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우리소리기행 ②진도아리랑

섬마을에 울려 퍼지는 여인의 구슬픈 가락

진도아리랑은 정선아리랑, 밀양아리랑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아리랑으로 꼽힌다. 진도아리랑의 특징은 구슬픈 가락에 담긴 흥겨움에 있다. 고된 삶을 노래하면서도 내일의 희망을 잃지 않는 가사가 그렇고, 세마치장단으로 시작해 중모리나 중중모리로 바뀌어가는 장단은 어깨춤이 날 만큼 흥겹다. 특히 후렴구에 나오는 흥타령 계열의 콧소리는 리듬을 한결 경쾌하게 끌고 간다. 진도 사람들에게 아리랑은 일상이다. 슬플 때는 슬픔을 잊기 위해, 기쁠 때는 기쁨을 나누기 위해 아리랑을 불렀다.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 때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아리랑은 그렇게 섬마을 사람들의 가슴속에 자리 잡았다.

굽이치는 울음 같은 노래 ‘아리랑’
“저도 그 가락 한번 배워볼라요~”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 문경새재는 웬 고갠가 / 구부야 구부구부 눈물이로구나 / 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우리네 가슴속엔 희망도 많다.’

진도아리랑은 섬마을 사람들의 삶을 관통한다. 때문에 기쁨도 슬픔도 아리랑의 구성진 가락에 녹아 있다. 슬플 때는 슬픔을 잊기 위해, 기쁠 때는 기쁨을 나누기 위해 아리랑을 불렀다.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 때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아리랑은 그렇게 섬마을 사람들의 가슴속에 자리 잡았다.

진도 사람들에게 아리랑을 부르는 건 일상이다. 밥 먹는 것만큼, 물 마시는 것만큼 익숙하다 보니 ‘지나다 눈만 맞아도’ 아리랑 가락이 절로 나온다. 아닌 게 아니라 밭일하던 할머니도, 장터에서 마주친 아주머니도 흥만 나면 어김없이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으로 시작하는 아리랑을 불러 젖힌다.

우리가락의 정수
남도 대표여행지


주위 사람들이 후렴구를 따라 하고 하나둘 사설을 보태다 보면 텃밭과 장터는 금세 신명 나는 놀이판이 된다. 그래서 진도 사람들은 아리랑을 해원(解怨)의 노래이자, 상생(相生)의 노래라 한다.

진도아리랑의 특징은 구슬픈 가락에 흥겨움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고된 삶을 노래하면서도 내일의 희망을 잃지 않는 가사가 그렇고, 세마치장단으로 시작해 중모리, 중중모리로 조금씩 빨라지는 장단도 그렇다. 무엇보다 후렴구에 나오는 흥타령 계열의 콧소리는 리듬을 한결 경쾌하게 끌고 간다.

쉬운 리듬과 속내를 담아내는 가사의 즉흥성도 진도아리랑의 매력에서 빼놓을 수 없다. 리듬이 쉬우니 누구나 따라 부르기 쉽고, 마음속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만으로도 가사가 되니 노래 부르기 어려울 게 없다. 20여 수에 이르는 종전의 가사 역시 이처럼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것이다.

진도아리랑의 유래는 알려진 바 없고, 그에 대한 몇몇 이야기가 전한다. 첫째는 1896년 진도에 유배 온 무정 정만조에 의해 전해졌다는 것이고, 둘째는 대구의 대갓집 처녀와 그 집에서 머슴을 살던 진도 총각의 사랑 이야기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부모의 반대로 진도까지 도망 온 이들이 부부의 연을 맺고 살다가 총각이 병으로 죽자, 그 애틋한 사연이 아리랑으로 불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들도 그저 설에 불과다.

다만 진도아리랑을 체계화해 보급한 이로 대금의 명인 박종기 선생을 꼽는 데는 이견이 없다. 아버지 박덕인에게서 음악적 재능을 이어받은 선생의 실력은 ‘진도아리랑 가락에 강물이 멈추고, 꿩꿩 하니 꿩이 날아들었다’는 말이 전할 정도다. 일각에선 박종기 선생이 진도아리랑을 지었다고 하지만, 이 역시 정확한 것은 아니다.

국악의 고장 진도에는 아리랑을 포함해 국악을 보고 배우며 즐길 수 있는 곳이 여럿 있다. 시작은 금요일 저녁 7시 국립남도국악원에서 진행되는 금요상설 국악공연. 진도아리랑을 포함해 다양한 국악공연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무대다.

국립남도국악원에서는 가족 단위 체험 행사인 주말문화체험도 운영한다.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토요일 오후 1시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주말문화체험은 국악 공연 관람은 물론, 우리 소리를 배워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주말문화체험은 프로그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참여 가족을 회당 10가족 내외로 제한하며, 예약은 필수다.


토요일 오후 2시 진도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지는 ‘토요민속여행 상설공연’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에서는 진도아리랑과 진도군이 보유한 강강술래와 남도들노래 등 중요무형문화재, 진도북놀이와 남도잡가 등 무형문화재의 공연이 한 시간 남짓 펼쳐진다.

같은 국악공연이지만 국립남도국악원의 그것보다 조금은 서민적이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과 출연진이 한데 어우러져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은 토요민속여행의 하이라이트다.

