이 망설여지는 계절이지만, 겨울이라야 제 멋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경북 울진이다. 몸과 마음을 두루 말랑하게 만들어주는 온천욕과 찬바람에 속이 꽉 찬 대게가 여행객을 기다린다. 신라 시대에 처음 발견했다는 백암온천은 53℃나 되는 고온으로 여행객의 피로를 녹여준다. 겨울철 최고의 별미로 꼽히는 울진대게를 맛보려면 후포항이 제격이다. 먼저 울진대게·붉은대게홍보전시관에 들러보는 것도 재미있다. 대게의 생태, 대게와 붉은 대게 구별법, 대게 잡이 등 대게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준다. 후포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북상하다 보면 울진대게유래비를 만날 수 있다. 바다 전망과 솔숲이 아름다운 월송정, 일출 명소로 알려진 해맞이공원, 다양한 즐거움이 한자리에 모인 울진엑스포공원까지 한걸음에 둘러보면 대게 속살처럼 꽉 찬 울진 여행이 완성된다.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계절…뜨끈한 온천 여행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가득 사계절 관광휴양지

울진으로 향하는 길은 쉽지 않다. 겨울에는 더 멀고 험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그 길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겨울에 느낄 수 있는 울진의 맛과 멋 때문이다. 백암온천과 덕구온천, 큰 온천단지가 두 곳이니 겨울여행은 온천욕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특히 백암온천은 비단결처럼 부드럽게 몸을 휘감는 온천수가 먼 길 달려온 여행자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한겨울 추위 싹~
‘힐링에 딱’

사슴을 쫓던 사냥꾼이 발견했다는 백암온천의 유래도 재미있다. 신라 때 한 사냥꾼이 자신이 쏜 화살을 맞은 사슴이 어느새 상처를 치유하고 도망가기에 그 자리를 살펴보니 뜨거운 물이 샘솟더라는 것이다. 1610년 판중추부사 기자헌이 풍질을 치료하기 위해 평해 땅에 있는 온천에서 목욕하기를 청하니 광해군이 잘 다녀오라며 휴가를 주었다는 기록도 있다. 
백암온천은 무색무취한 알칼리성 온천으로, 용출 시 온도가 53℃나 되기 때문에 데울 필요가 없다. 불소, 수산화나트륨, 염화칼슘 등 우리 몸에 유익한 각종 성분이 함유되어 만성피부염, 자궁내막염, 부인병, 중풍, 동맥경화, 천식에 효과가 있다. 뜨거운 탕에 푹 담그고 있노라면 찬바람에 웅크린 몸이 풀린다. 온천성분 덕분에 보들보들해진 피부는 로션을 바르지 않아도 될 정도. 


백암온천특구에는 여러 온천 시설이 있는데, 대부분 온천탕을 겸비한 숙박시설이다. 노천탕을 갖춘 곳이 없어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은데, 노천탕 대신 족욕은 어떨까? 
한화리조트 건물 오른쪽 뒤로 돌아가면 온천학습관이 나온다. 마당에 온천수가 약수처럼 솟아오르는데 그 자리에서 마실 수도 있고, 보온병에 담아 가져갈 수도 있다. 원천 옆으로 아담한 족탕이 있다. 리조트 이용객이 아니라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따뜻한 탕에 발을 담그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다. 발이 따뜻해서 그런지 겨울바람도 견딜 만하다. 아이들은 바지를 적시기 쉬우므로 수건과 여벌옷을 챙겨야 한다. 
온천욕을 하고 후포항으로 나가는 길에 향암미술관에 들러보자. 한국화 원로들의 작품은 물론,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고루 갖추었다. 미술관 마당의 조각 공원도 볼 만하다. 


겨울철 최고의 맛, 대게를 만나러 후포항으로 향한다. 먼저 후포항여객선터미널 2층에 자리한 울진대게·붉은대게 홍보전시관을 찾았다. 대게와 붉은 대게(홍게)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곳이다. 옛사람들이 대게를 잡던 모습, 대게 잡이 어선, 대게의 종류, 대게와 붉은 대게 구별법, 대게 맛있게 먹는 법, 싱싱한 대게 고르는 법 등 다양한 정보가 알아보기 쉽게 전시되었다. 대게 퍼즐, 어선 조립, 대게 스탬프 등 아이들을 위한 코너도 흥미롭다. 전시관 위층 전망대에 오르면 후포항 일대가 한눈에 펼쳐진다. 
후포어시장은 대게를 맛보러 온 여행자들로 북적인다. 대게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쪄주는데, 이때 성급하면 안 된다. 살아 있는 게를 바로 찜 솥에 넣으면 다리가 툭툭 끊어진다고. 미지근한 물에 넣고 움직임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린 뒤에 쪄야 다리가 온전히 붙은 대게를 맛볼 수 있다. 대게 외에 활어와 다양한 건어물도 넘쳐난다. 


