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대한민국 일출 나들이 ③가거도

붉게 솟구치는 새해 희망도 저 태양처럼…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 차량을 싣고 갈 수 없고 대중교통도 없어 마을 주민의 트럭을 얻어 타거나 튼튼한 두 다리로 걷는 것이 유일한 여행 방법인 그곳. 국토 최서남단의 섬 가거도로 가는 길은 결코 편치 않지만, 감동적인 비경으로 보상해준다.

‘마지막 해’볼 수 있는 대한민국 최서남단
‘일출→항리마을→불볼락’오감만족 여행길

일출을 만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1구 대리마을에서 동개해수욕장, 김부연하늘공원, 땅재전망대를 지나 해뜰목에서 일출을 맞이하고 능선조망대, 샛개재를 거쳐 마을로 원점 회귀하는 것. 마을에서 해뜰목까지는 한 시간 거리다. 새벽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방파제에서 일출을 기다리자. 시시각각 달라지는 마을과 항구의 새벽 풍경도 음미할 수 있다. 섬 한가운데 불쑥 솟아오른 독실산(해발 639m), 가파른 해안 절벽과 기암괴석, 공룡의 등뼈를 닮은 섬등반도가 바다를 향해 줄달음치는 풍경은 감동 그 자체다. 

섬 자락과 어우러진
눈부신 아름다움…

가거도 가는 길은 멀다. 하루 한 번, 오전 8시에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을 출발한 쾌속선은 비금도, 도초도, 다물도, 흑산도, 상태도, 하태도, 만재도를 거쳐 4시간 만에 대한민국 최서남단 가거도에 도착한다.

물론 운이 좋아 날이 쾌청하고 바다가 잔잔할 때 이야기다. 근해의 섬들과 달라 바닷길 사정이 좋지 않으면 네 시간 반이 걸리기도 하고, 기상 악화로 도중에 회항하는 일도 있으며,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결항도 잦다.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KTX나 고속버스로 내려가 목포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 날 아침 배를 타야 하므로 일정도 최소한 3박4일은 잡아야 한다. 큰맘 먹지 않고는 평생 한 번 가볼까 말까 한 곳, 하지만 힘들게 찾아간 만큼 감동적인 풍경으로 보상하는 곳이 가거도다.

일제강점기에 가거도는 ‘소흑산도’로 불리기도 했다. ‘가히 살 만한 섬’이란 뜻의 가거도(可居島)로 불린 것은 1896년부터다. 신안군의 1004개 섬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가거도는 중앙에 해발 639m 독실산이 있고, 22km에 이르는 해안을 따라 아찔한 경사의 절벽과 기암괴석이 즐비해 딱히 어디라 할 것도 없이 섬 전체가 절경이다.

가거도에는 1구 대리, 2구 항리, 3구 대풍리 등 세 마을이 있다. 일출을 보려면 1구 대리마을에 민박을 잡는 것이 좋다. 쾌속선이 입항하는 대리에는 흑산면 가거도출장소, 보건소, 우체국, 파출소, 가거도초등학교와 흑산중학교 가거도분교 등이 모여 있고, 민박과 식당을 겸한 집도 몇 군데 있다. 항리와 대풍리는 채 10가구가 안 되는 작은 마을이다.

일출 포인트는 마을 앞 방파제와 등산로를 따라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해뜰목이다. 해뜰목 가는 길은 가거도의 네 개 등산 코스 가운데 하나인 1코스의 일부다.

대리마을에서 동개해수욕장, 김부연하늘공원, 땅재전망대를 지나 해뜰목에서 일출을 보고 능선조망대, 샛개재를 거쳐 내려오는 원점 회귀 산행이 가능하다. 샛개재에서는 가거도항과 대리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지난여름 태풍에 등산로가 일부 훼손되었으나 걷기 힘들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날씨다. 구름과 안개가 잦은 겨울철 가거도에서 일출을 구경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므로 기상예보를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은 필수다.

새벽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방파제에 나가서 일출을 기다리자. 국토 최서남단 섬에서 새해 첫 일출을 맞는다는 설렘과 밤새 창밖에 어른거리는 조기잡이 배들의 불빛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시시각각 달라지는 항구와 마을의 새벽 풍경을 가만히 음미해보는 것도 좋다.

전날 오후에 들어온 배 10여 척이 새벽 4시경 일제히 출항하면 항구는 다시 어둠에 잠긴다. 오전 6시, 이른 아침 식사를 마친 낚시꾼들이 한바탕 출조 준비를 끝내고 출발하면 슬슬 일출을 맞이하러 나갈 채비를 하자.
오전 7시, 방파제에 올라서면 수평선 너머 하늘이 붉은 기운으로 물들면서 주위가 어슴푸레 밝아오기 시작한다.


구름이 많아 온전한 일출을 볼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이, 짧은 박명이 지나고 구름 사이로 불쑥 밀려 올라오는 아침 해. 숨었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사이 빛은 하늘과 바다를 가득 채우고, 마을 쪽을 돌아보면 어느새 환해진 하늘 아래 하루를 시작하는 움직임이 조용히 시작된다.

