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주름잡은 현대·기아차 '베스트카 5'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2.26 16: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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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쫙 깔린 명품 국민차 '씽씽'

[일요시사=경제1팀] 올 한 해 대부분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내수침제, 신차효과 미비, 한-EU FTA, 한-미 FTA 및 수입차 업체들의 대규모 공세, 경쟁적인 신차 출시가 이유였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현대기아차는 선전했다. '국민차' 아반떼, 이를 위협하는 소나타, 유일한 경차 모닝, 국민 준대형차 그랜저, 최고의 디자인 K5 등 'BEST 5' 모델이 그 주역이다.

승용 및 SUV 차량 중 내수시장을 이끌고 있는 5개 모델은 현대차 3개, 기아차 2개 모델로 모두 현대기아차의 차종이다. 경제 불황 속에서도 국내 자동차 업계를 이끈 5개 차종의 2012년 11월까지 판매실적은 43만4380대로 올 한 해 현대기아차가 판매한 승용 및 SUV 차량 29개 차종 전체 판매 대수인 84만6273대의 51.3%에 해당할 정도다.

현대기아차는 차급을 뛰어넘는 우수한 상품성과 최근 주목할 만하게 발전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전 차급에 걸쳐 한국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다.

명실상부 '국민차'
2013년형 아반떼

현재까지 연간 판매 1위 달성이 유력한 차종은 현대차 아반떼로 10만1000대(하이브리드 모델 포함)가 판매되어 명실상부 '대한민국 국민차'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

아반떼는 지난 2010년 8월, 1.6 GDi 엔진을 탑재해 우수한 연비와 동력성능을 갖춘 것에 더해 '플루이딕 스컬프쳐'라는 인상적인 현대차만의 디자인 철학을 적용해 세대 구분 없이 큰 인기를 끌어왔다.


최근에는 지난 8월 2013년형 아반떼를 선보이며 동급 최초로 차체자세제어장치(VDC) 및 후방충격 저감시트를 전 트림에 기본 장착하고 오토크루즈 컨트롤, 전방 주차 보조 시스템, 운전석 통풍·히티드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등 고가의 편의·안전 사양을 대거 추가하고 디자인 요소를 개선해 상품성을 더욱 높였다.

아반떼의 명성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쏘나타는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985년 10월 출시된 이래 약 30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형 세단으로서의 전통과 명예를 지켜오고 있어 쏘나타라는 이름이 차지하는 존재감은 아반떼 못지않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쏘나타는 6세대 쏘나타로 지난 2009년 9월 출시 이후 연식변경과 엔진 및 일부사양이 추가되는 등 상품성이 크게 개선됐다.

차급 뛰어넘은 상품성…차급별 대표모델 시장 점령
수입차 대공세에도 꾸준한 인기로 내수시장 이끌어 

특히 지난 7월 출시된 상품성 개선 모델인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는 실내·외 디자인을 대폭 개선하고, 블루링크, 8인치 대형 내비게이션,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플렉스 스티어, 오토 크루즈 컨트롤, 통합 주행 모드 등 각종 첨단 사양을 추가해 상품성을 더욱 높였다.

쏘나타와 함께 국내 중형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기아차의 대표 차종 K5는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회장이 디자인한 작품 중 최고로 손꼽히는 디자인 강점을 바탕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2월에는 기존 세타II 엔진 대신 CVVL이 적용된 누우 엔진으로 교체해 출력과 연비를 향상시키고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편의·안전성을 강화한 2013년형을 선보여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외에도 쏘나타와 K5는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 21.0km/ℓ라는 뛰어난 연비를 달성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쏘나타·K5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가 순수 독자기술을 통해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발한 '누우 2.0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50ps와 최대토크 18.3kg·m로 동급 최고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아울러 엔진과 함께 출력을 담당하는 모터는 '30kW급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전기모터'를 적용해 최고출력 41ps, 최대토크 20.9kg·m의 동력성능을 구현했다.

'성공한 사람들의 차'
고급차 대명사 그랜저

이와 함께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최적의 변속 수행을 통한 연비 향상과 다이내믹한 드라이빙감을 동시에 구현했다. 특히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기존 쏘나타의 역동적 디자인에 미래 지향적이고 친환경적인 디자인 요소를 더해 쏘나타 하이브리드만의 차별화된 스타일을 완성해 출시 이후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고급차의 대명사 그랜저는 약 25년 동안 '성공한 사람들의 차'라는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1986년 1세대 그랜저 출시를 시작으로 1992년 뉴그랜저, 1998년 그랜저XG, 2002년 뉴그랜저XG로 변화를 거듭해 왔으며 지난해 1월에는 5세대인 그랜저HG를 출시했다.

