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연예팀] 지난해 말 ‘2013 복싱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결승 진출을 앞두고 아깝게 패했던 배우 이시영이 오랜만에 <남자사용설명서>로 스크린 정복에 나섰다. 그는 터프한 취미와는 달리 방송과 스크린에서 로맨틱코미디물의 여주인공으로 활약해왔다. 이번 작품 역시 ‘국민흔녀’에서 ‘국민훈녀’로 거듭나는 아찔한 연애담을 그려 ‘로코퀸’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배우 겸 복서 이시영이 글러브를 벗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고혹적인 매력을 내뿜으며 스크린 앞에 섰다. 그는 오는 2월 개봉작 <남자사용설명서>에서 존재감 없던 ‘국민흔녀’ 최보나를 맡아 ‘국민훈녀’로 변해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흔녀서 훈녀로
이시영이 연기한 최보나는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온갖 궂은일을 다 도맡는 CF 조감독이다. 연이은 야근에 푸석푸석해진 얼굴과 떡진 머리를 고수하는 그는 무엇보다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이 시대의 대표적인 흔녀(흔한여성)다. 그런 그가 극중 100% 성공률을 보장하는 ‘남자사용설명서’를 우연히 얻게 되면서 연애박사 Dr.스왈스키를 통해 ‘국민훈녀’로 거듭나게 되고 최고의 상승세인 톱스타 이승재(오정세 분)를 만나 벌어지는 기막히고 아찔한 연애를 벌인다.
이시영은 <남자사용설명서>에 앞서 전작 <위험한 상견례>에서도 사랑스러우면서도 코믹한 캐릭터의 여주인공을 도맡아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쳐 영화관계자들로부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런 그가 차기작 역시 로맨틱코미디물을 선택하며 이제는 ‘로맨틱코미디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게된 것이다.
“운동하는 밝고 건강한 나의 모습을 좋게 봐주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는데, 그런 분야의 캐스팅이 많아져 즐거워요. 노력하고 있는데 코미디 장르가 쉬운 건 아니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다른 선배들처럼 로맨틱코미디를 대표하는 배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잘 하고 싶은 욕심은 있어요. 로맨틱코미디하면 ‘이시영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복서 된 이후 로맨틱코미디물 캐스팅 잦아
겉으로 강해보이지만 속은 여린 천상 여자
사실 이시영은 복서가 되기 전까진 가수 전진의 전 여자친구로 더 유명세를 떨쳤다. 하지만 그는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본다’는 특유의 성격에 맞게 작품을 쉬는 동안 취미생활이었던 복싱을 프로급으로 마스터하는 끈기와 근성을 보여줬고, 이후 전진의 전 여자친구라는 꼬리표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국내최초 배우 겸 프로복서라는 수식어가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그는 여배우임에도 얼굴을 맞는 것은 물론 온몸에 멍이 가득할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았다. 겉으로는 강하고 당차보이기만 한 이시영에게도 여성스러운 면이 있었다.
<남자사용설명서>에서 한류스타 이승재를 연기한 상대배우 오정세는 제작보고회에서 “만약 '여자사용설명서'가 있다면 누구에게 쓸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시영씨에게 사용할 것”이라며 “시영씨가 겉으로는 강해보이지만 문득문득 드러나는 여성스러움과 연약한 모습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정세와 <커플즈>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이시영은 이번 작품에서 다시 만나게 된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친화력이 남다른 두 사람은 이번 작품을 촬영하는 중에도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처음 오정세 선배가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의외라고 생각했었어요. 촬영 중간에 ‘왜 유혹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한 적도 있어요.(웃음) 하지만 이미 <커플즈>에서 함께 촬영을 했었기 때문에 호흡도 너무 잘 맞았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됐죠. 선배는 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배우들과도 호흡이 잘 맞고 상대배우를 편하게 대해주는 훌륭한 배우에요.”
노력파 배우로 거듭
배우와 복서, 두 가지 중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노력과 땀으로서 결과를 보여주는 노력파 배우 이시영. 그는 예쁜척하지 않고 신뢰감을 심어주는 노력파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무엇하나 가벼이 여기지 않는 그의 진실된 연기가 관객의 마음까지 동요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자사용설명서>는 굳이 연애에만 국한되는 영화는 아니에요. 평범한 여자가 성장통을 겪는 과정을 담은 영화가 더 맞는 얘기죠. 연애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 얻어가는 팁들이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많이들 공감하실 거에요.”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