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시티투어&쇼핑 ④속초 시티투어

설악산과 동해를 품은 보석…오감만족 ‘속초’

‘바다!’ 하면 무심결에 떠올리는 곳이 속초다. 백두대간의 허리에 우뚝 솟은 설악산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시원하게 펼쳐진 동해의 푸른 파도가 봄기운을 가득 머금고 넘실거린다. 설악산과 동해의 품 안에 보석처럼 박힌 속초관광수산시장, 속초등대전망대, 청초호, 석봉도자기미술관 등도 속초 여행을 풍성하게 해준다. 보고, 먹고, 즐기는 오감 만족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뚜벅이 여행객에 안성맞춤 코스
친절한 해설 곁들여져 흥미진진

시내 여행의 중심은 속초관광수산시장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1군단 공병단과 상인들이 합심하여 논과 웅덩이를 메우고 점포를 세워 시장이 형성되었다. 처음에는 속초리 3구에 있어 3구시장으로 불리다가, 1966년 동제로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마을 이름이 중앙동으로 바뀌어 시장 이름도 중앙시장이 되었다.

낯선 도시로의
즐거운 일탈

속초에서 명태와 오징어가 많이 잡히면서 중앙시장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명태가 많이 나던 1960~1970년대는 마른 명태 시장으로, 오징어가 한창이던 1980~1990년대에는 마른 오징어 시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지금도 건어물을 사러 시장을 찾는 여행자들이 많다. 2006년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이름을 바꾸며 쇠락해가던 전통시장이 동해안을 대표하는 관광수산시장으로 성장했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의 성공 요인은 다양한 먹거리다. 시장 최고의 명물은 닭전골목의 닭강정. 주말이면 닭강정을 사려고 길게 줄을 선 외지인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바삭하게 튀긴 닭고기를 조청과 청양고추로 맛을 낸 소스에 버무려 매콤달콤하다. 시장 호떡집도 반드시 들르는 코스. 씨앗호떡과 오방호떡은 간식으로 인기가 많아 여행자들로 가득하다. ‘호떡집에 불난다’는 말이 실감 난다.


이외에도 강원도 감자를 갈아 동그랗게 빚어 육수에 끓인 감자옹심이, 메밀반죽에 김치와 쪽파를 올린 메밀전, 담백하면서 구수한 맛이 좋은 메밀총떡 등 군침 돌게 하는 시장 먹거리가 풍성하다. 시장이 생기면서부터 함께한 순대골목에서는 아바이순대로 푸짐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속초관광수산시장에는 특별한 볼거리도 있다. 닭전골목을 지나다 만나는 명태박물관이다. 입장료 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명태박물관은 속초에서 가장 큰 덕장을 운영했다는 하명호씨가 사비로 세웠다. 규모는 작아도 명태잡이로 유명하던 속초항의 옛 모습, 다양한 명태잡이 도구, 명태의 종류와 유래, 명태잡이 배 등 명태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시장에서 청호동 쪽으로 가면 중앙동과 청호동 사이 바다를 이어주는 갯배가 있다. ‘멍텅구리 줄배’라고도 불리는 갯배는 50m 바닷길에 줄을 엮어 끌며,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추억의 명물이다. 그래서인지 갯배를 타는 손님들은 선장 할아버지를 도와 갯배를 끈다.

갯배를 타고 건너면 1·4후퇴 때 국군을 따라 내려온 함경도 실향민이 터를 잡고 살아간 아바이마을이다. 한국전쟁이 끝나자 함경도 원산, 함흥, 청진 등에서 내려온 피난민이 고향 가는 길목이자 북한과 가장 가까운 속초로 모여들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 아바이는 할아버지, 노인을 뜻하는 함경도 사투리다.

청초호반에 자리한 석봉도자기미술관은 도자기의 새로운 경지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 전통 도자기 외에도 도예가 조무호씨의 시대별 작품, 백두산과 설악산 등 자연을 정밀하게 묘사한 도자기 벽화가가 전시되었다. 작품 중에는 기네스북에 오른 커다란 원형 접시도 있다.

박물관 앞에는 청초호 호수공원이 조성되었다. 호수 위 정자에서는 둘레 5km 호수가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청초호를 가로질러 청초동과 중앙동을 잇는 설악대교와 금강대교가 보인다. 반대편으로는 설악산이 웅장한 위용을 드러낸다. 호수를 따라 걷는 둘레길이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다.

시티투어라도 바다와 싱싱한 회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속초에서 회와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동명항이다. 항구 한쪽에 마련된 활어 판매장에서 어민이 직접 잡은 활어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단 매운탕과 식사, 회 뜨는 비용과 채소 값은 별도다.


동명항의 매력은 항구에서 1km 정도 이어지는 방파제를 따라 바다를 만끽하는 것이다. 바닷길을 따라 걸으며 바라보는 전경이 아름답다. 청초호 뒤로 속초 시내가 펼쳐지고, 그 너머로 울산바위를 품은 설악산이 거대한 산줄기를 뽐낸다. 보는 이를 압도하는 장쾌한 풍경이다.

