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시련 언제까지…

  • 최현경 mw2871@naver.com
  • 등록 2013.12.03 10: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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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진 호동이∼ ‘꼬인다 꼬여’

[일요시사=사회팀] 호탕하고 카리스마있는 진행으로 대중들에게 큰 웃음과 재미를 준 ‘국민MC’ 강호동이 예전같지 않다. 세금탈세 혐의 논란 이후 지난해 SBS <스타킹>으로 복귀한 그는 맡은 프로그램들마다 줄줄이 폐지되는 굴욕을 당했다. 이에 지난해 발언한 ‘수익금 사회 환원’ 논란까지 복귀 이후 그의 방송생활이 갈수록 ‘첩첩산중’이다.




2011년 9월 방송인 강호동이 탈세 혐의를 받았다. 그가 국세청으로부터 수억원대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분노한 국민들은 ‘강호동 퇴출 운동’을 벌였다. 거세지는 비판 여론에 강호동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천천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며 잠정은퇴를 선언했다.

화장실 나오더니…

은퇴 선언 이후 자숙의 시간을 보내던 강호동은 언론의 과녁을 벗어나지 못했다.

은퇴를 선언한 지 두 달 만인 2011년 11월 온라인에는 ‘강호동 사망설’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한 네티즌이 SNS에 ‘숨진 채’를 인용한 ‘오늘 오전 강호동 자택에서 숨 쉰 채 발견’이라는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급속히 퍼진 강호동 사망설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같은해 12월에는 종편 채널A가 한 장의 사진과 함께 ‘강호동 야쿠자 연루설’을 보도했다. 과거 씨름선수였던 그가 재일교포 위문 씨름대회의 식사자리에 합석한 상황임이 밝혀지면서 야쿠자 연루설 또한 하나의 루머로 끝이 났다.


그러나 강호동을 향한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듬해 2월 한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강호동이 2009년 11월 투기 목적으로 평창의 땅을 7억원에, 2011년 7월에는 13억 원을 들여 임야를 추가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강호동 측은 “장기적 투자 목적으로 땅을 산 것 자체만으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 생각한다”며 20억 상당의 평창 땅을 평소 봉사로 인연이 있던 아산병원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같은해 4월에는 은퇴 전부터 주주로 참여했던 프랜차이즈 외식 기업 ㈜육칠팔의 지분 33.3%에 해당하는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창업지원활동을 추진해 대중들의 비난을 사그라들게 했다.

국민들의 격려에 힘입은 강호동은 지난해 8월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인 SM C&C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많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을 했으나 가장 올바른 길은 MC로서 방송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더 큰 즐거움을 드리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해 조심스럽게 방송 활동 복귀를 결심하게 됐다”며 복귀를 예고했다.

세금탈세 논란 이후 당당히 복귀
맡은 프로그램 줄줄이 폐지 굴욕
재산 환원 문제까지 불거져 곤욕

지난해 11월 강호동은 은퇴 이전 자신이 진행했던 SBS <스타킹>으로 복귀했다.


이후 MBC <무릎팍 도사> KBS <달빛 프린스> SBS <맨발의 친구들>의 진행을 맡아 국민MC로서 재도약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달빛 프린스>가 시청률 부진을 타개하지 못하고 두 달만에 폐지됐다. 그의 대표 프로그램인 <무릎팍 도사> 또한 지난 8월 막을 내린 데 이어 <맨발의 친구들>까지 폐지되면서 KBS <우리동네 예체능>과 SBS <스타킹>만 남았다.

최근에는 KBS <1박 2일>이 도박 사건 등으로 출연진들이 하차하면서 기존 멤버였던 강호동을 영입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KBS 고위 관계자들이 <우리동네 예체능>의 촬영 현장을 찾아 강호동에게 <1박 2일>로 복귀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잇따른 폐지로 차기작을 고르는데 더욱 신중해진 강호동은 이또한 무산시켰다.

지난달 21일 한 매체는 “2011년 9월 탈세 혐의를 받은 강호동이 속죄 차원에서 자신의 재산 약 15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한 푼도 환원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강호동의 소속사 SM C&C는 “사회 환원에 대한 강호동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재산환원 불이행설을 반박했다. 이어 “단언컨대, 강호동 씨가 약속했던 보유 지분 사회 환원과 수익금 전액 기부는 반드시 이행될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기부해야 더 많은 분들께 큰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가장 좋은 시기와 방법을 논의 중에 있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강호동 사회 환원 불이행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명성 어디갔나

“벌써 1년이 넘었는데도 한 푼도 사회에 기부한 것이 없다는데 실망이다” “국민을 상대로 사기친 거냐”며 비난을 하는가 하면 “좋은 일 한다니까 기다려보자” “몰아세우지 마라. 선뜻 내기 아까운 금액이다”며 강호동을 옹호하는 입장도 있다.

1년8개월 동안 기부금액이 ‘0원’인 상황에서 적절한 시기를 찾고 있다는 그의 말에 국민들은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복귀 이후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그가 어떻게 명성을 되찾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윗물은 맑은데…

강호동과 다른 이경규

“제가 평생을 롤모델로 삼을 선배입니다. 나에게 이경규 선배는 삶과 연예계의 좌표 역할을 합니다. 이경규 선배가 없었으면 오늘의 강호동은 없었을 정도입니다.”


씨름선수였던 강호동은 이경규의 도움을 받아 1993년 MBC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이후 방송에서 자신을 성공하게 만든 배경에 선배 개그맨 이경규의 신뢰가 있었다며 존경을 표하곤 했다. 최근 강호동의 재산 환원 불이행 논란에 그가 존경하는 이경규의 행보가 눈에 띈다.

2011년 3월 KBS <남자의 자격> ‘라면의 달인’편에서 자신이 개발한 하얀 국물의 ‘꼬꼬면’을 선보인 이경규는 라면회사 ‘팔도’와 제휴해 같은해 8월 상품화했다. 지난해 2월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꼬꼬면 장학재단’ 설립을 알렸다. “꼬꼬면을 통해 얻은 수입을 사회에 돌림으로써 여러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장학재단을 만들게 됐다”고 설립배경을 밝힌 그는 로열티 일부와 ‘꼬꼬면’ ‘남자라면’ ‘앵그리꼬꼬면’의 판매 수익 일부를 장학 사업으로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1회 꼬꼬면 장학재단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해 29명의 고등학생과 9명의 대학생에게 65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한 그는 “장학재단은 인생의 목표이자 오랜 꿈이었는데, 그 꿈이 빨리 실현돼 정말 기쁘다. 꼬꼬면 장학재단이 많은 학생들의 꿈을 이뤄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지난 8월 올해로 3회를 맞은 ‘팔도 꼬꼬면 장학재단 장학금 수여식’은 총 140명의 학생들에게 1억7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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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