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추적] 갈비뼈 뽑고 귀 자르고…별난 '이색성형' 천태만상

개성 살리다 외계인 된다

[일요시사=사회팀] 성형은 이제 자기관리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눈, 코 성형 등은 애교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성형이 대중들 사이에서 일반화됐다는 의미다. 이처럼 성형이 난무하는 와중에 일반적인 성형과 달리 이색 성형을 시도하는 이들이 있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자칫 성형 중독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이색성형. 그 충격적인 실태를 공개한다.

“목둘레 축소하는데 얼마에요?”

요즘 성형외과 의사들이 받는 황당한 질문이다. 이처럼 성형부위는 시대가 변할수록 얼굴에서 보디라인이나 구체적인 신체부분으로 세부화 되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지방과 강남의 몇몇 성형외과병원들은 이색성형 기법을 도입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기막힌 성형
여기 다 있다!

이색성형을 꿈꾸는 사람들은 개성을 살리고자, 좋은 관상을 얻고자 혹은 연예인 같은 아름다운 몸매로 변화시키고자 성형외과를 찾는다. 다양하고 기막힌 이색성형. 종류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숨어있을까.

40대 초반의 한 여성이 성형외과를 찾았다. 무릎성형을 위해서다. 몇 년 전 해외 톱스타 데미무어가 전 남자친구였던 에쉬튼 커쳐에게 잘 보이기 위해 4억원을 들여 20대 몸매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보도됐던 적이 있었다. 그 중 데미무어의 무릎성형이 특히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바로 나이로 인해 쳐진 무릎살을 끌어올려(리프팅) 탱탱하고 탄력 있는 무릎을 만드는 성형수술이었던 것.


그러나 타인에 비해 비교적 피부색이 어두운 편이었던 이 40대 여성은 무릎성형을 결국 포기해야만 했다. 무릎수술의 경우 늘어진 피부를 절개한 후 살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흉터가 남을 수밖에 없는데, 추후 수술한 부위가 재생을 하면 흉터부위가 밝아지면서 눈에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 얼굴이나 복부와는 달리 무릎 주위에는 흉터를 가릴 수 있는 별다른 모발이 없어 서양인보다 비교적 피부색이 어두운 동양인에게 취약한 성형으로 꼽히고 있다.

여성들의 쾌재를 불러일으키는 이색성형의 종류는 이것 외에도 무궁무진하다. 보형물이나 자가 지방을 골반부위에 이식해 신민 아처럼 섹시한 골반라인을 만들어주는 골반성형, 보형물을 넣어 쇄골을 도드라져보이게 만드는 섹시 쇄골성형, 출산과 비만으로 인해 쳐지고 퍼진 엉덩이를 리프팅하거나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해 실리콘을 이식하는 기법인 힙업성형, 운동선수처럼 유난히 굵고 짧은 목을 보톡스를 이용해 근육을 축소시켜 얇고 길어보이게 만드는 목둘레 축소성형 등이 뭇 여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골반뼈·쇄골·무릎성형·요정귀 성형수술 유행
안구 미백·귓불성형·목둘레 축소 등 세분화돼

남성들도 예외는 아니다. 남성들은 대부분 배우 소지섭, 남성그룹 2PM 같은 야성적인 몸매를 탐내는 경우가 많아 인위적인 가슴근육성형과 복부 식스팩 성형 등에 현혹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가슴근육성형은 성형만으로는 근육질의 울퉁불퉁한 가슴을 만들 수 없다고 알려졌다.

남성 가슴성형은 여성형 유방을 가진 부유방인 남성들에 한해서만 지방 흡입술을 이용해 일반적인 가슴을 만들어주는 성형일 뿐 근육질 가슴성형은 철저히 와전된 소문이었다. 식스팩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방송에서 식스팩 성형을 한 남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전문의들도 웬만하면 환자들에게 권하지 않는다고 한다. 심하면 장기에 손상을 입힐 가능성도 있을 정도로 위험성이 크다고 알려졌다.