토요민속여행 상설공연을 관람한 뒤에는 진돗개 공연, 남도진성과 남진미술관 등 남도의 대표 여행지도 놓치지 말자. 특히 진돗개사업소에서 진행하는 진돗개 공연은 진도의 또 다른 명물 진돗개의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기회다. 진돗개 공연은 하루 4회(10:00, 11:00, 16:00, 17:00) 진행되며, 토요일 오후 4시에는 진돗개 8마리가 레이스를 펼치는 진돗개 경주도 구경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

운림산방에서도 아리랑의 구성진 가락을 접할 수 있다. 소치 허련 선생이 낙향 후 화방으로 사용하던 운림산방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99’로 선정한 곳. 운림산방에선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진행되는 토요그림경매에 앞서 아리랑과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진다. 짧은 공연이지만 진도 소리의 멋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운림산방 옆에는 멋스런 상록수림(천연기념물 107호)을 품고 있는 쌍계사가 자리하며, 걸어서 5분 거리인 첨찰산 등산로 입구에선 진도아리랑비도 만날 수 있다.

진도의 민속음악을 보다 체계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운림예술촌과 소포검정쌀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체험 시설과 숙박 시설이 있어 하루 이틀 머무르며 진도의 민속음악을 가슴 깊이 담아오기 좋다.

다양한 공연·볼거리
진도 정취에 흠뻑

남도 최고의 낙조를 만날 수 있는 세방낙조전망대에서도 진도의 멋스러운 소리는 이어진다. 진도북놀이보존회가 진행하는 ‘진도북놀이 생생체험’이 이곳 세방낙조전망대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진도아리랑의 구성진 가락에 신명 나는 북놀이가 더해져서 여행객의 발걸음을 붙잡기 충분하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은 진도북놀이 생생체험은 3∼11월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무료로 진행된다.

아리랑의 고장 진도에 와서 아리랑마을을 놓칠 순 없다. 2011년 5월 개장한 아리랑마을은 진도에서 보고 듣고 느낀 진도아리랑에 대해 차분히 정리하기 좋은 곳이다.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임회면 상만리에 자리한 아리랑마을은 11만1180㎡ 부지에 아리랑 체험관, 홍주촌, 야외 놀이마당, 장미공원 등 문화체험 시설을 갖추었다.

그중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아리랑 체험관은 아리랑마을을 대표하는 공간. 아리랑 체험관에선 아리랑의 유래는 물론, 조선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아리랑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역사 아리랑 전시실’에선 아리랑의 역사와 국내외에 산재한 아리랑 관련 문헌·영상·유물을, ‘진도아리랑 전시실’에선 진도아리랑의 유래와 진도 문화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진도아리랑을 직접 불러볼 수 있는 ‘노래 아리랑 체험실’이다. 1인실로 마련된 이곳에선 컴퓨터를 이용해 자신이 부른 노래를 몇 번이고 반복해 들으며 진도아리랑을 배울 수 있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korean.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코스
운림산방 → 진도쌍계사 → 전왕온의묘 → 남진미술관 → 아리랑마을 → 진도 남도진성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남진미술관 → 아리랑마을 → 진도 남도진성 → 세방낙조 → 국립남도국악원(금요상설 국악공연)
둘째 날 : 운림산방(토요그림경매) → 진도 쌍계사 → 진도향토문화회관(토요민속여행 상설공연) → 진돗개사업소 진돛개 공연

관련 웹사이트 주소
진도군청 관광문화과 http://tour.jindo.go.kr         국립남도국악원 www.namdo.go.kr
진도쌍계사 www.jdssanggyesa.com                 운림예술촌 www.jindoullim.com

문의전화
진도군청 관광문화과 061)540-3045                    아리랑마을 061)544-8839
국립남도국악원 061)540-4033                           운림산방 061)540-6286
진도쌍계사 061)542-1165                                진도향토문화회관 061)544-8978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진도,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매일 4회(07:35, 09:00, 15:30, 16:35) 운행, 약 5시간2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매일 2회(09:10, 16:20) 운행, 약 5시간40분 소요.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자가운전 정보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IC → 영산호하굿둑 → 영암방조제 → 금호방조제 → 77번 국도 → 우수영 → 진도대교 → 진도
숙박정보
운림예술촌 : 의신면 의신사천길, 061)543-5889, www.jindoullim.com
태평모텔 : 진도읍 남동1길, 061)542-7000                프린스모텔 : 진도읍 남동1길, 061)542-2251
골든비치모텔 : 군내면 진도대로, 061)542-2255        보은모텔 : 진도읍 남동4길, 061)544-2505

식당정보
진도달님이네한정식 : 한정식, 진도읍 동외1길, 061)542-3335
묵은지 : 갈빗살, 진도읍 남동1길, 061)543-2242, www.jindofood.com
산호복탕 : 복어탕, 진도읍 남동3길, 061)544-8383
한들가든 : 닭·오리훈제, 의신면 운림산방로, 061)544-9980

축제 및 행사정보
명량대첩축제 : 10월 초, 진도군 녹진전망대 일원, www.mldc.kr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 : 4월 중순, 고군면 회동리~의신면 모도리 일원, http://miraclesea.jindo.go.kr

주변 볼거리
이충무공 벽파진 전첩비, 전왕온의묘, 배중손 사당, 삼별초 궁녀 둠벙, 용장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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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