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영-조희준 막장 스캔들 풀스토리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8.06 11: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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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혼외정사…사랑과 전쟁 실사판

[일요시사=사회팀] 민주당 차영 전 대변인이 조용기 목사의 아들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을 상대로 친자확인 소송을 냈다. '불륜, 이혼, 동거, 출산, 소송'으로 이어진 이들의 인생사는 마치 막장드라마 '사랑과 전쟁'을 연상케 한다. 차 전 대변인이 자신의 정치생명까지 포기하면서 소송을 낸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통합당 차영 전 대변인이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의 아들을 낳았다며 서울가정법원에 친자확인 소송을 냈다.

지난 1일 차 전 대변인은 조 전 회장을 상대로 "아들 서모군을 친아들로 인정하고 2004년 초부터 지금까지 사용한 양육비 8억원(매달 700만원으로 계산) 중 1억원을 우선 지급하라"는 소송을 7월31일 서울가정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차 전 대변인은 위자료 1억원과 함께 서군의 향후 양육비로 매달 700만원도 청구했다.

차 전 대변인이 제출한 소장의 내용은 이렇다. 2001년 3월 차 전 대변인은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에서 문화관광비서관으로 일하다 청와대 만찬에서 조 전 회장을 처음 만났다. 당시 넥스트미디어그룹의 회장이던 조 전 회장은 그해 8월 세금 포탈 혐의로 구속됐다가 3개월 뒤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았다.

조용기 장남 조희준
세 번의 결혼·이혼

둘은 서로 배우자가 있었지만 2002년 중반부터 사귀기 시작했다. 2002년 7월에는 조 전 회장이 자신이 대주주였던 넥스트미디어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차 전 대변인을 임명했다. 그해 11월에는 명품 피아제 시계를 선물하면서 청혼했다.

차 전 대변인과 조 전 회장은 각각 2003년 1월과 2002년 12월 서로의 배우자와 이혼했다. 이후 둘은 서울 강남의 고급 레지던스에서 동거했고 2003년 8월 하와이에서 서군을 낳았다.

차 전 대변인이 하와이에 머무르는 동안 조 전 회장은 운전기사가 딸린 최고급 리무진과 고급 주택, 매월 1200만원의 양육비와 생활비를 대줬다. 하지만 조 전 회장은 결혼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2004년 초부터는 아예 연락이 끊겼다.

차 전 대변인은 조 전 회장이 머물던 일본으로 갓난 아기였던 서군을 데리고 찾아가 수차례 연락했지만 만나주지 않았다. 3월 조 전 회장 동생을 통해 조용기 원로목사를 따로 만나 서군 사진을 보여준 뒤 '우리 집 장손이 맞다'고 인정받았다. 그러나 그 뒤에도 조 전 회장의 연락은 없었고 차 전 대변인은 아이들을 생각해 2008년 전 남편과 재결합했다.

차 전 대변인은 올해 2월 서군을 데리고 조 원로목사와 조 전 회장의 형제들을 만나 함께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서군이 장손이라는 사실을 인정받고 아들로 등재시키는 것도 동의를 받았다. 당시 조 전 회장은 운영하던 기업의 배임 혐의로 구속돼 식사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차 전 대변인은 조 전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음에도 불구하고 서군을 아들로 인정하지 않아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차 전 대변인 측은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는 조 전 회장이 자신의 자녀들에게 지출하고 있는 양육비는 일반인들의 몇 배 이상일 것"이라며 과거 양육비 1억원에 매달 700만원 양육비를 요구했다.

"조용기 목사 손자 낳았다"친자확인소송
위자료 1억에 매달 양육비 700만원 청구

또한 "조 전 회장은 결혼만 하면 호화생활을 보장해주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이혼으로 인해 큰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비극적인 일을 겪었다"며 위자료 1억원도 청구했다.

이어 "조 전 회장은 아들을 한 번도 찾지 않았고 심지어 다른 여성과 결혼해 자식을 낳고 살고 있다"며 자신을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전남 완도 출신의 차 전 대변인은 1984년 전남대 농경대학을 졸업한 후 1987년까지 광주 MBC 아나운서로 일했다. 이후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정치권과 안면을 텄다. 1992년 민주당 김대중 대통령 후보 미디어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정치계에 발을 들였다.

고려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95년 조순 서울시장 정책 비서관으로도 활동했다. 1999년에는 세종문화회관 공연 부장, 홍보실 실장을 역임했으며 홍조근정훈장(3등급)을 받기도 했다.

2001년 조 전 회장을 만난 차 전 대변인은 2002∼2004년까지 넥스트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2004∼2006년에는 KT 마케팅전략담당 상무, 2006∼2007년에는 KT 고문 자리까지 올라갔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제17대 대통령 선거 중앙선거 대책위원회 홍보특보로 활동했고 2008년 3월 통합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대변인, 4∼7월까지는 민주당 공동대변인으로 활동했다.

2011년부터는 민주당 언론특보를 맡았으며 지난해 치러진 제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텃밭인 서울 양천갑 지역구에 출마해 길정우 후보와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근소한 차이로 아깝게 패배했다. 이후 서울양천갑지역위원회 위원장으로 뽑혔지만 올해 1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유로 지역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화려한 정치 경력
포기한 이유는?

저서로는 <나는 대통령도 바꿀수 있다>(1997년), <젊은 그녀 전쟁터를 즐겨라>(2006년) 등이 있다.

