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입과 몸이 즐거운 건강여행 ①충북 충주

고르는 즐거움이 가득…겨울 여행지

충주 온천여행의 매력은 다양함이다. 한겨울 추위도 방해할 수 없는 53℃의 수안보온천, 보글보글 탄산기포가 터지는 앙성온천, 유황내음 매캐한 문강온천이 있다. 이중 가장 오래된 온천은 조선을 개국한 태조도 다녀갔다는 수안보온천이다. 이곳의 온천수는 1963년부터 충주시에서 관리하는데, 2000t짜리 온천수 저장 탱크를 두고 27개 업소에 온천수를 공급한다. 덕분에 수안보온천 이용자는 취향에 따라, 이용 편의성에 따라 온천을 골라서 즐길 수 있다. 꿩 요리, 능이버섯전골, 두부전골 등 추위를 이기는 음식도 맛보자. 충주 특산품인 사과를 넣어 만드는 천등산된장의 사과고추장 체험, 밤골도예의 도예 체험, 금가참숯의 차 시음, 충주호반을 따라 11.5km 이어지는 종댕이길 걷기 등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한겨울 추위도 방해할 수 없는 53℃의 수안보온천
꿩고기·샤브샤브…원기 돋우는 따뜻한 음식 ‘가득’

충북 충주시는 내륙에 자리한 역사 도시다. 도시 곳곳에서 고구려·백제·신라를 대표하는 유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무기의 주재료인 철을 얻을 수 있는 충주를 차지하고 한강의 물길과 산맥을 넘어 남진 혹은 북진하고자 한 당시의 치열한 흔적이다. 충주는 통일신라부터 고려, 조선까지도 남북을 잇는 주요 도로이자 도성을 방비하는 요충지였다. 
사통팔달의 길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충주를 오갔다. 물자를 교환하기 위해, 온천을 찾아 몸의 병을 다스리기 위해서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태조 이성계가 피부병을 다스리기 위해 수안보온천을 자주 찾았다는 기록이 있다. 53℃ 약알칼리성 온천수를 찾아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한 것이다. 임금이 자주 찾는 온천이지만 일반 백성도 이용했다. 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는지, 이들로 인해 흐트러진 민심을 바로잡기 위해 향약을 만들었을 정도다. 지금도 전해지는 ‘동규절목’이 그것이다. 
현대의 수안보온천에도 많은 사람이 찾아든다. 온천지구 안 어디에서나 눈길 닿는 곳이면 온천탕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온천탕이 많은 것은 이들이 사용하는 온천수가 모두 같은 물이기 때문이다. 


수안보의 온천수는 1963년부터 충주시가 직접 관리한다. 온천수는 자체 저장탱크 설치, 지하수 섞어 사용하기 금지, 연 1회 이상 수질검사, 종업원의 연간 4시간 교육 이수 등 공급 기준을 충족하는 업장이면 어디나 공급된다. 충주시는 온천지구에 2000t짜리 온천수 저장탱크를 두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 27개 업소로 연결된 관을 따라 온천수가 공급된다. 
덕분에 수안보온천 이용자는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한겨울 쌀쌀한 공기를 마음껏 즐기고 싶다면 노천탕이 있는 수안보파크호텔과 한화리조트의 온천탕을, 대중교통으로 편리하게 온천을 즐기고 싶다면 하이스파를 비롯한 중심지 온천탕을 선택하면 된다. 선택 기준이 물이 아니라 이용 편의성이기 때문이다.

온천 몸 담그니
피로가 싹~

충주 온천 여행의 매력은 다양함이다. 한겨울 추위도 방해할 수 없는 전통의 수안보온천, 보글보글 탄산기포가 터지는 앙성온천, 유황 내음 매캐한 문강온천이 있다. 일찍부터 알려진 수안보온천과 달리 앙성온천과 문강온천은 현대에 개발된 온천지구다.


