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주름잡은 현대·기아차 '베스트카 5'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2.26 16: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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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쫙 깔린 명품 국민차 '씽씽'

[일요시사=경제1팀] 올 한 해 대부분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내수침제, 신차효과 미비, 한-EU FTA, 한-미 FTA 및 수입차 업체들의 대규모 공세, 경쟁적인 신차 출시가 이유였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현대기아차는 선전했다. '국민차' 아반떼, 이를 위협하는 소나타, 유일한 경차 모닝, 국민 준대형차 그랜저, 최고의 디자인 K5 등 'BEST 5' 모델이 그 주역이다.

승용 및 SUV 차량 중 내수시장을 이끌고 있는 5개 모델은 현대차 3개, 기아차 2개 모델로 모두 현대기아차의 차종이다. 경제 불황 속에서도 국내 자동차 업계를 이끈 5개 차종의 2012년 11월까지 판매실적은 43만4380대로 올 한 해 현대기아차가 판매한 승용 및 SUV 차량 29개 차종 전체 판매 대수인 84만6273대의 51.3%에 해당할 정도다.

현대기아차는 차급을 뛰어넘는 우수한 상품성과 최근 주목할 만하게 발전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전 차급에 걸쳐 한국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다.

명실상부 '국민차'
2013년형 아반떼

현재까지 연간 판매 1위 달성이 유력한 차종은 현대차 아반떼로 10만1000대(하이브리드 모델 포함)가 판매되어 명실상부 '대한민국 국민차'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

아반떼는 지난 2010년 8월, 1.6 GDi 엔진을 탑재해 우수한 연비와 동력성능을 갖춘 것에 더해 '플루이딕 스컬프쳐'라는 인상적인 현대차만의 디자인 철학을 적용해 세대 구분 없이 큰 인기를 끌어왔다.


최근에는 지난 8월 2013년형 아반떼를 선보이며 동급 최초로 차체자세제어장치(VDC) 및 후방충격 저감시트를 전 트림에 기본 장착하고 오토크루즈 컨트롤, 전방 주차 보조 시스템, 운전석 통풍·히티드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등 고가의 편의·안전 사양을 대거 추가하고 디자인 요소를 개선해 상품성을 더욱 높였다.

아반떼의 명성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쏘나타는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985년 10월 출시된 이래 약 30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형 세단으로서의 전통과 명예를 지켜오고 있어 쏘나타라는 이름이 차지하는 존재감은 아반떼 못지않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쏘나타는 6세대 쏘나타로 지난 2009년 9월 출시 이후 연식변경과 엔진 및 일부사양이 추가되는 등 상품성이 크게 개선됐다.

차급 뛰어넘은 상품성…차급별 대표모델 시장 점령
수입차 대공세에도 꾸준한 인기로 내수시장 이끌어 

특히 지난 7월 출시된 상품성 개선 모델인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는 실내·외 디자인을 대폭 개선하고, 블루링크, 8인치 대형 내비게이션,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플렉스 스티어, 오토 크루즈 컨트롤, 통합 주행 모드 등 각종 첨단 사양을 추가해 상품성을 더욱 높였다.

쏘나타와 함께 국내 중형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기아차의 대표 차종 K5는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회장이 디자인한 작품 중 최고로 손꼽히는 디자인 강점을 바탕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2월에는 기존 세타II 엔진 대신 CVVL이 적용된 누우 엔진으로 교체해 출력과 연비를 향상시키고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편의·안전성을 강화한 2013년형을 선보여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외에도 쏘나타와 K5는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 21.0km/ℓ라는 뛰어난 연비를 달성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쏘나타·K5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가 순수 독자기술을 통해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발한 '누우 2.0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50ps와 최대토크 18.3kg·m로 동급 최고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아울러 엔진과 함께 출력을 담당하는 모터는 '30kW급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전기모터'를 적용해 최고출력 41ps, 최대토크 20.9kg·m의 동력성능을 구현했다.

