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넘치는 식욕 해소! 음식테마 거리 탐방 ③ 전북 남원

추어탕, 싱싱한 미꾸라지가 전하는 가을 진미

남원 추어탕은 광한루원을 중심으로 20여 개 식당이 모여 추어탕거리를 형성할 정도로 유명한 토속음식이다. 남원 추어탕은 ‘새집’을 필두로 조금씩 다른 조리법과 맛을 보여주는 식당들이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물과 시래기를 모자람 없이 주는 인심도 닮았다. 남원 미꾸라지와 지리산 고랭지에서 재배한 추어탕 전용 무청으로 끓여 다른 지역 추어탕과 차원이 다른 맛을 보여준다. 


남원 추어탕의 걸쭉하고 얼큰한 맛
<춘향전> <혼불> 등 작품 속 무대 생생

‘가을 보양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추어탕이다. 미꾸라지는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이면 몸속에 영양분을 가득 저장한다. 그래서 가을 미꾸라지를 최고로 치고, 이름에도 ‘가을 추(秋)’자를 넣어 추어(鰍魚)라 부른다. 

서민 보양식 추어탕

찬바람이 부는 계절, 보글보글 끓는 추어탕 뚝배기에 밥 한 그릇 말아 훌훌 떠먹으면 지난여름 더위에 지친 원기를 회복하고 추운 겨울을 든든하게 버틸 힘을 얻는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해 온가족 보양식으로 그만이다. 미꾸라지는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A·B·D가 풍부해 자양강장, 피부미용에 좋고 성장발달에 도움을 주며, 추어탕에 들어가는 시래기는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하여 다이어트 하는 여성들이 먹기에도 좋다.
지역마다 추어탕을 끓이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사골국물에 두부를 넣는 서울식이나 고추장으로 칼칼하게 끓이는 원주식과 달리, 남원 추어탕은 미꾸라지만 사용하고 된장과 들깨 불린 물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다. 다른 채소 없이 시래기로 시원하고 구수한 맛을 낸다.
남원에서 추어탕이 발달한 것은 지리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소백산맥과 지리산 사이에 있고 섬진강 지류인 요천과 축천이 드넓은 평야를 만들어주니 다양한 농산물이 나고 미꾸라지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특히 남원 추어탕에는 미꾸라지와 조금 다른 미꾸리가 주로 들어간다. 미꾸라지보다 길이가 짧고 몸통이 동글동글해서 ‘동글이’라고도 불리는데, 맛이 좋고 비린내가 적다. 남원시농업기술센터가 토종 미꾸리 치어 생산에 성공해서 인근 미꾸리 양식장에 공급하며, 남원 추어탕거리의 식당들은 이곳에서 미꾸리를 받아 추어탕을 끓인다. 
지리산 인근의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추어탕 전용 무청도 남원 추어탕 맛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일등 공신이다. 전국 어디서나 파는 추어탕이지만, 남원에서 먹는 추어탕이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입맛에 따라 잰피가루를 살짝 뿌려 먹는 것도 남원 추어탕의 특징이다.


 춘향이와 이몽룡이 처음 만나 사랑을 나누었다는 광한루원 주변으로 형성된 남원 추어탕거리에는 20여 개 식당이 모여 있다. 그중 ‘새집’은 1959년 하동에서 시집온 고 서삼례씨가 광한루원 뒤편에서 추어탕을 끓여 팔기 시작한 곳으로 역사가 50년이 넘는다. 이후 광한루원 주변에 추어탕집이 하나둘 생겼는데,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내공을 자랑한다. 부산에서 시집와 식당을 연 ‘부산집’, 아들 삼형제의 돌림자를 쓰는 ‘현식당’ 등 이름에 담긴 사연도 정겹다. 


추어탕을 끓이는 방식은 식당마다 조금씩 다르다. 미꾸리를 삶아 주걱으로 눌러가며 체에 걸러내는 집이 있는가 하면, 손으로 뼈와 내장을 일일이 발라내는 집도 있고, 믹서에 갈아서 체에 거르는 집도 있다. 미꾸리 삶을 때 된장을 풀기도 하고, 생수를 쓰는 집도 있다. 시래기 역시 소금에 절인 것을 쓰는 집이 있고, 바로 삶아서 냉동한 것을 쓰는 집도 있다. 저마다 비법이 있는 셈이다. 
어떤 식당도 자기네 추어탕이 제일 맛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집집마다 어머니 손맛이 있듯, 남원 추어탕도 집집마다 조금씩 다른 특색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추어탕 국물도, 시래기도 손님이 원하면 한 그릇 더 주는 인심은 모든 식당이 지키는 원칙이다. 


추어탕과 함께 추어튀김, 추어숙회도 맛보자. 미꾸리를 통째로 튀기는 추어튀김은 추어탕을 잘 못 먹는 어린이도 그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는 요리다. 미꾸리에 갖은양념을 넣어 찐 다음 채소에 싸 먹는 추어숙회 또한 별미다.
남원 추어탕거리의 중심에는 광한루원이 있다. 춘향이와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가 깃든 광한루원은 광한루를 중심으로 오작교, 완월정, 영주각, 춘향사당 등이 어우러진 전통 정원이다. 

