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통계] 미혼남녀 연애 횟수는?

사랑도 빈익빈 부익부…수입 많으면 애인도 많다

[일요시사=사회팀] 초등학생도 연애를 하는 시대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남의시선보다 자신의 감정을 중요시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연애의 폭은 더욱 다양하고 넓어졌다. 반면 30세가 넘도록 연애 한번 못해본 모태솔로족도 있다. 대한민국 미혼남녀의 평균 연애횟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잘생기거나 예쁘지 않아도 카사노바 못지않게 연애 빈도수가 많고 잘 사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무리 외모가 출중해도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해본 사람도 있다. 이처럼 쉬울 것 같으면서도 풀리지 않는 수학공식처럼 어려운 게 연애다. 심지어 젊은층에서는 “있는 사람은 계속 있고 없는 사람은 끝까지 없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왜 사람마다 연애횟수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그 이유를 알아봤다.

연수입=연애 횟수

최근 대한민국 미혼남녀의 최대 궁금증인 이색연애 설문조사가 실시돼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과연 나의 연애 경험은 ‘미달’일까 ‘평균’일까.

국내 대표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공동 운영하는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에서 ‘2012년 결혼 리서치’ 조사결과를 토대로 ‘대한민국 2030 미혼남녀 연애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온솔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전국의 20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남녀 1000명(남성 509명, 여성 491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분석 결과다.

전국 미혼남녀의 이성 교제 횟수를 조사한 결과 남성 ‘4.7회’, 여성 ‘4.3회’로 남녀평균 약 5명 남짓의 이성과 교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성 교제 횟수에 대해 남녀 모두 ‘1∼3회’라는 답변이 각각 남성 44.2%, 여성 51.7%로 집계돼 평균 47.9%의 비율을 차지하며 가장 많은 횟수를 기록했다. 반면 ‘교제 경험이 없다’는 답변도 13.3%(남 13.4%, 여 13.2%)로 10명 중 1명은 연애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10회 이상’이라는 답변도 8.3%(남 9.4%, 여 7.1%)로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 앞서 말했듯 ‘있는 사람은 계속 있다’는 설에 힘을 싣는 결과로 이어졌다.

직장인 여성 임모(27)씨는 “현재 기혼녀인 친한 친구는 결혼 전 손가락, 발가락을 다 합쳐도 모자랄 만큼 수많은 남성들과 교제한 바람둥이였다. 심한 남성편력에도 불구하고 그 친구는 또래 친구들보다 시집을 제일 잘 갔다”며 “솔직히 그 친구가 그렇게 예쁘거나 몸매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연애를 잘 하는 사람은 뭔가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시집도 잘 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녀 연애 수는 특히 응답자의 소득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는데, 연소득 1000만원 미만은 ‘3.2회’, 1000만∼2000만원은 ‘4.3회’, 2000만∼3000만원은 ‘4.6회’, 3000만∼4000만원은 ‘4.9회’, 4000만원 이상은 ‘5.2회’로 나타나 연소득이 높을수록 이성 교제 경험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현재 교제 여부를 묻자, 응답자의 과반인 554명, 즉 55.4%가 교제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60.3%(334명)는 결혼을 전제로 교제 중이라고 답했다.

30대 회사원 강모(32)씨는 “솔직히 말해 돈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세상 아닌가. 연애도 마찬가지다. 돈 없으면 여자 만나기 힘들다는 것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과거에 연애할 때 자금사정 안 좋은 날에는 여자친구한테 몸이 아파서 못 나가겠다고 거짓말 한 적도 있다”며 “연봉이 높거나 집안 자체에 돈이 많은 사람은 여자를 데리고 좋은 차로 드라이브도 하고, 고급 레스토랑에도 아무렇지 않게 데리고 갈 수 있으니 어느 여자가 싫다고 거절하겠나”고 토로했다. 

?2030 결혼 전 이성교제 남 4.7회 여 4.3회  
보통 1∼3회…10명 중 1명 연애 경험 전무

미혼남녀들이 갖는 혼전 성관계에 대한 설문도 함께 실시됐다. 대한민국 남성은 혼전 성관계에 ‘긍정적(52.6%)’, 여성은 ‘보통(39.1%)’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혼전 성관계시기에 대해서는 남성의 경우 ‘1개월 이내도 무방하다’는 의견이 ‘34.2%(174명)’로 가장 많았지만 여성은 ‘결혼 결심 이후(교제 시간과 무관)’라는 응답이 20.2%(99명)로 가장 높아 남녀 간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이어 미혼남녀에게 ‘연애, 결혼, 출산 중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자 남녀 모두 ‘결혼(남 47.2%, 여 47.7%)’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심리적으로 안정적일 것 같아서(47.6%)’가 1위의 기염을 토했다. 2위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19.8%)’ ‘경제적으로 안정될 것 같아서’가 13.3%로 3위에 올랐다.

‘연애, 결혼, 출산 중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것’에 대해 남성은 ‘결혼(51.9%)’, 여성은 ‘출산(45.8%)’이라고 답해 남녀 차이를 보였다.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에 대해 남성은 ‘경제적 부담 때문에(31.8%)’ ‘책임감 때문에(29.9%)’가 상위권에 들었고, 여성은 ‘책임감 때문에(28.1%)’ ‘심리적 준비가 덜 돼서(24.8%)’라고 차례로 답했다.

김승호 듀오 홍보팀장은 “인연을 만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연애 경험의 유무가 아닌 상대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다. 솔로탈출을 꿈꾼다면 좋은 인연을 기다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본인도 누군가의 이상형이 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해하고 포용해야

‘연애가 꼭 필요할까’라고 묻는 사람이 있다. 어쩌면 연애는 할 땐 귀찮고 부담스러운 일이면서도 안 할 때는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듯 갈구하고픈 요소가 되기도 한다. ‘연애경험 많은 사람이 결혼도 잘 한다’는 말도 있지만, 무차별적으로 아무나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되레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고 역효과만 불러올 뿐이다.
진정한 연애는 돈에 따라, 횟수에 따라 판가름되는 것이 아닌 가치관을 공유하고 조건 없이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좋은 인연을 이어가려면 스스로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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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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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