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통계> 직장인 점심값은 얼마?

뼈 빠지게 일했는데 ‘끼니 걱정’

[일요시사=사회팀] 하루 업무시간 중 가장 기다려지는 점심시간. 직장인들은 바쁜 업무 중에도 점심시간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오늘은 뭐 먹을까’라는 고민에 빠지곤 한다. 물가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는 요즘, 점심값 부담에 도시락을 싸오거나 편의점에서 간단히 해결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은 저렴한 사내식당이나 회사 근처 식당을 이용한다. 직장인들의 또 다른 고민으로 떠오른 점심값의 평균치를 살펴봤다.      



장기불황에 빠져 매년 물가는 상승하고 소득은 줄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들의 경우 장기불황이 지속될수록 생계에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부담은 비단 자영업자들에 국한돼있는 것은 아니다. 직장인들도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은 만만치 않다. 이중에서도 올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한 점심값이 만만치 않은 부담을 안겨준다. 실제로 올 들어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부담하는 점심비용은 평균 6219원으로 5년 전인 2009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시간 남짓 되는 점심시간에 지출하는 비용치곤 상당한 액수다.    

5000원짜리 없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남녀 직장인 768명을 대상으로 ‘2013년 점심 메뉴 및 비용’을 주제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점심값 평균은 약 7000원 미만으로 나타났고, 그 이상의 액수도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0명 중 94명이 “올 들어 점심값이 올랐다”고 답했고, 이중 59.9%는 ‘점심 값이 많이 올랐다’고 대답했다. 34.2%는 ‘조금 올랐다’고 의견을 내세우며 하루 평균 7000원 미만 꼴로 점심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했다.

잡코리아 조사결과 우리나라 직장인의 점심비용 평균은 지난 2009년 평균 5193원에서 지속적으로 올라 올해 6219원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6000원을 돌파한 이후 큰 폭으로 상승한 것. 2010년에는 5372원, 2011년은 5551원, 지난해에는 6007원을 기록하며 6000원대를 넘어섰다. 매년 조금씩 직장인 평균 점심값이 오르며 5년 사이에 무려 1026원이 상승했다는 계산이다.

특히 점심값은 직장이 소재한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였는데 서울지역에 근무하는 직장인의 점심비용이 가장 높았다. 서울시내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평균 6442원 정도를 점심값으로 지출했고, 경기도가 6212원, 그 외 지역은 5832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의 물가상승률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게 높다는 의미와 같다고 보여진다.

서울 종로구에서 근무하는 하모(33)씨는 “근 몇 년 새 점심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다른 것도 아니고 점심비용으로 7000원씩 쓰는 것은 정말 큰 부담이다. 어쩌다 한 번씩 맛있는 음식 먹으려는 것도 아닌 매일 같은 메뉴를 이 가격이나 주고 사먹어야 되나 싶은 생각도 든다. 예상치 못한 지출이 있었을 경우 가끔 편의점에서 간단히 때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삼성역 인근에서 근무하는 여성 이모(30)씨는 “요즘은 런치메뉴도 6000원대다. 5000원대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거를 수도 없고 부담은 되고, 어떨 때는 도시락을 싸와서 사내 휴게실에서 먹거나 저렴한 도시락 전문점에서 사먹는다”고 비용부담에 대한 진솔한 의견을 냈다.

식당의 ‘음식량’에 대한 질문에 설문에 참가한 직장인들은 ‘음식량은 변함없다’는 응답이 57.6% 비율로 가장 많았다. ‘음식량이 줄었다’는 응답은 41.0% 차지했으며  ‘늘었다’는 응답자는 고작 1.4%에 불과했다. 
점심비용의 급상승은 메뉴선택에도 영향을 줬다. 직장인들은 메뉴를 선택할 때 직장인들이 우선으로 고려하는 사항은 ‘맛’보다 ‘가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비용 6200원 “5년새 1000원 상승”
선호 메뉴 김치찌개…편의점 이용 늘어

‘가격’을 선택한 응답자는 전체 82.0%로 거의 대다수가 이 같은 답을 말했다. 뒤이어 ‘맛’이라는 응답자가 74.2% 응답률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다음으로 ‘그날의 기분(30.7%)’ ‘스피드(16.9%)’ ‘양(15.4%)’ ‘서비스(10.2%)’ ‘어제 먹은 메뉴(8.5%)’ ‘날씨(3.8%)’ ‘추천메뉴(2.7%)’ ‘기타(1.8%)’순이었다.



직장인 유모(28)씨는 “아무래도 가격고민을 안할 수가 없다. 사내식당이 없어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형편도 안 되고, 덜 맛있다고 해도 4000∼5000원대 가격이라면 머뭇거릴 필요도 없이 당장 가서 사먹겠다. 설사 그런 곳이 있다면 아마 그 식당은 수많은 직장인들로 북새통을 이룰 것이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가장 많이 먹는 점심메뉴’는 5년 연속 ‘김치찌개’가 응답률 39.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백반(34.5%)’ ‘된장찌개(26.6%)’ ‘비빔밥(24.2%)’ ‘돈가스(22.4%)’ ‘김밥(18.2%)’ ‘부대찌개(16.4%)’ ‘불고기 뚝배기(15.8%)’ ‘순두부(13.9%)’ ‘제육볶음·짜장면(13.3%)’이 상위 10위에 올랐다.

디자인 업계에서 근무하는 구모(31)씨는 “한국 사람은 역시 한식을 찾기 마련이다. 일부 동료들은 햄버거나 파스타 등을 먹곤 하지만 대부분 결국 한식을 찾는다. 그중 김치찌개가 가장 무난하고 저녁 전까지도 쉽게 허기지지 않는 든든함이 있어 자주 먹게 된다. 뭘하든 밥심이 최고인 것 같다”고 한식을 자랑했다.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의 주요 서민생활물가에 따르면 외식비의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이다. 칼국수 한 그릇의 가격은 전국 16개 광역시도 평균 5500원을 넘어섰고, 삼계탕은 전국 평균 1만1213원, 냉면은 6505원, 비빔밥은 5871원, 김치찌개 백반은 5463원에 달했다. 그나마 5000원 미만으로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음식은 4105원의 자장면 1그릇과 2818원의 김밥 1줄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식비의 상승이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최근 외식비 자체의 상승도 무시 못 할 요인이다.

직장인 평균 점심값과 외식비 등의 가계부담은 지난달 밀가루값 등 식료품 인상 도미노가 시장가격에 반영될 경우 그 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식재료 인상 탓

점심값을 포함한 여러 가지 소비재들의 가격이 여기저기서 올라가자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 후 첫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가격인상요인을 최소화하고 부당편승 인상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등 관계당국이 물가안정에 나서달라”고 강력하게 지시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이후 일부 업체들은 가격인상을 철회했고 올랐던 설탕가격도 내리며 정부에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지만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점심시간도 엄연히 업무시간에 포함되는 시간이다. 하루빨리 경기가 안정돼 직장인들이 점심이라도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수 있는 날이 오길 기다린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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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