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봄의 왈츠>, SBS <돌아온 일지매>에 출연, 본인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연기자 한효주가 SBS 특별기획 <찬란한 유산>을 통해 주어진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며 자신의 삶을 개척해가는 밝고 당당한 캐릭터에 도전한다. 별다른 경력이 없는 신인임에도 <봄의 왈츠> 주인공에 캐스팅, 주위의 우려를 탁월한 연기력으로 불식시킨 한효주가 이번에도 회심의 미소를 보이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들꽃 같은 해맑고 어린 외모 지닌 매력녀 고은성 역
상대역 이승기와 4년 만에 만남…“‘나쁜 남자’ 캐릭터도 잘 어울리는데요”
<찬란한 유산>은 청춘남녀 4명의 일과 사랑, 성공 스토리를 담은 작품. 여주인공 고은성이 아버지도 잃고 사업도 망하는 등 힘들게 살다 선우환의 할머니를 만나 성공에 이르는 이야기를 그린다.
“대본을 보는 순간 제일 먼저 가족들이 생각이 났어요. 어느 날 할머니께서 ‘TV에 언제 나오니’라고 물으시기에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효도는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는 것이겠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출연하게 됐어요.”
할머니 생각에 출연 결심
한효주는 극중 화려하지는 않지만 들꽃 같은 해맑고 어린 외모를 지닌 매력녀 고은성을 연기한다. 순수한 천성 탓에 사람을 잘 믿고 의심할 줄 모르는 털털한 성격이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다혈질적인 면도 지녔다.
“은성은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것을 분명히 밝히는 터프걸이죠. 지금까지 청순하고 조용한 역할을 많이 했는데, 캐릭터 변신을 위해 그간의 말투나 행동까지 모두 바꿨어요. 내 실제 모습이 은성과 닮은 점이 많아요. 선천적으로 성격이 밝은 편이고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특히 그래요. 다혈질인 것은 조금 달라 초반 연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몇 회 촬영하다 보니 점점 다혈질로 변해가는 나 자신을 발견해서 요즘 깜짝 놀랐어요.”
은성은 아버지를 잃고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대형 식품회사 회장의 목숨을 구해준 인연으로 유산 상속자가 된다. 식품 회사 손자인 선우환과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그린다. 선우환은 한효주의 데뷔작이었던 MBC 시트콤 <논스톱 5>에 함께 출연했던 이승기가 연기한다. 2005년 이후 4년 만의 만남이다.
“<논스톱 5>가 제 데뷔작이라 아무것도 모르고 연기할 때였어요. 그 당시 연기 자체가 무섭고 두려웠는데 이승기의 첫인상이 편하고 좋았어요. 이전에는 착하고 순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나쁜 남자’ 캐릭터에 비교적 잘 적응하는 듯 성숙해진 분위기예요.”
은성은 회사를 물려받아 경영하라는 아버지의 뜻에 맞춰 유학을 갔다가 푸드 컨설턴트를 꿈꾸며 아버지 몰래 요리 학교로 전공을 바꾼다. 푸드 컨설턴트에 맞게 요리를 섭렵해야 한다.
“한식 위주로 된장찌개, 김치찌개, 부대찌개 등을 잘하는 편이에요. 자취한 지 7년째라 처음엔 먹고 살기 위해서 하게 됐는데, 최근에는 은성 캐릭터를 위해 스파게티를 만드는 법도 따로 배웠어요.”
한효주는 극 설정처럼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는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을까.
“유산을 상속받는다면 그 돈으로 비행기를 타고 온 세계를 여행하고 싶어요. 세계 여행을 하면서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 일을 하면서 남은 유산을 좋은 곳에 쓰면서 여생을 보내고 싶어요.”
열아홉이라는 어린 나이에 배우의 길에 들어서 어느덧 데뷔한 지 햇수로 5년. 그녀의 마음에는 초심자의 조급함 대신 타인까지 배려하는 여유가 자리 잡았다. 덕분에 그녀 특유의 밝고 명랑함을 잃지 않았다.
“물론 아직도 배우라는 이름만 들어도 떨려요. 솔직히 객관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 저는 배우도 아니고 연예인도 아닌 그냥 어중간한 상태라고나 할까. 정말 기가 막히게 예뻐서 CF스타가 된 것도 아니고 연기력이 엄청 뛰어난 것도 아니잖아요. 하지만 사람마다 자기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 또 한 그렇지 않을까요.”
한효주는 22살이라는 자신의 나이에 걸맞은 연기력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성장하고 싶다고 한다.
자취생활 7년째 “찌개는 잘해요”
“예전에는 걱정이 많았어요. 주어진 일을 잘 못해내면 제 자신을 너무 괴롭히는 스타일이었죠. 그런데 문득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너무 욕심 부리지 말자고. 그냥 제 나이에 맞는 표현을 해낼 수 있는 배우였으면 해요. 더 나이가 들면 경험이 쌓이면서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배우가 될 거라 믿거든요.”
<봄의 왈츠> <일지매>의 벽을 넘고 <찬란한 유산>이라는 벽 앞에 선 한효주. 여배우로서 성장하면서 새로운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녀의 행보가 기대된다.
사진 송원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