그랜저HG는 최고출력 270ps, 최대토크 31.6kg·m로 세계 최고 수준 동력 성능·연비를 실현한 람다 3.0 GDi 엔진을 적용하고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등의 첨단 사양은 물론 동급 최초로 9에어백을 기본 적용하고 후방 충격 저감 시트 시스템 등을 적용해 최강의 안전성까지 갖췄다.

아반떼·쏘나타·K5·그랜저·모닝 '인기 폭발'

이어 지난 8월말에는 3.3 GDi 엔진을 탑재한 '그랜저 3.3 셀러브리티'를 출시, 최고출력 294ps, 최대토크 35.3kg·m 등 동급최강 동력성능을 확보하고 국내 최초로 운전석에서 차량 주변의 360도 전체 모습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에쿠스와 제네시스에만 적용되던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을 적용해 주행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그랜저HG는 출시 한 달 만인 지난해 2월 대형차급에서는 기록적인 1만1481대 판매를 시작으로 5개월 연속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지난해 한 해 동안 총 10만5690대를 판매했다.

최근에는 '2013 그랜저'를 출시, 세로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신규 디자인의 알로이휠을 적용해 디자인을 개선하고 ECM룸미러, 통합주행모드, 후방카메라 등 편의사양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하는 한편 전자제어 서스펜션, 오토 하이빔 등 첨단 고급 사양을 추가해 상품성을 더욱 높였다.

여성 마음 사로잡는
대표 경차 모델 모닝


특히 주력모델인 2.4 모던 및 3.0 프리미엄의 경우 다양한 편의사양을 새로이 기본 적용했음에도 가격을 동결했으며, 최고급 트림인 3.3 셀러브리티의 경우 8인치 프리미엄 내비게이션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 기존 기본 적용됐던 첨단 편의사양을 선택사양으로 변경, 가격을 낮추고 고객 선택의 폭을 합리화하면서도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ECS(전자제어 서스펜션),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CB), 오토 하이빔 등 일본계 고급 브랜드 차종에서도 보기 힘든 최고급 사양으로 무장해 고객 만족도를 더욱 높였다.

2012년 BEST 5에 이름을 올린 차 중 가장 체급이 낮은 경차 모닝은 지난 2004년 최초로 선보인 이래 지난해까지 내수 48만8761대, 수출 88만8137대로 전 세계 시장에서 총 137만6898대가 판매된 대한민국 대표 경차 모델이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는 11만482대, 올해 11월까지 8만6223대가 판매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1월 출시 당시 카파 1.0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82ps, 최대토크 9.6kg·m로 동급 최고 성능과 A/T 19.0km/ℓ, M/T 22.0km/ℓ로 동급 최고 연비를 갖추고 동급 최초 6에어백 기본 적용 및 VSM, 버튼 시동 등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적용해 경차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주 고객층이 여성임을 감안한 다양한 요소들을 추가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모닝에 적용된 4단 자동변속기 및 5단 수동변속기 최적 설계로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미션 오일 교환이 필요 없는 오일 무교환 변속기로 차량 관리의 편리함을 제공했다. 이 외에도 7인치 음성인식 DMB 내비게이션, 히티드 스티어링 휠, 원터치 세이프티 선루프, 운전석 대형 선바이저 미러&조명, 운전석·동승석 2단 조절 히티드 시트,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S) 등 여성 고객을 고려, 차급을 뛰어넘는 다양한 편의 사양을 대거 장착했다.

올해 8월에는 컬러 추가 및 디자인을 개선하고 경제성과 안전사양을 보강한 '2013년형 모닝'을 출시해 상품성을 더욱 강화했다. '체리핑크' '아쿠아민트'의 신규 컬러를 추가하고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의 범퍼 그릴과 포그램프, 신규 디자인의 14인치 알로이휠을 적용해 독특한 개성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글로벌시장 호평…눈 높아진 국내고객 사로잡아
5개 중 현대차 3개·기아차 2개 '윈윈 비즈니스'


또한 모든 트림에 ABS, 뒷좌석 3점식 시트벨트와 코너링 시 브레이크 유압을 제어하여 안전성을 확보해주는 코너링 브레이크 콘트롤을 기본 적용해 경차급을 뛰어 넘는 최상의 품질력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CVT변속기를 탑재하고 ISG를 적용함으로써 연비를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린 '에코플러스 모델'을 추가했다.

최근 수입차의 공세가 심화되고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지면서 품질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지게 됐다.