맛 따라 길 따라 비경이 가득

광한루는 황희 정승이 남원에 유배되었을 때 지은 ‘광통루’를 시초로 1434년(세종 16)에 하동부원군 정인지가 고쳐 세운 것이다. 정유재란으로 불에 탄 뒤 1638년(인조 16)에 다시 지은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보물 281호로 지정되었을 만큼 빼어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누각이다. 
광한루 앞 수변무대에서는 오는 10월19일까지 매주 토요일 국악 뮤지컬 〈가인 춘향〉을 공연한다. 어둠 속에 환히 불을 밝힌 광한루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국악 공연이라 더욱 특별하다.


남원 추어탕거리를 사이에 두고 흐르는 요천을 건너면 춘향테마파크다. 만남의 장, 맹약의 장, 사랑과 이별의 장 등 〈춘향전〉의 내용을 테마로 꾸며진 산책로를 걸으며 영화 〈춘향뎐〉 촬영 세트장, 동헌, 전망대 등을 둘러보자. 특히 동원에서는 판소리 배우기, 장구 배우기 등 신명 나는 국악 체험으로 남원의 풍류를 맛볼 수 있다. 남원전통문화체험관에서 진행하는 전통 놀이, 부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거리는 어린이들에게도 인기다. 춘향테마파크 입구에는 남원향토박물관과 심수관도예전시관도 있다.


춘향테마파크 위쪽에 위치한 남원항공우주천문대는 놓치지 말아야 할 탐방지다. 돔형 천체관측실과 천체망원경을 갖추어 낮에는 태양흑점을, 밤에는 달과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다. 오후 10시까지 개관하기 때문에 예약하는 번거로움 없이 천체관측이 가능하다.
천문대에서 나오면 덕음산 솔바람길이 이어진다. 피톤치드 향을 맡으며 느긋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완만한 나무 데크 산책로를 따라 국립민속국악원 뒤편까지 갔다 오는 코스로 왕복 약 2km다. 숲해설가가 들려주는 숲의 생태 설명도 재미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남원 추어탕거리→광한루원→춘향테마파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남원 추어탕거리→광한루원→춘향테마파크 
·둘째 날 : 만복사지→만인의총→국악의 성지→실상사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남원시 문화관광 : http://tour.namwon.go.kr
· 광한루원 : www.gwanghallu.or.kr 
· 춘향테마파크 : www.namwontheme.or.kr 
· 남원항공우주천문대 : http://spica.namwon.go.kr 

문의 전화
· 남원시종합관광안내센터  063)632-1330
· 광한루원  063)625-4681
· 춘향테마파크  063)620-6180
· 남원항공우주천문대  063)620-690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남원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5회(06:00~22:20)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 남원고속버스터미널에서 광한루원까지 택시 이용, 약 3500원 예상.
일반버스 220번 승차, 광한루원 하차.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www.hticket.co.kr 
                남원고속버스터미널 063)632-2000
<기차> 용산-남원 : KTX 하루 8회(05:20~21:15)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 남원역에서 광한루원까지 택시 이용, 약 3300원 예상.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남원역 063)631-3229


자가운전 정보 
88올림픽고속도로 남원 IC 남원·순천 방향 우측 출구→남원·광한루원 방면 우회전→충정로 따라 약 3km 
이동→시장사거리에서 좌회전→광한루원 이정표 보고 우회전→약 400m 진행, 광한루원

숙박 정보
· 그린피아모텔 : 주천면 제바위길,  063)636-7200 
· 지리산칸호텔 : 산내면 지리산로, 063)626-2114, www.jirisankhanhotel.com
· 호텔마음 : 남원시 소리길,  063)631-9999            
· 켄싱턴리조트 남원점 : 남원시 소리길 02)583-7164, www.kensingtonresort.co.kr
· 스위트호텔 남원 : 주천면 원천로,  063)630-7100,  http://namwon.suites.co.kr

식당 정보
· 새집 : 추어탕, 남원시 요천로 1397, 063)625-2443
· 부산집 : 추어탕, 남원시 요천로 1411, 063)632-7823
· 현식당 : 추어탕, 남원시 의총로 8, 063)626-5163
· 가나안식당 : 한정식, 남원시 관서당길, 063)632-0909
· 심원첫집 : 산채정식, 남원시 모정길, 063)632-5475 
· 자연밥상 : 한식 뷔페, 주천면 장안용궁길, 063)634-8849
· 깜돈 : 흑돼지구이, 남원시 하정2길, 063)630-5092

축제와 행사 정보
· 뱀사골단풍제 : 2013년 10월18일(금) 예정, 지리산국립공원 
  달궁주차장 일원, 063)620-6183

주변 볼거리
만인의총, 만복사지, 혼불문학관, 국악의 성지, 실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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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