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특집> ⑦귀향·귀성길 필수코스 '전국 이색휴게소' 열전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09.17 07:32:30
  • 댓글 0개

지친 운전대 놓고 잠시 즐기다 가세요∼

[일요시사=특별기획팀] 가을을 알리는 상쾌한 바람과 함께 한가위가 성큼 다가왔다. 명절을 떠올리면 행복해지지만 달팽이 같은 귀향길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만난 특별한 휴게소는 운전자들의 피곤을 풀어주는 본래의 기능에 맛과 멋을 더한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다 똑같아 보이지만, 각 휴게소마다 시설과 서비스는 천차만별이다. 모르면 화장실만, 알면 여러 가지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필요한 정보를 미리 챙겨두면 막히는 귀성·귀경길에서 한결 피곤을 덜고 즐거움까지 더할 수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귀성·귀경길에 들러볼 만한 고속도로 휴게소들을 소개했다. 지친 운전대를 놓고 오아시스 같은 휴게소를 즐겨보자.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는 휴가객은 여주휴게소(강릉방향)의 도자기문화전시관을 둘러볼만하다. 횡성휴게소는 메타세쿼이아를 비롯한 9000여 그루의 나무가 조성돼 있어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평창휴게소(강릉방향)는 친환경 자작나무 테마공원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나치기 아쉬운
고속도로 쉼터들

경부고속도로 이용객은 삼성현(원효, 설총, 일연)을 주제로 테마공원을 운영 중인 평사휴게소(부산방향)에 가볼만하다. 칠곡휴게소(부산방향)에서는 지역예술가를 초빙해 문화이벤트가 열린다. 경산휴게소(서울방향)의 신상리 고분군 공원은 역사문화탐방과 함께 해질 무렵 출사지로 유명하다.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여행객은 이천휴게소(하남방향) 솔보슬길에서 휴식을 취해보는 것도 좋다. 음성휴게소(양방향)의 꽃동산 공원은 장미넝쿨과 야생화 산책로, 운동기구 등을 갖추고 있다.


중앙고속도로의 춘천휴게소(부산방향)는 전망 좋은 하늘공원이 있어 여행객들과 인근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단양휴게소(춘천방향) 뒤편의 적성산성·적성비도 빼놓을 수 없다. 안동휴게소(부산방향)의 안동문화체험관은 훌륭한 문화콘텐츠 덕분에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대전-통영 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통영방향)의 생태수변공원은 족욕시설, 인삼재배관찰장, 동물학습장 등을 갖추고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영산휴게소(창원방향)는 웰빙두부체험장을 운영한다. 중부내륙지선 현풍휴게소(현풍방향)는 마을 당산나무인 500년 된 느티나무를 주제로 한 스토리텔링 테마공원을 조성해 놓았다.

알아두면 좋은
팔도 명소들

익산장수고속도로 진안휴게소(양방향) 마이산 전망대와 전주광양고속도로 황전휴게소(완주방향) 지리산 전망대,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양방향), 남해고속도로 섬진강휴게소(부산방향) 전망대 등은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동해고속도로 동해휴게소(동해방향)는 동해안 절경이 펼치진 해맞이 휴게소로 유명하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특색 있는 휴게소가 늘어나면서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며 “고속도로 이용객들에게 휴가길에 새로운 여행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자연을 담은 ]
[덕평자연휴게소]


요즘 강원도 지역으로 캠핑을 다니는 캠핑족들이 영동고속도로를 지날 때마다 꼭 들르는 필수코스가 있다. 바로 자연을 담은 덕평자연휴게소다.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한번 이 곳에 들르면 세 시간은 기본으로 훌쩍 지나가 버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다. 이러한 소문이 자자하니 휴게소의 명소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덕평휴게소는 2007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은 곳으로, 나무와 유리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건축물을 자랑한다.

휴게소의 필수코스는 무엇보다도 바로 화장실이다. 아마 휴게소의 화장실이 너무 오래되었거나 위생상태가 엉망이라 들어가기 꺼려진 경험이 있을 거다. 하지만 덕평휴게소는 이런 걱정과 어울리지 않는다. 덕평휴게소는 제9회 아름다운화장실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화장실을 아름답게 만들었고, 그만큼 위생상태도 A급으로 매우 깔끔하다.