구불구불 산길 따라
여기 저기에 볼거리

가거도에는 대중교통이 없다. 차량도 싣고 들어갈 수도 없으므로 섬을 둘러보려면 민박집 트럭을 얻어 타거나 걷거나 둘 중 하나다. 도로는 두 개가 있다. 1구 대리마을에서 샛개재를 지나 2구 항리마을까지, 샛개재에서 독실산 정상 바로 앞 삼거리까지다. 3구 대풍리마을은 삼거리에서 2.5km 가량 산길을 걷거나 마을 주민의 고깃배를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산길 구간은 지난여름 폭우와 태풍에 많은 피해를 당했다. 가거도 주민들도 자주 이용하는 길이 아니라서 당장 복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 하니, 꼭 가보고 싶다면 배편을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독실산 정상은 삼거리에서 20여 분 거리다. 민박집 트럭을 이용할 거라면 삼거리 위 초소 앞까지 데려다달라고 하자. 초소에서 정상까지 5분이면 올라간다.

정상에서는 480고지∼백년등대∼신선봉∼2구 항리마을로 이어지는 긴 코스와 바로 항리마을로 내려오는 서너 시간짜리 짧은 코스가 있다.

항리마을은 대다수 등산객과 여행객이 가거도 최고의 절경으로 꼽는 곳이다. 공룡의 등뼈를 닮은 섬등반도가 바다 쪽으로 줄달음치고, 가파른 해안 절벽 아래로 파도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진다.

섬등반도에 오르면 항리마을과 오래된 폐교, 1구로 넘어가는 갈 지(之)자 형상의 구불구불한 도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북아일랜드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는 말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항리마을은 20년 전만 해도 운동회 날이면 만국기가 펄럭이는 초등학교 운동장이 들어찰 만큼 가구 수도, 인구도 많았지만 지금은 여덟 가구가 남았다. 그중 두 집이 민박을 운영한다. 봄이 오면 이 광활한 땅은 푸르른 초원으로 변하고, 따스한 햇살 아래 겨울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섬 여행에서 생선회를 빼놓으면 서운하다. 그런데 의외로 식당 차림표에서 생선회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방법은 오후 4∼5시경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조기잡이 배에서 횟감을 구하는 것. 조기와 함께 잡힌 광어, 우럭, 병어 등을 구입해 식당에 회를 떠달라고 부탁한다.

가거도 식당들은 대개 민박을 겸하며, 주인에게 미리 이야기하면 직접 구해주기도 한다. 낚시꾼들이 잡아 올린 감성돔이 민박집 저녁 밥상에 올라 여행객을 감동시키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운이 따라야 한다.

가거도에서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생선은 불볼락이다. ‘열기’라고도 불리는 이 생선은 염장해 바닷바람에 말려서 구워 먹으면 담백하고, 매운탕을 끓이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1박2일 코스
첫째 날 : 목포 출발, 가거도 도착 → 점심 식사 후 등산로 1코스 트레킹
둘째 날 : 일출 감상 → 아침 식사 후 2구 항리마을과 섬등반도 트레킹

2박3일 코스
첫째 날 : 목포 출발, 가거도 도착 → 점심 식사 후 등산로 1코스 트레킹
둘째 날 : 일출 감상 → 아침 식사 후 독실산 정상 거쳐 2구 항리마을과 섬등반도 트레킹
셋째 날 : 1구 대리마을 산책, 오후 1시10분 가거도 출발

관련 웹사이트
신안군 문화관광 http://tour.shinan.go.kr
가보고 싶은 섬 http://island.haewoon.co.kr

문의전화
흑산면사무소 가거도출장소 061)240-8620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 061)240-6060
동양고속훼리 061)243-2111 
남해고속 061)244-9915

대중교통
버스   
센트럴터미널에서 목포종합버스터미널까지 하루 24회 운행(첫차 5:30, 막차 24:00), 4시간 소요
※문의 : 목포종합버스터미널 1544-6886
기차   
용산역에서 목포역까지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 하루 20회 운행(첫차 5:20, 막차 23:10), 3시간10분~5시간 소요
※문의 : 목포역 1544-7788
선박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가거도까지 동양고속훼리(홀수 날)와 남해고속(짝수 날)이 번갈아 하루 1회씩 쾌속선 운항. 목포-가거도 8:10 출발, 가거도-목포 13:00 출발, 4시간~4시간30분 소요
※문의 :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 061)240-6060
동양고속훼리 061)243-2111, www.ihongdo.co.kr
남해고속 061)244-9915, www.namhaegosok.co.kr

숙박
제일펜션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3437
가거도한보관광민박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3413, www.hanbo.co1.kr
둥구횟집민박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3292, www.둥구횟집민박.kr
까꿍이네민박식당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5252
다희네민박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5513, www.gageodo.kr

식당
까꿍이네민박식당 : 매운탕,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5252
동해장식당 : 생선구이백반,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5056
둥구횟집민박 : 활어회,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3292, www.둥구횟집민박.kr

주변 볼거리
흑산도(정약전 유배지, S자형 일주도로 등), 홍도(홍도 33경, 홍도등대, 깃대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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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