이렇게 화려한 경력의 차 전 대변인이 정치생명까지 포기하면서 법조계를 통해 자신의 스캔들을 공개한 이유는 뭘까. 경제적인 어려움이라는 게 중론이다. 차 전 대변인은 생계와 아이 문제 등으로 전 남편과 재결합했고 양육비 8억원 중 1억원을 우선 청구했다. 그러나 차 전 대변인이 실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차 전 대변인이 지난해 제19대 총선에 출마하며 신고한 재산내역만 23억232만원에 이른다.

차 전 대변인 측이 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소장에서도 밝혔듯이 아들 서군 때문이다. 올해 11살로 곧 중학생이 되는 서군은 예민한 시기인데다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양육은 서군의 외할머니가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 전 대변인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자로서 창피하고 정치적 입지도 포기했지만 속은 시원하다"며 "어머니로서 늘 미안했는데 아들에게 잃어버린 인생을 찾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차 전 대변인의 변호사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또 다른 이유는 조 전 회장에 대한 배신감이다. 조 원로목사와 조 전 회장의 형제들까지 서군이 장손이라는 것을 인정했지만 이후 조 전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가족들의 태도가 돌변했다는 것이다.

"올해 조용기 목사를 만났는데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로 얘기가 다 됐다. 그런데 최근 조희준이 석방돼 나와 딴소리를 했다. '내 아들이 맞긴 한데 친자 확인은 안 된다. 성년이 되면 해주겠다'고 했다. 법적으로 책임지기 싫다는 거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내 삶을 포기하고 소송을 하기로 했다. 인간적으로 용서하기 어렵다"는 게 차 전 대변인이 언론을 통해 밝힌 입장이다.

하지만 차 전 대변인 측의 주장에 몇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 번째는 차 전 대변인의 딸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다. 차 전 대변인은 소장에서 자신의 이혼으로 큰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비극적인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 전 대변인은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계에 입문한 계기를 먼저 하늘나라로 간 딸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차 전 대변인은 당시 "주위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지원하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러던 중 3월15일 딸이 심장질환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상중에 친정어머니가 부르시더니 아이가 엄마가 국회의원이 되면 어떤 일을 하느냐, 엄마가 국회의원이 되도록 기도를 많이 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조 전 회장 침묵
"휴가 중이다"

또 차 전 대변인은 "딸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민주당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유야교육학과에 다니던 딸은 저소득층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았고 엄마가 국회의원이 돼서 그런 일을 해주길 바랐다"고 말한 적도 있다.

반면 제19대 총선 당시 또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차 전 대변인은 "정치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고 들었다. 가족과 관련된 사연이라고 하던데"라는 질문에 "오늘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이나 SNS에서는 "차영, 큰딸이 심장마비사라고 했다가 이번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하는데 진실은 무엇일까" "당시에는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등 의문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차 전 대변인 측은 이와 관련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는 아들의 성씨다. 서군이 조 전 회장의 친자라면 성씨는 조씨가 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 차 전 대변인 측은 재결합한 남편의 성씨를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큰딸이 세상을 등진 후 작은딸과 서군의 양육을 위해 작은딸의 친부와 재결합했고 남편의 동의를 얻어 서군을 호적에 등재하게 됐다는 것. 차 전 대변인의 변호사도 언론 인터뷰에서 "남편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지만 차 전 대변인과 재결합했고 서군을 아들로 입적하는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차 전 대변인이 제출한 소장과 그의 변호사가 언론을 통해 밝힌 내용은 모두 차 전 대변인의 주장일 뿐이다. 그러나 조 전 회장 측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조 전 회장은 휴가 중이라며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의도 순복음 교회도 마찬가지다.

유부남녀 신분으로 2002년 중반부터 '불륜'
이혼 후 은밀한 동거생활…2003년 원정출산

1965년 조 원로목사와 김성혜 한세대 총장 사이에서 태어난 조 전 회장은 서울예고와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가 맨해튼 음대를 졸업했다.

1988년 조 원로목사가 국민일보를 창간하자 상무이사로 발을 들여놓았으며 이후 해외사업당담 부사장을 거쳐 1997년 32세의 젊은 나이에 국민일보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듬해에는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국민일보 경영을 맡은 그는 넥스트미디어홀딩스를 설립하고 스포츠투데이와 파이낸셜 뉴스 등을 창간하고 현대방송을 인수하는 등 언론 미디어 사업을 확장했다. 2000년에는 파이낸셜뉴스 발행인 겸 회장을 지냈다.

2001년에는 국세청 세무조사 때 세금포탈 혐의가 드러나 검찰에 고발됐고, 같은 해 8월 조세포탈 및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1월에는 넥스트미디어홀딩스의 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으나 이후 6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아들 성씨 '서씨'
전 남편과 재결합

이렇든 경영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조 전 회장은 여성편력으로도 유명하다. 올해 나이 48세의 조 전 회장은 이미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경험했다. 80년대 후반 탤런트 나종미씨와 전격 결혼했지만 딸 하나를 남긴 채 법정소송 끝에 이혼했고 직후 일본인 나카무라 유리꼬씨와 1992년 2월 결혼식을 올렸으나 2년7개월 만에 다시 이혼소송에 휩싸였고 패소했다.

2002년 12월에는 넥스트미디어그룹에서 발행한 잡지 <엘르>의 과장인 장모씨와 세 번째 결혼을 했으나 이마저도 순탄치 못했고 차 전 대변인과 만나던 2002년 12월 2년 만에 이혼을 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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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