대게는 찜이 가장 좋은데, 달달하면서 짭조름하고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딱딱한 갑옷 속에 달콤한 속살의 비밀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발라 먹는 것이 귀찮아 게 요리를 싫어하는 이들이 있는데, 요령만 알면 쉽다. 마디 옆 부분을 가위로 살짝 자른 다음 꺾어서 살살 당기면 속살이 잘 나온다. 끊어진 경우 젓가락보다는 다리 끄트머리를 잘라서 밀어 넣는 게 효과적이다. 게 내장은 바로 먹어도 감칠맛이 일품이지만, 참기름과 김 가루를 넣어 볶음밥을 하면 아이들 입맛에 잘 맞는다. 어시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백암회센터에 대게와 활어 회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여럿 있다. 


후포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10여 분 올라가면 거일마을이 나온다. 지명이 ‘게 알’에서 나왔을 정도로 예부터 이름난 대게 집산지다. 울진대게유래비와 황금 대게 조형물이 바닷가에 설치되어 인상적이다. 

‘대게의 고장’
울진 스타일


도로변에 설치된 작은 기둥이나 모래밭의 나무 기둥은 울진의 또 다른 명물 오징어를 건조하기 위한 것이다. 종횡으로 늘어선 건조대에서 꾸덕꾸덕 말라가는 오징어 수만 마리를 보는 것도 독특한 경험이다. 건조 오징어는 일주일 정도, 반건조 오징어는 2~3일 말린다고. 해풍에 잘 마른 오징어는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옛 선비들이 꼭 가보고자 한 관동팔경 가운데 월송정과 망양정이 울진에 있다. 고려 때 지어진 월송정은 정자에서 굽어보는 바다 풍경도 아름답지만, 월송정으로 이어진 길 주위에 펼쳐진 솔밭이 큰 보물이다. 


조선 시대에 지어진 망양정은 현재 보수공사 중이라 누각은 볼 수 없지만, 바로 옆에 자리한 해맞이공원에서 일출과 바다 전망을 즐기기 좋다. 망양정 해변의 거북바위는 보는 위치에 따라 모습이 바뀐다. 아쿠아리움, 곤충 여행, 친환경 농업관, 아이스링크 등이 한군데 모인 울진엑스포공원은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 온천 휴양 코스 : 백암온천→울진대게·붉은대게홍보전시관→후포어시장→월송정→해맞이공원→울진엑스포공원
· 명소 탐방 코스 : 백암온천→후포항→울진대게유래비→월송정→성류굴→울진엑스포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울진엑스포공원→망양정해변&해맞이공원→해안 도로→월송정→백암온천
둘째 날 : 백암온천 온천욕→향암미술관→후포어시장→울진대게·붉은대게홍보전시관→울진대게유래비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울진군청  www.uljin.go.kr
· 한화리조트 백암온천  www.hanwharesort.co.kr 
 

문의 전화
·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9-6901
· 백암온천 관광안내소 054)789-5480
· 한화리조트 백암온천 054)787-7001
· 향암미술관 054)787-0001
· 울진대게·붉은대게홍보전시관 054)788-6800
· 울진엑스포공원 054)781-2005, 789-550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백암온천 :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6회(07:30~17:00) 운행, 약 5시간 소요. 
            대구-평해 : 대구동부정류장에서 하루 12회(09:00~18:10) 운행, 2시간30분 소요.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대구동부정류장 1666-0017, www.gobus.co.kr


자가운전 정보 
· 중앙고속도로 풍기 IC→5번 국도 영주 방면→36번 국도 봉화 방면→봉화터널, 영양터널→문암삼거리에서 온정 방면 좌회전→한티로→온천로→백암온천
· 동해고속도로 동해 IC→동해대로→평해삼거리 좌회전→백암온천로→온천로→백암온천
· 익산포항고속도로 학전 IC→대련 IC→울진·영덕 방면 오른쪽→동해대로→평해삼거리 좌회전→백암온천로→온천로→백암온천


숙박 정보
· 한화리조트 백암온천 : 온정면 온천로, 054)787-7001, www.hanwharesort.co.kr (굿스테이)
· 백암스프링스호텔 : 온정면 온천로, 054)787-3007, www.springshotel.co.kr (굿스테이)
· 백암온천호텔피닉스 : 온정면 온천로, 054)787-3006, http://baekam-hotspa.co.kr (굿스테이)
· 백암온천마을 : 온정면 온정1길, 054)788-4490, http://baegam.co.kr


식당 정보
· 흰바위한식고을 : 산채비빔밥·대게탕, 온정면 백암온천로, 054)787-3400
· 서울식당 : 전골류, 온정면 백암온천로, 054)787-3029
· 전주로얄식당 : 두부전골, 온정면 온천로, 054)787-7654 
· 한백오가피횟집대게나라 : 모둠회·대게, 후포면 동해대로, 054)788-2730
· 부산회식당 : 모둠회·대게, 후포면 후포삼율로, 054)788-4926 
· 돌고래횟집 : 모둠회·대게, 울진읍 현내항길, 054)783-2301


축제와 행사 정보
· 해맞이행사 : 새해 첫날, 해맞이공원·망양정해변, 054)789-6903
· 백암온천마을 : 황토체험방, 피자·쿠키 만들기, 얼음썰매 등 054)788-4490


주변 볼거리
백암산, 금강소나무숲길, 성류굴, 응봉산, 덕구온천, 불영사, 불영계곡, 민물고기생태체험관, 
죽변항&죽변등대, 〈폭풍 속으로〉 드라마세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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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