'성공한 사람들의 차'
고급차 대명사 그랜저

이와 함께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최적의 변속 수행을 통한 연비 향상과 다이내믹한 드라이빙감을 동시에 구현했다. 특히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기존 쏘나타의 역동적 디자인에 미래 지향적이고 친환경적인 디자인 요소를 더해 쏘나타 하이브리드만의 차별화된 스타일을 완성해 출시 이후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고급차의 대명사 그랜저는 약 25년 동안 '성공한 사람들의 차'라는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1986년 1세대 그랜저 출시를 시작으로 1992년 뉴그랜저, 1998년 그랜저XG, 2002년 뉴그랜저XG로 변화를 거듭해 왔으며 지난해 1월에는 5세대인 그랜저HG를 출시했다.

그랜저HG는 최고출력 270ps, 최대토크 31.6kg·m로 세계 최고 수준 동력 성능·연비를 실현한 람다 3.0 GDi 엔진을 적용하고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등의 첨단 사양은 물론 동급 최초로 9에어백을 기본 적용하고 후방 충격 저감 시트 시스템 등을 적용해 최강의 안전성까지 갖췄다.

아반떼·쏘나타·K5·그랜저·모닝 '인기 폭발'

이어 지난 8월말에는 3.3 GDi 엔진을 탑재한 '그랜저 3.3 셀러브리티'를 출시, 최고출력 294ps, 최대토크 35.3kg·m 등 동급최강 동력성능을 확보하고 국내 최초로 운전석에서 차량 주변의 360도 전체 모습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에쿠스와 제네시스에만 적용되던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을 적용해 주행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그랜저HG는 출시 한 달 만인 지난해 2월 대형차급에서는 기록적인 1만1481대 판매를 시작으로 5개월 연속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지난해 한 해 동안 총 10만5690대를 판매했다.

최근에는 '2013 그랜저'를 출시, 세로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신규 디자인의 알로이휠을 적용해 디자인을 개선하고 ECM룸미러, 통합주행모드, 후방카메라 등 편의사양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하는 한편 전자제어 서스펜션, 오토 하이빔 등 첨단 고급 사양을 추가해 상품성을 더욱 높였다.

여성 마음 사로잡는
대표 경차 모델 모닝


특히 주력모델인 2.4 모던 및 3.0 프리미엄의 경우 다양한 편의사양을 새로이 기본 적용했음에도 가격을 동결했으며, 최고급 트림인 3.3 셀러브리티의 경우 8인치 프리미엄 내비게이션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 기존 기본 적용됐던 첨단 편의사양을 선택사양으로 변경, 가격을 낮추고 고객 선택의 폭을 합리화하면서도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ECS(전자제어 서스펜션),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CB), 오토 하이빔 등 일본계 고급 브랜드 차종에서도 보기 힘든 최고급 사양으로 무장해 고객 만족도를 더욱 높였다.

2012년 BEST 5에 이름을 올린 차 중 가장 체급이 낮은 경차 모닝은 지난 2004년 최초로 선보인 이래 지난해까지 내수 48만8761대, 수출 88만8137대로 전 세계 시장에서 총 137만6898대가 판매된 대한민국 대표 경차 모델이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는 11만482대, 올해 11월까지 8만6223대가 판매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1월 출시 당시 카파 1.0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82ps, 최대토크 9.6kg·m로 동급 최고 성능과 A/T 19.0km/ℓ, M/T 22.0km/ℓ로 동급 최고 연비를 갖추고 동급 최초 6에어백 기본 적용 및 VSM, 버튼 시동 등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적용해 경차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주 고객층이 여성임을 감안한 다양한 요소들을 추가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모닝에 적용된 4단 자동변속기 및 5단 수동변속기 최적 설계로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미션 오일 교환이 필요 없는 오일 무교환 변속기로 차량 관리의 편리함을 제공했다. 이 외에도 7인치 음성인식 DMB 내비게이션, 히티드 스티어링 휠, 원터치 세이프티 선루프, 운전석 대형 선바이저 미러&조명, 운전석·동승석 2단 조절 히티드 시트,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S) 등 여성 고객을 고려, 차급을 뛰어넘는 다양한 편의 사양을 대거 장착했다.