덕평휴게소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바로 휴게소 뒤로 펼쳐진 자연휴게공간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조성한 ‘러브가든’과 ‘허브매장’을 중심으로 향기의 향연이 펼쳐지는 보태닉 힐즈, 소나무와 전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맞으며 산책할 수 있는 덕평숲길까지, 장거리 이동으로 지친 모든 이들의 피로를 말끔히 잊게 해준다. 공원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또한, 휴게소 내에는 간이서점은 물론 약국, 등산복, 화장품 가게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어 복합쇼핑몰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혹시 빠트린 물건이나 필요한 물품이 있을 때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덕평자연휴게소: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각평리 319 (영동고속도로 상, 하행선>

단순한 휴식공간 넘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다양한 체험과 즐길거리로 색다른 여행공간 

[  떠오르는 명소 ]
[동해·옥계휴게소]

해돋이 명소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동해안에는 바다와 함께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는 휴게소가 있다.

동해휴게소는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고, 넓은 전망대가 있어 망상해수욕장 등 동해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통적인 해맞이 명소로 잘 알려진 정동진이 바로 옆에 있지만, 전국에서 일출을 보겠다고 몰려오기 때문에 어쩌면 한적하고 조용하게 일출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동해휴게소를 찾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

또한 동해고속도로를 따라 속초 방향으로 가다 보면 ‘바다가 보이는 휴게소’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옥계휴게소’를 만날 수 있다. 2005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2006년 ‘아름다운화장실 대상’ 등을 수상한 옥계휴게소는 건물 자체로도 참 멋스럽다.


또한 동해휴게소보다 바다에 붙어 있어 뒤쪽 전망대를 통해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고, 휴게소 건물 뒷면의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휴게소 안에서도 멋진 경치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해안선을 따라 길게 뻗은 동해안고속도로와 7번국도, 동해남부선철도 등 빼어난 절경도 한 눈에 담을 수 있어 어떤 유명 여행지보다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동해휴게소:강원도 동해시 망상동 5-1 (동해고속도로 하행선)>
<옥계휴게소: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도직리 126-8 (동해고속도로 상행선)> 

[멋과 맛 어우러진]
[   금강휴게소   ]

금강의 자태가 한 눈에 들어오는 금강휴게소는 전국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상·하행 휴게소가 한곳에 위치한 곳으로 어느 곳에서든 진입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금강휴게소의 자랑거리는 바로 건물 뒤편에 유유히 흐르는 금강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산책로는 나무로 된 마루를 깔아놓아 마치 자연 속에 있는 듯한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천혜의 자연 환경에 더해 휴게소 건물이 친환경 건축물로 지어져 자연 친화적인 휴식공간과 놀이 공간을 겸비하고 있다. 휴게소 안에는 사랑을 테마로 한 그네, 오작교, 자물쇠 등이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또한 금강휴게소 근처에는 바로 금강유원지가 자리잡고 있어 수상스키, 오리배, 바나나보트와 같은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이 곳은 낚시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금강휴게소에서의 먹을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에 빙어를 튀겨서 양념을 바른 도리뱅뱅은 금강휴게소에 들르면 꼭 한번 먹어봐야 하는 음식이다.

<금강휴게소:충북 옥천군 동이면 금강로 596번지 (경부고속도로 상·하행선)> 


삼림욕에 테마공원
전망 일품 절경까지
 

[바다에 떠있는]
[ 행담도휴게소]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서해대교 중간에 위치한 휴게소를 볼 수 있다. 이 휴게소가 바로 국내에 단 하나뿐인 섬 휴게소, 행담도 휴게소다.

고대신전 건축양식을 본떠 2층 건물로 지어진 행담도휴게소는 서해대교 너머 펼쳐진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저녁 무렵엔 눈부신 주황빛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 또 휴게소 뒤편에는 서해대교를 짓기까지의 과정을 각종 영상과 사진으로 설명해 놓은 ‘서해대교 홍보관’이 위치하고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전망대에 올라가면 서해대교 아래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볼 수 있다. 넓은 바다를 보면서 답답했던 가슴을 뻥 뚫을 수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한다면 행담도휴게소에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행담도휴게소:충청남도 당진시 신평면 매산리 513(서해안고속도로 상·하행선)>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