불교와 유교사상을 이어받은 아시아권 사람들의 경우 팔자를 고치기 위해 성형을 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귓불성형과 손금성형이 있는데, 이는 꼭 필요하지 않은 성형임에도 사람들은 재물복을 얻고자 혹은 사고 없이 건강하게 장수하고자 성형을 시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먼저 귓불성형의 경우 관상학적으로 금전운을 좋게 만드는 넓은 귓불은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취업난에 허덕여 돈 몇 푼으로 창업이라도 해볼까하는 심산에서 재물복의 상징인 두툼하고 넓은 귓불로 성형하곤 한다. 귓불성형은 자가지방을 이식하거나 귀 뒤의 피부를 들어 올리는 수술법을 이용해 도톰하게 만들 수 있다.


관상·주름성형도
선풍적인 인기

손금성형은 대부분 팔자를 고치려 20∼30대 젊은이들과 중년남성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예전에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100억 부자 할머니의 손금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할머니의 손바닥 중앙에는 일자선이 선명하게 그어져 있었고, 이러한 손금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손금과도 같다는 소문이 퍼져 ‘성공한 사업가의 손금’이란 명칭을 얻게 됐다.

손금성형은 손금에서 약한 부분에 의학용 실 등으로 선을 넣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러나 시술 후 환자가 원하는 손금형태가 아니거나 부자연스러운 선 또는 삐뚤거리는 선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전문의들은 손금성형을 만류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나이가 들수록 주름은 온몸을 휘어 감는다. 눈가 주름은 물론이고 나이테를 말해주는 목주름, 심지어 손 주름도 배제할 수는 없다. 통통하고 예쁜 손을 갖고자 손등과 손바닥 성형을 선택하는 여성들도 하나둘씩 생겨났다. 그러나 얼굴 주름을 펴는 것처럼 손 주름 성형도 같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손 주름 성형은 주름진 피부와 함께 근육을 팽팽하게 잡아당긴 뒤, 여분의 피부를 잘라내고 봉합하는 형식의 일반적인 주름제거 수술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 손의 경우 손등과 손바닥의 피부색깔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제거·봉합수술을 하면 흉터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이 수술방식은 피하고 대신 손등에 지방을 이식해 손의 탄력을 생생하게 불어넣어주는 지방이식술을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손바닥 성형도 손 주름 성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손바닥을 잘라내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절개수술 대신 대체로 손바닥 지방 흡입술을 이용한다.

두툼한 손바닥이 보기 싫어 손바닥 지방 흡입술을 받았다는 20대 유모씨는 “마른 외모와는 달리 솥뚜껑같이 무식하게 생긴 손바닥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았다. 숱한 고민 끝에 부모님의 동의를 얻어 손바닥 성형을 하게 됐다”며 “지금은 날씬해진 손바닥을 갖게 돼 콤플렉스도 사라지고 사람들 앞에서도 자신 있게 손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범접할 수 없는
기막힌 성형도

안구미백 성형은 성형마니아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안구미백은 극도로 충혈된 눈이나 선천적으로 타고난 눈 점, 습관적 술·담배로 누렇게 변색 돼버린 흰자위를 다시 하얗게 만드는 성형술이다. 이 성형은 다른 성형과는 달리 안과나 한의원에서 시술하기도 한다.

직장인 이모씨는 “컴퓨터 없이는 업무를 할 수 없어 항상 모니터를 바라보는 습관 때문에 나도 모르게 매일 눈이 충혈돼 있었다. 사람들이 눈병났냐고 물어볼 정도로 충혈이 심해 안구미백술을 선택하게 됐다”며 “시술 후 안구건조증이 동반됐다는 후기를 보면서 할까 말까 망설였지만 토끼눈보다 낫다는 생각에 바로 안구미백시술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출산 후 늘어진 유두를 원래 상태로 탈바꿈시켜주는 유두 축소술, 급격하게 불은 살을 단기간에 빼느라 선명하게 남겨진 튼살을 감춰주는 튼살 성형도 여성들의 위시리스트상에 올라와 있다.

