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프로야구 개막> 9개 구단 유망주 '헤쳐모여'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4.03 13: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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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특급 루키들의 살벌한 주전경쟁

[일요시사=경제1팀] 프로야구의 개막. 겨우내 기다리던 프로야구가 정상의 깃발을 향한 본격 레이스에 돌입했다. 올 시즌은 신생 NC다이노스의 참가로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선수들은 사령탑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분주해졌다. 특히 신인들이 시범경기부터 눈에 띄는 활약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9개 구단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신인들을 꼽아봤다.



한화 이글스-'고졸 신인포수' 한승택

독수리 군단의 새 사령탑 김응룡 한화이글스 감독은 경기 흐름을 리드하는 포수 자리에 고졸 신인 한승택을 '콕' 찝었다. 김 감독은 한승택에 대해 "체격은 작아도 포수로서 갖출 건 다 갖췄다"고 평가했다. 한승택은 한화의 '포수 부재'를 해결할 새로운 희망이다.

한승택은 덕수고 시절부터 유명한 포수였다. 2학년 때부터 청소년대표로 활약했고 타고난 수비실력에 시범경기에서 '발야구' 부활을 꿈꾸는 두산 선수들의 도루를 두 차례나 저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타격도 10타수 3안타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물론 부족한 부분도 있다. 경험 부족이다. 이제 막 프로에 입문한 한승택은 아무래도 타자 분석이나, 경기 운영 능력 등이 취약하다. 하지만 성장속도가 빠르다. 청소년대표팀 주장을 맡았을 정도로 리더십도 뛰어나다. 시범경기에 꾸준히 선발 마스크를 쓰며 경험도 쌓았다.

선수 자신도 군더더기 없고 인상적인 송구능력을 선보이면서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포수가 갖춰야할 강한 어깨, 블로킹, 투수리드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한승택이 고졸 신인으로 주전 마스크를 쓴다면 이는 전무후무한 일이 된다. 역대 최초의 고졸 루키 주전 포수의 탄생이 기대된다.

LG 트윈스-'신인왕 노리는' 강승호


지난 10일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에서 한 편의 드라마가 나왔다. 고졸 신인 강승호가 LG의 역전승을 이끈 것. 이날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강승호는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이라는 맹타를 휘둘렀다.

북일고를 졸업한 강승호는 LG가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야심차게 지명한 기대주다. 고교 시절부터 뽐내온 타격실력이 LG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강승호가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인 유격수-3루수 라인을 오지환-정성훈이라는 선배들이 탄탄하게 지키고 있지만 뛰어난 타격실력과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에 수비 실력을 조금만 보완한다면 올 시즌 대타 혹은 대수비 요원으로의 선택을 예상케 한다.

미디어데이서 강승호는 "신인왕은 생각하지 않고 올해는 신인다운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며 "넥센의 강정호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 공격과 수비가 다 잘되는 그런 유격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SK 와이번스-'마운드 다크호스' 여건욱

SK 와이번스의 우완투수 여건욱은 사실 '중고신인'이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SK 유니폼을 입었다. 2011 시즌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감투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고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친 후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시 팀에 합류했다.

SK는 현재 지난해 팀의 승리를 이끈 정우람은 군대로, 마무리 박희수는 부상으로 마운드 전체가 비상이다. 여기에 여건욱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여건욱은 그간 SK의 두터운 투수진에 밀려 좀처럼 1군 출장기회를 잡지 못했다. 입단 첫해 단 2경기 출전이 1군 무대 전부다. 팀은 '위기'지만 개인으로서는 '기회'인 셈이다.

이미 여건욱은 직구 평균 구속을 140km 이상으로 올리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세 가지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상태다. 시범 경기에서 보여준 최고 구속은 146km,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여건욱이 SK 마운드의 다크호스로 성장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언젠간 부른다" 연습 또 연습
시범경기부터 눈에 띄는 활약

넥센 히어로즈-'차세대 잠수함' 한현희

넥센 히어로즈에 '잠수함의 전설' 이강철 코치는 요즘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핵잠수함' 김병현과 '신형잠수함' 한현희 때문이다. 지난해 경남고를 졸업하고 전체 2순위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2년차 신인, 한현희가 넥센 불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속 140km 중후반대의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무기로 갖춘 한현희는 시범경기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여줬다.