앙성온천 개발은 1987년에 시작되었다. 약 700m 땅속에서 올라오는 온천수의 온도는 25~37℃다. 탄산온천은 미지근함 속에 뜨거움을 내포한 것이 매력이다. 탕에 들어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온몸에 기포가 달라붙어 피부를 자극해서 열을 내는 것. 뜨거운 온천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문강온천은 1995년에 온천지구로 지정되었다. 문강온천은 온천수 1ℓ당 1mg이 넘는 유황 성분이 포함된 유황온천이다. 탕에 들어서면 유황 특유의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온천 후 매끈해진 피부를 경험할 수 있다.
온천으로 겨울 추위에 언 몸을 녹인 뒤엔 원기를 돋우는 따뜻한 음식이 제격이다. 월악산 인근에 자리한 수안보온천에는 꿩을 재료로 한 음식이 많다. 꿩은 예부터 맛있고 원기를 보충하는 음식으로 손꼽혔다. 연한 가슴살을 얇게 썰어 채소와 함께 데쳐 먹는 샤브샤브, 부추와 채 썬 꿩고기를 볶아 만든 잡채, 꿩 다리 살로 만드는 튀김, 다진 꿩고기로 빚은 만두, 꿩 뼈를 삶은 국물에 채소를 넣고 시원하게 끓이는 탕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인근의 산에서 직접 채취한 자연산 버섯을 넣은 버섯전골도 맛볼 수 있다. 그중 능이버섯전골을 첫손에 꼽는다. 버섯 중 으뜸이라는 능이버섯의 향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버섯은 넣지 않는다. 돌솥에 갓 지은 밥과 함께 먹는 매콤하고 칼칼한 두부전골도 추위를 이기는 음식으로 제격이다.
충주 특산품은 사과다. 사과나무를 가로수로 심었을 만큼 충주를 대표하는 과일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사과 농사를 짓는 농가도 많고 사과주, 사과한과, 사과소면, 사과비타민 등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고 있다. 사과를 이용한 체험도 준비되었다. 나무에서 떨어지거나 새가 쪼아 먹어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사과로 고추장을 만드는 천등산된장의 사과고추장 만들기 체험이다. 사과를 고아 만든 향기로운 사과청에 고춧가루를 섞으면 사과 향이 사라지는데, 고추장 맛이 그만이다.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는 금가참숯 차 시음장에도 들러보자. 이곳에 들어서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벽면 가득 자리한 꽃 때문이다. 모두 제철에 피는 꽃을 가장 향기가 강한 때 수확, 24시간 넘게 정성 들여 만든 차다. 아이 주먹만 한 황촉규(닥풀), 달리아, 금잔화, 참나리 등이 모양과 빛깔을 유지한 채 꽃차로 만들어진 것이 신기하다. 수년간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라고. 이곳에서 겨울에 시음할 수 있는 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우엉, 연근 등으로 만든 뿌리차 종류다. 몸의 원기를 돋우는 건강차도 연구 중이다.

충주호 감싼 
풍경과 별미 


앙성면에 자리한 밤골도예는 일중 이준우 작가의 작업실이자 도예 체험 공간이다. 이곳의 도예 체험에는 일정한 틀이 없다. 일률적인 그릇에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스스로 모양을 연구하며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 아이들의 창의성을 향상하기 위해서다. 체험용 흙을 조몰락거리다 보면 어느새 아이만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충주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길도 생겨났다. 충주시 종민동 마즈막재에서 심항산을 지나 충주댐 물홍보관까지 이어지는 11.5km 종댕이길이다. 종댕이길은 전 구간에 보행자 전용 길을 만들었다. 도로의 경계 넘어 호수 쪽으로 별도의 보행로를 낸 것. 덕분에 자연을 안전하게 누릴 수 있는 길이 완성되었다. 마즈막재 입구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겨울바람조차 잊게 되는 길이다.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 문화 유적 답사 : 충주고구려비전시관→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충주 미륵대원지→수안보온천 혹은 문강온천
· 체험 여행 코스 : 천등산된장(사과고추장 만들기 체험)→금가참숯 차 시음장→종댕이길 걷기→수안보온천 혹은 문강온천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중부내륙고속도로 북충주 IC→충주고구려비전시관→금가참숯 차 시음장→천등산된장(사과고추장 만들기 체험)→종댕이길 걷기→수안보온천 혹은 문강온천
· 둘째 날 : 충주 미륵대원지→충주 누암리 고분군→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앙성온천→밤골도예 도예 체험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충주문화관광  www.cj100.net/tour
·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  www.suanbo.or.kr
· 문강유황온천(문강연수원)  www.spa-hotel.co.kr 
· 능암온천랜드  www.neungam.com 
· 밤골도예  www.illjung.com


