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데렐라 실화' 재벌가 사위 현주소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10.08 10:45:46
  • 댓글 0개

부인 잘 만나 팔자 고친 백년손님들

[일요시사=경제1팀] 사위는 '백년손님'이라는 말이 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사위는 식구보다는 손님에 가깝다는 뜻이다. 하지만 재벌가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말이다. 아들 못지않은 사위들이 종종 눈에 띈다. 사위들의 경영참여가 늘고 있는 추세다. 물론 그렇지 않은 기업도 있다. <일요시사>가 '백년손님' 딱지를 뗀 사위와 처가와는 거리를 두고 살고 있는 사위들을 소개해 봤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국내 최초로 처가의 사업을 물려받은 사위들이다. 그들의 장인 고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는 북한에서 홀로 월남, 슬하에 딸만 둘을 뒀다. 장녀 이혜경 부회장은 76년 현 회장을 만나 결혼했다. 당시 부산지검의 검사였던 현 회장은 고려대 초대 총장을 지낸 현상윤씨의 친손자이며 이화여대 의대 교수를 역임한 현인섭씨의 3남2녀 중 셋째다.

이듬해인 77년 동양시멘트 이사로, 법조인에서 경영인으로 변신을 한 현 회장은 이 창업주 아래에서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81년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땄고 83년 동양시멘트 사장, 88년 동양증권 회장을 거쳐 89년 동양그룹 회장에 올랐다.

둘째 딸 이화경 부회장은 10년 이상 열애 끝에 80년 담 회장과 결혼에 골인했다. 담 회장의 선친은 화교 출신으로 대구에서 한의원을 경영했다. 이화경 부회장과는 담 회장이 서울로 유학 오면서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 친구로 만났다.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교에서 마케팅을 공부했던 담 회장은 결혼 직후 동양시멘트에 입사했다가 1년 뒤 동양제과로 회사를 옮겼고 89년 사장에 올랐다.

인생역전
승승장구

이 창업주가 타계한 89년부터 2001년까지는 '한 지붕 두 사위'시대가 지속됐다.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현 회장은 시멘트와 금융 부문을, 담 회장은 제과와 엔터테인먼트 쪽을 맡아 자연스럽게 계열분리가 이뤄졌다.


분리 후 두 회장은 부부 경영을 앞세워 신사업 확장, 내실 다지기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독자행보를 걸어왔다.

현 회장이 이끄는 동양그룹은 현재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있다. 현 회장이 담 회장에게 친 'SOS'는 거절당했고 지난 9월30일, 1100억원의 기업어음(CP)을 막지 못해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3개사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오리온도 사정이 그리 좋지는 못하다. 지난 2011년 6월 회사 돈으로 고가 미술품을 사들여 자택에 장식품으로 설치하는 등의 수법으로 226억원을 횡령하고 74억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담 회장이 구속기소된 후 지난 4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로 인해 국민들은 담 회장의 '두 얼굴'에 혀를 내둘렀고 회사 명성에는 금이 갔다. 여기에 담 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오리온의 실적이 더 오르면서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오리온은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40%에 육박해 경영권도 안전하지 않다. 이는 담 회장이 현 회장의 손을 뿌리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이 창업주의 동양그룹과는 달리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그룹은 재계에서 '사위복'이 가장 많은 기업으로 꼽힌다. 정 회장은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고 이정화씨와 결혼해 슬하에 성이, 명이, 윤이, 의선 등 1남3녀를 뒀다.

둘째 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의 남편인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사장은  재벌가 사위들 중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로 평가받고 있다.

정 사장은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의 장남으로 서울대 불문과를 나와 미국 MIT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87년 현대종합상사 기획실 이사로 시작해 현대정공,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를 거쳐 지난 2003년 현대카드 사장을 맡아 3년이나 적자였던 현대카드를 공격적이고 과감한 경영과 톡톡 튀는 마케팅으로 취임 2년 만에 흑자로 돌려세웠다.


'동양가 희비' 손 벌린 현재현 등 돌린 담철곤
사위복 터진 삼성·현대차…경영 실적 '방긋'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등의 광고 카피는 모두 그의 주도하에 만들어졌다. 

셋째 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와 혼인한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 역시 철강 경기 침체 속에서 견실한 실적을 거두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루퍼란대학교 경영학과와 페퍼다인대학 MBA과정을 수료한 그는 95년 현대정공에 입사해 정윤이 전무를 만났다. 2001년 임원으로 승진했으며 2002년 관리본부 부본부장(전무), 2003년 영업본부장 및 기획담당(부사장)을 거쳐 2005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지난 2011년에는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영업본부장 시절 1조원대에 머물던 현대하이스코의 연간 매출액을 2조3000억원으로 끌어올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지난해에는 매출 8조4000억원, 영업이익 4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9%, 0.3% 성장시켰다.

