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통계]‘자녀 이혼’양가 반응은?

시댁은 “참아라”…처가는 “망할놈”

[일요시사=사회팀] 백년가약을 맺는다는 말은 이제 다 옛말이다. 부부 100쌍당 1쌍이 이혼하는 실정이니 말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이혼식이 있는가 하면 이혼전문신문까지 등장했다. 그렇다면 부부가 이혼을 결심했을 때 시가와 처가는 각각 어떤 반응을 보일까. 자식의 이혼에 대한 양가의 상반된 반응을 알아봤다. 


“얘야, 애를 봐서도 그냥 참고 살면 안 되겠니?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칠려고.”

“망할 자식 같은 이라고…. 남의 귀한 딸 데려다가 마음고생, 몸 고생 실컷 시키고 과부 신세 만들어 놓다니.”

결혼은 비단 당사자들의 일 뿐만 아니라 집안끼리의 일이라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당사자들과 양가 부모의 합의를 거쳐 오랜 시간동안 심사숙고해 이뤄낸 결혼인 만큼 이혼 또한 쉬운 일이라고 볼 수는 없다. 누구 하나 귀하지 않은 자식 없다지만 부부가 이혼을 결심했을 때 양가는 극히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피해의식이 강한 여성의 부모, 즉 처가는 사위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반면 결혼실패의 책임을 막중하게 지고 있는 시댁어른의 경우 며느리와 사돈 측을 설득하는 등 양가의 입장은 크게 엇갈렸다.

시가 “만류”

재혼전문 사이트 온리-유와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공동으로 돌싱(돌아온 싱글의 준말)남녀 542명을 대상으로 ‘이혼할 때 배우자 가족의 반응’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 응답자의 43.5%가 ‘처가 측에서 비난했다’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만류했다’(32.5%) ‘사죄했다’(21.8%) ‘후련하게 생각했다’(2.2%)가 뒤를 이었다. 반면 여성 응답자는 3명 중 2명 꼴인 66.1%가 ‘시댁에서 만류했다’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후련하게 생각했다’(16.6%)가 ‘만류했다’ 다음으로 높았고 ‘비난했다’(10.7%) ‘사죄했다’(6.6%) 등의 순으로 답했다.

그렇다면 왜 양가의 반응에 확연한 차이가 드러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남아선호사상이 강했던 과거와는 달리 여성인권이 급성장하면서 남녀평등 사회구조가 만들어진 데에 있다. 과거의 기혼여성들은 남편이 치명적인 과오를 저지른다 할지라도 훗날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며 참고 사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 기혼여성의 대다수는 자식만 보고 살기에는 한 번 뿐인 자신의 삶이 아깝다는 생각에 남편의 과오를 알고도 무조건 참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여긴다.


돌싱녀 양모(36세)씨는 “술과 습관적 외도를 일삼아온 전 남편과 이혼했을 때 시댁에서 거의 빌다시피 나를 설득했었다. 당시 전 남편이 하도 잘못한 게 많아서 그런지 날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으셨던 시댁 어른들이 그때만큼은 자세를 낮추더라”며 “아무래도 시댁에서는 양육권 문제가 제일 컸던 게 아닌지 싶다. 여차하면 포기하고 참고 살아볼까도 했는데, 나중에는 욕설과 폭행으로 이어져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이혼을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돌싱녀 이모(33)씨도 “남편의 구타가 이혼결심의 큰 이유였다. 연이은 사업실패에 술로 보내는 날이 잦아지면서 주폭으로 돌변해버렸다. 3년간 연애하고 정말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날이 갈수록 강도가 세지는 폭력은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었다”며 “부모님께서는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던 결혼 네 멋대로 하다 이게 무슨 꼴이냐’고 질책하시면서도 ‘오히려 잘 됐다. 당장 이혼하고 새로운 삶을 찾으라’고 다독여주셨다”고 회상했다.

“사위 비난…며느리 설득” 입장 크게 엇갈려
결혼실패 책임 남편에…과오 치명적인 영향

반면 남성 오모(41)씨는 “요즘은 고부갈등보다 장서갈등이 이혼사유 1위라고 하지 않나? 결혼생활 내내 처가의 심한 간섭으로 고통받았다. 이혼은 내가 하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되레 처가 경제적 사유 등으로 이혼을 요구하더라”며 “아이들 생각해서 이혼만은 참아달라고 처가 식구들을 설득했지만 반응은 냉담했다”고 당시의 고충을 털어놨다.

온리-유의 손동규 명품재혼위원장은 “결혼생활 중 여성의 잘못은 크게 부각되지 않으나 남성의 과오는 부정행위나 경제력 상실, 폭행 등과 같이 부부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여성 측에서 이혼을 먼저 제기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시부모는 만류하고 처가식구는 사위를 질타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배우자와 이혼할 때 자녀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서도 남녀 간의 응답이 크게 엇갈렸다. 남성은 절반 이상인 51.0%가 ‘무덤덤했다’, 즉 이혼을 하든 말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한데 이어 ‘만류했다’(40.4%)가 뒤따랐으나, 여성은 ‘만류했다’는 응답자가 52.2%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고 ‘무덤덤했다’(31.9%)가 그 뒤를 이은 것. 그 외 ‘빨리 헤어지라고 재촉했다’고 답한 비중은 각각 남성 8.6%, 여성 15.9%로 드러났다.

비에나래의 이경 명품매칭실장은 “일반적으로 자녀들은 어머니와 친밀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혼 후 동거하는 사례가 많다”며 “그러나 경제력 측면에서 여성들이 열세에 있기 때문에 현실을 감안하여 자녀들이 어머니의 이혼을 만류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문결과를 풀이했다. 


설문결과 중 특기할 사항은 자녀들이 부모의 이혼에 대해 방관자적 태도를 보이거나 오히려 재촉하는 비중이 남 59.6%, 여 47.8%의 확률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혼이 증가하면서 여성 측의 무조건 참고 살아야 한다는 인식이 크게 줄어든 게 양가 부모들 뿐 아니라 자녀의 반응을 묻는 조사결과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처가 “옹호”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결혼율과 이혼율이 정비례에 가깝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최근 황혼이혼까지 급증하면서 이혼율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이혼은 단순히 서류에 도장을 찍는 것 외에 더 큰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한다. 지난달 초 아내가 이혼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아내를 비롯한 처가식구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한 남성이 구속된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가하면 모 연예인은 전 남편과 이혼을 할 때 자신의 아이가 소변도 가리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혼은 당사자들을 막론하고도 주위 사람들에게 큰 정신적 피해를 안겨준다. 이혼을 앞둔 부부는 충동적인 감정에 휩싸여 이혼을 결심하기 전에 상처받을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고, 배우자와 충분히 대화를 가진 후 합의점을 찾아보려는 노력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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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