문의 전화
· 충주시청 관광과  043)850-6713
·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  043)846-3605
· 문강유황온천  043)848-5115
· 능암온천랜드  043)844-2020 
· 밤골도예  043)857-7500
· 금가참숯 자연이가득한집  043)853-7753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충주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30분 간격(06:00~23:00) 운행, 약 1시간5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약 20분 간격 운행 (06:00~21:40), 약 1시간40분 소요.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충주공용버스터미널 043)856-7000, 853-0114 www.cjterminal.co.kr


자가운전 정보 
중부내륙고속도로→충주 IC→충주 방향 진입→용두사거리, 수안보 방향 우회전→3번 국도→살미면 세성교차로 직진→수안보온천(세성교차로에서 괴산 방향 19번 국도로 우회전 진입→문강교차로, 오른쪽 진출→굴다리 아래 좌회전→팔봉로 따라 277m 진행 후 좌회전→문강유황온천) 


숙박 정보
· 수안보대림호텔 : 수안보면 온천천변길, 043)846-3111, www.suanbo.ne.kr (굿스테이) 
· 수안보온천랜드 : 수안보면 주정산로, 043)855-8400,  www.suanbo.pe.kr (굿스테이) 
· 수안보동양온천호텔 : 수안보면 주정산로, 043)846-1156 (굿스테이) 
· 수안보성시스파호텔: 수안보면 수안보로, 043)843-2001, www.hotelsuanbo.com (굿스테이) 
· 한화리조트 수안보온천 : 수안보면 수안보로, 043)846-8211, www.hanwharesort.co.kr
· 계명산자연휴양림 : 충주시 충주호수로, 043)850-7313, http://gmf.cj100.net 


식당 정보
· 영화식당 : 산채정식, 수안보면 물탕1길, 043)846-4500 
· 상록수식당 : 능이버섯전골, 수안보면 주정산로, 043)846-0433
· 진풍가든 : 꿩 요리, 살미면 세성로, 043)851-0771
· 솟대풍경 : 효소 음식, 신니면 신덕로, 043)856-5840


기타 정보
· 충주 인증샷 기념품 증정 이벤트 : 2013년 12월 말까지 
가족, 연인과 함께 촬영한 충주 명소 8곳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충주문화관광 홈페이지 여행 정보의 <참여 마당 이벤트> 코너에 올리면 참가자 400명 이내에게 5만원 상당의 충주 기념품 증정.