정점은 방파제 끝의 빨간 등대가 찍는다. 밤에는 어선을 안전하게 인도하는 길잡이지만, 낮에는 로맨틱한 바다 풍경을 만드는 일등 공신이다. 등대와 바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은 여행의 추억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항구 입구의 영금정에 오르면 아기자기한 해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영금정은 원래 바닷가에 흩어진 암반 지역을 일컫는 말이었다. 정자가 있는 자리에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바위산이 있었다고 한다. 바위산 모양이 정자처럼 보였고, 파도가 바위산에 부딪히는 소리가 거문고 소리 같다고 해서 영금정이라 불렸다. 일제강점기에 속초항을 개발하면서 바위산을 부수고 방파제를 쌓아서 바위산이 없어지고, 지금처럼 널찍한 바위 형태로 바뀌었다.

동명항 따라 흐르는
항구의 정취와 맛

영금정 뒤로 속초 제1경 속초등대전망대가 보인다. 횟집골목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10여 분 오르면 등대에 당도한다. 속초등대전망대에서 설악산을 바라보면 대청봉과 울산바위가 빼어난 자태를 뽐내고, 바다를 바라보면 길게 이어진 해안을 따라 넘실거리는 파도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시내 관광은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투어 코스는 속초시립박물관, 속초등대전망대, 수복탑을 도는 ‘문화유산 코스’(화·수요일 09:30, 13:30), 청초호철새도래지, 설악산 숲 체험을 하는 ‘자연 생태 코스’(목·금요일 09:30, 13:30), 속초관광수산시장, 갯배 체험을 하는 ‘도심 순환 코스’(토요일 09:30, 11:10, 13:30, 15:10 / 일요일 09:30, 11:10) 등이다. 출발과 도착은 엑스포유원지이며, 월요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요금은 어른 7000원, 학생 5000원.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속초관광수산시장 → 갯배 → 아바이마을 → 동명항 → 속초등대전망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아바이마을 → 갯배 → 속초관광수산시장 → 석봉도자기박물관 → 청초호 → 속초엑스포공원
둘째 날 : 영랑호(범바위) → 국사봉 → 동명항, 영금정 → 속초등대전망대

관련 웹사이트 주소
속초관광 www.sokchotour.com
속초 시티투어 www.sokchocitytour.com
속초관광수산시장 http://sokchomarket.com
석봉도자기미술관 www.dogong.net
속초아바이마을 www.abai.co.kr

문의 전화
속초시청 관광과 033)639-2713
속초시종합관광안내소 033)639-2690
속초 시티투어 033)631-0331
속초관광수산시장 033)633-3501
석봉도자기미술관 033)638-7712

대중교통 정보
버스_서울-속초,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20~30분 간격(06:00~23:3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일 45회(06:25~23:0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코버스 www.kobus.co.kr 이지티켓 www.hticket.co.kr

자가운전 정보
동해고속도로 → 양양 IC → 양양읍 → 낙산사 → 대포항 → 청초호 → 속초관광수산시장

숙박 정보
동해콘도 : 속초시 동해대로, 033)635-9631, www.donghaecondo.co.kr
리츠칼호텔 : 속초시 온천로, 033)636-5252, www.ritzcal.com
척산온천장 : 속초시 관광로, 033)636-4806, www.chocksanspa.co.kr
산과바다스포츠호텔 : 속초시 동해대로, 033)635-6644, www.theship.co.kr
척산온천휴양촌 : 속초시 관광로, 033)636-4000, www.cheoksan.co.kr
호텔마레몬스 : 속초시 동해대로, 033)630-7000, www.hotelmaremons.com
더클래스300 : 속초시 동해대로, 033)630-0900, www.theclass300.com
한화리조트설악 : 속초시 미시령로 2983번길, 033)630-5500, www.hanwharesort.co.kr
신세계영랑호리조트 : 속초시 영랑호반길, 033)633-0001, www.yrhresort.co.kr

식당 정보
해리수 : 생선찜, 속초시 온천로, 033)638-7780, www.helisoo.com
이모네식당 : 생선찜, 속초시 영랑해안6길, 033)637-6900
봉포머구리집 : 물회·성게알밥, 속초시 중앙로, 033)631-2021
단천식당 : 아바이순대, 속초시 아바이마을길, 033)632-7828
진양횟집 : 물회·오징어순대, 속초시 청초호반로, 033)635-9999
낙천회관 : 함흥냉면, 속초시 중앙로, 033)632-1567
독도생선구이 : 생선구이, 속초시 청초호반로, 033)635-8884,  www.dokdofood.com

주변 볼거리
설악산(비선대, 권금성), 영랑호, 테디베어팜, 척산온천, 설악씨네라마, 설악워터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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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