맏딸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과 결혼한 선두훈 영훈의료재단선병원 이사장·코렌텍 대표는 현대차그룹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2008년 현대차그룹에서 독립한 인공관절개발사 코렌텍 지분만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그는 인공 고관절 수술 분야에서 명성을 날리다 2001년 고향인 대전으로 내려가 부친이 일구어 놓은 병원에 자리 잡았다. 현재 대전 선병원은 전문 경영인인 둘째 선승훈씨가 경영을 맡고, 치과의사인 셋째 선경훈씨가 치과병원을 담당하면서 삼형제가 이끌어가는 병원으로 유명하다.

선 대표가 이끌고 있는 코렌텍은 국내 인공관절 시장에서 고관절 부문 1위, 슬관절 부문 3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코렌텍은 세계 최초로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인공관절 제조에 성공해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건희 회장의 사위들도 지난해 우수한 경영성과를 거두면서 '사위복'이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장은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첫째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남편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은 최근 급성장한 회사 실적으로 미소를 짓고 있다.

서울고를 나와 단국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한 임 부사장은 지난 95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3년 뒤 이부진 사장과 결혼했다. 이후 미국 MIT로 유학을 떠났다가 삼성전자 미주본사 전략팀, 2005년 삼성전기 기획팀 상무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했다. 5년간 상무보와 상무를 거친 후 지난 2009년 12월 전무로 승진했고 지난해 삼성그룹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초고속 승진
핵심보직 중용

삼성전기는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갤럭시S4 출시와 카메라모듈 사업의 성장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1% 상승한 매출액 4조428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33.4%, 31.5% 증가한 3355억원, 2705억원을 냈다.

둘째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과 결혼한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탁월한 실적을 선보이며 그룹 내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2002년 제일기획 상무보로 입사, 2004년부터 제일모직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2011년 12월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을 맡은 김 사장은 지난해 9월 볼리비아 국영석유가스공사 'YPFB'와 8억4000만달러 규모의 플랜트 건설 계약을 체결하며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세계 건설사 순위 20위권에 진입하는 쾌거를 올렸다.

범삼성가로 꼽히는 신세계에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사위인 문성욱 이마트 부사장이 있다. 2001년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과 결혼한 문 부사장은 2011년 말부터 이마트 해외사업을 총괄해오고 있다.

현대가 맏사위
"내 갈길 갈란다"

장영신 애경 회장의 맏사위 안용찬 애경·제주항공 부회장도 맹활약하는 사위 중 한명이다. 연세대 경영학과와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MBA를 거쳐 87년 애경에 입사한 안 부회장은 처남인 채형석 부회장의 소개로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과 결혼했다.

지난 2006년 생활·항공 부문 부회장을 역임하며 관할 사업을 총괄하기 시작한 그는 제주항공과 네오팜 등 계열사들의 실적을 크게 개선시키면서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한 해 동안 항공기 4대를 새롭게 도입하고 신규 노선 공략에도 적극 나섰으며 아토피 피부염 보조치료용 보습제를 만드는 네오팜 또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견고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에만 매출액 2057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액은 지난 2011년 한 해 액수와 맞먹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실적(22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네오팜은 올 상반기 100억원의 매출과 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고 최종건 SK 창업주의 둘째 사위인 박장석 SKC 사장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79년 SK네트워크에 입사한 박 사장은 2004년부터 SKC 사장을 맡아 비디오테이프, CD, DVD 등 주력사업 쇠퇴로 맞은 SKC를 위기에서 끌어 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SKC는 2조6292억원의 매출액과 14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2.1% 감소했으나 태양광사업 침체 속에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의 외동딸 윤자원씨와 결혼한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는 미국에서 MBA과정을 수료하고 컨설턴트 회사에 근무하며 해태제과 인수 작업을 주도한 장본인으로 2005년 해태제과 상무로 입사했다. 이후 윤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이사를 맡았으며 2008년 멜라민 파동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며 경영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대부분 처갓집 도와 경영
거리 두고 개인플레이도

사회적으로 사위들의 경영참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사위의 경영참여 불가 등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 그룹들도 있다. LG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코오롱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양자 광모씨를 포함, 1남2녀를 두고 있다. 지난 2006년 장녀 연경씨와 결혼한 윤관 블루런벤처스 사장은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공학 대학원을 졸업한 후 2000년부터 블루런벤처스에서 일해 왔다. LG그룹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연경씨도 가사에 전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 사장의 LG그룹 경영 참여가 조심스레 점쳐지곤 하지만 딸들을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는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LG그룹 일가의 가풍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딸 자혜씨와 결혼을 한 이재연 아시안스타 회장과 막내딸 자영씨와 부부 사이인 이재원 전 일성제지 회장은 LG그룹 계열사의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뿐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