2012년 국내 자동차 시장을 이끈 BEST 5 모델들은 국내뿐만이 아니라 세계에서 그 상품성을 인정받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으로 한 층 높아진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아반떼(해외명 엘란트라)는 올해 1월 미국에서 포드 포커스, 폭스바겐 파사트를 제치고 '2012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2월 캐나다 자동차 기자협회가 발표하는 '2012 캐나다 올해의 차', 3월에는 남아공 기자협회가 뽑는 '2012 남아공 올해의 차'에 연달아 선정되며 세계 최고의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쏘나타는 2월 미국 내 최장수 TV 자동차 프로그램 '모터위크'의 '2012 드라이버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베스트 패밀리 세단' 부문에서 각각 최고의 차량으로 선정됐고 최근 12월에는 중고차 가치 평가 전문업체인 '스트래티직비전'으로부터 '중형차 부분 최고 가치 1위'로 선정됐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미국의 자동차 전문 컨설팅 업체 오토퍼시픽의 '2012년 고객 만족도 조사(VSA)'에서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부문 '고객 만족상'을 수상해 친환경차 분야에서도 최고의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랜저(해외명 아제라)는 5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실시한 정면, 측면, 후방, 전복테스트 등 4개 부문 안전도 테스트에서 '2012 최고 안전 차량'으로 선정돼 안전성을 입증했다.

11월에는 미국 중고차 잔존가치 평가사인 ALG가 선정하는 대형차 부문 1위에 올라 미국 출시 1년여 만에 지난 4년간 대형차 부문 '지존'의 자리를 지킨 닛산의 '맥시마'를 꺾었다.

신차 아니어도
폭발적 반응

모닝(해외명 피칸토)은 3월 독일 자동차소비자협회(ADAC)가 뽑은 최우수 보유비용 모델로 선정된 바 있으며 11월에는 독일 최대 자동차 전문 미디어 아우토빌트가 발표한 '2013년 가치 챔피언' 최고 감가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한국 자동차시장을 이끌고 있는 2012 BEST 5 모델은 12월 말까지 약 47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출신된 2013 그랜저는 신차가 아닌 연식변경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하루만에 900여대가 계약되는 등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아반떼, 쏘나타, K5, 모닝 등 나머지 모델들 역시 신차효과가 강하게 지속되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실적이 떨어졌지만, 연식변경 및 상품성 모델을 출시하면서 꾸준히 고객들에게 어필을 하고 있어 각 차급별 시장을 견인하며 2012년 '유종의 미'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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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문’ VS ‘어대명’ 차이 해부