'소포모어징크스'도 없다. 대부분의 신인 선수들은 2년 차 징크스라 불리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겪는다. 그런데 한현희는 비껴갈 것으로 보인다. 1년차 때 경험한 2군행이 두둑한 배짱과 '싸움닭' 기질을 키웠기 때문이다. 일생일대의 조력자를 만난 것도 행운이다. 한현희는 중고등학교때까지 사이드암 투수코치를 만난 적이 없다. 이 코치는 10년 연속 두자리 승수 기록과 잠수함 투수로 152승을 달성한 대투수 출신이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 이 코치의 지도로 단점이었던 하체도 보완했다. 제구력만 정확하게 잡는다면 올 한해 최고의 시즌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NC 다이노스-'리틀 류현진' 노성호

올 시즌 새롭게 합류한 9구단 NC 다이노스에 '리틀 류현진'이라고 불리는 노성호가 새로운 '괴물'로 떠오르고 있다. 2012 드래프트 우선지명으로 입단한 기대주 노성호는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 투수다.

올해에는 넥센의 5선발로 출전한다. 노성호가 리틀 류현진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투구폼이 닮았기 때문이다. 그는 고교시절부터 류현진, 손민한, 마쓰자카 다이스케(클리블랜드)의 투구폼을 따라하면서 자신만의 투구폼을 고민했다. 그중 류현진의 폼을 따라 던진 공이 가장 묵직했고 그때부터 그 폼을 자신만의 폼으로 담아냈다.

최대 강점은 다양한 레퍼토리다. 직구는 물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 커브까지 타자를 요리할 수 있는 각종 구종을 가졌고 182cm, 89kg의 당당한 체구도로 타자를 주눅들게 한다.

김경문 NC 감독은 노성호를 5선발로 확정했다. 김 감독은 "노성호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며 "이재학, 노성호 두 선수가 외국인 선수들의 뒤를 받쳐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기아 타이거즈-'새끼호랑이' 고영우

'호랑이 군단'에 '새끼호랑이'들이 대거 들어왔다. 그 중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성균관대 출신 내야수 고영우다. 183cm에 80kg으로 신체조건이 뛰어난 고영우는 특급 내야수 발전가능성이 엿보인다. 게다가 발이 빠르고 수비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대학 3, 4학년 시절 49경기에 출전해 156타수 47안타 20도루를 기록했다. 실책은 단 8개 뿐이었다. 2010년 대학야구선수권에서는 타격상을, 2011 대학야구 하계리그에서는 도루상을 수상할 만큼 정교함과 스피드가 최대 강점이다.

선동렬 기아 감독은 고영우에 대해 "공·수·주를 모두 갖춘 선수다"고 말했다. 고영우는 시범경기에서 과감한 스윙으로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고, LG 특급 마무리 봉중근을 상대로 안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범호, 최희섭, 안치홍, 김선빈으로 이어지는 기아의 내야수 라인에 든든한 백업 요원 1명이 탄생한 것이다. 기아는 시범경기에서 1위를 달성했다. 고영우가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이어가 기아의 초반 기세를 시즌 1위로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군 노리는 새내기들의 패기 
"선배님들 계속 긴장하세요"

롯데 자이언츠-'확실한 눈도장' 조홍석

먼 길을 돌아왔다. 조홍석은 '삼수생'이자 '악바리'로 통한다. 고교 3학년 시절 황금사자기 광주일고전에서 무릎 뼈가 골절된 상태로 19회 연장을 다 뛰었다. 경기는 이겼지만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대학 졸업 후 프로 구단이 그를 외면한 것도 이 때문이다.

1년에 가까운 재활을 거쳐 대학에 돌아온 그는 2학년부터 필드에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또 다시 지명을 받는데 실패했고 조홍석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원광대에 편입해 야구를 계속했다. 이런 그를 롯데 자이언츠가 주목,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지명을 받게 됐다.

구단에 확실한 눈도장도 찍었다. 지난 2월18일 조홍석은 일본 가고시마 캠프를 떠나 중도 귀국했다. 구토와 어지러움 증상을 보였기 때문인데 별다른 문제는 없다. 정밀 검진에서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은 천당과 지옥을 넘나들었다.

체격이 왜소해 파워가 떨어지지만 외야수로서 최대 강점인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다. 빠른 발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조홍석은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그 누구보다 진지하다. 지난 92년 염종석 현 1군 불펜코치 이후 20년 동안 신인왕이 없었던 롯데에서 조홍석이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제2 류중일' 정현

