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연예팀] 작은 얼굴에 오목조목한 이목구비, 아담한 체형의 장은아는 첫눈에도 똑부러지고 발랄한 여대생의 외모를 풍기고 있었다. 그는 지난달에 개봉했던 소지섭 주연의 영화 <회사원>에서 서 대리 역을 맡아 신인여배우임에도 남자배우 못지않은 화려한 액션연기를 선보였다. 다재다능한 배우를 꿈꾸는 장은아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로제타>의 로제타처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섬세한 감정연기를 꼭 도전해보고 싶어요.”
현재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재학 중인 장은아의 원래 꿈은 정치인이었다. 평소 시사에 관심이 많았고 FTA시위 현장에 직접 참여할 정도로 적극성을 띄었다. 초·중·고 12년 동안 방송반에 들어 또래 학생들의 말을 대변하기도 했으며 학급 임원도 충실히 해낼 만큼 적극적이고 활발한 아이였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성격 탓에 학업은 물론 예체능 쪽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입시를 앞두고 연극영화과와 정치외교학과, 두 가지 갈림길에서 숱한 고민을 했지만 결국 하고 싶은 일을 택했다.
화려한 데뷔무대
“정치판이나 연예계나 많이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요. 정치적인 것을 문화적인 것으로 표현하는 표현방법이 다를 뿐이죠. 어차피 둘다 대중에게 보여주는 일을 하는 것이고, 정치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표현방법과 정해진 잣대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지만 연기자는 폭이 넓고 다양하게 역할을 소화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이유도 물론 있었고요.”
운이 좋았던 것일까. 장은아는 데뷔무대부터 화려하게 장식했다. 영화 <내 마음의 풍금>에서 전도연이 연기한 홍연 역을 뮤지컬 버전에서 연기하게 된 것. 상대배우들도 뮤지컬계 블루칩인 오만석과 조정석이 각각 맡았기 때문에 그의 데뷔는 성공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후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 <글러브> <활> 등을 통해 단역을 거친 뒤, 올해 소지섭 주연의 영화 <회사원>에서는 소지섭의 바로 아래 직원에서 대리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특히 고가도로에서 소지섭과 1:1로 싸우는 장면은 관객들의 머릿속에 장은아라는 배우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역할상 액션신이 대부분이다 보니 하루가 멀다 하고 온몸에 피멍이 들었어요. 특히 소지섭 선배와의 액션신이 과격하다보니 촬영 후 육체적으로 힘든 적도 있었죠. 발차기로 가슴팍을 차는 장면에서 합이 잘 안 맞아 갈비뼈에 금이 갔지만 소지섭 선배가 홍삼 등 몸에 좋은 것들을 건네셨어요. 또 촬영할 때마다 자신보다 후배들 한 컷 더 나오게 하려는 배려심이 정말 돋보여서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존경스러웠던 게 더 컸어요.”
오만석·조정석과 함께 뮤지컬 주연으로 데뷔
영화 <회사원>서 비중 있는 역할 맡아 열연
“촬영 때마다 배려해준 소지섭 존경”
배우는 연기하는 사람일 뿐 일반사람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했던 외국배우 엘렌 페이지의 말에 제일 공감하고 있다는 장은아는 “연예인은 대중에게 자신이 소유한 다양한 끼를 보여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정치인은 정치를 하는 것이고, 학생은 공부를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 다만 배우는 나이 먹으면 그 나이대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고, 성별과 연령, 인종을 막론하고 다양하게 변신할 수 있다는 점을 일반사람들과 다른 장점으로 꼽았다.
최근 소속사가 생기기 전까진 직접 프로필을 돌리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았던 장은아. 그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중앙대 연영과 동기와 선후배들을 보면 자극이 되기도 한다고 하지만, 마냥 부럽지는 않다고 속내를 밝혔다.
“잘 나가는 또래 친구들이 부러울 때도 있지만 마냥 그렇지는 않아요. 톱스타들도 그들만의 고충이 있더라고요. 저는 연기를 오래하고 싶은 게 가장 큰 소망이에요.”
그는 여성이 가장 아름다울 때가 50대라고 말한다. 그 나이가 한 사람의 깊이와 연륜을 보여주는데 가장 이상적인 나이라는 것. 그는 한 살이라도 어려 보이려고 성형에 힘을 쏟는 여타 배우들과는 상반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외모는 정말 한순간이에요. 제가 연예인이라고 해서 평생 외모 가꾸기에 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너무 가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남자들만 멋있게 늙나요? 여자들도 외모에 치우치지 않고 지식과 수양을 쌓는 내적 미를 갖춰 나가면서 충분히 아름답게 늙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연기할 때 행복
유난히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그는 최대 삶의 목표를 행복으로 정했다. 지금은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하지만 훗날 연기가 자신의 인생에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하면 미련 없이 당장이라도 그만둘 수 있다는 것.
신인답지 않은 당돌함과 성숙함 두 가지 매력을 갖고 있는 장은아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