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연예팀]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에 아담한 키, 마른 몸매가 돋보이는 배우 박가무. 그는 판소리, 바이올린, 한국무용 등 예체능과 관련해서는 강렬한 연기파 배우들의 등용문 중 하나인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각종 CF와 드라마 등에서 얼굴을 내비쳤다. 녹록치 않은 연예계 생활에 자괴감을 느껴 3년 동안 외도도 했었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와 연기에 매진하는 박가무의 솔직담백한 배우인생 스토리를 들어봤다.
어릴 때부터 노래와 춤, 연기 등 주체할 수 없는 끼 때문에 일찌감치 연예인의 꿈을 키웠던 배우 박가무. 지역에서도 각종 홍보모델로 활동했던 그는 미인들의 도시로 유명한 대구출신이다. 박가무는 오로지 배우가 되겠다는 일념하나로 홀로 서울로 상경해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입학, 본격적으로 배우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그러나 배우는 하고 싶다는 의욕과 열망만으로 다 되는 것이 아니었다.
워낙 밝은 성격
“소위 스타가 되는 것을 두고 ‘로또’를 맞았다고 해요. 그 정도로 어렵죠. 어릴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화랑·신라문화제 대회 등에 참여하며 입상한 경험이 있어 스스로 연예계 일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었어요. 특히 단우제 행사 때는 판소리로 최우수상까지 입상했었어요. 특히 제가 외동딸이라 부모님께선 딸이 원하는 것은 아낌없이 지원해 주시기도 했고요. 그래서 어디서든 주목받길 좋아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더 좋아한 것 같아요.”
2006년 데뷔 후 KBS2TV <황진이>에서 기생 홍랑 역을 시작으로 <경성스캔들>, MBC <고맙습니다> 등 주로 브라운관에서 얼굴을 비췄다. 간혹 단편영화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단역 위주로 연기했을 뿐 주연 자리는 넘볼 수도 없었다. 이에 그는 보장받을 수 없는 불안정한 직업에 결국 다른 쪽으로 외도를 시도했다.
“같은 학교 동기 및 선후배인 한효주, 이장우, 강소라 등 저희 학교 출신들이 잘 되서 솔직히 당시에는 TV를 한동안 보지 않았어요. 배 아픈 건 아니지만 괜히 보면 속상하고 제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져 자괴감에 빠지더라고요. 그래서 2008년경에 돌연 연기자 생활을 그만둔 뒤 3년 동안 공인중개사를 공부했어요. 고독하고 외로운 싸움이었죠. 직종을 바꾸고 싶었는데 제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돌아왔어요. 때마침 <황진이>의 김철규 감독님이 ‘연기 다시 해보자’며 제안도 들어와 곧바로 승낙했죠.”
연기파 배우 등용문 동대 연영과 졸업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에 아담한 체구
판소리 바이올린 한국무용 등 프로급
워낙 밝고 활동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박가무는 연기를 좋아하게 된 이유, 배우의 꿈을 가지게 된 이유를 성격에 있다고 전했다. 그가 생각하는 연기는 사람들과 어우러져서 공감하는 팀플레이와도 같은 것이었다. 사람들 속에서 주목받는 성격 또한 천성적으로 연예인 끼를 타고난 것과 다름없었다.
“가수보다는 배우에 대한 열망과 의욕이 큰 편인 것 같아요. 제가 상상력이 풍부한 편이라 인물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게 연기할 때 가장 도움이 많이 돼요. 제가 창조해낸 인물을 연기하면 대중이 제 연기에 신뢰를 가질 것 같아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매력이 크다고 생각해요.”
박가무는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앞서 언급했듯 인물 탐구를 유독 좋아하는 그는 좀처럼 알 수 없는 매력을 가진 배역에 관심이 많았다. 이에 영화 <디아워스>에 나오는 니콜 키드먼이 연기한 버지니아 울프 역에 빠져 이 영화만 수없이 반복 시청했다고 전한다. 몽환적인 눈빛과 어두우면서도 밝은, 다중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역을 한번쯤은 하고 싶다고 전한다. 또한 이 같은 다중적 매력을 담을 수 있는 배우 하지원이 롤모델이라고 밝히며 연기에 대한 긍지를 나타냈다.
“<디아워스>는 인물에 대한 감이 잘 잡히지 않아서 스토리 자체가 지루하지 않고 볼 때마다 호기심이 생기는 작품인 것 같아요. 하지원 선배같이 흰 도화지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배우가 버지니아 울프에 잘 어울리죠. 저도 선배처럼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박가무는 <황진이>의 제작진 및 배우와 인연이 깊다. 바로 출연을 성사시켜준 김 감독과 중견배우 조성하다. 홀로 외롭게 절에서 공부하던 시절, 조성하가 매달 절에 들어와 그에게 집안 얘기는 물론, 사적인 푸념까지 늘어놓으며 고민 상담을 요청했던 것.
“조성하 선생님은 원래도 팬이었는데 작품에서 다시 뵈니 정말 반가웠어요. 당시 선생님은 저를 그냥 절에서 사는 사람으로 착각했었던 것 같아요. (하하) 선생님은 저희가 <황진이> 촬영 들어가기 전에 무용이나 가야금 연습할 때 항상 꽈배기 등 간식거리도 사다주시고 ‘배우는 항상 겸손해야하고 언제 잘될지 모르는 직업이니 포기하지 말로 꾸준히 노력하라’고 조언해주시는 인간미 넘치는 분이세요.”
롱런 배우 꿈꿔
배우 김해숙처럼 역할비중에 치중하지 않고 연기력만으로 롱런하는 국민배우로 거듭나고 싶다는 박가무는 활동유무를 떠나 매일 운동과 안무연습 등으로 자기관리를 놓치지 않고, 영어·일본어 등 외국어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 노력하는 배우다.
“오랫동안 이 일을 즐기고 싶어요. 전성기가 뒤늦게 찾아왔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은 버리지 않고 꾸준히 연기하며 때를 기다려온 김해숙·조성하 선생님들처럼요. 물론 지금은 신인이나 다름없지만 장르구분 없이 두루두루 많은 작품을 통해 대중으로부터 인정받는 배우가 될게요. 지켜봐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