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7주년 특집> 윤창중 사태로 본 ‘변태천국’ 자화상 ①권력층 성스캔들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5.21 16: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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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와 여자는 악어와 악어새?

[일요시사=정치팀] 권력이 집중되는 곳에는 수많은 비화가 따르기 마련이다. 거기에는 숱하게 많은 여자가 ‘성적 도구’로 희생됐다. 지난 역사를 보면 권력가들이 정치에서 여자를 어떻게 다루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반면 자신의 위치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여자도 있었다. 권력과 여자의 함수 관계가 무엇이기에 ‘섹스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 창간17주년을 맞이한 <일요시사>가 역사 속 굵직한 사건들을 모아봤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유족들은 지난 2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들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친일파로 묘사한 <백년전쟁>은 허위사실과 자료조작으로 이 전 대통령을 인격 살인하고 있다”며 역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제작자인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등 3명을 사자명예훼손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유족들의 고소로 <백년전쟁>을 둘러싼 역사적 진실 논쟁이 법정에서 벌어지게 됐다.

이승만 불륜 다룬 <백년전쟁>
유족에 의해 고소당해

국내 유력 보수언론은 하나같이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의 진위여부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며 비난의 날을 세웠다.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이 전 대통령이 스캔들 문제로 고발된 건 맞지만 기소까지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승만의 여자’로 거론된 주인공은 ‘노디 김’이라는 이름의 당시 미국 오벌린대 여대생이다. 이 전 대통령이 노디 김과 미국 전역을 여행하다가 샌프란시스코 경찰에 잡혔다고 한다. 당시 부도덕한 성관계를 위해 주 경계를 넘었다는 주장이 <백년전쟁>을 통해 제기됐다.

<백년전쟁>에 의하면 문제가 불거졌던 당시 이 전 대통령의 나이는 46세. 함께 여행을 했다는 노디 김은 22세였다. 이 전 대통령과 여대생이 경찰서에서 범인 식별용 얼굴사진을 찍은 것 같은 영상이 <백년전쟁>에 나온다.

‘승당’이란 애호로
애절한 맘 달래

노디 김은 독립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19년 톰킨스 목사, 서재필, 베네딕트 등에 의해 결성된 필라델피아 한국친우회를 통해 더욱 견고해졌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노디 김은 이후 이 전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뒷바라지를 해주는 인텔리여성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노디 김은 대학 졸업 후 하와이로 돌아가 워싱턴에 머물면서 외교활동을 벌이고 있던 이 전 대통령을 대신해 ‘한인기독학원’의 원장직을 맡게 됐는데, 이때 이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을 적극 후원했다는 전언이다. 이러한 공적을 인정받은 그녀는 정부수립 후 이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조국으로 돌아와 1953년 11월24일부터 1955년 2월까지 외자구매처장직을 맡아 일했으며, 그 후 1958년 하와이로 돌아갈 때까지 대한적십자사 부총재, 대한부인회 및 인하대학교 이사 등 요직을 역임했다.

노디 김 이외에 또 한 여인은 바로 ‘임영신’이다. 그녀는 이 전 대통령이 미국 망명시절 만난 한인여성이다. 전남 금산 태생으로 3·1운동 때 전주에서 만세시위를 주도, 일제감옥에서 6개월간 영어생활을 했던 그녀는 일본으로 건너가 히로시마고등여학교를 졸업했다.

귀국 후 그녀는 (공주)영명학교와 이화학당에서 교편을 잡았다가 1923년 말 유학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출국 시 그녀는 관동대지진 때 일제가 한국인을 학살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첩을 몰래 숨기고 샌프란시스코에 들어갔다가 마침 그곳을 방문 중인 이승만에게 전달해,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서로 믿고 아끼는 동지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승만의 여자 ‘노디 김’ 부도덕한 성관계, 구혼 거절한 ‘임영신’ 
박정희의 궁정동 술시중 든 여자만 100여명, 안가는 24시간 대기

임영신 전기에 의하면, 그녀는 졸업 후 워싱턴에서 한인교회의 이순길 장로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 전 대통령의 구혼을 받았다. 임영신은 이 문제를 가지고 십여 일간 번민했다고 한다. 지인들과 상의한 끝에 그녀는 미혼의 젊은 나이로 결혼 전력이 있는 50대의 ‘노인’과 결혼하는 것이 떳떳하지 않다는 결정을 내리고 청혼을 거절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 전 대통령을 마음에 두었던 그녀는 이때부터 이승만이란 이름에서 승자를 따 ‘승당’이라는 아호를 지어 애용했다.