해외에서는 이보다 더 개성 넘치고 별난 성형이 인기리에 성행하고 있다. 발볼 축소성형과 요정귀 성형이 바로 그것. 해외, 특히 다국적 인종이 살고 있는 미국과 영국에 거주하는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이색성형이 먼지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예쁜 하이힐을 신기위해 멀쩡한 발볼 뼈를 제거해 발볼 축소 수술을 감행하는가 하면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엘프(요정)의 귀가 탐나 귀 끝이 뾰족한 엘프귀로 성형하는 엘프족이 늘고 있다고 한다. 엘프귀는 귀 뒤의 연골을 뺀 후 귀 끝에 이식해 만들어지는데, 일반 사람들은 그 귀를 보며 예쁘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외계인 귀로 평가한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효과 검증 안 돼 일부 병원만 시술
노력 않고 쉽게 선택해 중독 우려

바비인형 몸매가 부러워 갈비뼈를 제거한 여성도 있었다. 캐나다의 한 여성은 어릴 때부터 동경해왔던 한 손에 잡힐 듯한 바비인형의 가는 허리가 탐나 자신의 갈비뼈 중 일부를 제거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인간이 소유할 수 없는 바비인형같은 허리다”라고 말하면서도 “갈비뼈를 제거하면서까지 바비인형이 돼야 했나. 몸매는 예뻐졌을지 몰라도 건강은 어떨지 심히 걱정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일명 ‘도넛헤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마취 않고 이뤄지는 시술인 만큼 시술 장면만 봐도 끔찍하고 엽기적이다. 도넛헤드성형은 이마 한 가운데에 주사 바늘을 꽂은 뒤 식염수를 채워 넣는 시술이다. 식염수가 다 채워진 후 완성된 이마의 모형은 한마디로 가관이다. 이마 한 가운데는 움푹 파이고 그 외에는 빵빵하게 부풀어 올라 마치 도넛의 형상처럼 보인다. 이 도넛헤드성형은 개성파 젊은이들이 쉽게 접하는 성형 중 하나로서, 인체에는 덜 해롭지만 성형 후의 모습이 꽤 혐오스러워 “얼굴 갖고 장난 하느냐”며 개성을 중시하는 일본 내에서도 지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유지기간은 약 15일 정도라고 한다. 

연예계 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성형 열풍은 대단하다. 이색성형까지 생겨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이색성형은 자칫 큰 부작용과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색 성형은 성형 부위 자체가 일반화되지 않은 세세한 부위이기 때문에 이를 시술·수술하는 병원은 전국에서도 몇몇 병원으로 한정돼 있고, 이색성형 경력을 가진 전문의가 국내에는 거의 없기 때문에 성공적인 수술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강남의 모 성형외과 원장은 “미용성형 의학기술이 발전해가면서 성형부위도 점점 더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다. 그러나 과장광고에 현혹돼 검증도 안 된 성형외과를 무턱대고 찾았다가 심한 부작용과 후유증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독특한 부위를 성형하고 싶다면 원하는 부위를 전문적으로 수술 혹은 시술하는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검증된 병원서
시술 받아야

개성을 존중하는 시대가 도래 하면서 이색성형도 개성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타인과 다른 매력을 살리고자 선천적으로 타고나지 않은 부분을 변화시키는 것과 달리 노력하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것도 성형이라는 수단을 통해 단기간에 얻으려 하는 점은 문제가 있다. 전문의들은 무분별한 성형이 자칫 성형중독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성을 살리거나 외모를 가꾸는 것도 좋지만 지나치게 성형에 기대려는 사고방식은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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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