'사자군단'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정현은 팀 내 신인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다. 181cm, 84kg의 다부진 체격의 정현은 강한 어깨와 안정된 수비력, 정확한 송구력을 자랑한다. 특히 유격수는 물론 내야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하다. 이런 그가 현역시절 최고의 유격수로 명성을 떨쳤던 '야구대통령' 류중일 삼성 감독의 훈련을 받았다. 정현에게서 류 감독의 보습이 투영되는 이유다. 류 감독은 "정현은 타고난 내야수"라며 "삼성을 이끌 미래의 내야진 에이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류 감독을 넘겠다는 각오다. "1군 진입이 목표"라는 각오를 밝힌 정현은 "주루와 수비가 완벽할 수 없지만 완벽을 추구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감독님을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 코치진이 정현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김용국 수비코치는 정현에 대해 "27∼28세 선수와 같은 모습이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신인답지 않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다. SK 타격코치 시절 최정을 직접 가르친 김성래 수석코치는 "정현은 최정의 신인 때 모습과 비슷하다. 2∼3년 후 크게 될 선수"라고 했다. 하나를 가르치면 그 이상을 보완해 온다는 설명이다. 주루 능력도 평균 이상이다. 1군 백업 활용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 베어스-'뚝심의 열정맨' 김인태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두산 베어스의 지난 일본 전지훈련에서 '김인태'라는 이름이 눈에 띄었다. 47명의 선수 가운데 유일한 신인이기 때문이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북일고를 졸업한 김인태는 지난해 고교 무대에서 96타수 39안타 3홈런 25타점 15도루를 기록하며 5툴 플레이어로 이름을 떨쳤다. 고교 2학년 시절에는 투수를 겸업하며 145km의 직구를 던지기도 했다. 2013 신인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1군 선배들을 긴장시키겠다"는 각오다. 김인태의 포지션 외야수는 여느 구단 보다 두산이 특히 경쟁이 심하다. 이종욱, 김현수, 임재철, 민병허, 정수빈, 박건우 등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김인태에게는 신인의 패기와 열정이 있다. 훈련기간 휴식일에도 개인훈련에 나섰고 하루 1000번씩 배트를 휘두르며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노력하고 있다. 관계자들의 평가도 좋은 편이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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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문’ VS ‘어대명’ 차이 해부