올해 8월에는 컬러 추가 및 디자인을 개선하고 경제성과 안전사양을 보강한 '2013년형 모닝'을 출시해 상품성을 더욱 강화했다. '체리핑크' '아쿠아민트'의 신규 컬러를 추가하고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의 범퍼 그릴과 포그램프, 신규 디자인의 14인치 알로이휠을 적용해 독특한 개성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글로벌시장 호평…눈 높아진 국내고객 사로잡아
5개 중 현대차 3개·기아차 2개 '윈윈 비즈니스'


또한 모든 트림에 ABS, 뒷좌석 3점식 시트벨트와 코너링 시 브레이크 유압을 제어하여 안전성을 확보해주는 코너링 브레이크 콘트롤을 기본 적용해 경차급을 뛰어 넘는 최상의 품질력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CVT변속기를 탑재하고 ISG를 적용함으로써 연비를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린 '에코플러스 모델'을 추가했다.

최근 수입차의 공세가 심화되고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지면서 품질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지게 됐다.

2012년 국내 자동차 시장을 이끈 BEST 5 모델들은 국내뿐만이 아니라 세계에서 그 상품성을 인정받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으로 한 층 높아진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아반떼(해외명 엘란트라)는 올해 1월 미국에서 포드 포커스, 폭스바겐 파사트를 제치고 '2012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2월 캐나다 자동차 기자협회가 발표하는 '2012 캐나다 올해의 차', 3월에는 남아공 기자협회가 뽑는 '2012 남아공 올해의 차'에 연달아 선정되며 세계 최고의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쏘나타는 2월 미국 내 최장수 TV 자동차 프로그램 '모터위크'의 '2012 드라이버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베스트 패밀리 세단' 부문에서 각각 최고의 차량으로 선정됐고 최근 12월에는 중고차 가치 평가 전문업체인 '스트래티직비전'으로부터 '중형차 부분 최고 가치 1위'로 선정됐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미국의 자동차 전문 컨설팅 업체 오토퍼시픽의 '2012년 고객 만족도 조사(VSA)'에서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부문 '고객 만족상'을 수상해 친환경차 분야에서도 최고의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랜저(해외명 아제라)는 5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실시한 정면, 측면, 후방, 전복테스트 등 4개 부문 안전도 테스트에서 '2012 최고 안전 차량'으로 선정돼 안전성을 입증했다.

11월에는 미국 중고차 잔존가치 평가사인 ALG가 선정하는 대형차 부문 1위에 올라 미국 출시 1년여 만에 지난 4년간 대형차 부문 '지존'의 자리를 지킨 닛산의 '맥시마'를 꺾었다.

신차 아니어도
폭발적 반응

모닝(해외명 피칸토)은 3월 독일 자동차소비자협회(ADAC)가 뽑은 최우수 보유비용 모델로 선정된 바 있으며 11월에는 독일 최대 자동차 전문 미디어 아우토빌트가 발표한 '2013년 가치 챔피언' 최고 감가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한국 자동차시장을 이끌고 있는 2012 BEST 5 모델은 12월 말까지 약 47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출신된 2013 그랜저는 신차가 아닌 연식변경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하루만에 900여대가 계약되는 등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아반떼, 쏘나타, K5, 모닝 등 나머지 모델들 역시 신차효과가 강하게 지속되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실적이 떨어졌지만, 연식변경 및 상품성 모델을 출시하면서 꾸준히 고객들에게 어필을 하고 있어 각 차급별 시장을 견인하며 2012년 '유종의 미'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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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