‘어대문’ VS ‘어대명’ 차이 해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한민국의 흑역사’가 10년도 안 돼 반복되고 있다. ‘평행이론’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비슷한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보인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그때와 지금, 무엇이 같고 다를까? 2024년 12월은 국민에게 충격과 공포의 시간이었다. 45년 만에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됐다. 현직 대통령은 법정형이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뿐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으며 사상 초유의 체포 작전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여객기 사고로 179명의 아까운 목숨도 잃었다. 8년 만에 재연됐다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 10여년 전 우리나라는 이미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295명이 사망했고 9명이 실종됐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됐다. 2017년 3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인용하면서 파면됐다. 2000년대 들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서 가결된 사례는 세 번이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 전 대통령,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헌재서 탄핵안이 기각되면서 직무에 복귀했다. 직무가 정지된 윤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불과 8년 새 두 명의 보수 진영 대통령이 헌재 심판대 위에 섰다. 사건의 발단부터 전개, 절정, 결말에 이르기까지 멀리서 보면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하지만 가까이에서 볼수록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단적인 예로 박 전 대통령은 ‘태블릿PC’ 보도가 불씨를 댕겼다면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가 시발점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안 가결-헌재의 탄핵안 인용-특검 수사-사법 처분 등의 과정을 거쳐 단죄됐다.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사이 조기 대선이 치러졌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궐위된 때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돼있다. 2017년 5월9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보궐선거가 열렸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윤 대통령의 상황은 박 전 대통령보다 복잡하다. 헌재의 탄핵 심판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의 내란죄 수사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양쪽에서 압박하는 형국이다.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도 소용없는 중범죄라서 수사 속도가 박 전 대통령보다 훨씬 빠른 상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 호감도 만큼 비호감도↑ 정치권의 눈은 조기 대선에 쏠려 있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을 최우선에 놓고 심리 중이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18일 이전에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탄핵안이 인용되면 6월경에는 헌정사상 두 번째 대통령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여야 잠룡들은 헌재의 탄핵안 인용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파면이 결정된 날부터 두 달 사이에 대선을 치러야 하기에 기존에 인지도와 지지율을 어느 정도 확보한 인물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의 눈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쏠리는 이유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 대표는 압도적인 차기 대권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 그룹과 큰 격차를 보이면서 1위위로 질주하는 중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대표가 3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오세훈 서울시장(7%), 홍준표 대구시장(7%),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5%),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4%) 등이 뒤를 이었다. ‘없다 또는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32%였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서 ±3.1%포인트, 응답률은 22.8%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4~6일 만 18세 이상 2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 대표는 45.1%를 얻었다. 홍준표 대구시장(9.7%),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8%),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7.2%), 오세훈 서울시장(6.1%) 등이 뒤를 이었다. 빠르면 6월 보궐선거로 이 대표의 지지율은 여당 후보 5인(홍준표·한동훈·원희룡·오세훈·안철수)의 지지율을 모두 합한 수치(33%)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높았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100% RDD 방식으로 실시했고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 참조). 최근 정치권에서 조기 대선 가능성과 함께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8년 전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나돌았던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과 일맥상통하는 표현이다. 그럼에도 한편에서는 당시 문 전 대통령의 상황과 현재 이 대표의 상황은 천차만별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서 박 전 대통령에게 밀려 낙선했다. 당시 대선은 제3당 후보 없이 보수 후보와 진보 후보의 맞대결로 치러졌다. 양측 모두 짜낼 수 있을 만큼 모조리 다 짜낸 선거서 패하자 문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이후 지지세를 회복하기까지 꽤 긴 시간을 암흑기로 보냈다. 문 전 대통령을 야권의 압도적인 대선주자로 만든 결정적 한 방은 국정 농단 사태였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존재가 드러났고 파생 의혹이 쏟아졌다. 1300만명(누적)의 국민이 거리로 나왔다. 국민적 인기를 등에 업은 문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헌재서 인용될 무렵 ‘차기 대통령’으로 완벽하게 눈도장을 찍은 상태였다. 하지만 현재 이 대표의 상황이 당시 문 전 대통령과 비슷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여론조사 수치상으로는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듯하다는 말이 들린다. 이 대표가 가진 사법 리스크에 더해 ‘비토층’이 상당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도 싫지만, 이 대표도 싫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면 나오면 공격거리 많아 실제 최근 나온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는 호감도, 비호감도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뉴스핌>의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6~7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 중 가장 호감이 가는 인물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39.1%가 이 대표를 꼽았다. 오세훈 서울시장 9.5%, 홍준표 대구시장 9.3% 등이 뒤를 이었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 가장 호감이 가지 않는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도 이 대표는 40.8%로 단연 1위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5%, 홍준표 대구시장이 12.2% 등이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호감도 1~4위(이재명·오세훈·홍준표·원희룡)와 비호감도 1~4위가 같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여야의 대선후보군이 어느 정도 추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대선후보군은 ‘이재명 1강’ 독주 속에 범여권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는 양상”이라며 “범여권 유력 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이 대표 한 명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마저 탄핵 정국을 거치며 한 달 만에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이재명 대항마’는 사실상 실종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비호감도 1위 원인으로는 사법 리스크를 지목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때 불거진 대장동 개발비리 특혜 의혹서 시작된 사법 리스크를 여전히 벗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만 5개고 검찰서 추가로 수사 중인 사건도 2개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 의혹은 1심 판결이 나왔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당선무효형이 나오면서 대선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법원서 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날 수 있는 수준이다. 발목 잡는 사법 리스크 박 때와 다른 보수 결집 위증교사 1심 재판에서는 무죄를 받았지만 항소심서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실제 법조계에서는 선고 전 공직선거법 위반보다 위증교사 혐의의 유죄 가능성을 더 크게 봤다. 위증교사 혐의는 양형 기준에 따라 무죄 아니면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어 항소심서 판결이 바뀌면 이 대표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윤석열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상대 후보의 공격 포인트 역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면서 대통령과 그 배우자가 연루된 의혹과 논란에 크게 실망했다. 윤 대통령이 퇴장하고 이 대표가 대선후보로 검증을 받기 시작하면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층의 결집이 심상찮은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보수 진영은 친박(친 박근혜)과 비박(비 박근혜) 등으로 사분오열했다. 탄핵안 표결 당시 찬반이 갈리면서 물리적으로 분당 사태까지 벌어졌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은 재적의원 299명 가운데 찬성 234표로 가결됐다. 당시 야당과 야당 성향 무소속 의원 표는 171표였다.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표수(200표)는 29표였지만 그보다 많은 63표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서 나왔다. 당이 쪼개질 수밖에 없는 이탈표였다. 반면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때는 2번의 표결 끝에 간신히 정족수를 넘겼다. 찬성은 204표로 국민의힘서 12표가량의 이탈표가 나왔다. 탄핵안이 가결된 뒤에도 국민의힘은 강경 지지층을 등에 업고 결집 중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지키기’에 나선 보수층과 국민의힘의 힘을 빼기 위해 ‘머릿수’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이 과정서 중도층의 이탈이 표면화되는 모양새다. 애매한 표수 걸림돌 될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궤멸 직전까지 몰렸던 보수층이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는 태도로 대응하는 점은 민주당은 물론 이 대표에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명확하게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유보층이 상당하다는 점을 봤을 때 중도층을 놓치면 대권서 멀어질 수 있다. 진보 진영의 지지만으로는 ‘어대명’은 완성될 수 없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