해방 후 그녀는 이 전 대통령의 추천으로 민주의원의 유엔전권대사로 미국에 건너가 눈부신 외교를 벌인 끝에 정부 수립 후 초대 상공부장관으로 기용되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술시중을 드는 여자를 옆에 두고 비명횡사한 이가 있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젊은 여자와 술판을 벌이는 장면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한 매체는 박정희정권 시절 중앙정보부(이하 중정)가 여자들을 조달하는 창구기능을 했다고 보도했다. 중정은

‘마담’ 2명을 활용해 200여 명의 여성 중에서 박 전 대통령 접대여성을 선택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이 여자를 불러다 성 접대를 받은 곳은 궁정동 말고도 한남동과 구기동, 청운동, 삼청동 등 5~6곳에도 이른바 ‘안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200명 항시 대기
스타급 연예인도

전 중정 안가 관리직원은 2005년 2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회 접대여성은 어떻게 준비했나”라는 질문에 “접대여성은 한 차례 이상 넣지 않는다. 박정희 눈에 들어 혹시 임신을 하거나 박정희가 여성에 빠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라며 “박정희가 찾으면 만류해보다가 잘 안 되면 추가로 딱 한 번만 더 접대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이 아니면 모든 안가는 24시간 대기상태에 들어간다”면서 “하루 중 언제라도 불시에 대통령이 방문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직원들이 대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21>은 고 김재규 중정부장의 명령에 따라 10·26에 가담한 박선호(사형집행, 당시 46살) 중정 의전과장의 법정진술을 옮겼다. 1980년 박 과장은 ‘박정희의 여인들’과 관련해 “지금도 수십 명이 일류 연예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명단을 밝히면 사회적으로 혼란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 고위층 인사와 ‘부적절한 관계’ 드러나
학력위조 파문으로 정부 고위층과 관계 알려진 ‘신정아 스캔들’

박정희정권 시절 청와대 출입기자로 활약했던 유력 일간지의 기자는 같은 시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육영수 여사가 죽은 뒤로 박정희 대통령은 근혜씨 등 자식들에게 약점을 잡혔는데, 그 중의 하나가 문란한 여자관계”라며 “큰 행사, 작은 행사 등의 얘기가 근혜씨의 귀에도 흘러들어 가 문제가 됐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궁정동을 드나들던 수많은 여자들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회성 ‘왕의 여자’가 돼야 했다.

이와는 반대로 숱한 염문을 뿌리며 정국을 쥐락펴락했던 스캔들의 주인공들도 있다. ‘무기 로비스트’로 유명세를 날린 ‘린다 김’은 1996년 문민정부의 국방사업인 ‘백두사업’ 추진과정에서 정부의 고위층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 당시 그녀는 ‘권력의 심장부’로 통했다고 한다. 세간에는 생소했던 로비스트라는 말도 린다 김 사건 이후 유행처럼 번지게 됐을 정도로 린다 김은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당시 사건은 백두사업 추진의 핵심인물인 이양호 전 국방장관과 그녀가 주고받은 은밀한 편지 내용이 검찰의 조사 결과 공개되면서 소문으로만 돌던 정부 고위층 인사의 ‘부적절한 관계’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 이 전 장관은 그녀와 “부적절한 관계를 두 번 가졌다”고 고백해 ‘혼외관계’를 뜻하는 ‘부적절한 관계’라는 말을 남긴, 말 많은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권력의 심장부로 통하는
매력적인 그녀들

결국 이 전 장관은 부적절한 사랑의 대가로 낙마와 함께 공직자로서의 도덕성에도 큰 흠집을 남긴 채 권력의 뒤안길로 홀연히 사라졌다.

린다 김 사건의 뺨을 친 사건은 참여정부에서 벌어졌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실세인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특별한 관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큐레이터 ‘신정아 스캔들’이 그것이다.

신정아 스캔들은 2007년 7월 당시 동국대 교수였던 신정아씨의 학력 위조 의혹에서 시작된 사건이다. 이후 신씨와 인연을 맺은 미술계·대학가·불교계 인사 등으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며 정계 로비의혹까지 불거졌다.

이 사건으로 신씨는 학력을 속여 교수직을 얻고 미술관 공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2007년 10월 구속 기소된 뒤 징역 1년6개월 선고를 받았으며 2009년 4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조아라 기자 <archo@ilt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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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