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오락가락 하는 궂은 날씨 속에 유쾌하고 밝은 배우 윤세아를 만났다. 지난 2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시티홀>로 컴백한 윤세아는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녀는 <시티홀>에서 조국(차승원)의 약혼녀 고고해 역으로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연기력이 살아있다”는 호평을 들으며 일과 인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정말 오래도록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진 윤세아를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만나 그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보았다.
궂은 날씨 속에서 만난 윤세아는 드라마 속의 냉정한 고고해는 모두 잊고 온화하고 부드러운 윤세아 본연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 있었다. 밀린 잠을 자고 휴식기를 보내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그녀에게서는 <시티홀>을 통한 자신감으로부터 온 행복한 미소는 물론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이 아쉬워요. 김선아씨와 차승원씨와 같이 호흡하며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고고해를 마지막까지 멋지게 만들어주신 작가님과 감독님께도 감사드리고 무엇보다 그동안 사랑해주셨던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려요.”
극 내내 시니컬하고 도도한 연기력으로 화제를 모은 윤세아는 마지막회까지 고고한 매력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국내 최고의 기업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던 고고해는 아버지의 삐뚤어진 기업 윤리를 알게 된 뒤 결국 유해성폐기물수입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 양심을 택했다.
실제 성격 털털·순수
“고고해라는 인물로 고민하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조금은 외로웠지만 고고해를 통해 연기자로서 표현의 영역을 좀 더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행복했어요.”(웃음)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스마일 어게인> 등 데뷔 초기 연이어 악역을 맡은 그녀는 ‘악역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을 이름 앞에 수식어로 달고 다녔다. 이와 함께 도회적인 차가운 이미지에 새침데기까지, 한마디로 도시의 못된 여성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푼수(?)같이 “하하하” 웃을 줄도 알고, 귀엽고 털털함과 순수함을 지닌 배우다.
<시티홀> 고고해 역으로 인기…“연기력이 살아있다” 호평
사람 냄새나는 배우·마흔 살 전에 뮤지컬 무대 서고 싶어
“연기할 때 ‘강단 있다’라는 말을 자주 듣기는 해요. 신비하다는 이미지도요. 그런데 메이크업을 지우면 전혀 그런 이미지가 아니에요. 밖에 다니면 저한테 ‘윤세아를 닮았다’고 하시던데요. 실제로는 정말 털털하고 솔직해요.”(웃음)
때문에 윤세아는 자신과 다른 악역을 연기하면서 우울함을 느끼기도 했다. 작품을 몇 편 안 했던 처음에는 악역에 조금이라도 몰입해 있기 위해 현장에서 늘 웃지 않고 심각한 표정으로 준비했다. 하지만 지금은 악역도 즐기면서 연기하고 있다. 다시 악역을 맡는다면 악역의 뿌리를 뽑고 싶단다.
“우울한 역을 하다 보니 평상시에 다른 쪽으로 풀려고 노력해요. 밝고 즐겁게 지내려고요. 이제는 정말 즐기면서 악역을 할 수 있어요. 작품에서 진정한 악인으로 거듭나고 싶어요. 아직도 악역에 배고파요.”(웃음)
“춤바람 났어요”
윤세아는 최근 ‘춤바람’이 났다. 댄스스포츠 삼매경에 빠져 일주일에 세 번은 학원을 찾는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아무 생각 없이 땀을 흘려야 풀리기 때문이란다. 스케줄이 바빠 학원에 못 나갈 때는 집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혼자 휘젓고 다닌단다.
“등산과 댄스스포츠가 제 취미생활이에요.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해요.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하고요. 요즘은 모임에 가서 부르려고 2NE1 노래를 배우고 있어요. 기대하세요.”(웃음)
나이가 나이인 만큼 결혼할 때도 됐는데 아직 윤세아는 미혼이다. “완벽해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남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것 같다. 빈틈이 있어야 남자들이 채워주고 싶어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큰 소리로 “저 틈 많은 여자예요”라며 손사래를 친다.
“결혼 정말 하고 싶어요. 아직 인연을 못 만난 것 같아요. 하지만 남자를 쫓고 싶지는 않아요. 우연히 만난 남자와 사랑해서 결혼하고 싶어요.”
늦은 나이에 데뷔한 윤세아는 연기에 대한 야무진 욕심을 꺼내 놓았다.
“‘오래 가는 배우’로 남는 게 꿈이에요. 연기 잘해서 예뻐 보인다는 얘기도 듣고 싶고요. 관객과 함께 어울리는 사람 같은 배우, 사람 냄새가 나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죠. 마흔 살이 되기 전에 뮤지컬 무대에 서보고도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