주변 볼거리
충주세계무술공원, 충주 탄금대, 청룡사지, 충주 행복숲체험원, 충주 계립령로 하늘재, 예그린팜,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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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27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가 최고 통수권자의 선택은 정치권을 넘어 대한민국 전역을 강타했다. 내란의 밤이 지나고 탄핵의 강을 건너 마침내 대선 정국까지 넘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의도 곳곳에 계엄의 여파가 남아 있다. 그날 오후 10시 무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예산안 관련 긴급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정보지가 돌았다. 얼마 뒤 정장 복장으로 대통령실 브리핑룸 카메라 앞에 나타난 윤 전 대통령은 다소 격양된 어투로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스로 걸어간 자멸의 길 민주당이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국가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공황 상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돌연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윤 전 대통령은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내려진 비상계엄이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국회가 봉쇄됐고 헬기를 타고 도착한 무장 군인들이 안으로 들이닥쳤다. 국회 밖에서는 시민이, 안에서는 야당 보좌진들이 군인과 대치하면서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먼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입장을 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이후 한 전 대표는 탄핵을 찬성한다는 의미의 ‘찬탄파’로 찍혀 친윤(친 윤석열)계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민주당 당시 이재명 대표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라며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국회를 지키기 위해 신속히 국회로 와달라는 말을 남겼다. 내란 사태가 지나고 난 뒤 이 대통령은 이날을 회상하며 “이 상황을 최대한 빨리 많은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실시간 방송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뒤이어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비상 의총을 소집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의총을 소집했다가 10분 뒤 장소를 여의도 당사로 옮겼다. 그리고 약 20분 뒤 다시 국회 예결위장으로 바꿨다. 이는 현재 추 전 원내대표가 받는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연결된다. 다음 날 새벽인 4일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국회경비대가 국회 출입을 통제하자 담을 넘어서 국회로 진입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결의안 상정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 국회에 지체 없이 통보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으나 통보가 없었고, 이는 대통령의 귀책사유”라며 “우리는 그와 관계없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결의안은 여야 의원 190명이 참석한 가운데 190명 전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국회 본청에 투입됐던 계엄군은 철수했고 이로써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약 세 시간 만에 무효가 됐다. 비상계엄의 끝은 탄핵 정국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6당은 계엄이 해제된 당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하야하지 않으면 탄핵소추를 진행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추인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을 겪으며 당이 벼랑 끝까지 몰렸던 점 등을 의식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대통령에서 내란수괴 피의자로 썩은줄 알면서도 못 놓는 윤 동아줄 이날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에서는 분열의 조짐이 보였다. 탄핵을 반대하는 ‘반탄파’의 친윤계와 찬탄파 친한(친 한동훈)계로 당원들이 갈라서면서 내부 총질이 시작된 것이다. 당초 한 전 대표 역시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비상계엄 당시 자신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두 계파의 갈등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나흘 뒤인 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국회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됐다.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이 참석한 가운데 탄핵이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불참하면서 투표가 불성립된 것이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예지, 김상욱, 안철수 의원뿐이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 105명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본회의장으로 와줄 것을 요구했다.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일주일 뒤인 14일 국회에 상정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표결 참석을 제안한다”면서도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했다. 결국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1일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공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넘어갔고 긴 진통 끝에 지난 4월4일 헌법재판관의 만장일치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민주당에서는 이변 없이 이재명 대표가 대선주자로 나섰다. 국민의힘에서는 여전히 찬탄파와 반탄파가 대립했고 어느 날 늦은 밤을 틈타 ‘대선후보 날치기’를 시도하는 등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 청산’을 앞세웠다. 이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약속하는 등 경제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내란 세력의 죄는 단호하게 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는 내란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임을 강조하며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심판론을 부각시켰다. 두 번의 선거 강경파만 남았다 6·3 조기 대선 투표 결과 이재명 후보가 49.42%를 득표하면서 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로 이 후보가 8.27%p 차이로 앞섰다. 계엄 극복과 내란 청산을 외친 민주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완전히 절연하지 못한 점 또한 보수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원인으로 꼽힌다. 탄핵 정국 당시 앞장서서 윤 전 대통령을 엄호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던 당 의원에게 자신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한 점을 언급하며 “나는 끝까지 갔다.