구 창업주의 자리를 이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딸 미정씨와 결혼한 최병민 대한펄프 회장도 마찬가지로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등 그의 부친인 고 최화식 대한펄프 창업주의 유지를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사위는 '백년손님'일 뿐이다. 고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의 맏딸 경애씨는 경상도 출신 제헌의원인 배태성씨의 장남 영환씨에게 시집갔다. 영환씨는 현재 삼화고속 회장직을 맡고 있다. 차녀 박강자 금호미술관 관장은 강대균 대한전자재료 회장과 결혼했다. 삼녀인 박현주 상암커뮤니케이션스 부회장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과 결혼했다.

박 창업주의 차남인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은 슬하에 1남3녀를 뒀다. 장녀인 은형씨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차남 김선협 포천아도니스CC 대표와 결혼했으며 차녀 은경씨는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차남인 장세홍 대표와 혼인했다. 3녀인 은혜씨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 대표와 결혼했다.

그룹 경영권을 이어 받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녀인 세진씨는 최성욱 변호사에게 시집을 갔고 최 변호사는 김앤장법률사무소에 재직 중이다.

잘 키운 사위
아들딸 안부럽다

코오롱그룹 또한 정·관계는 물론 재계 유력가문들과의 사돈 관계를 통해 탁월한 능력을 보유한 사위들이 있음에도 이들의 경영 참여를 배제하고 오너를 통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현재 장자승계 방식을 통해 경영권을 이어가고 있다. 이원만 창업주에 이어 장남인 이동찬 명예회장과 장손인 이웅렬 회장이 차례로 그룹을 승계했다. 이외 다른 형제나 사위들은 모두 기업 경영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

