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싱글 앨범 <Lip>을 발표하고 본의 아니게 활동이 미진해서일까, 디지털싱글 앨범 <Disco Party·1982>를 발표한 가수 소리(SORI)의 얼굴엔 ‘그래 다시 시작하는 거야’라는 각오가 서려 있다. 섹시미와 청순미를 동시에 갖춘 얼굴, 매력적인 몸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 가수로서 갖춰야 할 가창력은 기본이고 발레, 현대무용, 브레이크 댄스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해 ‘제2의 이효리’라는 호칭을 하사받은 소리. ‘이번엔 꼭 일을 내겠다’는 각오로 활동을 시작한 소리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나 그녀가 풀어놓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올 초 섹시 콘셉트의 데뷔곡 ‘입술이 정말’로 도발적인 매력을 발산했던 소리는 ‘입술이 정말’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다. 가수의 꿈을 이룬 그녀에게 시작과 동시에 아픔이 찾아왔다.
“당시엔 청천벽력 같은 심의 결과였지만 도리어 지금 와서는 위기를 기회로 잘 넘겼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뭔가를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기게 해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 때문일까. 최근 발매한 디지털싱글 앨범 <Disco Party·1982>의 타이틀곡 ‘보이보이’(BoyBoy)로 올여름 가요계를 70~80년대 디스코 열기로 빠뜨리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복고’로 완전 무장
‘보이보이’는 70~80세대들에게도 친숙한 디스코 멜로디 라인에 현대적인 하우스풍 리듬라인이 믹스된 곡이다. 특히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이 시대의 가장들에게 희망을 주는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중독성이 장난 아니에요. 그게 바로 ‘보이보이’가 타이틀곡으로 낙점된 이유예요. 듣는 순간 필이 팍 꽂히는 게 ‘바로 이거다!’ 했죠. 이번 곡 콘셉트가 70~80년대 롤러장 느낌이에요.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디스코 음악이 너무 신나더라고요. 40~50대에게는 그때의 향수를, 10~30대에게는 복고가 어떤 것인가 보여드리고 싶어요.”
소리는 완벽한 ‘복고걸’ 재현을 위해 알록달록 상의에 와이드 통의 나팔바지, 뽀글뽀글 헤어스타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야말로 ‘복고’로 완전 무장했다.
“이번 여름엔 나팔바지가 유행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스키니 대신 나팔바지를 입고 휴가철 삼면 바다에 ‘보이보이’가 울려퍼진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겠죠.”(웃음)
타이틀곡 ‘보이보이’…디스코 열기 속으로 ‘풍덩’
롤러춤·토끼춤·짱구춤까지 다양한 안무 선보여
‘보이보이’는 복고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서울의 한 성인 나이트를 섭외했다. 실제 이곳은 조승우·신민아 주연의 복고풍 영화 <고고70>의 촬영지였다.
“30년도 넘은 고고장이었어요. 원색 사이키 조명이 돌아갈 때마다 달그닥 소리가 나더라고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지만 복고 분위기 하나는 확실히 살았죠. 색감도 너무 예쁘고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 당시로 날아간 듯 자연스러울 거예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정말 70~80년대 고고장에서 친구들하고 놀듯이 촬영했는데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소리는 뮤직비디오 촬영 때 발목이 접질려 인대가 늘어나고 하이힐로 발등을 찧어 피가 쏟아지는데도 진통제 투혼을 벌였다.
“‘전화위복’이란 말이 있듯, 액땜을 화려하게 치렀으니 그만큼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발레리노 출신으로 발레, 한국무용을 비롯해 브레이크 댄스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춤꾼 소리는 이번 앨범에서도 화려한 복고 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짱구춤 같이 여러분들이 최대한 따라 하기 쉬운 춤으로 준비했어요. 아마 한번 보시면 금방 따라 하실 수 있을 거예요. 토끼춤, 말춤, 브레이킹, 허슬 등 당시에 유명했던 춤들을 이번 곡 안무에 다 집어넣었어요.”
최근 예능 프로그램 <스타 골든벨-서바이벌 슈퍼루키> 코너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소리는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천하무적 야구단>에 꼭 출연해 보고 싶단다.
“올해 목표는 신인상”
“‘입술이 정말’이 백지영의 ‘입술을 주고’를 만든 방시혁의 작품이라 (백)지영 언니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 한 번도 뵌 적은 없어요. 지영 언니 만나서 인사도 하고 친해지면 <천하무적 야구단>에 입단시켜 달라고 조를까 봐요.”(웃음)
그녀의 좌우명은 ‘스텝바이스텝’. 조급해 하지 말고 한 걸음씩 나아가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하나씩 하나씩 이뤄 나가야죠. 그리고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겸손한 모습 보여드릴게요. 올해 목표는 신인상 받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