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0년에 데뷔. 올해로 데뷔 20년차. 하지만 그녀는 이제 스물일곱. 배우 김민정의 이야기다. 지난해 김민정은 드라마 <뉴하트>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2005년 <패션70>, 2006년 영화 <음란서생>에 이은 성공가도였다. 당연히 다양한 작품에서 캐스팅이 쏟아졌고 심사숙고 끝에 <2009 외인구단>을 선택했다. <2009 외인구단>은 1980~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만화 이현세 원작 <공포의 외인구단>이 만화가 황미나의 각색으로 재탄생된 작품. 김민정은 극중 엄지를 맡았다.
삼각관계 갈등하는 비련의 여주인공 엄지 역
데뷔 20년차… 예능 MC 맡고 싶어 “잘할 자신 있어요”
“엄지는 여배우라면 누구나 해보고 싶은 역할이 아닐까요. 예전부터 엄지라고 하면 남자들의 로망이잖아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김민정. 순수한 사랑부터 치명적인 아름다움까지 그녀의 연기 스펙트럼은 점점 넓어져가고 있다.
연기 스펙트럼 ‘무한대’
‘엄지’ 캐릭터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여인의 모습과 동시에 엇갈리는 운명에 아파하는 성숙한 모습까지 담고 있는 캐릭터로 김민정에게는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이다. 애절한 마음, 아픈 운명 그리고 지독한 사랑까지 다양하고 섬세한 감정들이 그녀의 진심 어린 눈빛을 통해 보여질 것이다.
“전작 <뉴하트>나 <작전>에서 딱딱하고 정형화된 역을 해서 저에 대한 이미지가 도회적으로 보여지는 것 같아요. 씩씩하고 밝은 캐릭터를 하고 싶었는데 이 역할을 하게 돼 기뻐요. 카메라를 보면서 웃을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엄지는 마동탁, 오혜성과의 삼각관계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마동탁과 결혼하지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오혜성을 다시 만난 후 갈등하게 되는 비련의 여주인공.
“감독님이 만화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만큼 전작과는 다른 느낌의 엄지를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제가 연기하는 엄지는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그림같이 예쁘게만 나오는 역할이 아니라서 사실 더 좋았어요.”
김민정은 <2009 외인구단>을 시작하기 전에는 야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김태균 선수를 좋아해요. 원래 야구에 대해서 잘 몰랐고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죠. WBC 보면서 야구팬 되신 여성분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저도 그 케이스죠.”
일곱 살 때 <베스트극장>에 출연하며 첫 발을 내디딘 연기. 지금까지 연기와 함께 한 20년을 되돌아보면 어떨까.
“아역출신들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잖아요. 직접 해보니까 왜 어려운지 더 크게 느껴져요. 하지만 자신 있어요. 전 한꺼번에 계단을 껑충 뛰어오른 것도 아니고 차근차근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해요. 물론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죠.”
일찍 데뷔한 아역 연기자들이 그렇듯, 그녀 역시 남들이 일반적으로 경험한 것을 많이 몰라서 힘든 점들이 있다.
“실생활에서 생소한 것과 부딪힐 때 자신이 없어져요. 그걸 극복하는 것이 과제죠. 올 한 해는 사회와 좀 더 동화되자는 것이 목표예요. 하지만 배우를 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예능 MC 맡아보고파”
최근 김민정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데뷔 20년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는가’이다.
“주변에서 많이 물어봐요. 그냥 넘어가고 싶지는 않지만 거창하게 벌리고 싶지도 않아요. 또 하나 있다면 예능 MC를 맡아보고 싶어요. 지난해 MBC <가요대제전> 사회를 맡았는데 재미있더라고요. SBS <김정은의 초콜릿> 같은 프로그램이라면 잘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진 송원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