먼저 이 명예회장의 장녀인 경숙씨는 영남대 교수인 이문조씨와 결혼했다. 차녀인 상희씨는 고 고흥명 한국파이롯트 회장의 외아들인 고석진씨와 결혼했으며 삼녀인 혜숙씨는 고 이학철 고려해운 창업주의 장남인 동혁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동혁씨는 현재 고려해운 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컬럼비아 대학 석사를 마치고 해운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사녀 은주씨는 신병현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의 외아들인 영철씨와 가정을 꾸렸으며 막내딸인 경주씨는 사업가인 최윤석씨와 결혼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한때 ‘짝패’였다. 장 대표는 용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에 몰두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그의 욕망 ‘용꿈’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조건은 “다음날까지 정치 생명을 걸고 재신임·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정치 생명을 건 재신임·사퇴 요구’가 있으면, 곧바로 전 당원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요구 기간 불과 이틀 지난 6일까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국민의힘 구성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반응이 없었으니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소장파의 비판이 시작된 시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지난달 29일이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조치도 지난 9일 확정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직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장 대표 등을 공개 비판해 왔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제명 처리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에 따르면, 오 시장은 33.3%의 지지를 얻어 47.5%의 지지를 얻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보다 14.2%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수도권·부산 내 보수 성향 엘리트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부터 총선에서 연패한 탓에 당내 수도권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줄었다. 양당 체제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집단 탈당 후 창당’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현 시점에선 국회 의석 3석을 보유한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원내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으로 존재한다. 4개월여 앞둔 선거가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궐선거란 사실도 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지휘해 연이어 이긴 경험이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이긴 경험이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사실상 주도한 장 대표에 대해선 “집단 탈당 후 신당 창당’이란 정치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강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만, 그래도 선거는 선거다. 지역 기반을 확보하는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없다.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빅텐트 설치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내 계파 중 하나를 와해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으로 옮긴 현역 의원은 허은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1명이었다. 그리고 개혁신당이 거둔 의석은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이라서 정치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한 제명 후 오 반발 “장 물러나 책임져야” 하나뿐인 꿈…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장 대표의 한 전 대표 등 제명 및 오 시장과의 갈등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내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질 만큼 집요하다. 선거에선 어제 없던 조직이라도 오늘 만들어서 돌려야 하고, 어제의 원수와도 악수해서 표로 바꿔야 한다. 일정한 영향력을 당내 구성원을 내쫓아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감수하는 선택은 “의아하다”는 의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수도권 패배·중도층 표심 공략 실패 여파로 총선에서 연패했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 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 출연해 “윤 어게인을 외쳐선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을 10년 동안 외쳐도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을 그가 현실적으로 외면할 순 없으리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우파의 짠물 지지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윤 어게인·탄핵 반대 구호로 그들의 성원을 받았으니, 노선을 바꾸더라도 그들이 따라올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남 보령·서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선 의원 임기 4년도 마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장 대표를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선 한 전 대표와 장 대표가 나란히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엔 장 대표도 있었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이때까진 누가 보더라도 ‘짝패’였다. 그로부터 1주가 지난 12월11일에 이르러, 이들은 명백한 결별 신호를 언론·대중에게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와 달리 장 대표는 반대했고, 굳게 입술을 다문 채 당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후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누구나 아는 승리 공식 장 대표는 지난해 2월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 보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강경 보수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엔 통상 3선 의원이 발탁된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난 장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한 전 대표의 파격 인선으로 해석됐다. 이후 장 대표는 원내 수석대변인·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이후엔 정치적 원수가 돼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장 대표의 변화에 대해선 “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은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충청에서 몇 안 되는 용꿈 꾸는 분’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용꿈을 꾸는 사람답게 유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엔 굉장히 유연하게 노선을 바꿔 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한동훈’이란 이름 석 자 앞에선 유연하지 못하단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 남성은 3~5세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이성인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 아버지가 우월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거세할 것”이란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낀다. 아버지의 거세 시도를 막기 위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공포는 선망으로 바뀐다. 이를 일컬어, 프로이트는 ‘초자아 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불행한 신탁을 받는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 때문에 정해진 운명을 맞는다”는 전형적 구조로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신화의 구조를 토대로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한다”는 무의식 구조를 규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적 절정을 누렸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절정은 장 대표의 ‘용꿈’과 결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날아오를수록 장 대표의 용꿈은 거세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용꿈도 날아오르려는 욕망이다. 두 사람 모두 날아오를 순 없다.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했던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절정·비상 거세 공포 장 대표의 용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한동훈’이란 압도적인 권위를 극복해야 한다. 당내 가장 막강한 그룹으로 거론되는 언더 찐윤엔 자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란 어머니를 차지해야 한다. 장 대표의 용꿈은 한 전 대표라는 ‘이미 결별한 정치적 아버지’를 제거해야 이룰 수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한동훈의 측근이란 옛 흔적을 완전히 부순 후 독립적인 용꿈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언더 찐윤이란 막강한 집단도 굴복시켜야 한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어이없는 비상계엄은 잘못됐단 인식을 갖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비상계엄의 원인이란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며 “몇 달 동안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에서 이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배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받는 장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한동안 “언더 찐윤이 장 대표를 2월에 실각시킨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길 것”이란 소문에 시달렸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강원에서 토호들과 밀착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비판을 받는 등 구 친윤계로부터도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당내 소수 계파 친한계 수장인 한 전 대표 제명에 더욱 집중했다. 이는 하향 전치란 심리학적 개념이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전치는 자신의 감정·욕구를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 감정을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를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만만한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을 일컬어 하향 전치라고 한다. 일상 언어로는 ‘화풀이’라고 한다. 장 대표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라르에 따르면,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삼각형 구도로 발생한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욕망의 주체·대상·체계는 상호 의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지라르가 규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거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 압박에 제명 더 집착…화풀이? 한은 장의 희생양…전한길도 장 노리나 이 대표 주장대로, 장 대표가 처음부터 용꿈을 염두에 두고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함께 ‘짝패’를 구성하면서 자신의 용꿈도 아울러 키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반대 및 해제 참여로 정치적 절정에 오른 한 전 대표가 먼저 대권이나 보수 진영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가 있는 한, 내 욕망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갑자기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강경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외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전 대표가 ▲언더 찐윤 ▲강경 보수 ▲장 대표 등과 두루 갈등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라르는 “한 집단의 갈등은 내부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대상을 희생시켜 해소한 후 단결한다”고 주장했다. 지라르는 이 과정을 ‘희생양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를 당에 유입시켜 한 전 대표와 친한계의 공백을 채우고 언더 찐윤과 맞설 세력으로 양성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두 유튜버를 통해 한 전 대표 고유의 영향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 “장 대표의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전씨는 이 글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세력·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답변 요구에 침묵한다면, 박 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 대표는 당원·윤 전 대통령을 함께 배신한 것이므로 이후 일어날 일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것처럼, 전씨가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주도로 ‘희생양’이 된 것처럼, 장 대표가 전씨 주도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단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씨의 요구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면서 침묵했다. 직설적인 욕망의 덫 장 대표의 정치 행위는 직설적이어서 ‘용꿈’이란 욕망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의 바닥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윤 의원도 장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용꿈’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욕망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