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미리 가본 '2013 서울모터쇼'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3.20 11: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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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첨단기술 "교감 나눈다"

[일요시사=경제1팀] 2013 서울모터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모터쇼에는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차가 9대, 국내 처음으로 공개되는 신차도 42대에 이르는 만큼 관람객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려한 차들의 잔치 속에 자동차의 속살을 책임지는 첨단 부품들도 새롭게 몸단장을 하고 있다. 그 중 부품업체 가운데 가장 ?은 504m²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한 현대모비스가 가장 눈에 띈다.



현대모비스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1일 동안 일산 킨텍스 한국국제전시장에서 개최되는 서울모터쇼에 참가해 자동차 첨단 기술들을 선보인다. ‘자연을 품다. 인간을 품다’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모터쇼에서 현대모비스는 '인간과 첨단기술과의 교감'이라는 큰 틀 아래 사람을 향한 기술을 지향하고 인간과 첨단기술을 연결하는 현대모비스의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드러낸다는 계획이다.

K9 절개차량 전시

부품업체들 중 가장 큰 504m²(약 153평)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한 현대모비스는 이번 모터쇼에 첨단 자동차 기술, 친환경 녹색 기술, 현대모비스의 기업 위상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녹여낼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Driving Innovation, Driving Technology, Green Driving, Human Driving의 4개 별도 공간을 마련했다. 이 공간을 통해 FCEV(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핵심부품들과 LDWS(차선이탈경고장치), ITS(지능형 교통정보 시스템), AVM(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의 친환경·지능형 자동차 기술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Driving Innovation관은 현대모비스를 대표하는 기술혁신의 이미지를 관람객들에게 전하는 공간으로 해당 기술이 집적돼 있는 전시 차량들을 전시관 전면부에 배치해 주목성을 높였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메인 전시물인 K9 절개차량이다. K9 절개차량은 11개의 태블릿을 통해 현대모비스의 첨단 기술들이 자동차의 각 부분에서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K9 절개차량 외에 현대모비스는 액티브 시트벨트와 보행자 보호 에어백 등 최신 안전 기술들이 적용된 K9 차량도 전시한다.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에어백의 전개과정이나 안전장치들의 작동 방식도 모니터를 통해 자세하게 소개돼 운전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향후 제네시스와 스타렉스 두 대의 튜닝카와, 일부 승용차에만 적용됐던 고급 현가장치인 에어서스펜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Driving Technology관에는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극대화하는 첨단기술들이 전시된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1월 AILS(내비 연동 헤드램프 시스템)개발에 성공하는 등 선진 램프의 국산화를 선도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전시회에선 현대모비스의 진일보한 광학기술을 확인할 수 있도록 라이팅 시뮬레이션 시스템과 신규광학·반사면 모듈을 선보인다.

각 부품들의 기능이나 구조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일반 운전자들을 위해 ESC(차체자세제어장치), MDPS(전동식 조향장치) 등 첨단 부품들을 따로 떼어내 각각의 구조와 기능들을 자세하게 설명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미래형 친환경·지능 기술 주목
다양한 체험공간 마련…관람객과 소통 확대

Green Driving관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인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부품들을 선보인다. 충전된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전기차와는 달리 저장된 수소를 통해 전기를 스스로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차는 궁극의 친환경 자동차로 평가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모터쇼에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부품인 LDC(저전압 전력변환장치)와 인버터, 모터, FPS(수소연료공급장치), 배터리 팩을 선보인다. 이들 부품은 현대모비스가 그동안 친환경 자동차를 제작하며 축적해온 기술력과 품질력의 결정체로 최근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해 글로벌 유수의 완성차·부품 업체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제네시스와 그랜드 스타렉스 등의 커스터마이징 제품과 각종 차량 관리 용품을 전시하고 이벤트를 개최하는 공간으로 사용될 Human Driving관은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길 원하는 운전자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관람객들은 Human Driving관에서 바디킷과 휠, 페달 등의 튜닝용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안전운전을 지원하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차선이탈경고장치, 졸음방지시스템과 같은 차량 내 첨단 전자장치들도 대거 선보인다.

이벤트존에서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퀴즈쇼와 각종 축하공연이 펼쳐지며 주말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기초 과학기술을 가르쳐주는 주니어 공학교실을 개최한다. 현대모비스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인 주니어 공학교실은 이번 서울모터쇼를 통해 더 많은 어린아이들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상대적으로 모터쇼에 흥미를 덜 느낄 수 있는 아이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람객 이해 돕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 서울모터쇼를 통해 체험과 시연이 가능한 첨단기술을 전시해 일반 관람객과 소통을 확대할 것"이라며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마련해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부품기업의 이미지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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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