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라고 하면서) 무소속으로 나와도 다 찍어줬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 역시 대선 투표 직전까지 윤 전 대통령에게 단호히 탈당을 요구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탈당(여부)은 본인 뜻”이라며 “자기가(국민의힘이)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도리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아직도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친윤계를 비롯한 중진 의원의 지역구가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임을 고려했을 때,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는 것은 핵심 지지층을 놓는 것과 같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8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서도 반탄파인 장동혁 후보가 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장 후보는 탄핵 정국 당시 극우 색채가 짙은 탄핵 반대 집회를 찾아가 강성 지지층에게 표심을 구애하는가 하면 찬탄파들을 향해 “내부 총질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당선 직후에는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정부를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강경 노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장 대표는 지난 9월 장외투쟁을 통해 이정부와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조국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당 지도부는 대구를 시작으로 전역을 돌며 여론전을 통해 반격에 나설 기회를 보고 있다. 민주당은 “내란 옹호 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투정’”이라고 비꽜다. 마찬가지로 지난 8월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 대표로 당선된 정청래 대표는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며 국민의힘 청산을 강조했다. 강경파인 정 대표와 장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국회는 점차 극한으로 치달았다. 정면충돌 치킨 게임 계엄 1년을 앞두고는 민주당의 ‘내란 세력 척결’에 국민의힘이 ‘내란 팔이’라고 맞불을 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힘 강경파 의원들의 입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고, 민주당은 그때마다 계엄 카드를 꺼내며 “내란 옹호 세력과 협치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내란 팔이라는 단어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메시지로 시작됐다. 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특검 연장은 오로지 내란 정국을 연장하려는 민주당의 정략일 뿐”이라며 “내란팔이 없이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자신도, 국정을 책임질 정책 능력도 없으니 이 지경”이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주도로 ‘더 센 특검법’이 통과하자 이를 지적한 것이다. 나 의원은 “에라잇, 맨날 내란, 내란하다 보면 국민들도 결국 지쳐버릴 것”이라며 “소위 내란 약발도 곧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계엄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사과나 해명도 없이 여전히 민주당 뒷다리만 잡는 게 국민의힘”이라며 “내란팔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준 태도를 돌아보시라.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기 위해 구치소로 뛰어간 것이며 극우 집회에서 마이크를 든 것까지, 사과의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지겹다’는 경솔한 표현은 국민께 비판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3일 계엄 1년 메시지를 통해 양당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정당해산 심판을 꺼내든 반면, 국민의힘은 메시지 톤을 놓고 여전히 갈팡질팡하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26일 “내일(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당시 의원총회(이하 의총) 장소를 여러번 변경하며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총을 든 계엄군이 국회 창문을 깨고 진입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의총 장소를 국회 밖으로 공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계엄 해제 방해로밖에 볼 수 없는,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거듭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경파만 살아남은 포스트 탄핵 여의도 계엄 1년 메시지, 여야 모두 주목 국민의힘 내에서는 메시지의 세기를 놓고 충돌 조짐이 보인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지도부는 강경 메시지를 주장한 반면,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과를 포함한 톤다운된 메시지를 요구하는 등 온도 차가 생긴 것이다. 초선인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지난해 극한 여야 대립 속에 다수 야당(민주당)의 입법 전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계엄으로 군대를 동원해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건 국가 발전이나 국민통합, 보수 정치에 있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불법적이고 무모하고 과격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1년 동안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규명되면 사과와 반성은 당연한 일”이라며 “단순히 사과와 반성으로만 끝나서도 안 된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까지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이 지난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여야가 보이는 양상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와 비슷하다는 평이다. 탄핵 이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해결 과제로 적폐 청산을 내걸었고, 이 대통령은 ‘내란 청산’을 주장했다. 사면초가인 국민의힘 상황 역시 10년 전 탄핵 후폭풍을 직면하고 분열한 새누리당과 닮아있다. 이듬해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된 점까지, 지금의 여야가 과거를 그대로 답습할지 이목이 쏠린다. 당시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간판까지 교체했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 참패하면서 국회 바닥에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했다. 지금 국민의힘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위해 계엄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투표율을 55%에서 60% 정도로 봤을 때 중도층은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일 경우가 많다. 오히려 진영에 속한 사람들이 투표한다”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 고관여층보다는 정치 무관심층을 따라가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건가. 보수는 아직도 분열돼있고 내부 싸움도 있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이동해 갔을 때 벌어질 손실도 굉장히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선거에 직면하면 중도층 포섭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아직 당이 불안정한 만큼 중심이 되는 지지층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년 전 데자뷔? 비상계엄 사과 메시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이 우리 숙명인데 그분들이 탈당했다고 해서 벗어나 지겠느냐”며 “자꾸 절연, 절연하는데 인연이 끊기겠느냐. 없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회성 사과로 과거 잘못을 끊어내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우리가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를 보다 고민하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쉽게 사과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사과하는 모습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이런 정치를 해나가고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겠다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