‘어대문’ VS ‘어대명’ 차이 해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한민국의 흑역사’가 10년도 안 돼 반복되고 있다. ‘평행이론’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비슷한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보인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그때와 지금, 무엇이 같고 다를까? 2024년 12월은 국민에게 충격과 공포의 시간이었다. 45년 만에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됐다. 현직 대통령은 법정형이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뿐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으며 사상 초유의 체포 작전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여객기 사고로 179명의 아까운 목숨도 잃었다. 8년 만에 재연됐다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 10여년 전 우리나라는 이미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295명이 사망했고 9명이 실종됐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됐다. 2017년 3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인용하면서 파면됐다. 2000년대 들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서 가결된 사례는 세 번이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 전 대통령,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헌재서 탄핵안이 기각되면서 직무에 복귀했다. 직무가 정지된 윤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불과 8년 새 두 명의 보수 진영 대통령이 헌재 심판대 위에 섰다. 사건의 발단부터 전개, 절정, 결말에 이르기까지 멀리서 보면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하지만 가까이에서 볼수록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단적인 예로 박 전 대통령은 ‘태블릿PC’ 보도가 불씨를 댕겼다면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가 시발점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안 가결-헌재의 탄핵안 인용-특검 수사-사법 처분 등의 과정을 거쳐 단죄됐다.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사이 조기 대선이 치러졌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궐위된 때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돼있다. 2017년 5월9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보궐선거가 열렸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윤 대통령의 상황은 박 전 대통령보다 복잡하다. 헌재의 탄핵 심판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의 내란죄 수사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양쪽에서 압박하는 형국이다.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도 소용없는 중범죄라서 수사 속도가 박 전 대통령보다 훨씬 빠른 상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 호감도 만큼 비호감도↑ 정치권의 눈은 조기 대선에 쏠려 있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을 최우선에 놓고 심리 중이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18일 이전에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탄핵안이 인용되면 6월경에는 헌정사상 두 번째 대통령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여야 잠룡들은 헌재의 탄핵안 인용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파면이 결정된 날부터 두 달 사이에 대선을 치러야 하기에 기존에 인지도와 지지율을 어느 정도 확보한 인물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의 눈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쏠리는 이유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 대표는 압도적인 차기 대권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 그룹과 큰 격차를 보이면서 1위위로 질주하는 중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대표가 3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오세훈 서울시장(7%), 홍준표 대구시장(7%),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5%),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4%) 등이 뒤를 이었다. ‘없다 또는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32%였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서 ±3.1%포인트, 응답률은 22.8%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4~6일 만 18세 이상 2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 대표는 45.1%를 얻었다. 홍준표 대구시장(9.7%),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8%),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7.2%), 오세훈 서울시장(6.1%) 등이 뒤를 이었다. 빠르면 6월 보궐선거로 이 대표의 지지율은 여당 후보 5인(홍준표·한동훈·원희룡·오세훈·안철수)의 지지율을 모두 합한 수치(33%)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높았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100% RDD 방식으로 실시했고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 참조). 최근 정치권에서 조기 대선 가능성과 함께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8년 전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나돌았던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과 일맥상통하는 표현이다. 그럼에도 한편에서는 당시 문 전 대통령의 상황과 현재 이 대표의 상황은 천차만별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서 박 전 대통령에게 밀려 낙선했다. 당시 대선은 제3당 후보 없이 보수 후보와 진보 후보의 맞대결로 치러졌다. 양측 모두 짜낼 수 있을 만큼 모조리 다 짜낸 선거서 패하자 문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이후 지지세를 회복하기까지 꽤 긴 시간을 암흑기로 보냈다. 문 전 대통령을 야권의 압도적인 대선주자로 만든 결정적 한 방은 국정 농단 사태였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존재가 드러났고 파생 의혹이 쏟아졌다. 1300만명(누적)의 국민이 거리로 나왔다. 국민적 인기를 등에 업은 문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헌재서 인용될 무렵 ‘차기 대통령’으로 완벽하게 눈도장을 찍은 상태였다. 하지만 현재 이 대표의 상황이 당시 문 전 대통령과 비슷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여론조사 수치상으로는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듯하다는 말이 들린다. 이 대표가 가진 사법 리스크에 더해 ‘비토층’이 상당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도 싫지만, 이 대표도 싫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면 나오면 공격거리 많아 실제 최근 나온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는 호감도, 비호감도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뉴스핌>의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6~7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 중 가장 호감이 가는 인물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39.1%가 이 대표를 꼽았다. 오세훈 서울시장 9.5%, 홍준표 대구시장 9.3% 등이 뒤를 이었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 가장 호감이 가지 않는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도 이 대표는 40.8%로 단연 1위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5%, 홍준표 대구시장이 12.2% 등이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호감도 1~4위(이재명·오세훈·홍준표·원희룡)와 비호감도 1~4위가 같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여야의 대선후보군이 어느 정도 추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대선후보군은 ‘이재명 1강’ 독주 속에 범여권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는 양상”이라며 “범여권 유력 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이 대표 한 명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마저 탄핵 정국을 거치며 한 달 만에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이재명 대항마’는 사실상 실종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비호감도 1위 원인으로는 사법 리스크를 지목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때 불거진 대장동 개발비리 특혜 의혹서 시작된 사법 리스크를 여전히 벗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만 5개고 검찰서 추가로 수사 중인 사건도 2개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 의혹은 1심 판결이 나왔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당선무효형이 나오면서 대선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법원서 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날 수 있는 수준이다. 발목 잡는 사법 리스크 박 때와 다른 보수 결집 위증교사 1심 재판에서는 무죄를 받았지만 항소심서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실제 법조계에서는 선고 전 공직선거법 위반보다 위증교사 혐의의 유죄 가능성을 더 크게 봤다. 위증교사 혐의는 양형 기준에 따라 무죄 아니면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어 항소심서 판결이 바뀌면 이 대표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윤석열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상대 후보의 공격 포인트 역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면서 대통령과 그 배우자가 연루된 의혹과 논란에 크게 실망했다. 윤 대통령이 퇴장하고 이 대표가 대선후보로 검증을 받기 시작하면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층의 결집이 심상찮은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보수 진영은 친박(친 박근혜)과 비박(비 박근혜) 등으로 사분오열했다. 탄핵안 표결 당시 찬반이 갈리면서 물리적으로 분당 사태까지 벌어졌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은 재적의원 299명 가운데 찬성 234표로 가결됐다. 당시 야당과 야당 성향 무소속 의원 표는 171표였다.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표수(200표)는 29표였지만 그보다 많은 63표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서 나왔다. 당이 쪼개질 수밖에 없는 이탈표였다. 반면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때는 2번의 표결 끝에 간신히 정족수를 넘겼다. 찬성은 204표로 국민의힘서 12표가량의 이탈표가 나왔다. 탄핵안이 가결된 뒤에도 국민의힘은 강경 지지층을 등에 업고 결집 중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지키기’에 나선 보수층과 국민의힘의 힘을 빼기 위해 ‘머릿수’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이 과정서 중도층의 이탈이 표면화되는 모양새다. 애매한 표수 걸림돌 될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궤멸 직전까지 몰렸던 보수층이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는 태도로 대응하는 점은 민주당은 물론 이 대표에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명확하게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유보층이 상당하다는 점을 봤을 때 중도층을 놓치면 대권서 멀어질 수 있다. 진보 진영의 지지만으로는 ‘어대명’은 완성될 수 없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